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제 당신 집에 가죠? 오늘 산 선물들은 당신 집에 가져가려고 준비한 거예요, 만약 오후나 내일 갈 예정이면 이 물건들은 그냥 차에 두어도 좋을 것 같은데... 다시 옮기려면 괜히 힘들잖아요.”전태윤은 생각하다 말했다.“내일 아침에 가는 거로 해. 나 금방 돌아와서 좀 피곤해, 우선 반나절 쉬어야겠어.”2, 3일 헤어지는 동안 와이프가 많이 그리웠던 전태윤은 먼저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집에 가려고 생각했다.“그럼, 그 물건들은 일단 그대로 둬요.”“오케이.”전테윤은 별다른 의견이 없었고 그저 당부했다.“아파트 단지에 들어오면 메시지 줘.”“알았어요.”하예정은 응하고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또 다른 일 있어요? 별일 없으면 전화 끊을게요, 지금 운전하고 있어요.”전태윤은 그녀가 이미 돌아오는 길이나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곤 말했다.“아무 일 없으니 운전 조심해.”하예정은 다시 응하고 전화를 끊었다.“언니, 태윤 씨가 내일 집에 돌아간다고 하는데, 언니랑 우빈이도 같이 가, 할머니께서 신경 안 쓰실 거야. 언니랑 우빈이만 여기 남아서 설을 쇠는 게 걱정돼서 그래.”하예진은 웃으며 동생을 달랬다.“걱정할 게 뭐가 있어? 언니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니고. 네가 시댁에 가서 설을 쇠는데 언니가 염치없이 따라가면 되겠어?”“뭐가 염치가 없어? 난 이미 태윤 씨랑 결혼했고, 태윤 씨 집이 내 집인 거야. 우리 언니가 우리 집에 가서 설을 쇤다는데 안될 게 뭐 있어? 예전에 나도 언니 집에서 설을 보냈잖아, 난 매일 언니 집에서 지냈는걸.”“됐어. 그냥 우빈이랑 조용하게 설을 쇠게 해줘. 예년처럼 시댁 친척을 위해 여러 가지 선물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 편해. 많이 준비하면 내가 패가망신이라고 하지, 적게 준비하면 내가 그 집 친척을 무시한다고 하지, 어떻게 하던 날 나무라는데 이젠 그런 고통 받지 않아도 돼서 편해.”하예정은 언니를 설득하지 못하자 할 수 없이 다른 제안을 했다.“그럼, 언니 심심할 때 이모네 집에
“운전하고 있어요. 이모 예정이한테 할 말 있으시면 제가 바꿔 드릴게요.”하예진은 여동생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려 했다.“아니 괜찮아, 예정이한테 운전 조심하라고 해, 시댁에 가서 설 잘 쇠고. 만약 시댁 식구들의 괴롭힘을 당하면 절대 참지 말라고 해. 그 집이 어떤 집이든 너희들은 내 조카딸로서 자격이 충분한 거니.”조카사위가 전태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이경혜는 며칠 동안 마음이 착잡했고, 큰아들과 이야기하고 나서야 큰아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지 성소현에게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이경혜도 당연히 딸에게 알릴 리 없었고, 전태윤의 그 신비한 와이프가 하예정이라는 것을 딸에게 꼭 숨겨야 했다.사람들은 모두 전씨 가문 큰 도련님의 와이프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했지만, 자기가 이미 만났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심지어 잘 어울려 지내면서도 전혀 모르고 있다.예를 들어, 심효진은 전태윤에 관한 가십거리를 가장 좋아하며 전씨 집안의 새 사모님이 누구인지 항상 궁금해했었다. 그녀는 하예정에게 사모님으로부터 남편을 다루는 테크닉을 배우겠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정작 자기 절친이 바로 그 사모님이라고는 생각을 한 적도 없다.성씨 일가가 설을 쇠기 위해 여행을 가기로 한 것도 사실 성소현에게 하예정의 남편이 전태윤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이다.하예정은 설 기간에 남편을 데리고 방문해서 남편을 이모 가족에게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했었다.이에 이경혜는 가족이 여행을 가서 설을 쇠면 하예정이 전태윤을 데리고 오려고 해도 올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정월 대보름에 다시 돌아오면, 전태윤은 이미 출근했을 것이고, 일이 바쁜 그도 다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어쨌든 숨길 수 있는 데까지 숨길 생각이었다.하예정은 이모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전 억울함을 당할 일이 없어요. 더군다나 시댁 식구들은 하나같이 좋은 사람이라 저랑 잘 지내고 있는걸요. 그리고 태윤 씨도 절 잘 지켜줄 거예요.”이경혜는 마음이 놓이
