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5화

Author: 고능비
“태윤아, 당황해하지 마. 할머니가 지금 바로 갈게. 너희 어디 있어?”

할머니는 전태윤의 마음을 달랬다.

손주 부부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른 건 할머니도 불가피한 책임이 있다.

전태윤은 고함을 지른 후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말했다.

“할머니가 오셔도 아무 소용 없어요. 우리 모두 예정이를 속였어요. 예정이는 우릴 볼 때마다 몇 개월 동안 감쪽같이 속아온 것만 떠올릴 거예요.”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내가 진작 털어놓으랬잖아... 그럼 네가 알아서 방법을 찾아봐. 예정이 잘 달래줘. 전혀 소용없으면 며칠만이라도 진정할 수 있게 놔둬. 너무 다그치지 말고...”

“예정이는 우리 집에서 반 발짝도 못 나가요!”

전태윤은 지금 이 순간 여느 때보다 일방적이었다.

할머니는 말문이 막혀 결국 묵묵히 전화를 끊고는 속으로 손주 녀석을 위해 기도했다. 전태윤이 일방적인 버릇을 못 고치는 한 하예정과 처음처럼 돌아가는 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와 통화를 마친 후 전태윤은 강일구 일행에게 전화해 분부를 내렸다.

“내가 예정이한테 준비한 발렌타인 선물들 전부 우리 집으로 가져와. 그리고 장미꽃도 좀 더 사 와서 정원을 예쁘게 꾸며놔.”

그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인터넷에서 기사가 신속하게 퍼져 흘렀고 경호팀도 사모님이 대노하실까 봐 줄곧 가슴을 졸였다.

그리고 분노를 터트리는 사모님을 직접 목격하니 입이 쩍 벌어졌다. 사모님은 생각보다 도련님을 모질게 대했다.

뭇사람들은 알콩달콩했던 이 부부가 어떤 파국에 치닫을지 몹시 걱정됐다.

이때 문득 전태윤의 분부를 받으니 강일구는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 그는 도련님이 사모님을 잘 달랜 줄로 알고 홀가분하게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가서 도련님이 준비한 선물들을 가져올게요.”

전태윤이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빨리 진행시켜.”

하예정이 곧바로 깨날 테니까.

경호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전태윤이 아내를 위해 준비한 발렌타인 선물을 집안에 들여놓고 위층까지 가져왔다. 그들은 전태윤의 방문을 노크하고 침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16화

    “예정아.”전태윤은 아무 말 없는 그녀가 걱정돼 조심스럽게 불러보았다.“너 괜찮아?”‘내가 너무 심하게 기절시켰나? 바보 된 건 아니겠지?’“전태윤!”하예정은 정신을 차리고 이를 악물며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더니 포효하는 사자처럼 전태윤에게 덮쳐들어 한 손으로 그의 옷깃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그리고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부었다.“전태윤 이 나쁜 놈아, 너 진짜 나빠. 어떻게 날 기절시킬 수 있어?!”그녀는 뒷목이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나쁜 자식, 날 사랑한다면서 기절시켜? 이건 분명 날 더 아프게 만드는 거잖아! 젠장, 이젠 당신이 하는 말 한마디도 안 믿으래. 지난 4개월 동안 네가 지어낸 거짓말 속에서 지내왔어. 너에 대한 믿음이 1도 없어!’“예정아, 예정아.”전태윤은 그녀에게 잡힌 목덜미를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예정이 정말 자신을 기절시키고 도망이라도 칠까 봐 두려웠다.드디어 그녀의 손에서 벗어난 전태윤은 좀 전처럼 터프하게 두 팔을 벌려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하예정은 그의 품에 안겨 꼼짝할 수 없었다.“예정아, 널 기절시켜서 미안해. 하지만 그땐 널 어떻게 남겨둘지 몰라서 그랬어. 날 떠나지 마 제발, 응? 맹세할게, 이젠 더는 널 속이지 않아! 그러니까 제발 날 떠나지 말아줘, 예정아!”전태윤은 그녀가 없는 나날을 감히 상상할 엄두가 안 났다. 그때의 전태윤은 과연 어떤 몰골을 하고 있을까?“이거 놔요, 태윤 씨! 이젠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가 없어요. 내 앞에서 한 맹세 개나 줘버려요! 내게 수없이 맹세해놓고 번마다 속였잖아요! 내가 말했죠, 수없이 날 속이는 날엔 우리 무조건 이별이라고! 난 이렇게 거짓말에 둘러싸인 삶을 살고 싶지 않아요. 어떤 게 진짜 당신인지 모르겠어요. 어느 말이 진심인지 모르겠다고요. 그러니까 날 그만 놔줘요. 안 그러면 당신 평생 용서 안 할지도 몰라! 감히 날 기절시켜? 기절을... 아파 죽겠네, 나쁜 자식. 항상 날 아프게만 하지. 당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17화

