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하의 말처럼 속일 거면 평생 속여서 상대방에게 들키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빨리 사실대로 털어놔서 상대방의 용서를 구해야 하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는 정윤하를 평생 속일 수는 없다. 어쨌든 그는 소씨 가문의 사업을 해야 하고 정윤하가 나중에 그와 결혼하면 그의 가문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데 어떻게 평생을 숨길 수 있을까? 정윤하가 물었다. “아저씨, 아저씨의 친구가 속인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이나요? 아니면 친구들만 속였나요?” “첫눈에 반한 여자를 속였어요. 그 친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저한테 털어놓았어요. 저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생활 곳곳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겁먹고 도망갈까 봐 걱정되어서 그 여자를 속였어요.” “감정상의 일은 속이지 않는 게 좋아요. 비록 지금 저의 감정은 공백 상태지만 만약 남자 친구가 저를 속인다면 저는 분명히 그를 완전히 때려눕히고 또 발로 걷어찬 후 다신 만나지 않을 거예요.” 소지훈은 깜짝 놀랐다. 정윤하는 하예정보다 더 독했다. 그는 입에 물고 있던 찐만두를 삼킨 후 물었다. “죽어도 다시 안 만나요?” 그렇게 심각해? “남자 친구가 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속였으니 제가 어찌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있겠나요? 앞으로 이 사람이 다시 저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요? 감정은 진지해야 하고 결혼은 진실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어쨌든 저는 남자 친구가 저를 속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정윤하는 이어 말했다. “작은 일에서 인품이 보이는 법이죠. 이런 남자는 평생을 맡길 가치가 없어요.” 말을 마친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이 자리에서 제 말을 들으면 또 저를 혼내실 거예요. 제가 이렇게 진지하니까 스물네 살인데도 남자 친구도 없다고요.” “제 생각은 이래요. 저를 진심으로 대할 수 없으면 저는 평생 혼자 살더라도 언제든지 저를 속일 수 있는 가식적인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이 말을 듣고
소지훈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고개를 끄덕여 정윤하의 말에 동의했다. “정말 좋아한다면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윤하 씨, 고마워요. 제가 친구와 잘 이야기해서 더는 숨기지 않도록 할게요.” 정윤하가 말했다. “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의견을 말했을 뿐이에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사람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 속에 사는 것이 익숙하거든요.” “친구와 잘 얘기해 보세요. 친구가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 좋고 듣지 않으며 더 말할 필요도 없어요. 우리는 스스로 귀를 닫아버린 사람을 설득하지는 못해요.” 소지훈은 약간 민망해 났다. 그가 정윤하에게 솔직하게 털어놨을 때 그녀가 그를 어떻게 여길지 가늠이 안 간다. 정윤하가 소지훈의 또 다른 신분을 자연스럽게 알아챌 수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소지훈은 정윤하가 사 온 아침밥을 먹고 꿀물 한 잔을 마셨더니 조금 나아졌다. 정윤하가 그에게 물었다. “계속 쉬실 예정인가요?” “점심시간이 거의 되어가니까 자지 않고 나가서 걸을 생각이에요. 식사 후 쉬었더니 지금은 머리가 덜 아프네요.” 정윤하가 답했다. “그럼 쇼핑하러 가요. 애들하고 돌아갈 때 작은 선물을 챙겨주기로 약속했거든요. 애들은 선물 받을 줄만 알아요.” 그녀는 입으로는 싫다는 듯이 말하였지만 말투는 사랑으로 가득하였다. 그녀는 사실 학생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있다. “좋아요.” 