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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3화

“할머니, 저는 스트레스 안 받아요. 순리대로 살아갈래요.”

할머니도 동의했다.

“맞아. 순리대로 살면 돼. 아들이든 딸이든 다 인연이야. 다 우리 복이지.”

“할머니께도 손자들이 아홉 명이나 있는데 아홉 명의 손자며느리들 중에서 할머니 뜻대로 증손녀를 낳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하예정은 할머니를 위로해주었다.

할머니는 부드럽게 웃었다.

“할머니가 손자들이 자식까지 낳는 걸 볼 만큼 장수하지는 못할 것 같아.”

아홉째 손자는 아직 학생이었다.

아홉째 손자가 장가를 갈 때까지 버티려면 적어도 십여 년을 기다려야 했기에 어르신은 십여 년을 더 살 자신이 없었다.

기껏해야 십 년 혹은 팔 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뒤로 영감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손자들에게도 그들만의 타고난 복이 있을 것이다. 전씨 할머니가 자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었다.

미래의 일을 그들의 운명에 달렸다.

“할머니.”

“알았어. 알았어. 다시는 그런 말 안 할게.”

할머니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 산기슭에 가서 좀 걸을까?”

“할머니 피곤하시지 않으세요?”

“괜찮아. 난 힘들지 않아. 가자.”

하예정이 말을 이었다.

“할머니도 힘든 것이 두렵지 않은데 저야 더 두렵지 않죠.”

하예정은 응석받이로 자란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임신 후 남편의 보살핌으로 조금 응석받이로 생활하고 있었을 뿐 산책쯤이야 아무 일도 아니었다.

전씨 할머니와 하예정은 함께 산책하며 수다를 떨고 있지만, 하예진은 조금 전에 일어났다.

하예진은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우빈이 방에 가서 방문을 열었으나 침대가 텅텅 비어있는 광경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한참을 넋 놓은 하예진은 그제야 아들이 여동생 집에 간 기억이 났다.

그녀의 여동생은 정말로 시집갔다.

그녀가 동생을 시집보냈다.

하예진은 맏언니의 책임을 다했다.

방문을 닫은 하예진은 여동생의 방으로 가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내려갔다.

숙희 아주머니는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았고 노동명도 아래층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동명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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