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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한편 소정남도 제법 훌륭한 녀석이다.

그녀는 매번 소정남이 심서준에게 밥을 사줄 때면 속으로 한탄했다. 만약 심효진에게 밥을 사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번졌다.

소정남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주머니, 저 위장한 거 아니고요 제가 바로 효진 씨 남자친구예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아직은 효진 씨에게 대시하는 중이라 제 여자친구가 돼주겠다는 확답은 얻지 못했어요.”

심효진의 엄마는 문득 휴대폰을 내려놓고 지금 딸과 통화하는 게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녀는 귀까지 파고 나서야 휴대폰을 다시 귓가에 갖다 댔다.

“너 진짜 소정남이야?”

“네, 저예요, 아주머니.”

“지금 효진이한테 대시하는 중이라고? 서준이가 아니라?”

“아주머니... 저 취향 확고해요. 여자만 좋아한다고요.”

그는 속으로 구시렁댔다.

‘미래의 장모님이 될 분도 효진 씨랑 같은 생각이었어?! 어떻게 내가 서준 씨한테 호감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지?’

웃기는 것은 심효진의 엄마가 이렇게 그를 의심하면서도 계속 제 아들과 만나는 걸 반대하지 않았다.

이토록 오픈 마인드란 말인가?

“난 또 네가 서준이한테 너무 잘해줘서 우리 서준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지. 안 그래도 항상 서준의 아빠랑 어떡하냐고, 우리 이러다 남자를 며느리로 삼는 건 아니냐고 걱정했었어. 서준 아빠는 받아들일 수 있냐고 물어볼 때마다 낯빛이 확 어두워지셨어.”

소정남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아주머니.”

그는 이마를 짚으며 해명에 나섰다.

“저는 쭉 효진 씨를 좋아하고 있어요. 서준 씨한테 그토록 잘해준 것도 다 서준 씨가 효진 씨 친동생이라 미래의 처남에게 잘 보여 점수 따려고 그런 거예요. 제가 서준 씨한테 밥을 사줄 때마다 효진 씨가 항상 따라 나왔잖아요!”

심효진의 엄마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랬구나, 그런 거였네. 서준이가 아니라니 다행이야. 나도 더는 남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할 필요가 없겠어. 여보, 이리 와봐요. 좋은 소식 알려줄게요. 당신 아들 남자랑 결혼할 일 없으니까 인제 걱정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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