소지훈은 아무런 불만도 없다. 그는 정윤하와 함께 쇼핑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서 평소 쇼핑을 한 적이 별로 없던 소지훈은 정윤하와 함께 호텔 근처 거리를 거닐었다. 두 사람은 차를 운전하지 않고 걸어 다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누군가의 고함을 들었다. “강도예요, 강도.” 소지훈은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요즘 세상에 감히 길거리에서 강탈하는 사람이 있다니.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모르나? 강탈에 성공하더라도 사람들이 경찰에
정윤하가 머리를 옆으로 피하자 그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앞을 스쳐 지나갔고 하마터면 그녀의 얼굴을 찌를 뻔했다.그 강도는 손에 든 칼을 움켜쥐고는 다시 달려들어 정윤하의 목을 베려고 했다.이때 불쑥 튀어나온 커다란 손이 재빨리 강도의 손을 움켜쥐면서 힘을 썼고 그 남자는 비명을 질렀다.이어 손에 있던 날카로운 칼이 땅에 떨어졌고 곧 한 대 더 얻어맞았다. 그 강도는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그 큰 손이 여전히 남자의 손목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소지훈은 몸을 돌려 강도의 등 뒤로 가서 상대의 뒷다리를 걷어찼고 강도는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잡힌 손목도 소지훈에 의해 뒤로 꺾여버렸다.소지훈은 다시 몸을 돌려 강도의 뒤로 돌아가 그를 다리로 걷어차 바닥에 쓰러뜨렸다. 강도의 얼굴은 땅에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에 피가 났고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질렀다.“빨리 경찰에 신고 해. 빨리! 사람 살려! 신고해줘!”소지훈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맞네. 경찰에 신고해야 하네.”소지훈은 고개를 들어 정윤하에게 말을 건넸다.“윤하 씨, 전화해서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정윤하는 소지훈의 싸움 실력에 놀랐지만, 그의 싸움 동작이 너무 멋있다고 느꼈다.소지훈의 말을 들은 정윤하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오기 전까지 소지훈은 그 강도를 제압하여 꼼짝 못 하게 했다.정윤하는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바로 추궁하지 않고 먼저 가서 다리를 삐끗한 여자를 일으켜 세우며 가방을 돌려주었고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요? 가방 안에 물건이 모두 들어있는지 확인해 봐요.”그 여자는 넘어진 탓으로 무척 괴로워하며 얼른 가방을 확인했고 그제야 정윤하에게 말했다.“발목을 조금 삐끗했어요. 다행히도 적어진 물건은 없어요. 너무 놀랐어요. 고마워요. 아가씨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제가 이 가방을 빼앗겼을 거예요.”여자는 가공 공장의 경리이자 재무 일을 책임진 사람이었다.오늘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는 날이었다.공장은 가공
“무술 실력을 키워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게 더 미덥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릴 때부터 저를 무술을 배우게 하셨어요. 저도 자질이 좋아서 무술을 십여 년을 배우니 싸움 실력이 좋아지게 된 거예요.”“하지만 제 실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수많은 사람에게 공격당할 때는 아무런 승산이 없어요. 그날 밤 건달들을 만났을 때, 만약 윤하 씨가 나서서 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도 그날 밤 사고를 당했을지도 몰라요.”“어쨌든 윤하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윤하 씨는 성품이 훌륭하여 제 보답이 필요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은혜를 빚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윤하 씨에게 보답하기 위해 정합 도장에 가서 스승님을 모셔 무술을 배우고 싶었던 거에요.”