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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설 후에 H시의 계열사로 보내서 몇 년간 일하면서 경험 쌓게 해야겠어. 예정이를 철저하게 내려놓고 좀 더 성숙해진 후에 다시 데려올 거야. 그리고 또 2년 좌우 단련해서 대임을 맡을 수 있으면 그땐 바로 김씨 그룹을 전수할 생각이야. 만약 헤어나오지 못하고 대임을 맡을 수 없다면 우리 김씨 그룹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상속자를 바꾸는 수밖에 없어.”

김종헌은 제 아들이 김씨 그룹의 후계자가 되길 엄청 바라고 있지만 전제는 아들이 대임을 맡을 그릇이 돼야 한다. 만약 김진우가 앞날보다 사랑을 더 중시한다면 그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조카 중에서 새로운 후계자를 물색해야만 한다.

심미란의 낯빛이 살짝 변했다.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다가 말을 꺼냈다.

“정월 초나흘에 바로 보내요. 그리고 용돈도 전부 끊어요. 거기서 출근하거든 버는 만큼 쓰게 해야죠. 애가 안일한 삶에 너무 적응한 것 같아요. 예정이가 전씨 그룹 사모님이란 사실도 정월 초사흘에 진우한테 알려줍시다. 그럼 마음 접고 H시에 갈 거예요.”

김종헌은 아내의 제안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H시의 계열사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하게 해야겠어. 그쪽 담당자한테 잘 돌봐달라고 하면 별일 없을 거야. 하지만 더는 안일한 삶을 살 수도 없겠지. 은행카드 전부 정지시키고 H시에 가면 다시 은행카드를 발급받아 월급으로 살아남게 해야겠어.”

그들 부부는 김진우가 하예정을 향한 사랑을 전부 내려놓고 김씨 그룹의 중임을 맡을 후계자가 되길 바라며 독하게 마음먹었다.

김진우는 부모님이 그를 저 멀리 H시로 보낼 거란 계획을 전혀 몰랐고 하예정도 아무것도 모른 채 깊게 잠들었다.

옆에 핫팩처럼 따뜻한 물체가 있어 품에 꼭 끌어안고 단잠에 빠졌다.

꿈에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는 건지 그녀는 가끔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하예정은 전태윤이 옆에 누워있는 걸 발견하곤 한 손으로 머리를 지탱하며 곤히 잠든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만 머릿속에 감도는 건 꿈에서 본 맛있는 음식이었다.

그녀는 꿈에 누군가가 맛있는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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