    “이게 바로 당신 성격이죠. 무릇 자기중심적이고 모든 걸 지배하는 것에 적응되었어요. 일방적이고 횡포하며 자만하고 심지어 극단적이기까지 하잖아요!”하예정의 말에 야유가 가득 담겨 있었다.전태윤의 성격이 바로 이러했다.초고속 결혼 초기에 그는 이런 모습이었다. 아무리 일반인인 척 해보아도 이미 형성된 성격이라 고칠 수 없었다.하여 부부의 감정이 무르익을 때 두 번 갈등을 빚기도 했다. 냉전을 끝낸 후 전태윤의 거만하고 일방적인 성격도 조금 호전되었다.다만 지금 또다시 본모습을 드러냈다.이런 전태윤과 함께 지내는 건 실로 힘든 일이다.게다가 하예정은 워낙 독립적인 여자다 보니 전태윤과 갈등을 빚을 때 종종 충돌이 더 커진다.전태윤은 분명 하예정의 화를 풀어주고 싶지만 잦은 실수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어 결국 하예정의 분노만 더 커져갔다.“예정아...”전태윤은 괴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풀어주고 살며시 그녀 얼굴을 어루만지며 겨우 말을 이었다.“김진우 찾아가지 마! 내가 힘겹게 그를 관성에서 내쫓았어. 더는 널 찾아오지 못하게 말이야. 그러니까 제발 김진우한테 가지 마.”“진우를 관성에서 내쫓았다고요? 혹시 효진의 고모를 찾아갔어요?”하예정이 질문하더니 곧바로 저 자신을 비웃듯이 말했다.“놀랄 게 뭐야? 당신이 내 뒤에서 한 짓들 난 전혀 모르잖아. 태윤 씨는 날 가족으로 생각하긴 했나요? 가족이라니,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당신 가족이 되겠어요? 여자는 이래요, 시댁에서는 남 취급당하고 친정에 가면 손님 취급당하죠. 내가 어찌 감히 당신 가족이 되길 바라겠어요... 당신은 나 몰래 그렇게 많은 짓을 꾸몄고 4개월씩이나 속여왔어요. 나를 아예 남남으로 본 거죠!”하예정은 말하면서 속상한 듯 눈시울이 빨개졌지만 애써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버텼다.전태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그의 가식적인 위로를 받고 싶지 않았다.“예정아, 넌 내 가족이야. 나랑 평생 함께할 아내란 말이야. 내가 미안해. 네 마음을 아프게 했어. 날 향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18화

    하예정이 방문을 나섰다.전태윤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한 채 묵묵히 그녀를 따라갔다.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전태윤도 조심스럽게 뒤따라갔다.그녀가 밖에 나가자 전태윤도 함께 따라 나갔다.그는 어느덧 하예정의 그림자가 돼버렸다.하예정이 별장 입구에 다다라 대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그녀는 몸을 돌려 전태윤에게 차갑게 쏘아붙였다.“키 내놔요!”장씨 아저씨와 경호팀들, 그리고 도우미들까지 저 멀리서 따라오며 아무도 감히 선뜻 나서지 못했다.사모님이 대노하시는데 누가 감히 나서서 타이르겠는가!사모님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고 한편 그들의 도련님은 어느덧 사모님의 그림자가 돼버렸다.전태윤은 키를 꺼냈지만 하예정에게 건넨 게 아니라 한 꾸러미 키를 힘껏 밖에 내던졌다.그는 키 뭉치를 저 멀리 버리고 텅 빈 두 손을 들어 하예정에게 보여줬다.“난 키 없어.”하예정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당장이라도 그의 멱살을 잡고 한바탕 두들겨 패고 싶었다.하예정은 또다시 장씨 아저씨 일행에게 시선을 돌렸다.이에 장씨 아저씨가 황급히 말했다.“사모님, 저 보실 필요 없어요. 저도 키 없어요.”있어도 사모님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서둘러 고개를 내저었다.“저희도 키 없어요, 저희 보지 마세요, 사모님.”‘제발 저희 좀 놔주세요!’하예정도 다 알고 있다. 전태윤이 그녀를 집 밖에 내보내려 하지 않는 한 저들은 키가 있어도 그녀를 도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하예정은 높은 담벼락을 올려다보았다.문이 너무 높아 담벼락을 넘는 건 무리수였다.담벼락은 대충 봐도 2미터 높이가 되었다.별장 정원의 담벼락은 전부 그 정도로 높았다!물론 이 또한 전태윤다운 인테리어였다. 그는 남들이 훔쳐보는 걸 싫어하니까.담벼락이 높으면 외부의 감시를 차단하고 그의 사생활을 잘 보호할 수 있다.하예정은 주먹다짐을 할 줄 알지만 경공을 습득한 건 아니다. 2미터 높이가 되는 담벼락을 그녀는 도무지 뛰어넘을 수 없었다.하예정은 몸을 돌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19화