“학비라도 더 내서 윤하 씨한테 보답하고 싶어요. 윤하 씨, 죄송해요. 제가 거짓말했어요.”정윤하는 그를 보고 있었고 소지훈은 정윤하의 시선 때문에 조금 긴장했 다.소지훈은 그녀가 자신의 거짓말에 화가 날까 봐 긴장했다.그의 해명도 여전히 거짓말이었다.그 새로운 거짓말도 소지훈이 사실 싸움할 줄 알고 실력도 꽤 좋다는 것을 정윤하에게 알려주게 된 셈이다.“그날 아저씨가 호텔에서 저에게 거짓말에 관한 말을 한 것도 사실 아저씨 친구 일로 제 태도를 떠본 것 아니에요?”정윤하는 성격이 솔직했다. 그녀는 멍청하지도 않았다.소지훈이 말했을 때 정윤하는 소지훈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소지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소지훈은 분명 그녀의 거짓말에 관한 생각을 듣고 나서야 무술을 할 줄 안다는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또 마침 우연히 강도를 만나 정윤하가 위험에 빠졌기에 소지훈이 나서서 구해줬고 따라서 그가 무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소지훈은 멋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네. 윤하 씨가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저도 알아요. 그 당시에 바로 말하려고 했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어요. 아까도 급한 마음에 나서서 싸웠기에 이 틈을 타서 사실을 말씀드리는
“사람들을 도와 소식을 알아보는 일이에요. 우리 집안에는 가족들이 엄청 많거든요. 소식을 알아내는 능력이 일품이라 자주 다른 사람을 도와 정보를 알아내다 보면 미움을 사기 일쑤죠.”정윤하는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며 웃음 지으면서 물었다.“탐정 맞죠?”“비슷해요. 그와 비슷한 업종이죠.”“돈 많이 벌어요?”소지훈이 대답했다.“그럭저럭 잘 벌어요.”그녀는 뜻밖에도 돈을 벌고 있느냐고 묻고 있었다.소지훈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우스웠고 정윤하에 대한 사랑도 점점 더 커져만 갔다.그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고 보면 볼수록 그녀에 대한 사랑도 깊어졌다. 정윤하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소지훈을 정상적인 남자로 만들어줄 수 있는 여자였다.매번 그녀를 볼 때마다 소지훈은 열심히 스스로를 자제하고 통제해야만 그녀를 덮치려는 충동을 막을 수 있었다.그가 얼마나 정윤하를 껴안고 키스하고 싶은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소지훈은 서른이 넘은 노총각이다. 몸에 있는 병 때문에 여태까지 여자와 포옹하고 키스하는 맛을 체험해 보지 못했다.다른 여자들이 아무리 예쁘고 몸매가 아무리 좋아도 그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조금도 갈망하지 않았다.정윤하는 소지훈에게 이런 갈망을 심어주었다.“가족이 많으시다고요? 참, 어제 전 대표님 결혼식에 소 대표님 실장님을 봤는데 혹시 아저씨 가족이세요?”소지훈은 이제 더는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제 사촌 동생이에요. 정남이는 우리 가족 회사에서 일하지 않고 전 대표님의 전씨 그룹으로 끌려가 전씨 그룹을 위해 일해요. 정남이가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죠.”“저는 동년배 중 맏형이기에 가문의 사업을 짊어지게 되었어요. 저의 책임이니까요. 우리 사촌 동생들은 원하는 대로 살아요. 그들의 자유이기도 하죠. 윤하 씨, 평소에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면 소 도련님이라고 불러요.”정윤하는 소씨 가문이 관성에서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다.소씨 가문은 항상 겸손한 명문가였다. 그 뜻인즉슨 업계와 상류사회라 두 울
