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관성 호텔에서 이제껏 한 번도 취한 적이 없는 소지훈이 이례적으로 전태윤의 결혼식에서 만취했다. 그 술 참으로 맛있었다! 곁에 정윤하가 있으니 소지훈은 기분이 좋아서 술을 더 많이 마셨다. 마시면서 좋은 술이라고 연달아 칭찬했다. 그 술의 뒤끝이 생각보다 강했다. 소지훈은 자신이 술에 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눈을 뜨자 머리가 아파 소지훈은 다시 눈을 감았다. 그는 아직 충분히 자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충분히 잤으면 머리가 이렇게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소지훈은 곧 다시 눈을 떴다. 낯선 방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소씨 가문의 저택도 아니고 그의 별장도 아니었다. 그가 술에 취한 후 납치를 당한 건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는 전씨 가문의 서원 리조트에서 축하주를 마셨다. 설령 그가 만취했다 해도 아무도 감히 그를 납치하려 들진 못할 거다. 죽고 싶지 않다면야. 소지훈은 아픈 머리를 고려할 틈도 없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이 미끄러져 떨어졌고 이불 밑에 옷을 제대로 입고 있는 자신이 보였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관성의 상류사회 사람들은 모두 소지훈이 남자의 탈을 쓴 사실은 내시 같은 사람인 것을 알 것이다. 그가 취한 틈을 타서 그를 어떻게 해보려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외투가 누군가에 의해 벗겨졌다. 소지훈은 일어나 앉아 방안의 모든 것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는 호텔 안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주위를 바라보고는 곧 자신이 관성 호텔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씨 가문의 호텔에 있다. 소지훈은 완전히 마음을 놓고 몸을 돌려 다시 침대에 누운 뒤 아파 나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왜 이렇게 아픈 거지? 숙취는 정말 머리가 아픈 거였네. 머리가 깨질 것같이 아파 죽겠어.’ “따르릉...”핸드폰이 울렸다. 자기 바지 주머니를 만져보니 핸드폰이 그의 바지 주머니에 있었다. 그를 호텔에 데려다준
다행히 소정남은 기혼이고 심효진도 임신했으니 소지훈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정윤하는 능력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일 뿐이다. 소정남은 모든 사람에게 유능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그런 인물이다. 정윤하가 소정남을 칭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발신 번호가 정윤하로 뜨는 것을 보고 소지훈은 두통마저 좀 줄어들었다고 느껴졌다. 그는 곧 정윤하의 전화를 받았다. “윤하 씨.” “아저씨, 깨셨어요? 아니면 제 전화 소리에 깨난 건가요? 지금 거의 10시가 되어가고 있어서 깨났는지 전화 쳐 봤어요.” 정윤하는 술을 마시지 않아 일어난 지 한참 되었다. 그녀는 깨난 후 무술실이 없어 무술 연습을 할 수 없자 일찍이 바깥으로 나가서 러닝 코스를 따라 한참 달린 후에야 호텔로 돌아와 샤워하였다. 그리고 산뜻하게 호텔 1층의 뷔페로 가서 아침밥을 먹었다. 소지훈이 자고 있자 그녀는 그를 깨우지 않고 홀로 아침밥을 먹으러 갔다. 관성 호텔 1층의 뷔페식당은 관성의 모든 호텔 중에서 제일 좋은 곳이다. 먹을 것 마실 것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고 종류가 다양하여 세계 각지의 사람들 모두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정윤하는 이 뷔페에서 자신의 세끼 해결하기를 즐겼다. 아이를 데리고 관성에 와서 시합에 참가할 때 관성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며칠을 여기서 먹다가 연성으로 돌아가니 세날도 못가 관성 호텔 뷔페의 음식들이 그리워 났다. “전 방금 깼어요. 여기가 호텔인 것을 알아채자마자 윤하 씨 전화를 받았어요.” 소지훈은 감격하여 말하였다. “윤하 씨, 어제 윤하 씨가 절 데려다준 거죠? 폐 끼쳤어요. 감사해요. 원래는 제가 윤하 씨를 돌봐야 했는데 오히려 윤하 씨가 저를 돌보게 했어요.” “아저씨의 집이 어딘지 몰라 호텔로 데리고 왔어요.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아저씨가 절 전태윤 씨의 피로연에 저를 데리고 가셔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도 먹고 꼭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났어요. ” “예정 씨가 저를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연락처도 주셔서 나중에 시간 나면