    하예정은 분노가 극에 달했지만 밖에 나갈 수 없어 결국 방에 돌아가 문을 잠갔다. 그녀는 하예진이나 친구들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휴대폰을 꺼냈지만 배터리가 다 돼서 꺼진 상태였다.“날 죽이려고 작정했네!”하예정이 방문을 잠그고 있는 동안 전태윤도 더는 그녀를 집착하지 않았다.그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도와줄 상대를 찾고 있었다.전태윤은 습관적으로 소정남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정남은 이제 막 심효진을 서점에 데려다주었다.심효진은 충전기를 꺼내 스쿠터를 충전했다.“정남 씨, 태윤 씨가 예정이를 어떻게 했는지 여쭤봐 봐요.”심효진은 전태윤이 강제적으로 하예정을 끌고 간 게 마음에 걸렸다.소정남이 알겠다며 답했다.“지금 바로 전화해서 두 사람 어떻게 됐는지 물어볼게요.”말은 이렇게 해도 소정남은 진작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는 전태윤을 너무 잘 알고 있다.이번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전태윤은 아마 하예정에게 버림받을 것이다.한순간의 거짓말은 짜릿해도 아내를 잃는 슬픔은 죽는 것만 못할 텐데, 아무튼 모든 게 자업자득인 것을.애초에 그가 신분을 숨기고 하예정의 성품을 지켜보겠다고 할 때 모두가 이해했다. 하지만 그 후로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었지만 전태윤은 줄곧 우유부단하고 온갖 걱정에 휩싸여 여태껏 지체했다.이러니 하예정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소정남이 전화를 걸려고 할 때 마침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심효진에게 말했다.“태윤이가 전화 왔네요.”“얼른 받아요.”심효진이 조급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대신해서 전화를 받고 싶을 지경이었다.소정남이 전화를 받자 그녀는 바짝 다가와 귀를 쫑긋 세우고 전태윤의 목소리를 들었다.“정남아, 도와줘.”전태윤이 지친 말투로 말했다.“예정이가 엄청 화났어. 나 달래지 못하겠어, 어떡해 이젠? 정남아, 나 인제 어떡하냐고? 날 떠난대, 분명 날 떠날 거야. 예정이 성격 내가 잘 알아. 날 뻥 차버려서 궁지로 몰아넣을 게 뻔해. 아까는 또 내가 전씨 그룹 도련님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20화

    심효진이 말했다.“예정이는 태윤 씨보다 내가 더 잘 알아요. 감히 장담하는데 걔 절대 그런 짓 안 해요. 그러니까 얼른 돌아오게 놔줘요.”“효진 씨는 예정이가 아니잖아요. 효진 씨 장담 나 못 믿어요.”심효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전태윤은 무슨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효진이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을 노릇이다.소정남이 재빨리 휴대폰을 가져가며 심효진을 달랬다.“효진 씨가 이해해요. 태윤이 지금 완전히 미쳤어요. 이런 감정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서툰 것도 당연해요. 효진 씨가 화내봤자 몸만 상해요.”심효진은 입을 벌렸지만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평소 전태윤은 성숙하고 듬직해 보였는데, 비록 정색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대인관계나 업무 처리가 매우 원만했는데 하예정을 감금하고 문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다니!“태윤아, 예정 씨 지금 좀 어때?”소정남이 관심하며 물었다.“네가 예정 씨를 어떻게 했냐고?”“나 아무것도 안 했어. 자꾸 나가고 싶어 하니까 문 잠그고 열쇠를 버렸어. 사다리를 찾아서 담벼락을 뛰어넘으려 하는 걸 내가 아예 사다리를 버렸어. 그리고 지금 화내며 방에 돌아가 문을 잠가버렸어. 정남아, 나 대체 어떻게 해야 해? 넌 지금 나보다 정신이 맑을 거 아니야? 네가 좀 말해봐, 나 어떻게 해야 하지? 뇌가 정지한 거 같아. 뭘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어. 마음만 복잡하고 자꾸 횡설수설하기만 해.”전태윤은 한번 사랑하면 깊이 사랑하는 스타일이다.하예정은 이미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가 되었다.그는 하예정을 잃는 고통을 감당할 수가 없다.왜 여태껏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 했냐고? 그녀를 잃을까 봐!예준성이 특별한 날을 골라 하예정의 기분이 좋을 때 다른 방식으로 진지하게 고백해보라고 했고 그는 곧이곧대로 실천에 옮겼다.하지만 폭풍우는 여전히 휘몰아쳤다.전태윤은 폭풍우에 쫄딱 맞았고 눈앞이 캄캄하여 방향조차 잡을 수 없었다.30년 인생에서 이런 무기력함은 처음 겪어보았다.그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21화