서원 리조트.하예정은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온 방에 결혼식 분위기로 잘 꾸며져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았지만 방으로 돌아와 보니 그녀의 결혼식을 올린 지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할머니를 모시고 산기슭에서 노동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예정도 노동자들 가족의 가십거리를 듣게 되었다.할머니가 왜 노동자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런 재미있는 가십거리들을 엿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도 이런 생활이 좋았다.하지만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셔서 퇴직하시고 집에서 노년을 보내시는 어르신이라 매일 산기슭에 가서 가십거리를 들을 수 있었다.하예정은 아직 젊기에 이런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열심히 사업을 운영해 나가야 했다.나중에 백발노인이 되어 전태윤과 함께 퇴직하고 부부가 함께 여기저기 여행 다닐 것이다. 그러다가 나이가 더 들면 할머니를 따라 배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가정의 사소한 일들을 들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살맛이 날 것이다.무지개 컬러 시트가 깔린 침대 위에 하예정 남편이 누워있었다.잠꾸러기였다.하예정은 걸어가서 침대의 가장자리에 앉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전태윤을 깨우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그를 깨우지 않고 잘생긴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평소 굳은 얼굴로 다녀서 몰랐는데 피부 관리가 잘 되어있네. 매끄러워 촉감이 좋고.”갑자기 큰 손 하나가 그녀의 손을 잡았고 전태윤은 눈을 뜨면서 웃었다.“촉감이 좋으면 키스라도 해주던가.”“일찍 깼는데 자는 척하면서 저를 속인 거죠?”전태윤은 또 웃었다.“잠에서 깨자마자 우리 부인이 돌아오길래 침대에 도로 누웠지. 나에게 뽀뽀를 할지 안 할지 확인하려고.”하예정도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이제 태윤 씨는 제 남편이고 제 남자인데 제가 하고 싶으면 뽀뽀하는 거죠. 정정당당하게 뽀뽀를 하지 왜 몰래 뽀뽀를 해야 해요?”“그럼 정정당당하게 뽀뽀해 줘. 어젯밤이 우리 신혼 밤인데 나에게 뽀뽀도
하예정은 일어나 앉아 전태윤을 안아주었다.“여보, 수고하셨어요.”“널 위해서라면 난 힘들어도 상관없어. 앞으로 힘든 일은 나에게 맡겨. 네가 행복하고 즐거우면 그걸로 난 만족해.”“제가 우빈이처럼 정말로 걱정 없이 살 줄 아세요? 빨리 씻고 오세요. 점심 드셔야죠. 다들 일어나셨어요. 태윤 씨가 오전 내내 주무셨는데 배고프지 않으세요?”하예정은 남편을 가볍게 밀어내어 빨리 씻으라고 했다.전태윤은 침대에서 겨우겨우 일어나 세수하러 갔다.“여보, 당신은 나에 대한 미련이 적어진 것 같아. 예전에는 늘 한 시간 동안 방에서 나와 함께 지내다가 나왔는데, 지금은 몇 분 만에 날 재촉해서 일어나라고 하다니.”하예정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부끄럽게도 예전에 그녀가 전태윤을 깨우러 가면 그는 늘 하예정을 침대로 끌고 가 한 시간 동안 아기를 만들곤 했다.그는 항상 엄숙한 얼굴로 사람들을 대했지만, 침대에서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하예정은 당해낼 수 없었다.항상 그녀는 전태윤에게 그만하자고 사정했다.“옷 한 벌 가져다줘. 옷 갈아입고 올게.”하예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침대에서 내려와 남편의 옷을 가지러 갔다.지금 남편은 결혼 휴가를 내서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기에 편안한 옷을 가져다주었다.전태윤의 옷들은 늘 단조로웠다. 하얀 반소매 셔츠에 검은색 바지, 운동복만 있었다.하예정도 전태윤에게 7푼 바지를 사줬지만, 그는 입지 않았다.전태윤은 그의 다리에 털이 너무 많다고 짧은 바지를 입고 다니면 다리의 털이 드러나 그의 이미지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하예정은 그제야 남편도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었고 또 그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후, 그녀는 더는 남편에게 반바지를 사주지 않았다.“늦가을이 되었지만, 관성은 여전히 덥기에 반바지를 입어야 편해요. 근데 반바지를 입기 싫어하다니. 호영 도련님은 고 대표님을 위해 여성 옷까지 입으려고 하는데 태윤 씨는 제가 산 7푼 바지도 다리털이 드러날까 봐 입지 않잖아요.”
