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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엄마가 말만 모질게 하시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 꼭 어른한테 따져야만겠어? 그리고 예물에 관한 일도 솔직히 말해서 나도 너희 집사람들이 너무 많이 요구한다고 생각해. 내가 1억 넘게 준 예물을 혼수로 가져오면 모를까... 절반이라도 혼수에 보탠다면 소원이 없겠어. 그런데 너희 부모님들이 뭐라 그랬어? 혼수는 스쿠터랑 이불 몇 개뿐이라잖아. 그게 얼마나 한다고, 기껏해야 200만 원도 안되겠다. 너희 부모님이 오신 날, 두 분이 사적으로 하신 얘기를 내가 몰래 들었어. 예물로 1억 3천 가까이 주면 그중 1억을 네 두 오빠가 반씩 나누어 가진다며? 시골에 있는 집을 인테리어하고 남은 돈으로 자가용 차까지 산다고 했지. 남은 1200만 원은 너희 부모님이 쓰실 거래. 네 혼수로 마련한 돈은 고작 120만 원이랬어.”

주형인은 그 당시 서현주의 부모가 1억 3천 가까운 예물을 어떻게 쓸지 의논하는 걸 들을 때 화가 나서 사색이 되었다.

그는 총재산 4억 가운데 2억 너머 하예진에게 나눠줬고 남은 1억 몇천만 원에 요즘 받은 리베이트와 공급업체에 몰래 받은 뇌물까지 더해 재산이 2억 가까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서현주가 막무가내로 제안한 조건을 들어줄 순 없다.

서현주도 내심 부모님이 지나쳤다고 생각했다.

예물은 그녀에게 주는 돈인데 정작 부모님은 두 오빠의 집 인테리어 비용과 자차 마련에 쓰려고 한다. 그녀를 위해 준비한 혼수는 이불 몇 개와 스쿠터 한 대였다. 서현주는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평소에는 온 가족이 그녀를 무척 아끼는 것 같았지만 결혼을 앞두니 본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말로만 딸을 사랑한다고 할 뿐 그녀를 이용해 두 아들을 도와 삶의 질을 올려주려고 했다.

다만 주형인이 원망을 늘려놓으니 그녀는 또 마지못해 제 부모를 옹호해야 했다.

“우리 부모님은 날 힘들게 키우고 학교까지 보내느라 적잖은 돈을 썼어요. 인제 와서 예물로 부모님이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에요? 돈은 부모님께 드릴 테니 어떻게 쓰는지는 그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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