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별은 속으로 자신이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을 빼앗는다면 돈이 매우 많아질 텐데 정현숙이 주는 그깟 2억 원이 대수겠냐고 비방했다. 그녀는 하예정을 미워하면서 하예정이 불행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여운별은 그녀가 하예정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을 찾으려면 수소문하면 곧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다. 심지어 직접 나설 필요도 없다고 여겼다.그녀는 이내 대답했다.“제가 증명해 드리죠. 단지 제가 지금 막 나와서 예전의 핸드폰과 은행 카드 모두 여운초 손에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제가 운초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운초도 저한테 돌려주지 않을 거예요. 제가 지금 돈이 좀 필요하거든요.”정현숙은 카드를 꺼내더니 그 카드를 여운별 앞에 놓으며 말을 했다.“그래요. 이 카드 안에 600만 원이 들어있어요. 금방 나왔으니 일단 이 돈으로 먼저 생활하세요.”“식사하시고 여씨 가문으로 아가씨의 모든 것을 돌려받으러 가보세요. 아가씨가 가지고 있던 것을 되돌려 받아야죠. 적어도 휴대폰과 은행 카드는 돌려받아야 할 거 아니에요.”여운별은 은행 카드를 집어 들며 물었다.“비밀번호는요?”“8자 8개요.”여운별은 은행 카드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정현숙은 매우 인색했다. 여운별에게 겨우 600만 원밖에 주지 않았다.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여운별은 감옥에서 금방 나온 터라 일전 한 푼 없었다. 이 600만 원은 그녀의 일시적인 생활 비용을 해결해 줄 수 있다.여씨 가문에 돌아가서 그녀의 모든 것을 되찾게 된다면 돈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여운별은 자신의 집에 실제로 얼마의 자산이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200억대의 재산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요컨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돈이 부족해 본 적 없었고 원하는 물건도 마음대로 가졌다.여운초처럼 집에 일하지 않으면 밥도 못 먹을 정도로 하인만도 못한 살림을 하지 않았다.“제 연락처입니다.”정현숙은 또 여운별에게 명함 한 장을 건네주었는데 그 명함 위에는 정현숙의 전화번호만 있을 뿐 다른 글씨
여운별은 이미지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 탁자 위 음식을 모두 먹어치웠다.정현숙은 얼마 먹지 않았다.정현숙은 미소를 지으며 여운별이 허겁지겁 음식을 삼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여운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만족한 듯 휴지를 꺼내 입을 닦았다.정현숙이 물었다.“혼자 돌아가시겠어요? 제가 사람 시켜 모셔다드릴까요?”“택시 타고 갈 테니 택시 요금 좀 내주세요.”“네, 그럼 택시 타고 가세요.”정현숙은 대답하면서 현금 20만 원을 꺼내 여운별에게 건네며 말했다.“이 돈으로 택시 타세요.”여운별은 그 돈을 건네받았고 잠시 후 일어나면서 정현숙에게 말했다.“밥을 사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우리가 즐겁게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래요.”정현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쾌하게 일할 수 있기를 바래요.”여운별이 자리를 떠났다.정현숙은 테이블에 앉아 여운별이 택시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계산대에 가서 계산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왔다.정현숙의 부하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오른 정현숙은 조수석 남자에게 지시했다.“사람을 시켜 여운별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지켜보라고 하세요. 그리고 기회를 봐서 도와주기도 하고요. 여운초 씨가 여씨 가문을 계속 장악하게 해서는 안 되니까요.”“네.”조수석에 있는 남자는 관리를 아주 잘한 중년 남자였다.그와 동시에 여씨 가문의 별장.로비에서 여운초가 소파에 앉아있었고 정겨울이 그녀의 눈을 검사해 주며 맥도 짚어주었다.옆에 서 있던 전이진은 정겨울에게 방해가 될까 봐 긴장한 채로 아무것도 못 하고 쳐다만 보았다.정겨울은 처방전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전이진은 그제야 걱정스레 물었다.“정 선생님, 운초의 눈은 어때요? 회복된 거예요?”정겨울이 처방전을 쓰면서 대답했다.“아직 완치되지 않았어요. 치료를 계속하지 않으면 보일 수는 있겠지만 더 멀리는 보이지 않을 거예요. 근시처럼 멀리 있는 물건들이 희미하게 보일 거라는 의미죠.”“치료를 좀 더 받아야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