전태윤이 고개를 들었더니 하예정의 초롱초롱한 큰 눈이 자신의 몸매를 훑어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전태윤은 안 좋은 느낌이 들었다.그가 말을 꺼내려고 하던 참에 그의 아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태윤 씨 몸매와 얼굴로 여자로 분장하면 아마도 경국지색일걸요. 하지만 당신은 키가 너무 커요. 이목구비가 예쁘지만 윤곽이 뚜렷하기에 여자로 분장하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 호영 도련님은 태윤 씨보다 윤곽이 부드러워 여성 옷을 입고 화장을 하면 들통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전태윤은 아내 대감님께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벌써 짐작했고 허리를 곧게 펴며 입을 열었다.“나와 같은 건장한 남자는 여자로 분장하면 어울리지 않아. 우리를 호영이와 비교하면 안 돼. 호영이는 우리와 같은 남자들에게 살길조차 주지 않잖아. 고 대표님을 위해서라면 여장할 수도 있는 사람이야. 너무 과해.”하예정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그렇게 한 행동이 바로 고 대표님을 감동하게 한 거죠. 고 대표님도 호영 도련님 요구대로 여성 옷을 갈아입고 호영 도련님께 보여드렸잖아요.”전태윤은 팔로 아내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방에서 나갔다.“그러니까 셋째가 너무 세게 나오니까 다른 남자들에게 살길을 주지 않는다는 거지. 조만간 얻어맞을 수도 있을걸.”전호영도 충분히 노력하고 있었다.“엄청나게 노력하시는 분이죠. 올해 고 대표님과 약혼할 희망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고 대표님도 호영 도련님에게 감동했다고는 하지만, 도련님의 감정을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여자의 신분을 회복하지 않으셨잖아요.”“사랑이 아직 깊지 못한 거지. 게다가 고 대표님은 20년 넘게 남장을 해왔기에 그런 생활방식에 익숙해져서 단번에 고치기 어려울 거야. 호영이를 위해 여장을 한 번 입어 보인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해. 호영이가 더 노력하면 설 쇠기 전에 약혼식은 올릴 수 있겠어. 혼인신고는 언제할지 모르지만. 내년 연초에 우리 가문에서 연이어 결혼식을 치를지도 모르지.”전이진은 약혼을 했지만, 여운초의 시력이 회복한 뒤에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
여운별은 예전에도 당한 적 있었다.여운초는 이전에 추미자의 강박적인 요구로 인해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힘이 세졌다.여운초가 손을 놓지 않자 여운별은 다른 손을 뻗어 여운초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여운별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여운별을 너무 아픈 나머지 돼지 잡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여운초! 언니, 언니. 욕 안 하고 안 때릴게. 놔. 손 놔. 아파!”여운별은 아파서 내내 사정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그렇게 한참을 용서를 빌다가 그제야 손을 놓고 여운별의 손에서 입을 뗐다.여운별의 손은 이내 움츠러들었고 계속 떨고 있었다.그녀의 손등은 여운초에게 물려 핏자국이 났다.잡힌 손목도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여운초가 언제 동작이 이렇게 민첩했던가!놀랍게도 여운초가 여운별의 손목을 정확하게 잡고 손등을 물어뜯었다.여운별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에 탄 언니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여운별은 진작에 여운초를 눈빛으로 수없이 베어버렸을 것이다.“여운초! 여긴 내 집이야. 난 집에 갈 거야. 네가 뭔데 집안 하인들을 다 바꾸고 나를 들여보내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에돌아 여운별 앞으로 다가갔다.여운초가 더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멍하니 여운초를 바라만 보았다.‘설마 여운초가 눈이 보이는 거야? 고모가 말하길 전이진이 어떤 신의의 제자를 청하여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그 신이의 제자가 이렇게 단 기간 내에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단 말인가! 실력이 이렇게 대단했다고?”여운초가 10년이나 앞을 보지 못해서 여준희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녀도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신의의 제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눈을 치료해 주었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무척 놀랐다.여운별은 탐색하듯 손을 뻗어 여운초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여운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여전히 똑같네. 안 보이지?”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운
경비원은 여운별이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집사가 대답했다.“여운별 씨가 더 떠들면 쫓아내요.”“알겠습니다.”최성욱은 그 상황을 보더니 김양훈을 꾸지람했다.“왜 또 운별이를 저렇게 소란피우게 만들어. 전씨 가문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우리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잖아.”김양훈은 격분하며 대답했다.“뭐가 두려워? 회사도 집도 차도 없는데 우리를 어쩌지도 못할걸. 우리가 잃을 일자리가 있어? 안 되면 쓰레기 수거하러 가도 돼. 요즘 그런 일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던데.”최성욱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나중에 쓰레기 수거도 못 할까 봐 걱정이야. 전씨 가문의 사람들 수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가서 운별이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자. 저렇게 소란을 피우게 놔두지 말고.”김양훈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별이를 이용해 운초와 싸울 궁리나 하자. 운별이가 여씨 가문의 딸이니 우리 조카들은 그들 친딸과 재산을 다툰다 해도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최성욱의 말을 들은 김양훈은 그제야 최성욱과 함께 여운별의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갔다.두 형제는 여운별을 끌고 산에서 내려갔다.여운별은 두 남자보다 힘이 약했기에 그렇게 한참을 끌려갔다. 그러다가 여운별이 그들을 따라 내려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비로소 그녀를 풀어주었다.여운별은 자신이 지금 두 사촌 오빠들에게 챙겨줄 이익이 없어 사촌 오빠들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얌전히 그들을 따라갔다.여운별이 서원 리조트에 가서 난리를 피운 사실을 명해은도 알고 있었다.여운초가 여운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여운별이 입구에서 난리를 피우게 내버려 두었다. 몇 분 후면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 믿었다.즐거운 주말은 이내 지나갔다.월요일이 곧 다가왔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전태윤 일행은 일요일 저녁에 리조트에서 시내로 돌아왔다.새벽 7시 반, 여운초는 차를 타고 꽃집에 가려고 준비했고 오후
