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민은 밖에 나가서 쇼핑하는 일이 거의 없고 필요한 것은 모두 브랜드 쪽에 시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어쩌다 한 번 외출했는데, 이경혜한테 들킬줄이야...전태윤은 하예정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경혜는 속일 수 없을 것이다.이걸 알 리가 없는 하예정은 이경혜의 말을 듣고 그저 웃으며 답했다.“이모,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저 지금 어머님과 함께 있는데 먼저 집에 모셔다드리고 이모한테 갈게요.”“그러면 네 시어머니도 불러. 우리 두 집은 아직 서로 인사한 적이 없잖아. 이참에 네 시어머니도 만나보고 함께 식사하면 되겠네.”“이모, 저 먼저 어머님께 물어보고요.”하예정도 이모와 시어머니가 서로 만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두 자매에게 가장 잘 대해준 가족은 이모이다.장소민은 이모와 조카의 통화를 유심히 지켜 듣다가 하예정이 묻기도 전에 얼른 입을 열었다.“예정아, 내가 오랫동안 쇼핑을 하지 않아 그런지 오늘 이렇게 오래 걸었더니 발바닥이 시큰거려서 더 이상 돌아다니기 싫구나, 네 이모에겐 미안하다고 전하고 다음에 시간이 나면 같이 앉아서 식사하자고 해.”장소민의 말을 들은 하예정은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이모, 어머님께서 더는 쇼핑하기 힘들다고 하셔서 오늘은 그만하고 다음에 또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요? 맞다, 소현 언니랑 새 언니는 같이 안 계시나요?”설령 둘 다 시간이 없더라도 은퇴하여 집에 있는 이모부가 이모 옆에 동반할 수 있을 것이다.“알았어, 다음에 시간 나면 다시 약속 잡는 거로 해. 너 먼저 시어머니 집에 데려다주고, 네 남편한테 저녁에 시간 되는지 물어봐봐. 네 언니도 불러서 우빈이 데리고 같이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해. 네 남편, 이모는 아직 못 봤잖아... 참, 이름이 뭐였더라?”“전태윤이에요. 그런데 아마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전에 물어봤는데, 구정이 지난 후에 이모를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이경혜는 가볍게 응하며 하예정에게 운전 조심하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태윤
가는 내내 이경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유청하는 시어머니가 자기 딸을 위해 하예정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걱정됐다.아직 찾은 지 얼마 안 되는 외조카보다는 자기 친딸이 더 중요한 건 사실이다.성씨 그룹에 도착하자, 이경혜는 곧장 사무실로 들어갔고, 유청하는 일부러 걸음을 늦추며 성기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기현 씨, 어머님이 회사로 오셨어요. 곧 당신 사무실에 도착할 거예요.”성기현은 침묵을 지키다 말했다.“알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엄마는 화가 나도 다른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어머니는 전태윤이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전태윤은 모든 면에서 자기와 잘 어울리는 성소현이 아닌 하예정과 사랑에 빠졌고, 하필이면 하예정은 이제 그들의 사촌 여동생이 되었다.만약 이런 가족 관계가 없었다면...아마 하예정을 따끔하게 혼내줬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하예정으로 인해 성소현이 사랑의 상처를 받게 됐으니 말이다.“전 올라가지 않을게요, 어머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전 1층의 VIP룸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머님 좀 위로해 드려요.”“그럴게요.”전화를 끊은 유청하는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1층의 VIP룸에서 기다렸다.두 모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저녁 퇴근 시간이 되어서야 이경혜는 위층에서 내려왔다.“어머님.”유청하는 급히 VIP룸을 나서 시어머니를 불렀다.시어머니의 안색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분노가 많이 수그러든 것 같아 이청하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청하야, 차 키 이리 줘, 나 혼자 집에 갈 테니. 넌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기현이랑 같이 돌아가.”“네, 알겠어요.”유청하는 시어머니에게 차 키를 건네주었고, 시어머니는 차 키를 받고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떠나갔다.하예정은 이 일들을 전혀 몰랐다.그녀와 시어머니가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아버지로부터 시어머니더러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하예정은 시