    “태윤아, 일단 나부터 진정해야겠어. 내가 생각을 마치면 그때 다시 연락할게. 단 너 절대 예정 씨 다치게 하는 일 없어야 해! 안 그러면 너희 두 사람 정말 이별할지도 몰라.”소정남은 전태윤의 말을 듣고 울화가 차올라 얼른 전화를 끊고 싶었다. 일단 저 자신부터 마음을 가라앉히고 심효진 앞에서 험한 말을 하는 나쁜 이미지를 남기지 말아야 했으니까.전태윤의 처참한 처지를 보고 있자니 소정남은 애초에 심효진을 속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진심으로 그녀를 대하고 절대 전태윤처럼 거짓말을 숨 쉬듯이 내뱉지 않기를 너무 잘한 듯싶었다.소정남은 전태윤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전화를 꺼버렸다.“왜 그냥 끊어요? 나 태윤 씨 더 설득해보려 했단 말이에요. 계속 저렇게 나가면 예정이가 점점 더 크게 화낼 거예요. 나중에 한 맺힐까 두려워요.”소정남이 말했다.“효진 씨가 제대로 듣지 못해서 그래요. 나 진짜 한심해서 미쳐버리겠어요. 태윤이 때문에 내가 다 돌아버리겠다고요. 일단 진정 좀 해야겠어요. 효진 씨, 난 왜 하필 이렇게 감정에 서툰 상사를 만나게 된 걸까요? 나 너무 가여워!”소정남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줄곧 전태윤을 도와 어떤 문제든 해결했지만 단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다.하지만 감정 문제로 도움을 청했을 때 소정남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가장 큰 문제는 전태윤이 일방적으로 살아온 게 습관이 되었는데 겨우 호전됐다가 지금 또다시 완전히 드러나고 말았다.“단언컨대 두 사람 갈등이 몇 개월은 지속할 거예요. 그 사이에 절대 원래처럼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심효진도 그의 말에 공감했다.“내가 아는 예정이는 분명 이혼 얘기를 꺼낼 거예요. 하지만 걔는 절대 이 문제를 회피할 사람이 아니에요. 이건 내가 장담해요. 예정이는 반드시 태윤 씨랑 마주 앉아 이혼 문제를 논의할 거예요.”어쩌면 하예정은 지금 이미 이혼합의서를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심효진의 말을 들은 소정남이 대답했다.“효진 씨, 부디 예정 씨를 잘 타일러요. 예정 씨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22화

    “잃는 게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제 드디어 거짓말을 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서 그런 거예요.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생긴 거죠. 다만 지금 잠시 두려움에 휩싸여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 같아요.”심효진이 한숨을 내쉬었다.“우리는 당사자가 아니라서 이해가 되지만 절대 예정의 서러움과 분노를 체감할 수 없어요. 아무튼 난 예정이를 설득하지 않을 거예요. 설득한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할래요. 지금은 애가 서러워 죽을 지경인데 내가 왜 태윤 씨를 도와야 하죠? 그러면 예정이만 더 속상할 거라고요! 남편한테 감쪽같이 속은 건 예정인데 우리가 화풀이해주지 못할뿐더러 태윤 씨를 용서하게 설득하라고요? 그런 일은 나 절대 못 해요. 정말이지 능력만 된다면 내가 대신 태윤 씨를 한바탕 두들겨 패고 싶다니까요. 성기현 대표님은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아마 사촌오빠로서 태윤 씨를 두들겨 패고 싶을 걸요. 그럼 나도 화가 조금은 풀릴 것 같아요.”소정남은 말을 잇지 못했다.전태윤은 본인 노력으로 너무 많은 사람을 건드렸다.“어머, 소현 씨 어떡해요? 이틀 뒤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오자마자 예정의 남편이 전씨 그룹 도련님이란 걸 알게 되면 과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한때 미치도록 좋아했던 도련님이 정작 예정이랑 초고속 결혼을 한 남편이라니, 이게 말이 돼요?”심효진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찔거렸다.“이게 대체 다 무슨 일이래? 소설 속 전개가 현실에서 일어나다니. 이래서 소설은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는 거였네.”소정남이 재빨리 물었다.“대체 어느 소설에서 이런 전개가 나오나요? 남자 주인공은 결국 어떻게 여자 주인공의 용서를 구했대요? 태윤이한테 추천해서 배우라고 해야겠어요.”심효진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연재소설이라 작가가 아직 거기까지 쓰지 못해서 나도 결말은 몰라요. 여자 주인공이 과연 어떻게 남자 주인공을 용서했을까요?”소정남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막막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날 봐도 소용없어요. 내가 쓴 것도 아닌데 답안을 얻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823화

    홀로 방에 갇힌 하예정은 뭘 하고 있을까?그녀는 방에서 펜과 종이를 찾더니 소파에 앉아 열심히 이혼합의서를 작성했다.결혼 후 부부는 따로 집을 구매하지 않아 딱히 재산분할을 할 게 없었다.전태윤은 전에 이혼하게 되면 발렌시아 아파트와 SUV를 하예정에게 주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하예정은 전혀 갖고 싶지 않았다.그건 전부 전태윤이 그녀를 속이려고 일부러 구한 집이니까!차도 갖고 싶지 않았다.하예정이 지금 몰고 다니는 차는 전태윤이 사준 차이기에 이혼할 때 일전 한 푼 빚지지 않고 모조리 돌려줄 것이다.그와 재산분할을 하지 않고 그에게 4개월 청춘을 손해 본 배상금도 받지 않을 것이다. 각자 명의 하의 재산은 각자 가져갈 것이니 서로 빚진 것도 없다. 전태윤이 이혼 서류에 사인만 해주면 된다.한편 전태윤이 도리어 그녀에게 청춘 손해배상금을 물으라면 그녀도 조금은 줄 의향이 있다. 어쨌거나 상대는 전씨 그룹 도련님인데 초라한 자신과 함께 살아줬으니 고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예정은 당연히 그에게 배상금을 조금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요구하면 그녀도 거부할 것이다.그녀의 능력 범위 내에서만 돈을 줄 수 있다.“똑똑.”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예정아, 나 문 좀 열어줄 수 있어?”상대는 다름 아닌 전태윤이었다.하예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지금 전태윤의 얼굴만 봐도 분노가 차오르니까.“예정아, 방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안 갑갑해? 나와서 나랑 함께 정원 산책해. 우리 집 앞마당에 꽃이 엄청 많이 피었어. 내려와서 예쁜 꽃구경 하자. 널 위해 일부러 사람들을 시켜서 가꾼 거야.”하예정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고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예정아, 배고프지? 내가 사람들 시켜서 너 좋아하는 요리를 많이 만들어오라고 했으니 문만 조금 열면 감칠맛 나는 음식 향이 퍼질 거야. 너도 분명 배고플 거잖아.”전태윤은 또 맛있는 음식들로 그녀가 문을 열게끔 달래보았다.방안에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그가 계속 말했다.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9화