여운별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김양훈의 뺨을 후려갈겼다.짜악!김양훈의 얼굴은 화끈거렸다.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되받아쳐 여운별의 얼굴을 떼렸다.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어려서부터 사촌오빠들과 사촌 언니들은 여운별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기 때문이다.사촌 남매는 물론이고 두 고모도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여운별이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여 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녀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양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감히 날 때리다니!”김양훈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아직도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 줄로 알아? 퉤! 넌 단지 감옥살이하는 여자일 뿐이야. 더는 고상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고!”“잘 들어! 네 엄마는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수 없어! 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 표현이 너무 안 좋아서 2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형 집행을 받을 거야. 네 아버지가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십여 년 후일 텐데.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가 예전처럼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네 부모님이 내 작은외삼촌을 죽였어. 이제 여운초의 세력이 강해졌으니 절대로 너희들을 행복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네 아버지가 나오더라도 운초는 네 아버지를 괴롭힐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 네 부모님이 널 지지해 주시기를 바란다면 꿈 깨!”“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안 보여? 감히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을 장님이라고 욕해? 뭐? 천한 년? 죽고 싶으면 우리 둘을 끌어들이지 마! 우린 죽고 싶지 않으니까.”“넌 아직도 여운초가 예전에 네가 그 여운초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네가 운초를 괴롭히면서 그녀한테서 아무런 이득도 못 얻더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우리가 너에게 양보한 것은 단지 너의 부모님께 잘 보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야.”“아직도 상태를
이러한 사실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여운초를 몰랐을 때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서 어떤 날을 보냈는지, 여운별이 여운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로 여운별이 평생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를 바랐다.따라서 여운초가 여운별을 상대할 때 모두는 여운초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도가 너무 가볍다고 여겼다.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그녀를 지지했다. 여운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는 그녀를 지지했다.지금으로 오기까지 여운초는 너무 고생했다.팔자가 세지 않았다면 여운초는 오늘까지 살 수 없었을 것이다.여운초가 여운별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과 추미자 모녀가 여운초에게 한 짓을 비교하면 여운초의 행동이 아주 가벼운 복수에 불과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흘겨보며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이진의 손을 맞잡았다.그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또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사촌 오빠들과 함께 리조트 입구에서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밖에 에어컨이 없어서 경비실 입구에 앉아있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여운별은 너무 덥다고 느꼈다.사람은 더우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여운별은 초조해하면서 투덜댔다.“물음 하나만 물었는데 왜 이렇게 답장이 안 와? 이게 무슨 X 같은 날씨야! 11월인데 아직도 이렇게 덥다니.”“조금만 더 기다려. 곧 답장이 올 거야. 관성 날씨는 원래 이렇게 더워. 음력으로 11월이 되어야 덥지 않을 거야.”내년 양력 2월이면 설이 다가온다.하지만 관성에서는 설날에도 춥지 않았다.“여운초가 일부러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 햇볕에 쬐어 죽으라고 괜히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이렇게 햇볕을 쬐는 줄 알았으면 양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여운별이 화를 내려고 할 때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여운별에 말했다.“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운별 씨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어서 돌아가세요.”여운별은 벌떡 일어나 예쁜 얼굴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