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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하예진은 동생과 더 길게 얘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우빈을 예정에게 넘기고 제부와 할머니한테까지 인사를 마친 뒤 곧바로 스쿠터를 타고 출근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출근 시간이 15분 남았다.

그녀는 처음에 다섯 바퀴 달릴 때 20분이 걸렸지만 요 며칠 적응했는지 속도가 좀 빨라졌다.

‘그래, 아직 여유 있어.’

스쿠터를 세우고 열쇠를 잠근 후 하예진은 다섯 바퀴 뛰러 갔다.

그녀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회사 앞의 작은 정원을 다섯 바퀴씩 뛴다. 노씨 그룹에서 이를 모르는 자가 없었다. 처음엔 다들 구경거리로 삼았지만 슬슬 달리기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종일 사무실에 앉아있다 보니 운동량이 적어 쉽게 살이 찌기 마련이다. 비록 하예진처럼 뚱뚱한 건 아니지만 출근 전에 두 바퀴 정도 달리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듯싶었다.

하예진은 14분 만에 다섯 바퀴를 달리고 마지막 1분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오늘은 집에서 늦게 떠나다 보니 시간이 빠듯했지만 다행히 지각하진 않았다.

“대표님.”

“대표님.”

뒤에서 울려 퍼지는 동료들의 인사 소리를 들어보니 노동명이 온 듯싶었다.

하예진이 머리를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노동명이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는 전태윤처럼 종일 정장 차림이 아니라 수수하게 옷을 차려입고 경호원들도 동행시키지 않았다. 틀을 차리지 않고 상사의 포스도 차리지 않으며 모든 직원의 인사에 똑같이 머리를 끄덕여주었다.

하예진은 이곳에 출근한 며칠 동안 사석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바로 노동명에 관한 동료들의 의논이었다.

노동명은 노씨 일가의 넷째 도련님이고 올해 나이 35세에 아직 싱글이다. 사춘기 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얼굴에 보란 듯이 칼자국을 남겼다.

이런 그의 과거와 듬직하고 위엄이 넘치는 체구까지 더하니 전혀 호락호락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35세지만 여자친구가 없는 그는 소문에 의하면 재벌가의 여인들이 그의 얼굴에 난 칼자국을 싫어하고 더불어 그가 겪었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싫어하며 괜히 결혼 뒤에 가정폭력을 당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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