“아직이야, 식재료 좀 말렸다가 절이려고.”하예정은 너무 매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였다. 그녀는 집 안을 한 번 둘러보았는데, 숙희 아주머니와 주우빈은 보이지 않았다.“숙희 아주머니가 우빈이를 데리고 나갔어?”“응, 우빈이도 매운맛을 싫어해 숙희 아주머니한테 데리고 나가라고 했어, 이따가 밥 먹을 때 다시 오고. 예정아, 너 제부 밥은 안 해도 돼? 드레스를 고르러 간다고 하더니, 다 샀어?”하예정은 언니의 집에 있는 작은 부엌으로 들어가 식재료를 확인한 후 야채를 씻고 요리하는 것을 도왔다.“몇 벌이나 샀는걸, 시어머니가 대신 봐주셨어. 어머님은 눈썰미가 좋으셔서 골라주신 드레스들이 하나 같이 너무 예뻐.”다만 너무 비쌀 뿐이었다.그녀는 몰래 점원에게 물어봤는데, 시어머니가 픽한 가장 예쁜 드레스는 그녀의 저금으로 사면 기껏해야 두세 벌밖에 살 수 없었다.비록 전태윤이 낸 돈이라지만, 하예정은 못내 아까웠다.전태윤은 돈을 정말 헤프게 쓰는 편이다.그는 높은 수입인 만큼 높은 소비를 하였다.예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아 별장도 사고, 발렌시아 아파트도 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예정의 말에 하예진은 그저 가볍게 응했다.딩동!이때, 초인종이 울렸다.“예정아, 가서 문 좀 열어봐, 내가 손이 지저분해서...”하예진은 동생에게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하예정은 문을 열러 부엌에서 나오며 말했다.“숙희 아주머니가 우빈이를 데리고 돌아온거겠지... 뭐하러 오셨어요?”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숙희 아주머니와 주우빈이 아니라 김은희였다.“예정 씨, 언니 집에 있어요? 언니랑 얘기 좀 나누러 왔는데... 우빈이는 있나요? 온 김에 얼굴 좀 봐야겠어요.”김은희는 지금 하예정을 좀 무서워한다.“왜 이 시간에 우리 언니를 찾는 거예요? 와서 밥이라도 얻어먹으려고 그러는 거예요? 새 며느리가 밥도 안 해 줘요? 해산물 가득 사다 요리 안 해 준대요?”김은희를 마주한 하예정은 비꼬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예전에 김은희가 자기 딸 가족을
아들과 며느리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을 때, 김은희는 서현주를 보고 아들이 참 보는 눈이 있다고 느꼈었다. 아들이 가정을 배신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유부남이 된 후에도 서현주처럼 젊고 예쁜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아들이 참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후에 서현주와 한 지붕 아래 살고 난 뒤에야 하예진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서현주는 그저 빛 좋은 개살구였다. 김은희는 집안일을 할 줄 모르는 서현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하필 서현주는 매우 살 찬 데다가 애교도 많아 설령 딸과 함께 서현주를 상대한대도 이길 수가 없었다. 그 여우 같은 여자는 아들 앞에서는 애교를 부리며 억울한 척하며 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김은희는 그 광경을 생각하면 화가 나서 가슴이 아파 났다.“당신의 그 착한 딸은요? 두 모녀, 함께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지 않았던가요? 당신 딸이나 찾아가 하소연하세요.”김은희는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서인이네 집에 오늘 회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회사 수익이 높지 않아서 연후부터는 오지 말라고 하더래요... 지금 서인이의 심정은 나보다도 더 나쁠 거예요.”한 회사에 다니니 실직하기만 하면 부부 두 사람이 같이 실직하게 되는 것이다.비록 임수찬은 원래부터 지금의 일을 그만두고 싶어 했지만, 설 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것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예정 씨 형부가...”“전 이젠 형부가 없어요.”하예정은 사양하지 않고 김은희의 말을 잘랐다.“하예정 씨, 그렇게 무정하게 굴지 말아요. 당신 언니와 형부는 어떻게 해도 12년 동안 알고 지냈고, 부부로서도 3년 넘게 지냈으며 우빈이라는 아들까지 있잖아요. 이혼한 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무정해도 되는 거예요? 예전에 형부는 당신들 두 자매에게도 잘 대해줬잖아요. 글쎄 형인이가 잘못을 저지른 건 맞아요, 당신 언니를 배신했죠. 그렇지만 그건...”김은희은 습관적으로 또 하예진을 비꼬는 말이 나오려 했지만, 하예정이 빗자루를