정겨울은 처방전을 다 쓴 뒤 처방을 전이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지난번에 제가 보내온 약이 아직도 있죠? 이 처방전대로 약을 지어서 그 약과 함께 복용하세요. 이 약들을 다 복용하신 뒤 제가 다시 운초 씨에게 맥을 짚어드리죠. 평소에 시간이 있으면 운초 씨를 모시고 바깥의 녹색 풍경을 자주 보러 나가세요.”“감사합니다.”전이진이 감사 인사를 했다.여운초가 매일 마셔야 하는 한약은 전이진이 직접 나가서 잡아 온 것이다. 그리고 약을 지어 온 뒤로 정겨울에게 한 봉지씩 검사하도록 했고 정겨울이 냄새를 맡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여운초에게 약을 가져다주었다.정겨울은 감탄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환자들에게 치료해주면서 전이진처럼 조심스럽고 세심하며 배려심이 깊은 환자 가족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정겨울은 두 사람 앞으로의 삶은 분명 행복하고 달콤할 것이라고 여겼다.여운초는 고생 끝에 단맛을 보는 전형적인 인물이었고, 전이진을 만나기 전에는 엄청나게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한동호가 몰래 그녀를 도와준다고 해도 겉으로는 그야말로 비참하게 살았다. 어렸을 때 받은 고통과 학대는 정말 말할 것도 없었다.“선생님, 운초의 눈을 씻는 약초가 떨어졌는데 계속해서 씻어야 할까요?”여운초의 눈을 씻는 약초는 정겨울이 직접 재배한 약초로 밖에서 구하기 매우 어려웠다.전이진은 정겨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상태로 보면 더는 씻을 필요 없이 약만 먹으면 충분해요. 그리고 밖으로 나가셔서 먼 곳을 자주 바라보셔야 해요. 그러면 아마 설 쇠기 전에 정상인의 시력으로 회복할 수 있을 거예요.”“참, 근시는 아니었죠? 원래 근시라면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할 수 없어요.”여운초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근시가 아니었어요.”정겨울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설이 지나고 정월이 되면 제가 다시 몸조리해 드릴게요. 결혼 날짜는 정했어요?”그들 결혼식 전에 여운초의 몸이 잘 조리될 수 있을 것이다.“정하긴 했지만, 아기를 바로 가질 계획은 없
정겨울의 말을 들은 여운초는 자신이 임신하기 어려운 원인이 바로 친엄마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여운초는 어려서부터 잘 먹지도, 잘 자지도 못하고 학대받아서 몸이 나빠졌다고 여겼는데 그녀의 친어머니가 임신하는 것에 대해서도 손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로 친어머니 맞기나 한 걸까!호랑이도 친자식들을 해치지 않는데, 추미자는 그야말로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다.하지만 추미자는 여운별과 여천우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단지 장녀를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다.엄밀히 말하면 여운초가 추미자와 가장 닮았다.만약 가능하다면 여운초도 그녀의 어머니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친아버지를 많이 닮기를 원했다.전이진은 다시 한번 정겨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정겨울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렇게 인사하지 않으셔도 돼요. 정 보답하고 싶으시면 제가 A시로 돌아가기 전에 이진 씨가 직접 요리를 해서 맛있는 음식을 저에게 대접해 주세요.”전이진의 요리 솜씨는 정말 훌륭했다.비록 예준일도 요리할 줄 알고 있지만, 전이진과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전이진은 전씨 그룹의 요식업계를 관리하며 세상의 음식을 맛보았고 또 많은 요리도 할 줄 알았다.전이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선생님께서 원하신다면 제가 매일 선생님께 음식을 대접할 수 있어요.”“두 분도 바쁘신데 제가 어찌 매일 요리해 달라고 하겠어요? 돌아가기 전날 밥 한 끼 사주시면 돼요. 그러면 제가 원이 없을 것 같아요.”정겨울은 시간을 보더니 두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가볼게요. 준하 도련님과 효진 씨와 식사하기로 약속했거든요.”약속이 있다는 소리를 듣자 전이진은 더는 고집하지 않았고 여운초와 함께 직접 정겨울을 배웅했다.“정 선생님은 오후에 펜션에서 식사하셨죠? 우리는 오후에 산장으로 돌아갈 거예요.”정겨울은 매번 관성에 올 때마다 서원 리조트에 묵었다.리조트는 충분히 크고 경치가 좋았기에 오래 묵어도 답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며칠밖에 머물지 못
