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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전태윤은 몰래 한숨을 내쉬고 하예정의 옆에 누웠다.

그녀를 갖고 싶어도 이런 식은 원하지 않았다.

그녀가 달갑게 받아들일 때, 적어도 그녀가 맨정신일 때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비몽 사몽하게 관계를 해버리면 누가 저와 함께 잤는지조차 모를 테니까.

하예정은 환경이 바뀌어도 잠만 잘 잤다. 다만 전태윤은 달랐다.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와 한 침대에서 자본 적이 없었고 이토록 예쁘고 날씬한 여자가 옆에 누워본 적은 더더욱 없었다. 심지어 그 여자는 명실상부한 그의 아내였다.

전태윤은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잠든 하예정은 그에게 기대 몸을 따뜻하게 녹였다.

전태윤은 살짝 짜증이 밀려와 손을 뻗어 그녀의 잠옷 단추를 풀어헤치려 했지만 단추 한 개만 풀고는 금세 포기했다.

그는 예쁘게 잠든 하예정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그녀의 입에 살짝 입 맞추고는 마음껏 품에 파고들어 오게 내버려 두었다.

‘그래, 난 참을 수 있어. 버티는 게 곧 이기는 거야!’

전태윤은 끊임없이 묵념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예정 너 두고 봐, 때 되면 나 절대 가만 안 둬!’

결국 그도 너무 졸린 나머지 스르륵 잠이 들었다.

두 사람은 그 시각 문 앞에서 누군가가 귀를 바짝 대고 인기척 소리를 엿듣는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할머니였다.

“어때요?”

문득 숙희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울렸다. 비록 아주 낮은 목소리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놀라서 펄쩍 뛰었다.

숙희 아주머니는 할머니가 이토록 놀라실 줄은 전혀 몰라 잇따라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할머니는 숙희 아주머니를 보더니 가슴을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질책했다.

“숙희야, 왜 소리 없이 불쑥 나타나. 깜짝 놀랐잖아.”

“어르신께서 저를 보신 줄 알았어요.”

할머니는 손자의 방에서 무슨 인기척 소리가 들리는지 고도로 집중하느라 숙희 아주머니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가 이젠.”

어르신이 나지막이 아주머니를 다그쳤다.

“아무것도 안 들려. 태윤의 방에 틀림없이 방음 소재를 썼을 거야. 아무리 귀 기울여도 잠잠하잖아.”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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