이경혜는 하예정 자매와 우빈에게 줄 세뱃돈 외에 전태윤의 몫까지도 준비했다.전태윤을 사위로 삼을 방법은 없지만 조카사위도 사위이니 전태윤에게도 관대하게 세뱃돈을 주려고 했다.“엄마.”성소현이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내려오자, 이경혜는 급히 집사를 내보내고는 일어나서 딸에게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어?”“갖고 갈 거 다 챙기느라 오래 걸렸어요. 오빠네는요?”“아직 내려오지 않았어.”성소현이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보고 이경혜는 앞으로 다가가 도와 들어주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엄마, 방금 집사한테 뭘 시켰어요?”“예진이 자매에게 준비한 설 명절 선물을 집사한테 부탁해 보내주려던 참이야.”“예진 언니가 허락만 하면 언니랑 우빈이도 같이 갈 수 있는데 말이에요. 아, 또 오랫동안 우빈이를 못 보게 되네요. 우리가 돌아오면 우빈이는 벌써 세 살이 되는데...”“이제 두 날 지나면 너도 스물일곱이야.”이경혜는 딸에게 주의를 주었다. 한 해가 지나면 모든 사람은 나이가 한 살 늘어나게 된다. 젊은 사람은 한 살 더 성장하게 되고, 나이가 든 사람은 한 살 더 늙게 되는 것이다.“27살도 아직 젊었거든요. 엄마, 재촉하지 마세요. 난 아직 나랑 맞는 남자를 찾지 못했으니 너무 급해하지 말고요, 이제 서른 살이 되고 나면 다시 말해요. 서른 살이 되기 전에 마땅한 사람을 못 만나면 시집 안 가고 엄마, 아빠랑 평생 함께 살 거예요.”성소현은 눈이 매우 높았고,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았다.이경혜는 그 말을 듣고 한마디 했다.“너 너무 까다롭게 굴지 말어, 성격이 온화하고 너의 모든 면을 흔쾌히 받아주는 사람이라면, 우리 집안보다 못해도 괜찮아.”“그건 안 돼요. 만약 집안 조건도 안 좋은 데다 시댁 사람들이 내 피를 빨기만 하면 어떡해요? 그런 사람에게 시집갈까 봐 무서운걸요.”관성에는 그들 가문과 맞먹을 수 있는 가문들이 적지 않지만 나이가 적합한 아들이 없었고, 대부분은 유부남이거나 나이 차이가
옆에는 언니와 강일구도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직접 그녀를 안고 차에서 내리는 행동에 그녀는 약간 부끄러워 났다.그에게 안겨 차에서 내리는 순간 익숙한 향기가 그녀의 코를 자극하였고, 그녀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여전히 촉감이 좋았다.‘말로는 내 배려가 필요 없다고 하면서, 안으니 그 틈을 타 손을 대다니. 이따 저녁에...'전태윤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를 쓰며 자신의 욕망을 억눌렀다. 하예정을 땅에 내려놓은 후 전태윤은 다시 차에 가 주우빈을 안아 땅에 내려놓았다.“이모부.”주우빈은 애티난 목소리로 전태윤을 불렀고, 전태윤이 두 손을 내밀어 안으려고 하자, 곧바로 가까이 가서 안겼다. 전태윤은 재빨리 받아안은 후 꼬맹이를 높이 안아 올렸고, 꼬맹이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잠시 놀아준 후에야 전태윤은 아이를 땅에 내려놓으며 물었다.“우빈아, 이모부 보고 싶었어?.”주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전태윤은 온화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주우빈의 얼굴에 두 번 뽀뽀를 해주었다.“이모부도 우빈이가 엄청나게 보고 싶었어.”하예진이 차에서 내린 것을 보고 그는 인사를 건넸고 그녀도 웃으며 그에 응했다.“예정 씨.”강일구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고 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에 답했다.“일구 씨는 설을 쇠러 고향에 가지 않으셨나요?”아파트의 사람들은 대부분 설을 쇠러 고향에 돌아갔고 관성에 남은 사람은 소수였다.강일구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돌아가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요. 일 년 내내 모아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데 설이 돼서 다 쓰고 나면 모은 보람이 없잖아요. 올해는 돌아가서 설을 쇠지 않으려고요. 부모님께 설을 쇠시라고 각각 몇십만 원씩 보내드리고 나니 제가 모아둔 돈이 거의 바닥나 버렸어요.”하예정은 웃으면서 말했다.“그건 그렇네요. 사실 일구씨 부모님을 여기로 모시고 와도 좋은데...”사람들은 1년 내내 몇백만 원 정도 모아뒀다가 설을 쇠면 이곳저곳에 자기도 모르게 모아둔 돈
