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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나랑 있으면 더 귀찮아하실 거야. 항상 내가 말주변이 없다고 불만이셨거든. 할머니는 나보다 널 더 좋아해.”

하예정이 곧바로 대답했다.

“그럼 우리 함께 할머니 모시고 기분 풀어드려요.”

전태윤은 드디어 낚였다는 표정으로 바로 대답했다.

“좋아. 서교 쪽에 펜션이 하나 있는데 내일 우리 할머니 모시고 거기로 가자.”

모레는 처형과 주형인이 합의 이혼 하는 날이라 처가댁 식구로서 그들은 반드시 뒷받침해주러 가야 한다.

하여 아내와 데이트할 시간은 내일 단 하루밖에 없다.

펜션도 전씨 일가의 산업 중 하나지만 대외적으로 운영 중이라 매년 그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

“거기 엄청 예쁘고 놀거리도 많다고 들었어요. 나도 아직 못 가봐서 잘 몰라요.”

하예정이 휴대폰을 꺼내 들고 펜션 이미지를 검색해 보더니 내일이 오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혼자서 먹으면 입맛이 없다던 전씨 일가 도련님은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하예정이 보내온 음식을 말끔히 먹어치웠다.

그가 도시락통을 씻으려 하자 하예정이 재빨리 말렸다.

“내가 할게요. 오전에 힘들었겠는데 푹 쉬어요. 이 사무실 너무 아늑하네요. 상사님 소파에 누워서 눈 좀 붙여요. 태윤 씨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것보다 훨씬 편할 거예요.”

그녀의 걱정어린 말투에 전태윤의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도 확실히 피곤이 밀려와 하예정이 설거지할 때 소파에 기대 잠들었다.

하예정이 나오자 그는 이미 깊이 잠들었다. 그녀는 살금살금 다가가 잠자는 전태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잘생긴 사람은 자는 모습도 너무 멋있었다.

하예정은 도시락통을 내려놓고 그의 옆에 앉아 계속 그의 얼굴을 감상했다.

차갑고 도도한 이 남자는 갓 혼인 신고했을 때 그녀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아 했었다.

그랬던 그가 언제부터인지 한없이 자상해지고 말도 점점 늘어났으며 서로 조금씩 믿음이 쌓였다.

감정은 키워나가야 한다는 말을 하예정은 드디어 믿게 되었다.

그녀와 전태윤의 감정이 얼마나 깊어졌다고 단정 지을 순 없으나 혼인신고를 할 때보단 확실히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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