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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심효진이 말했다.

“예정이는 태윤 씨보다 내가 더 잘 알아요. 감히 장담하는데 걔 절대 그런 짓 안 해요. 그러니까 얼른 돌아오게 놔줘요.”

“효진 씨는 예정이가 아니잖아요. 효진 씨 장담 나 못 믿어요.”

심효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전태윤은 무슨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효진이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을 노릇이다.

소정남이 재빨리 휴대폰을 가져가며 심효진을 달랬다.

“효진 씨가 이해해요. 태윤이 지금 완전히 미쳤어요. 이런 감정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서툰 것도 당연해요. 효진 씨가 화내봤자 몸만 상해요.”

심효진은 입을 벌렸지만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평소 전태윤은 성숙하고 듬직해 보였는데, 비록 정색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대인관계나 업무 처리가 매우 원만했는데 하예정을 감금하고 문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다니!

“태윤아, 예정 씨 지금 좀 어때?”

소정남이 관심하며 물었다.

“네가 예정 씨를 어떻게 했냐고?”

“나 아무것도 안 했어. 자꾸 나가고 싶어 하니까 문 잠그고 열쇠를 버렸어. 사다리를 찾아서 담벼락을 뛰어넘으려 하는 걸 내가 아예 사다리를 버렸어. 그리고 지금 화내며 방에 돌아가 문을 잠가버렸어. 정남아, 나 대체 어떻게 해야 해? 넌 지금 나보다 정신이 맑을 거 아니야? 네가 좀 말해봐, 나 어떻게 해야 하지? 뇌가 정지한 거 같아. 뭘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어. 마음만 복잡하고 자꾸 횡설수설하기만 해.”

전태윤은 한번 사랑하면 깊이 사랑하는 스타일이다.

하예정은 이미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가 되었다.

그는 하예정을 잃는 고통을 감당할 수가 없다.

왜 여태껏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 했냐고? 그녀를 잃을까 봐!

예준성이 특별한 날을 골라 하예정의 기분이 좋을 때 다른 방식으로 진지하게 고백해보라고 했고 그는 곧이곧대로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폭풍우는 여전히 휘몰아쳤다.

전태윤은 폭풍우에 쫄딱 맞았고 눈앞이 캄캄하여 방향조차 잡을 수 없었다.

30년 인생에서 이런 무기력함은 처음 겪어보았다.

그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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