    전호영의 전화를 받은 고현은 잠시 멈추고 쉴 수 있는 핑계를 주었다.고현은 자신의 하이힐을 신고 걸어 다니는 자태를 감시하고 있는 진미리에게 말했다.“엄마, 호영 씨 전화예요.”“그래.”고현은 소파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앉았고 그녀의 걸음걸이 자태를 보던 진미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따라왔다.남자의 분장에 익숙해진 고현이 치마로 갈아입고 하이힐을 신으면 진미리의 요구대로 잘 걸을 수 없었다. 재벌가 딸들의 우아한 자태로 걷는다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현은 하이힐을 신고 삐뚤삐뚤 걸어 다녔다.어쨌든 진미리는 고현이 하이힐을 신고 걷는 모습이 매우 못마땅했다.고현은 소파에 앉자마자 바로 하이힐을 벗어 던졌다.진미리는 고현의 상황을 살피지도 않은 채 하늘을 찌르는 듯한 굽 높은 신발을 신고 걷는 연습을 시켰다. 비록 연회에 참석할 때 신을 하이힐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말이다.고현은 내심 불만이었다.하지만 진미리는 굽 높은 신발로 연습을 해야 연회 때 신어야 할 하이힐을 쉽게 신을 수 있다고 했다.“호영 씨.”고현은 부드럽게 전호영을 불렀다. 그녀는 지금처럼 전호영의 전화를 기다린 적이 없었고 또한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전호영의 이름을 부른 적도 없었다.그녀는 성격이 차가운 편이라 전호영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그에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을뿐더러 다른 여자들처럼 애교도 부리지 않았다.가끔 고현이 전호영과 이야기할 때 약간의 웃음을 띠면서 말을 건네기만 해도 전호영은 며칠 동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오후에 회사에 돌아가지 않았어요. 반나절을 쉬려고 우리 부모님 집으로 왔어요.”고현의 부드러움은 전호영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만 사용됐고 다시 입을 열어 말했을 때는 말투가 정상으로 돌아갔다.전호영이 물었다.“괜찮으세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그녀는 워커홀릭이라 결혼하기 전의 전태윤처럼 평일에 쉬는 일이 거의 없었다. 주말이 되어 집에서 쉰다 해도 사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함이었다.고현은 가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8화

    임원들은 고빈의 주위에는 적어도 여성 지인들이 많아 그녀들과 만나면서 먹고 놀 수 있다지만, 고현은 그야말로 전호영에 의해 망가졌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이 아주 훌륭하고 관성의 제일 갑부인 전씨 가문 출신이라고 해도 뭐가 소용 있겠는가!동성연애는 국내 사람들이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데...“상상력이 풍부하시네요. 고빈 씨에게 드리는 꽃이 아니거든요. 고현 씨는 회사에 없어요? 나가셨어요?”전호영이 물었다.고빈은 손이 전호영에 의해 뿌리쳐졌지만, 화도 내지 않고 일부러 전호영에게 말했다.“우리 형에게 매달리더니 너무 심하게 매달린 건 아닌가 봐요? 우리 형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다니. 우리 형이 오후에 회사에 돌아오지도 않았어요. 모르셨어요?”전호영은 정말 몰랐다.그는 고현이 오늘 저녁에 그녀와 함께 연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밖에 몰랐다.오늘 밤 두 사람이 참석하는 연회는 강성에 있는 한 재벌가의 저택에서 열리기 때문에 전호영은 일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달려왔다.그는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바로 왔다.전호영은 매일 양복을 입고 다녔기 때문에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선천적으로 잘생긴 외모로 옷을 대충 입어도 쉽게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곤 했다.“호영 씨 표정을 보니 우리 형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네요. 하하! 우리 형을 반년 넘게 귀찮게 하여 동성애자로 만들더니 결국 우리 형의 마음을 완전히 움직이지는 못했네요.”고빈은 동정 어린 표정으로 전호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시간이 없어서 잔소리 그만할게요.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럼 저는 이만.”고빈은 전호영을 뒤로 한 채 임원들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리를 떠났다.전호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프런트 데스크로 돌아와 아직 퇴근하지 않은 직원에게 물었다.“고 대표님께서 오늘 오후 정말로 회사로 돌아오지 않았어요?”“네, 오후에 돌아오지 않으셨어요.”전호영이 다시 물었다.“어디로 가신다는 말은 안 하셨어요? 사업 때문에 나가신 거예요?”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7화