정겨울의 남편은 정겨울이 전씨 가문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예씨 가문의 예준영의 요리 솜씨가 전이진보다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녀가 전이진의 요리 솜씨를 칭찬하는 것을 싫어했다.사실 정겨울은 그녀의 남편과 예준영의 요리 솜씨는 비슷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여겼다.게다가 예준영도 요리를 자주 하지 않았기에 정겨울도 예준영에게 요리해달라고 말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가장 좋은 해결책은 전이진에게 그녀의 집안 요리사한테 건의를 주는 것이다.전이진은 흔쾌히 승낙했다.두 사람은 정겨울이 차에 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차는 전이진의 어머니 명해은이 정겨울에게 관성에서 타고 다니라고 정해준 차였다.정겨울이 관성에 온 이유가 바로 여운초에게 눈을 치료해주어 명해은에게 정상적인 며느리를 맞이해 주는 거나 다름없었기에 그녀는 늘 정겨울을 귀한 손님으로 여겼다.정겨울이 관성에서의 모든 지출은 전이진의 어머니가 전부 도맡았다.“운초 씨,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밖은 너무 더워.”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려 안방으로 향했다.두 사람이 방문 앞으로 돌아왔을 때 밖에서 갑자기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운초 장님!”전이진은 그 목소리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약혼녀를 장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얼굴이 이내 굳어졌다.그러나 여운초는 매우 익숙했다. 그렇게 제멋대로 장님이라고 부를 사람을 여운별 외 아무도 없었다.‘감옥에서 나왔나?’여운초는 그 사실을 몰랐다.다만 여운별이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기에서 곧 나올 거라는 것만 알았을 뿐, 일부러 여운별의 출소 날짜를 기억하지 않았다. 연말이나 내년쯤일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벌써 나올 줄은 몰랐다.“여운별이 나왔어. 내 동생 말이야.”여운초는 전이진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내 눈이 보인다는 사실을 당분간 여운별이 알면 안 돼.”여씨 가문의 직원들도 전이진이 안배해 들여보낸 사람 외에 원래 여씨 가문에서 일하던 하인들은 여운초의 눈이 보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여운초
여운초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그녀는 전태윤이 질투에 눈이 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니 전씨 집안의 내력인 것 같다.여운별은 대문 앞에 서서 전이진이 여운초의 손을 잡고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감옥 안에서 고생하고 나왔는데 여운초는 밖에서 전이진과 같은 조건이 좋은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전이진은 멋지고 매력 있는 남자였고 전태윤에 비해도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전태윤 성격은 매우 엄숙하고 도도한 반면 전이진은 훨씬 부드러웠기에 여운별은 전이진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했다.다만 그녀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없었다.여운별은 20대 초반이라 부모님이 감옥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시집가고 싶지 않을뿐더러 전씨 가문의 도련님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기에 그들 중에서 남자 친구로 선택한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여운별은 심지어 여운초가 전이진과 함께 서 있는데 두 사람 모두 너무 잘생겼고 또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질투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여운초가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을 이어받고 두 고모의 집을 파산시켜 빚을 지게 한 것도 전씨 가문 세력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여운별은 감옥 안에 있을 때 여운초에게 손을 쓸 수 없었지만, 지금은 바깥세상으로 나왔기에 여운초가 원하는 대로 행복하게 살게 해서는 안 되었다.“당장 문 열어! 나 들어갈래! 집사는 어디 갔어? 뭐 하는 거야!”여운별은 여운초를 불렀지만, 집사와 하인들이 나타나지 않았다.‘설마 여운초가 모두 바꾸어 버렸나? 빌어먹을!’여운별은 여운초가 어머니가 배양한 하인들을 바꾼 사실에 대해 매우 못마땅했다.“언제 나왔어?”“그걸 알아서 뭐해! 당장 문 열어!”여운초는 별장 입구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여운별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난 앞이 보이지 않아 문을 열 수 없어. 들어올 방법을 알아서 연구해 봐.”“장님 주제에...”전이진이 갑자기 문에 발을 차버리자 여운별은 겁에 질려 몇
