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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하예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곧게 주방으로 들어갔다.

전태윤은 집안에 들어오며 마침 주방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는 하예정을 묵묵히 지켜봤다.

하예정은 요리할 줄 몰라서 라면에 달걀 한 개를 넣고 끓인 후 냄비 채로 들고 나왔다.

전태윤을 본 그녀는 힐긋 째려보더니 공기 취급하며 식탁 앞에 앉아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전태윤은 그녀가 홧김에 단식이라도 할까 봐 걱정했는데 라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도 식탁 앞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예정아...”

“입 닥쳐요! 밥맛 떨어지니까!”

아내가 으름장을 놓자 전태윤 도련님은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그는 지금 잘못을 저지른 입장이니 땅이 꺼지도록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녀가 먹는 모습에 전태윤도 배가 고팠다.

하지만 감히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자리를 비운 사이로 그녀가 도망이라도 칠까 봐 배고픔을 꾹 참고 라면 먹는 그녀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하예정은 라면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수저를 들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예정아, 나 줘. 설거지 내가 할게.”

전태윤은 얼른 그녀의 손에서 냄비를 뺏어왔다.

하예정도 딱히 거부하지 않았다. 그가 설거지하겠다고 하니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고 주방을 나섰다.

그녀가 밖에 나가지 않고 소파에 앉아 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전태윤도 시름 놓고 설거지하러 갔다.

그는 가장 빠른 속도로 설거지를 끝내고 그녀에게 과일까지 씻어서 조각으로 잘라 접시에 담아왔다.

“여보.”

“여보라고 부르지 말아요!”

“예정아.”

전태윤은 곧바로 호칭을 바꿨다.

아내의 분노가 극에 달했으니 모든 걸 아내에게 맞춰야 한다.

“과일 좀 먹어.”

전태윤은 조각으로 자른 과일 그릇을 하예정 앞에 내려놓았다.

“당신한테 배신당한 것만 생각하면 기가 차서 배가 저절로 부른데 과일이 넘어가겠어요?!”

전태윤은 과일 그릇을 내려놓으려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탁자 앞으로 가져갔다.

하예정은 라면 한 그릇 뚝딱 비웠으니 당연히 배부를 것이다.

“미안해, 예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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