    하예진은 말을 잇지 못하고 살며시 노동명을 안아주었다.잠시 후 노동명은 그녀를 가볍게 밀어내며 부드럽게 말했다.“돌아가서 쉬어.”“잘 자요. 동명 씨도 내일 관성으로 돌아가야 하잖아요.”두 사람은 서로 인사한 뒤 하예진은 노동명의 방을 나섰다. 노동명은 휠체어를 타고 그녀를 현관문 밖으로 나와 그녀가 옆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문을 닫았다.밤새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말도 오고 가지 않았다.다음 날 노동명은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하예진의 배웅을 받으며 차를 타고 하루 호텔을 떠났다.하예진은 공항까지 따라가지 않고 노동명을 차에 태우고 호텔 입구에 서서 그를 배웅했다.공항까지 배웅하면 더 아쉬울 것 같았다.노동명이 타고 있던 차가 보이지 않게 되자 하예진은 그제야 경호원들과 함께 전호영이 안배해 준 차를 향해 걸어갔다.노동명이 관성으로 돌아갔으니 그녀도 계속 일을 해야 했다.바쁠 때는 시간이 유난히 빨리 지난다.날이 조금 전에 밝은 것 같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또 저녁이 되었다.전호영은 고현이 오후에 회사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그는 평소처럼 저녁 무렵 차를 몰고 고씨 그룹으로 가서 고현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그리고 같이 밥 먹으러 가려고 했다.고현은 사업이 무척 바빠서 전호영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매일 식사 시간이 바로 그와 고현이 정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그의 차는 고씨 그룹에 들어가서 늘 주차하던 곳에 멈춰 섰고 전호영은 조수석에서 꽃다발을 안아 들고 차에서 내렸다.전호영은 사무실 건물 입구에서 밖으로 나가는 고빈을 만났다. 고빈은 회사 임원 몇 명과 함께 걸으면서 얘기를 나누었다.전호영을 본 고현 일행은 멈추어 섰다.“회사엔 왜 왔어요?”고빈이 입을 열자마자 물었다.전호영은 그 물음에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제가 왜 당신 회사에 올 수 없어요?”전호영은 매일 고씨 그룹으로 왔다.그럼 전호영을 쫓아내기라도 하겠다는 의미인가!고빈이 감히 그를 쫓아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6화

    “응, 내일 돌아가려고. 예진이도 너무 바빠서 영향 줄까 봐 그래. 관성으로 돌아가서 우빈이도 돌봐야 예진이가 걱정하지 않지. 내가 강성으로 돌아가서 나와 우빈을 위해 강산을 다스려야 되거든. 하하!”노동명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하예진이 말했다.“나중에 빚이 쌓일까 봐 두렵네요.”노동명이 되물었다.“뭐가 두려워? 수십 조의 빚만 아니라면 다 갚아줄 수 있어. 넌 마음 놓고 가서 일해. 하늘이 무너져도 내가 버텨줄 테니까. 파산될 걱정은 하지 마.”수십 조의 빚이라고?하예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현재 하예진의 상황으로 놓고 보면 수억 원의 빚만 져도 그녀는 너무 걱정되어 흰머리가 나올 것 같았다.전태윤은 또 음성메시지를 보내왔다.“우리 처형에게 너 같은 후원자가 있으니 반드시 강성에서 성공할 거야.”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전태윤의 음성메시지를 들려주며 말했다.“들어봐, 태윤이가 너를 엄청나게 믿고 있어.”“항상 저를 이렇게 믿어주시는데 제가 더 열심히 해야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네요.”“너도 혼자 견디지 말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에게 도움을 청해. 내가 다리를 다쳤지만 머리가 다친 건 아니거든. 나도 너 대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어.”하예진은 노동명이 다리를 다쳤다는 둥 머리를 다쳤다는 둥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싫어했다.“동명 씨의 다리는 좋아질 거예요. 저는 그런 말 듣기 싫어요. 앞으로 절대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동명 씨가 다리 나아지면 저랑 결혼도 하셔야죠.”노동명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네가 그런 말을 해 주니 내 다리도 분명 나아질 거야.”하예진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너무 오래 얘기하지 마세요. 일찍 쉬어요. 저도 방에 가서 쉴게요. 내일 또 회사 일로 많이 뛰어다녀야 하거든요.”“응, 가. 잘 자.”노동명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달라고 암시했다.하예진은 다가가서 허리를 굽히더니 노동명의 칼자국이 있는 얼굴에 입을 맞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5화