“문을 열어! 나 들어갈 거야!”여운별은 전이진의 매서운 눈빛을 보더니 더는 여운초를 장님이라 부르지 못했고 집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계속 소리쳤다.전이진이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귀먹었어? 운초가 하는 말 못 들었어? 운초가 안 보여서 문 열어주기가 불편하다고 하잖아. 들어오고 싶으면 스스로 문 열고 들어오든가 아니면 밖에 그냥 서 있어.”“열쇠가 없는데 어떻게 들어가! 문이 잠겼잖아!”여운별은 화가 치밀어 올라 미칠 지경이었다.여운별이 열쇠가 있으면 여운초한테 고개 숙일 필요 없이 진작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것이다.전이진은 약혼녀를 부축하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밖이 너무 더워. 내가 부축해줄 테니 우리 집으로 들어가자.”그는 여운별이 한 말을 못 들은 척했다.여운초도 정말로 부축받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장... 여운초! 문 열어! 여긴 내 집이야. 나 집에 들어갈 거야!”전이진이 고개를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여운별을 바라보았고 여운별도 더는 감히 소리치지 못했다. 그녀는 기가 막혔지만 두 사람이 점점 멀어져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던 여운별은 별장 대문을 흔들며 옛날 그 집사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하지만 집사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고 또 이내 다른 하인들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그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겨우 하인 한 명을 보게 되어 여운별이 바로 크게 소리쳤다.“이 봐! 난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야. 여긴 내 집이야. 빨리 문 열어!”여운별은 많은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더니 집안의 하인들이 여운초에 의해 전부 바뀌었을 거로 추측했다.여운별은 여운초에 대한 원한이 더 짙어졌다.그 하인이 다가와 잠시 여운별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저는 둘째 아가씨를 본 적 없어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요. 그쪽이 둘째 아가씨가 맞는지 확신이 가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문을 열어드릴 수 없어요.”“제가 바로 당신들의 둘째 아가씨예요. 집 안에 우리 가족 사진이 있는
관성의 10월 날씨는 여전히 덥고 아침과 저녁에만 늦가을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하예정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언니네 세 식구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준 뒤 주민등록증을 챙겨 조용히 떠났다."오늘부터 우리 더치페이로 해, 생활비든, 주택 대출이든, 자동차 대출이든 모두 더치페이로 해! 여동생도 우리 집에 얹혀사니 절반쯤을 내놓으라고 해, 한 달에 30여만 원을 주면 뭐 해? 공짜로 먹고사는 거랑 뭐가 다른데? ”어젯밤 언니와 형부가 다퉜을 때 그녀가 형부에게 들은 말이다.언니 집에서 나가야 해!하지만 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면 방법은 단 하나, 누군가에게 시집을 가는 것뿐....예정은 비록 남친도 하나 없지만, 단기간에 시집을 가기 위하여 우연히 구한 적이 있는 전씨 할머니의 부탁을 듣고 결혼이 어렵다는 큰 손자 전태윤에게 시집을 가기로 했다.20분 후, 그녀는 구청 입구에서 내렸다.”예정아.”차에서 내린 그녀은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는데 전씨 할머니셨다.”전 할머니.”빠른 걸음으로 다가간 예정은 전씨 할머니 옆에 서 있는 키가 크고 차가워 보이는 한 남자에게 눈길이 끌렸는데, 바로 그녀의 결혼 대상인 전태윤이 아닐까 싶다.가까이 다가간 그녀는 태윤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전씨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큰 손자인 태윤은 서른이 다 되도록 여자 친구 하나 없어 자신을 크게 걱정시킨다고 했었다. 예정은 아마도 매우 못생긴 남자이리라 추측했었다.들은데 의하면 어느 큰 그룹의 경영자로 수입도 아주 높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직접 만나보고 나서야 자신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는 잘생긴 얼굴에 차가워 보이는 성격으로, 전씨 할머니 옆에 서서 어두운 얼굴로 마치 낯선 사람 접근 금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선을 살짝 돌려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검은색 승용차가 한대 서 있었다. 다행히도 억대의 고급차는 아닌 보통 수준의 자가용이었다. 이를 본 예정은 그녀와 태윤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고 느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