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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전태윤은 아쉬운 표정으로 시선을 하예정에게서 떼고 묵묵히 처형을 따라갔다.

하예정은 종이 위에 사과의 말과 자신의 이름, 그리고 휴대폰 번호를 남겼고, 그 밑에 내일 연락하면 수리비를 배상할 것이라 적고는 메모지를 붙여놓았다.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차고에서 나온 그녀는 언니와 조카만 보이고 전태윤이 보이지 않자 곧바로 물었다.

“언니, 태윤 씨는 ?”

“네가 산 물건이 좀 많다고 하니 자진해서 물건을 위층으로 가져갔어.”

하예정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좀 돌고 온다더니 결국엔 마트에 갔구나. 너하고 우빈이가 같이 마트에 가면 항상 마트를 통째로 들어오지 못해 한스러워하더라.”

하예진은 아들을 안고 여동생과 위층으로 올라갔다.

“기분이 안 좋을 때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면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 것 같아.”

하예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너희 둘 먹보라고 할 땐 인정하지 않더니.”

두 자매가 위층으로 올라가자, 전태윤이 현관문을 활짝 열고 집 앞에서 두 자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형, 물건 다 놔뒀어요.”

전태윤은 하예진에게 말했지만, 시선은 하예정에게로 향했다.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요, 바로 달려올게요.”

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

“힘든 일 없어요. 추운데 여기 서 있지 말고 들어가서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고 돌아가세요.”

전태윤이 하예정을 바라보며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그저 주우빈을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언니의 뒤를 따라 가면서 전태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전태윤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선 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한참 후, 하예정은 주방에서 더운물이 담긴 유리컵을 들고 나오더니 재빨리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손이 너무 뜨거웠다.

“언니, 내일 가게에 나가야 하니 먼저 방에 들어가서 쉴게.”

그녀는 전태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

하예정이 방문을 닫자, 하예진이 목석같이 서 있는 전태윤을 불렀다.

“제부, 예정이가 더운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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