    “형인 씨 마음속엔 아직 네가 있을지도 몰라.”노동명이 말했다.그는 오히려 주형인이 우빈 앞에서 그의 험담을 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주형인이 험담하면 할수록 우빈은 그를 싫어할 것이고 오히려 노동명과 우빈의 정이 더 깊어져만 갈 테니까.노동명은 마침내 우빈이 주씨 집에서 돌아올 때마다 그에게 무척 잘해준 이유를 알게 되었다.우빈도 미안했던 모양이다.주형인이 그의 험담을 했기 때문이다.“형인 씨는 저에 대한 사랑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을 거예요. 저를 사랑했다면 저를 배신하고 상처를 주는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주씨 집안 가족들이 저를 괴롭히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았을 거예요. 남자가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어떻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요? 시어머니와 갈등이 생긴다 해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했을 텐데. 어떻게 시어머니와 그의 누나가 저를 비난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었겠어요?”“그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았을 뿐이에요. 제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만약 형인 씨와 서현주 씨가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행복하게 살면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를 기다렸을 텐데. 제가 죽든 살든 상관했겠어요? 우빈에 대한 감정조차 옅어졌을걸요. 그들만의 아기가 생기면 우빈에 대한 감정이 워낙 깊지 않은데다 감정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노동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문득 화제를 돌렸다.“맞아. 그런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과 일들을 생각하지 말자. 나 내일 관성으로 돌아갈 거야. 예진아, 나랑 같이 가서 새 옷 몇 벌 사 오자. 우빈에게 줄 장난감도 좀 골라줘. 내가 매번 선물한 장난감을 녀석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하예진도 전남편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도 진작에 태연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였지만 노동명 앞에서 전남편 얘기를 꺼내면 노동명이 질투할까 봐 걱정했다.교통사고를 당한 후 노동명도 많이 연약해졌다.주로 다리 장애로 자신감을 잃은 노동명은 마음이 매우 약해졌다.노동명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4화

    하예진이 물었다.“예정이에게 없고 저한테 있는 게 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동명 씨가 재활을 꾸준히 하시고 제가 관성에 없을 때 자신을 돌보고 시간이 나면 우빈을 돌봐 주세요. 우빈이도 동명 씨를 보러 자주 갈 거예요. 녀석이 지금 자기 아빠보다 동명 씨를 더 좋아하니까요.”노동명은 의기양양하면서 말했다.“그건 내가 우빈에게 진심으로 대해서 그래. 우빈이 친아빠는 늘 우빈이 앞에서 내 험담만 하거든. 우빈이는 똑똑하니까 누가 좋고 누가 나쁜지 잘 알고 있어. 우빈이 친아빠가 내 험담을 하면 할수록 자기 친아빠를 더 싫어할걸.”노동명은 고개를 돌려 하예진을 바라보았다.주형인에 관한 얘기가 언급되자 하예진의 표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그때 하예진이 입을 열었다.“뭘 봐요? 내가 아직도 그 남자를 신경 쓰는 줄 알았어요? 그 사람은 단지 우빈이 아빠일 뿐이에요. 제가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줄 알았죠? 그 사람을 언급하면 제 기분이 가라앉을 줄 알았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제가 어떻게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어요? 제가 아직도 사랑했다면 애초에 이혼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마음이 찢어진 이상 최대한 빨리 이혼하는 것도 좋은 일이죠.”주형인도 약속한 대로 그와 그의 가족들은 더는 하예진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유일한 연관성은 우빈 뿐이었다.그러나 주형인은 하예진과 노동명이 함께 있는 모습을 태연자약하게 지켜보지 못했다.그는 또 노동명이 친아버지인 자신보다 더 나은 계부로 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우빈 앞에서 노동명의 험담을 했다.우빈이 아직 노동명을 두려워할 때, 주형인은 우빈 앞에서 노동명을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우빈은 노동명을 대신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오늘날 우빈과 노동명의 사이가 매우 좋으니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주형인 부자가 만날 때마다 주형인은 우빈 앞에서 노동명이 폐인으로 되었기에 하예진과 함께 한다면서 그녀의 발목을 잡는 거나 다름없다면서 노동명의 험담했다.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3화

    모두 웃기 시작했다.전호영은 노동명과 하예진이 돌아오면 요리들이 올라오게끔 미리 준비해 놓았다.그들은 유쾌하게 저녁 식사를 했다.식사 후 고현은 곧 자리를 떠나 고성 호텔로 박 대표를 만나러 갔다.다행히도 하루 호텔과 고성 호텔은 가까웠다. 두 호텔은 길을 건너면 바로 볼 수 있다.그러나 아무리 가까워도 전호영은 고현을 배웅해 주겠다고 고집했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밀고 호텔을 나와 호텔 근처 거리를 거닐며 강성의 밤거리를 구경시켜 주었다.“기분은 좀 나아졌어?”노동명이 뒤에 있는 하예진에게 물었다.하예진은 한참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네, 많이 나아졌어요. 앞으로 저에게 닥칠 일들이 지금보다 더 가혹할 거에요. 만약 이번 일조차 직면할 수 없다면 제가 강성에 있을 필요도 없이 관성으로 돌아가 계속 저의 레스토랑을 돌보는 게 나을걸요.”그렇게 하면 이경혜의 바람과 기대를 저버리게 될 것이다.노동명은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다행이네. 이렇게 오래 돌아다녔는데 뭐 사고 싶은 거 없어? 원하는 게 있으면 내가 선물로 사줄게.”하예진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제가 사면 돼요. 선물할 필요 없어요.”“난 지금 네 남자 친구거든. 앞으로 남은 인생을 함께할 남자라고. 나도 너에게 선물을 준 적 없는데. 사실 우리 집 객실이 하나 있는데 그 안에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여러 선물로 가득 차 있거든. 전부 내가 너에게 준비한 선물들이야. 어떤 것은 너에게 선물했지만 네가 받지 않은 물건들이고 어떤 것은 내가 너에게 미처 선물하지 못한 것도 들어있어. 네가 받지 않으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먼저 그 방에 넣어두었거든. 앞으로 우리가 한 가족으로 되면 그 물건들은 어차피 너의 것으로 될 테니까. 네가 가지지 않으면 우리 집안의 돈이 낭비되는 거나 다름없을 텐데. 너도 우리 가정의 돈이 낭비되는 게 싫지?”하예진은 말문이 막혔다.과거에 그녀는 노동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재혼하고 싶지 않고 돈만 벌고, 사업을 일으켜 우빈을 잘 키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2화