강일구는 떠난 지 몇 분도 안되어 다시 전태윤의 전화를 받았다.“일구야, 돌아와서 해야 할 일이 더 있어. 여전히 물건을 옮기는 일이야. 이번에는 물건을 8층으로 옮겨야 해. 물건이 좀 많기도 하니 운반비는... 예정아, 일구에게 운반비는 얼마나 지불할까?”전태윤은 휴대전화에서 얼굴을 떼고는 하예정에게 물었다.하예정은 아주머니가 보내온 그 선물들을 보고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절반이 언니 몫이라고 해도, 나머지를 강일구 혼자 옮기게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강일구 씨한테 와서 보고 직접 가격을 알려달라고 해요.”이미 몇 번 거래하여 강일구와도 익숙해진 사이라 운반비를 너무 적게 주면 미안할 것이고, 너무 많이 주면 손해를 볼 것 같아 아예 강일구한테 가격을 부르라고 하였다.강일구는 보기에도 무던하고 성실한 사람인지라 터무니없이 값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알겠어. 일구야, 먼저 와 봐.”“금방 갈게요!”강일구는 큰 도련님에게서 또 몇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게 응했다.30분 후.“여보, 나 아직 밥 못 먹었어.”전태윤은 문을 닫으며 말했다.강일구는 짐을 옮기는 것을 도운 후, 하예진 모자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이경혜가 예진에게 준 선물도 같이 옮겨갔다.운반비는 전태윤이 미리 지불했다. 그는 전태윤을 따라 A시에서 돌아온 후로 많은 용돈을 벌었는데, 이는 그에게도 좋은 일이었다.하예정은 이모가 보내준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고 본능적으로 대답했다.“나도 아직 밥 못 먹었어요. 슈퍼마켓을 한참이나 돌아다녔는데... 당신이 돌아와서 참 다행이에요. 만약 나 홀로 이 물건들을 위층으로 옮기려면 아마 피곤해 죽을 거예요.”전태윤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강일구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도련님께서 돌아오시지 않으면 사모님께서 절 찾으신대도 도울 방법이 없는걸요.’“앞으로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일구한테 말해. 일구는 돈만 충분히 쳐주면 일을 잘 처리하거든. 그럼 난 가서 밥 차릴게
전태윤은 두 시간이나 들여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식탁 위에는 그가 직접 요리한 음식들로 가득 차려져 있었고, 모두 하예진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전태윤은 모처럼 휴대전화를 꺼내 포토를 찍어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다.지난 번에 올린 이후 전태윤의 스토리는 오랫동안 잠잠했다.포토가 스토리에 올라오자, 그의 회사 동료들과 중요한 고객들은 재빠르게 ‘좋아요'를 누르며 댓글을 남겼다.「전 대표님, 지금 바로 달려갑니다.」「대표님, 요리 솜씨가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어요.」「대표님, 택배로 보내주세요. 제가 대신 다 먹어줄게요.」「형수님은 정말 복이 많으시네. 난 몇 년 동안 널 위해 일을 해 왔지만, 아직 네가 볶은 야채 한 가닥조차도 먹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야...」이 댓글은 소정남이 남긴 말이었다.전태윤은 포토를 올린 후 ‘좋아요'와 댓글은 보지도 않고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방으로 돌아갔다.하예정은 방금 욕실에서 목욕하고 나오는 참이었다.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바로 입을 열었다.“너무 불공평해요.”전태윤은 웃으며 다가가 허리를 살짝 굽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당신은 연습이 적어 체력이 안 따르는 거야. 앞으로 연습 많이 하면 돼.”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자기 사랑하는 와이프에게 꼬집힘을 당했다.“악! 아파!”전태윤은 일부러 아픈 얼굴을 하며 소리 질렀다.“이건 남편을 죽이는 거야.”하예정은 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엄살도 참 잘 부리네요. 예전에는 이 정도론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았으면서... 많이 아파요? 저에게 돌려 꼬집을래요?”전태윤은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어떻게 감히 당신을 꼬집겠어. 사랑하기에도 모자라는데.”“태윤 씨도 참. 입에 꿀 발랐어요? 옛날의 당신은 말도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말이예요...”전태윤은 그녀가 머리를 다 감은 것을 보고 헤어드라이어를 가져와 머리를 말려주면서 말했다.“예전과 어떻게 비해, 지금은 진짜 부부가 됐잖아. 예전과 아주 다르지.”
