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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전태윤은 도시락 뚜껑을 열면서 말했다.

“우리 회사에서 출근해보면 알아. 여긴 대표, 부대표가 엄청 많아. 다들 책임진 구역이 다르거든. 아무튼 회사에서 내 위치는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아.”

하예정이 혀를 쏙 내밀었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올 실력이 없어서 참 다행이네요. 입사했더라면 그 많은 대표님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어요.”

전태윤이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넌 지금 이대로가 좋아. 자유롭지, 수입도 낮은 편이 아니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 같은 자영업자를 부러워하는지 알아?”

“난 누군가에게 속박당하는 느낌이 싫어서 졸업하자마자 효진이랑 함께 가게를 꾸렸어요. 효진의 집에서 도와줬으니 망정이지 우리 하마터면 경영권을 못 가져올 뻔했다니까요.”

학교 근처에서 가게를 꾸리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저 파키라는 내 온라인 스토어에서 샀어요?”

하예정은 전이진의 책상에 놓인 파키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전태윤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전이진의 파키라가 너무 눈에 거슬렸다. 왜냐하면 둘째가 일전 한 푼 안 쓰고 얻어왔으니까.

“아까 큰 칸 사무실 지나오면서 못 발견했어? 다들 책상에 파키라나 머니 트리 공예품을 하나씩 놓았어. 혹은 뭐 럭키 캣도 있고, 아무튼 전부 다 네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거야.”

하예정은 문득 성취감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이게 다 태윤 씨랑 이진 씨 덕분이에요. 소현 씨 공로도 크고요. 카카오 스토리에 올려서 홍보도 해주었고 소현 씨 오빠한테도 내 공예품을 사서 사무실에 놓으라고 했어요. 매출을 올려주겠다고 엄청 신경 써줬죠. 지금은 온라인 스토어 매출이 서점을 훌쩍 뛰어넘었다니까요.”

친구가 많으면 길이 많이 트이는 법이고 성소현처럼 전폭적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있으면 나아갈 길이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전태윤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와이프의 공예품이 라이벌의 사무실에까지 놓이다니.

그도 아직은 성씨 그룹에 성공적으로 투입되지 못했는데 와이프가 그보다 유능하여 먼저 성씨 그룹에 침입해 들어갔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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