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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하예정의 방에서 그녀는 한창 할머니를 도와 캐리어 안의 물건을 꺼내 정리했다. 할머니는 그녀의 집에서 마실 물병까지 챙겨왔다.

“할머니, 대체 무슨 일 때문에 나오셨어요?”

“어휴, 말도 마라. 이게 다 내가 자식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서지. 종일 속만 썩이고 잘해줘도 내 마음 몰라. 그래서 아예 다 내려놓고 당분간 너희 집에서 지내려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도 편해질 것 같아.”

하예정은 물건을 다 정리한 후 욕실에 들어가 할머니를 위해 온수를 받았다.

“할머니, 물 다 받았어요. 들어와서 따뜻하게 샤워하세요.”

할머니는 알겠다고 대답하며 잠옷을 들고 욕실에 들어갔다.

“이래서 딸이나 손녀가 필요하다니까. 여자애는 얼마나 세심해. 너도 봤지, 내가 오고 나서 태윤이 그 녀석 관심하는 말 한마디 없었어. 그래도 우리 예정이밖에 없네.”

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할머니 애초에 저랑 태윤 씨 엮어주실 때 태윤 씨가 엄청 자상하고 꼼꼼하다고 하셨잖아요. 자식들은 알아서 자기 인생 잘 사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할머니는 이젠 노후를 잘 보내시기만 하면 돼요. 불필요한 것들 신경 쓰지 말아요.”

하예정이 볼 때 할머니의 아들, 며느리들은 다들 효심이 지극했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말처럼 쉽니? 내가 태윤이가 자상하고 꼼꼼하다고 했었어? 그럼 넌 어때? 걔가 정말 내 말처럼 자상하고 꼼꼼해?”

하예정이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

전태윤은 그녀를 신경 쓸 때 정말 꼼꼼하고 자상한 편이었다.

어디 전태윤뿐이겠는가,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몹시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기면 항상 그 사람만 주시하고 한없이 자상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

어르신은 샤워를 마친 후 하예정의 침대에 누웠다.

하예정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어르신은 이미 단꿈에 빠져 있었다.

다만...

어르신은 엄청 요란하게 코를 골았다.

하예정은 속수무책해졌다.

그녀는 술을 마셔야만 코를 골든 천둥이 치든 깊이 잠들지만 평상시엔 작은 인기척에도 밤잠을 설친다.

하예정은 한숨을 쉬고 어쩔 수 없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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