“정말 이런 상황은 처음 봤어요. 그들은 딸을 시집보내려는 것이 아니라 딸을 파는 것 같았어요. 우리 집에서 그렇게 많은 예물을 뜯어냈으면 어떻게든 이천만 원 정도의 혼수는 줘야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그들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새 이불 몇 채에 스쿠터 한 대를 혼수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정말이지 당신 언니보다도 못해요. 당신 언니는 그나마 이천만 원 을 내고 집이라도 장식했고, 그때 예정 씨는 겨우 사회에 나왔지만, 언니가 형인과 결혼할 때, 당신도 돈을 다 털어 가구를 마련해준 걸 혼수로 쳤잖아요. 서현주는 지금 자기 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형인의 돈밖에 쓸 줄 몰라요.”하예정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언니가 서현주보다 나아도 주형인은 여전히 바람을 피웠는데 뭘. 주씨 집안은 서현주 같은 사람이 와서 혼쭐을 내줘야 해. 쓰레기 같은 주씨 집안에 더 쓰레기인 서씨 집안이라, 이후의 다채로운 생활이 참 기대되네.’하예진은 아예 그들의 집 근처로 이사하여 매일 두 집안이 싸우는 것을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서씨 집안에서는 또 결혼식을 크게 벌일 것을 요구하는 거예요. 이제 서현주 그쪽의 모든 친척이 축하하러 오면 우리 주씨 집안은 그들에게 고급 호텔을 마련해 주고, 그 사람들의 왕복 교통비와 각종 소비도 책임지래요.”김은희는 말할수록 화가 났다.“이게 어디 아내를 얻는 거예요? 모르고 보면 조상을 모시는 줄 알겠어요. 하예정 씨,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당신 언니에게 우빈을 위해서라도 형인과 재혼하라고 설득해 줘요.”김은희는 하예진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하예정은 그런 김은희를 비꼬듯 말했다.“당신 아들은 더이상 당신 말 안 듣죠? 이젠 서현주 씨가 집안의 주인이니, 서현주 씨 마음대로 할 수밖에 없겠네요. 시어머니로서 이젠 입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 아니면 앞으로 집에 못 들어가게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뭐 재혼이요? 우리 언니와 형인의 재혼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불가
김은희를 쫓아낸 후 하예정은 언니에게 말했다.“언니, 이제 저 사람 다시 오면 들여보내지 말고, 의자를 문 앞에 놓고, 차를 한 컵 따르고 과자 한 접시를 준비한 후, 거기 앉아서 차를 마시며 과자를 먹고 있어. 저 사람 잔소리를 들으면서 말이야. 좋은 구경거리가 될 거야.”전태윤의 말에 따르면, 김은희가 주우빈를 빼앗아가는 것만 아니면 찾아와서 뭐라고 말하던 듣기만 하면 되었다. 듣노라면 주형인과 서현주가 어떻게 사는지도 알게 될 거라고.“상대도 하기 싫어.”하예진은 시어머니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하루가 멀다하게 그녀를 찾아와서 하소연하는 김은희가 어떤 마음으로 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지금 주씨 집안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사실을 하예진에게 숨겨야 마땅할 텐데, 오히려 집안의 이야기를 모조리 알려주고 있다. 혹시 하예진이 마음을 돌리기라도 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지...‘웃기고 있네.’“예정아, 뭘 끓이고 있어? 타는 냄새가 나.”“아! 깜빡 잊었어!”하예정은 재빨리 부엌으로 달려갔지만, 냄비는 이미 타버렸다.‘이게 다 김은희 때문이야!’하예정은 요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언니 집에 늦게까지 있다가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와 전태윤이 오기를 기다렸다.이런 평범한 날을 며칠간 보낸 후 드디어 전씨 그룹 회사 송년회의 날이 다가왔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준 초청장에 쓰인 시작 시각은 저녁 7시 30분이었다.실제로 송년회가 시작되는 시간은 저녁 7시였지만 7시부터 7시 30분까지 전태윤은 회사의 대표로서 연설해야 했다. 전태윤은 아내를 놀라게 하지 않도록 신분을 속이기 위해 애를 썼다.7시가 되자 심효진 남매가 발렌시아 아파트에 도착했다.“난 네가 소 이사의 요청을 거절한 줄 알았어.”하예정은 문을 열고 심효진 남매를 방으로 들여보냈다. 하예정은 심효진이 자기처럼 아름다운 드레스에 정교한 지갑을 들고 발에는 아름다운 하이힐을 신은 것을 보고 심효진에게 농담으로 한마디 했다.심효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가 준 액수에 너무
