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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난 애초에 태윤 씨가 재벌 집 도련님인 줄도 몰랐어요! 내가 뭘 노렸는데요? 우리가 처음 싸웠을 때 나도 바라는 게 있다고 똑똑히 말했었죠. 태윤 씨에게 집이 있으니 집 구할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고, 태윤 씨가 성숙하고 듬직한 데다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어 우리 언니가 만족하고 마음 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잖아요.”

전태윤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알아. 넌 처형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랑 결혼한 거지 절대 내 돈을 노리거나 신분을 노린 건 아니야. 내가 오해했어. 다 내 잘못이야. 미안해, 예정아. 날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내가 한 잘못이니 무슨 처벌이든 달갑게 받을게.”

전태윤은 끝까지 억울하단 말 한마디 없었다.

하예정이 그를 째려봤다.

“처음엔 너의 성품을 보려고 신분을 숨겼었어. 할머니가 한사코 너랑 결혼하라고 하니 네가 과연 내 평생을 바칠 가치가 있을지 알고 싶었어. 그래서 내 정체를 숨기고 일반인처럼 위장하며 너랑 함께 지냈었어. 지내다 보니 네가 참 좋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됐고 서서히 널 사랑하게 됐어.”

전태윤이 하예정의 손을 잡으려 했으나 그녀가 매정하게 뿌리쳤다.

“미안해, 예정아.”

하예정은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한참 후에야 말을 꺼냈다.

“처음엔 날 떠보기 위해서였고 나중에는요? 무려 4개월 동안 속였어요. 4개월 내내 나란 사람을 의심한 거예요? 인제야 내 성품을 인정하게 됐냐고요?!”

“나중엔 감히 너한테 고백할 엄두가 안 났어. 네가 진실을 알게 된 후 날 떠날까 봐 너무 두려웠어.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전태윤이 다시 한번 손을 잡으려 했으나 그녀는 여전히 매정하게 뿌리쳤다. 하지만 이번엔 그가 터프하게 그녀의 손을 확 잡아당겨 입가에 가져가더니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

전태윤은 짙은 눈빛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의 눈가에 자상함과 미안함이 골고루 섞여 있었다.

“예정아, 난 진짜 두려웠어. 여태껏 살아오면서 널 사랑하게 된 이후로 처음 그런 두려움을 느꼈어. 널 잃을까 봐 두렵고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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