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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전태윤이 아직도 떠나지 않은 것을 본 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물었다.

"왜 그래요?"

입술을 감쳐 물은 전태윤이 말했다.

"괜찮아."

"나, 먼저 회사로 갈게."

"그래요."

하예정은 대충 대답한 뒤 고개를 돌려 계속해서 설거지를 이어갔다.

전태윤은 그녀의 뒷모습을 그윽하게 몇 번 보고 나서야 주방을 나섰다.

주우빈과 놀던 전씨 가문 할머니는 손자가 나온 것을 보자 퍽 기분 나빠하며 말했다.

"태윤아, 예정이 설거지하는 거 돕지 않고 뭐해. 점심 내내 요리하느라 힘들 텐데."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아내를 참 아꼈다. 그녀가 보기에 그녀의 아들들은 며느리에게 다정하고 사랑을 듬뿍 주는 것 같은데 왜 손자에게로 오니 손자며느리를 아끼는 모습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예정이가 제 도움은 필요 없대요. 할머니, 저 먼저 회사로 돌아가 볼게요."

전태윤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 뒤 할머니 앞을 지나쳐 걸어갔다.

전씨 가문 할머니는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전태윤은 빠른 걸음으로 이미 서점 밖으로 나간 뒤였다. 그녀는 끝내 속으로 한숨만 내쉬며 말을 삼켰다.

이내 전태윤은 차를 몰고 관성중학교 입구를 벗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정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무슨 일이야?"

마침 전태윤은 신호에 걸려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 막내 처남이라고 할 수 있는 하지철 잡혀갔는데?"

"그거 내 처남 아니야."

전태윤은 차가운 목소리로 친구가 말한 호칭을 정정했다.

그와 하예정의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 부부 관계가 얼마나 더 유지될지 알 수 없어, 하씨 집안 사람들은 그는 친척으로 여기지 않았다.

하예정마저도 친가 사람들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래, 그래. 네 처남 아니야."

소정남은 하씨 집안 사람이 하예정 자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어 자신이 방금 전에 한 농담은 확실히 과했다고 생각했다.

"하지철이 양아치들을 데리고 하예정을 막았는데 도리어 얻어만 맞고, 신고당해서 같이 구류 당했대."

하예정은 다치지 않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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