심효진은 이 말을 할 때 소정남을 보며 말했는데, 소정남은 순간 산더미 같은 압력을 느꼈다.그는 요리 솜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전태윤처럼 호텔 셰프 못지않은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없었다.그는 마음속으로 전태윤에 대해 불평을 토했다.‘이러다가 우리 같은 싱글들은 와이프를 얻기 더 힘들어지겠어.’“효진 씨도 앞으로 행복할 거예요.”소정남은 요리 솜씨가 좋지는 않지만, 와이프에게 잘해줄 거라고 자신을 믿고 있었다. 만약 심효진과 사귀게 된다면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심효진은 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앞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죠. 사랑과 결혼은 다르니까요. 연애할 때는 달콤해도 결혼한 후면 현실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연애할 때 애써 숨겨둔 단점들이 모두 드러나도 서로를 계속 감싸줄 수 있어야 결혼이 지속될 수 있을 거예요. 이사님은 요리할 줄 모르시죠?”소정남은 솔직하게 말했다.“요리를 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잘하지는 못해요. 뭐, 한 끼 정도 요리하는 건 괜찮을 거예요. 효진 씨, 혹시 남편을 선택하는 기준이 전태윤만한 요리 실력을 갖추어야 하는 건가요?”예전에는 남자가 아내를 택할 때 요리 잘하는 여자를 택했었다. 이제는 이것이 여자가 남편을 택하는 기준이 된 건가?‘모두 태윤이가 너무 완벽한 탓이야. 같은 남자로서, 같은 명문가 출신으로서, 그 녀석은 왜 그렇게 완벽한 거지? 어디 단점을 찾을 수가 없잖아.'전씨 할머니가 손자 한명 한명을 여러모로 훌륭하게 잘 키워낸 것이 분명하다.“우리 집 요리사는 요리를 아주 잘해요.”소정남이 한마디 덧붙였다.심효진은 음식을 한입 먹고는 말했다.“나도 내 미래의 남편이 꼭 엄청난 요리 실력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저 이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결혼 후 날 이렇게 도와주면 내가 힘들지 않을 것 같아서요. 난 부부간의 평등을 요구하는 거예요. 남편을 양반처럼 모실 생각은 없거든요.”“우리 집에는 요리사가 있으니 효진 씨는 따로 요리하지 않아도
소정남은 소씨 가문의 인맥을 이용하여 그녀의 조상들까지 낱낱이 캐냈다. 심지어 그녀의 할머니가 아이를 몇 명 낳았고 그중 몇 명이 살아남았는지 등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실을 낱낱이 알고 있었다.그녀는 아버지 형제자매가 다섯 명인지라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를 다섯 명만 낳은 줄로 알고 있다.언젠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소정남은 그녀의 아버지는 원래 9명의 형제자매가 있었는데 그중 5명만 살아남았고, 4명은 유아기에 사망했다고 말했다.의아해난 그녀가 집에 와서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아버지마저도 그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 할머니께 다시 물어보니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앞에 네 아이는 모두 요절하고 뒤에 다섯은 모두 살아남아 그녀의 아버지마저도 자신이 네 명의 형제를 잃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하신다.예전에는 생활 조건이 좋지 않아 많은 사람이 아이를 많이 낳았지만, 아이가 죽는 일이 흔히 있다고 한다.그 일은 심효진으로 하여금 소씨 가문이 생각보다 더 강하고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자신은 소정남 앞에서 발가벗은 것처럼 비밀이 하나도 없지만 정작 자신은 소정남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그녀는 소정남과 소씨 가문의 힘이 두려워 비록 소정남을 좋아하지만, 한동안 그 사랑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소정남은 실망했지만 낙담하지 않았다.“좋아요, 얼마든지 기다릴게요. 당신이 나에 대해 잘 알고 내 여자친구가 되려고 할 때까지 말이에요.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이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하지만 지금 왜 나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연애하면서 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텐데도요?”심효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이사님, 난 당신 뒤에 있는 소씨 가문의 힘이 두려워요. 아무도 베일에 싸여있는 당신네 가문을 진정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당신들은 알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뭐든 똑똑히 파헤칠 수 있잖아요. 우리가 소개팅하기도 전에, 당신은 이미 나와 내 가족 모두를 정확히 알고 있었어요. 난 당신이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