    전호영은 더는 묻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두 사람을 1층으로 안내했다.전호영은 엘리베이터에서 고현에게 뽀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그는 고씨 그룹에서 고현에게 체면을 세워 주어야 했다. 어쨌든 고현은 고씨 그룹의 대표님이니까.전호영이 차를 몰고 고현과 함께 고씨 그룹을 떠났고 고현의 운전기사와 경호원들도 두 사람 뒤를 따랐다.식사를 마치고 나면 고현은 또 박 대표와 약속이 있었다.전호영은 그들이 하루 호텔에 도착했을 때 하예진과 노동명은 아직 호텔에 돌아오지 않았다.하예진 일행은 약 30분 뒤에야 호텔로 돌아왔다.하예진은 어두운 얼굴로 노동명을 호텔로 밀고 들어갔다. 노동명은 계속 고개를 돌려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못 듣는 체했다.노동명은 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를 알고 있었다.위로의 말을 아무리 많이 해도 하예진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고 노동명도 더는 위로하지 않았다.하예진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위층으로 올라가 전호영이 안배해 준 식사하는 룸에 도착해서야 하예진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동명이 형.”전호영은 하예진이 노동명을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급히 일어나 하예진을 도우려고 했다.“호영 씨, 동명 씨가 혼자 몇 걸음 걸을 수 있어요.”하예진은 전호영의 도움 없이 노동명의 휠체어를 식탁 앞에 세웠고 노동명은 스스로 일어나 두 걸음 걷다가 다시 탁자 앞에 있는 걸상에 앉았다.고현도 일어섰다. 그녀는 예의 바르게 두 사람과 인사를 했다.“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하예진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괜찮아요. 저희도 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언니, 일은 다 처리했어요?”모두 자리에 앉은 후 고현은 두 사람에게 각각 따뜻한 차 한 잔을 따라주며 관심 있게 하예진에게 물었다.“다 처리했어요.”하예진이 대답했다.“잘됐네요. 노 대표님, 내일 돌아가시려고요?”고현은 나지막이 물었다.노동명이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예진이 보러 온 것뿐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1화

    “엄마.”고현은 진미리의 전화를 받았다.“현아, 퇴근했어?”“네, 막 퇴근하려고 그래요. 왜 그러세요?”“드레스 말고도 평소에 입을 옷도 몇 벌 더 사줄까?”고현은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필요 없어요.”고현은 단지 내일 저녁 연회에 드레스를 입고 참석하여 사람들에게 그녀가 사실 여자라는 것을 알려주어 전호영이 동성애자가 아닌 정상적인 남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들이 더는 색안경을 끼고 전호영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다들 전호영이 고현을 삐뚤어지게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색안경을 끼고 전호영을 바라보았으나 고현은 정상적인 남자라고 여겼다.진미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필요 없어? 여자 신분을 회복하려고 하는 거 아니었어? 내일 저녁에만 드레스 입고 계속 남자 옷을 입고 다니려고?”“네. 원래대로 다니려고요.”고현은 이제 그녀의 가짜 가슴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약간 태평공주기 때문에 가슴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양복을 입어도 남자처럼 보였다.진미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신분을 드러내기로 했는데 왜 또 남자 행세를 하려고 해? 얼마나 힘들어.”“엄마, 그건 제 습관이에요. 20년 동안의 습관을 단번에 고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엄마, 저의 요구대로 사주세요. 앞으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하시려면 엄마 아드님 걱정 좀 하세요.”“빈이 그 자식은 걱정해도 소용없어. 그럼 엄마는 네 요구대로 드레스를 사줄게. 그리고 평소 입을 옷도 몇 벌 사 갈게. 옷장에 넣어두었다가 입고 싶을 때 꺼내서 입어.”“알겠어요.”“그래. 넌 퇴근해. 난 네 아빠랑 밥 좀 먹어야겠어. 네 아빠가 오랜만에 쇼핑하니 너무 힘들대. 먼저 밥 먹고 나서 다시 옷 보러 돌아다닐게.”진미리는 전화를 끊었다.고지호가 곁에 물었다.“현이가 싫대?”고진호 부부는 고현의 도도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옷들을 많이 봤다.“현이가 싫다고 해도 우리가 집으로 사가서 현이 옷장에 넣어두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