심서준과 심효진은 약간 닮았을 뿐만 아니라 두 남매의 비주얼은 매우 좋았다. 심서준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마치 고등학생처럼 보였다.“설마, 처음에 다들 전 대표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내가 있잖아.”심효진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이사님은 내 동생에게 너무 친절하단 말이야. 정말 아낀다니까. 심지어 그가 가장 아끼는 스포츠카도 내 동생에게 빌려줬다고. 너도 알잖아, 남자는 차와 와이프를 가장 아끼는걸. 아무래도 이사님이 내 동생에게 흑심을 품은 것 같아. 부탁이니까 잘 알아봐 줘. 만약 그가 정말 게이라면, 앞으로 서준에게 접근도 하지 못하게 할 거야.”“...너 진짜 모르는 거야? 소 이사님의 진짜 목표가 너라고는 생각 안 해 봤어?”소정남은 사실 심서준에게 잘 보여서 도움을 청할 목적이었다.심서준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 심효진이 걱정돼서 같이 따라올 것이 뻔했다.하예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심효진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평소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었으면서... 남주가 여주를 쫓는 방법은 다 거기에서 거긴데 그걸 아직도 못 알아차리고 있어.”심효진은 입을 벌리고 반박하려 하다가 절친이 한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됐다.띠리링!하예정과 심효정의 휴대전화가 거의 동시에 울렸고 하예정이 먼저 전화를 받았다.“태윤 씨, 저 지금 출발해요. 아마 10분 후면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회사 입구에서 기다려요.”심효진은 전화기 너머의 소정남에게 말했다.“이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돈을 받고 도망치지는 않아요. 오늘 밤 저 심효진이 있는 한, 회사의 여직원들은 이사님의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효진 씨 답네요.”역시 그가 많은 돈을 써서 요청한 파트너다웠다.“기사님을 불러 데리러 갈게요.”소정남은 친절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심서준한테 저와 예정이를 데려다 달라고 했어요. 이사님은 회사의 송년회가 끝난 후에 저를 데려다주면 돼요.”소정남은 웃으며 말했다.“심효진 씨는
“관성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 얘기를 하고 있다니까. 다들 그 전씨 집안 사모님의 정체를 알고 싶어 해. 사모님이 어떻게 전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말이야.”심효진은 웃으며 말했다.“다들 아마 사모님에게서 남자의 마음을 확실히 잡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그러는 걸 거야. 전 대표, 공략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유명하잖아. 사모님이 그런 전 대표를 정복할 수 있다는 건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의미하는 거지. 사모님에게서 그 테크닉을 배운다면 얼마나 좋겠어. 예정아, 특히 네 남편은 외모가 너무 화려하단 말이야. 밖에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야. 만약 네 남편이 하루 종일 차가운 얼굴을 하고 다니지만 않았다면, 아마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일 널 집적거릴걸. 그러니까 사모님에게서 테크닉을 잘 배워서 네 남편이 평생 너만을 사랑하고 바람을 피우지 않도록 해야 해.”“...네말도 일리가 있네. 자기 남자는 자기가 지키는 게 맞아. 그렇지만 문제는 사모님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야.”“우리가 일찍 도착하면 볼 수 있을 거야. 이사님을 따라가기만 하면, 사모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 거야.”하예정은 가슴이 두근거렸다.감정이 없었을 때는 전태윤이 바람을 피우든 말든 그녀는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가 바람을 피우기만 하면 두 사람은 바로 부부 관계를 끝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감정이 생기고 부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하예정은 전태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만약 사모님께서 남편을 다루는 테크닉을 전수 해주신다면 반드시 열심히 공부해서 전태윤을 손에 잡고 말 것이다.“그럼 서준아, 더 빨리 갈 수 있어? 만약 늦게 도착하면 언제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올지 몰라.”심효진의 말에 마음이 끌린 하예정은 참지 못하고 심서준을 재촉하기 시작했다.심서준은 아직 젊었고 여자 친구가 없었다. 그렇지만 두 누나가 남편을 다루는 테크닉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속으로 수십 번 생각했다.‘앞으로 여자 친구를 찾을 때 두 누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