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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몇 분 후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바닥에 내려와 제 물건을 정리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태윤 씨 방에서 안 잘래.’

하예정은 홧김에 제 방으로 돌아가서 잤다.

그 시각 전태윤도 씩씩거리며 화를 내고 있었다.

하예정의 문자를 읽었지만 답장을 보내지 않고 바로 삭제해 버렸다.

그의 머릿속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하예정이 그를 속 좁은 남자라고 말하며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

전태윤은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그는 짜증 난 마음을 달래다가 결국 커피 한 잔 내렸다.

커피를 마시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후 겨우 일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전태윤은 밤을 새울 작정이었다.

하예정은 처음에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다가 한 시간이 지나니 슬슬 화가 가라앉았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닌데 내가 번마다 태윤 씨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면 제 명에 못 살아. 전혀 그럴 가치가 없다고.’

그녀는 곧바로 마음을 다잡고 잠을 청했다.

‘화낼 테면 내라지 뭐! 누가 신경 쓴대! 속 좁긴, 매사에 자기중심적이야. 자기도 사사건건 나한테 얘기하지 못하면서 왜 난 모든 걸 보고해야 하는 건데? 아니, 집에도 없으면서 내가 말한다고 바로 날아와?’

그 일은 사실 하예정도 나설 필요가 없었다. 이경혜의 자기소개로 이미 주씨 집안 두 모녀가 지릴 정도로 식겁했고 마지막 결정을 내린 건 언니 하예진이었다.

하예진은 우빈이를 생각하며 합의를 보기로 했다.

이는 언니의 결정이고 하예정은 언니의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

그런데 정작 전태윤은 노동명이 다 아는 사실을 본인이 모른다면서 꼬투리를 잡았다.

노동명은 하예진의 회사 대표이고 또 마침 회사 문 앞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으니 당연히 알게 될 터! 하예정이 일부러 노동명에게 알려준 것도 아니다.

그녀는 왠지 전태윤이 아무나 다짜고짜 질투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하예정은 매우 늦게 잠들었다. 출장 간 전태윤은 커피 두 잔을 마시고 나서야 날이 밝을 때까지 업무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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