정윤하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요. 아저씨, 머리 아프세요? 뭐 좀 드실래요?” 그녀는 이미 배불리 먹었다. “아프네요. 솔직히 술 취한 건 처음이에요. 숙취 후 두통은 처음인데 머리가 찢어지는 것같이 아파요.” 소지훈은 말하면서도 고개를 들어 아픈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속으로 전태윤이 준비한 술이 너무 맛있어서 술에 취한 거라고 중얼거렸다. 전태윤이 생각했다.‘...맛 좋은 술을 준비해도 원망받아야 해? 신랑인 자신도 안 취했는데 들러리가 취했으니 이건 지훈 씨 술이 약한 거야.’ 소지훈이 생각했다.‘......’소지훈이 말했다. “두통이 심해 먹기가 싫지만 배가 고파요.” 소지훈은 정윤하의 관심을 받으려고 이 말을 불쌍하게 하였다. 정윤하는 아직 그한테 다른 감정이 없었기에 그의 처지에 가슴 아프진 않았다. 하지만 예의상 기본적인 관심은 표했다. “안내대에 가서 꿀이 있는지 물어보고 꿀 좀 달라고 할게요. 꿀물을 타서 마시면 두통이 좀 가라앉을 수 있을 거예요. 정 힘들면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해도 되고요.” 정윤하가 말했다. “두통이 심해도 뭐라도 좀 먹어야 해요. 위가 상하면 안 되죠. 아저씨가 드시고 싶은 아침밥은 제가 밖에서 포장해 올게요. 지금 이 시각에 뷔페에서 아침을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곧 점심 먹을 시간이다. 소지훈은 아침도 먹지 않았다. “고마워요. 전 담백하게 먹고 싶어요. 그럼 잘 부탁드려요. 윤하 씨는 드셨어요?” 정윤하가 웃으며 답했다. “전 어제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아서 취하지 않아 오늘 일찍 일어났어요. 하지만 저는 매일 일찍 일어나요. 평소에는 집에서 일찍 일어나 무술을 연마하는데 이곳에 무술실이 없어서 저는 밖에서 달리기하고 돌아와서 뷔페에서 아침을 먹었어요.” “관성 호텔 뷔페가 제 마음에 쏙 들어요. 매번 배부르게 먹어서 벽을 짚고 나올 정도예요.” 소지훈은 그녀의 말에 웃었다. 그러자 머리가 더 지끈거리며 죽을 듯이 아파
정윤하는 그제야 안심하고 밖으로 나가 소지훈에게 아침밥을 포장해 주었다. 소지훈은 담백한 것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게에 가서 죽 한 그릇과 김치를 포장해 왔다. 혹여 소지훈이 배불리 먹지 못할까 봐 찐만두도 포장한 후 아침밥을 들고 호텔로 돌아갔다. 십여 분 후. 정윤하는 소지훈의 방문 앞에 서서 방문을 두드렸다. “아저씨, 아저씨.” 소지훈이 얼른 와서 문을 열어줬다. 정윤하는 방문 앞에 서서 포장해 온 아침밥을 그에게 건네주며 관심하는 어조로 물었다. “아저씨, 안내대에 꿀을 먼저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꿀물을 타서 드셨어요?” 소지훈은 그녀가 사 온 아침밥을 건네받고 몸을 비켜 정윤하가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였다. 정윤하는 원래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몸을 비키고 문을 닫을 기미도 없어 보였다. 게다가 그가 옷을 단정히 입고 있었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젯밤에 그녀가 그를 부축해서 방으로 돌아가 쉬게 했다. 다행히 어릴 때부터 무술을 익힌 터라 힘이 세서 그를 부축하여 방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었다. 평범한 여자였다면 정말 그를 부축할 수 없었을 거다. 그는 술에 취해서 걷지도 못하였고 부축하는 사람이 없으면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설사 누가 부축하더라도 그는 부축하는 사람한테 몸 전체를 기대여서 그를 부축하는 데 힘이 들었다. “방금 끓어올라서 뜨거우니까 나중에 좀 식으면 그때 꿀물 타서 드세요.” “배고파 죽겠어요. 밥부터 먹을래요.” 소지훈은 정말 배가 고팠다. 그는 어제 술을 마시느라 음식을 별로 먹지 못했는데 이미 아침 식사 시간도 지났으니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는 방에 있는 상 앞에 앉아 급히 아침 식사가 담긴 봉지를 열고 정윤하가 사 온 아침밥을 하나씩 꺼냈다. 죽, 김치, 찐만두. 정말 간단하고 담백한 아침밥이다. 솔직히 말해서 서지훈은 이렇게 간단한 아침을 먹은 적이 없다. 평소 산해진미에 익숙한 소지훈은 정윤하가 사 온 아침밥이 싫지 않
소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해본 적 없어요. 평소 끓인 물을 별로 안 마셔서인가 봐요” 그는 갑자기 전태윤과 하예정이 결혼한 후 왜 서로 푹 빠졌는지 깨달았다. 전태윤은 이전에 그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정 많은 삶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적응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계속 느끼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래서 계속 정체를 숨기고 하예정을 속인 거다. 소지훈은 언제 정윤하에게 사실을 말할지 고민하였다. 전태윤의 옛길을 갈 수는 없잖아? 하예정처럼 성격이 좋은 사람이 반려자에게 오랜 시간 속았다는 진실을 알고 화가 나서 이혼하려고 하다니. 전태윤 뿐만 아니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윤하는 애증이 분명하고 털털하지만 만약 그녀의 심기를 건드려 화나게 하면 초상도 치를 수 있을 거다.속임수는 음... 바람직하지 않다. 전씨 가문의 기타 아들들은 모두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고 구애하였다. 전태윤처럼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저씨?” 소지훈이 그녀를 눈도 깜빡이지 않고 빤히 쳐다보자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이 그를 불렀다. “방금 생각 좀 했어요.” 소지훈은 쑥스러운 듯 말했다. 정윤하는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그렇게 넋을 잃고 생각하시다니.” 그녀가 연달아 그를 몇 번이나 불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손을 뻗어 그를 두드릴 뻔했다. 오빠나 다른 코치들이 그랬다면 이미 손이 나간 지 오랬을 거다. “친구 생각이 났어요. 윤하 씨, 만약 어떤 사람이 윤하 씨를 꽤 오랜 시간 속였는데 그 사람에게 고충이 있었다면 진실을 안 후에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나요?” “어떤 고충이 있어도 속이는 건 옳지 않아요. 그 누구도 속고 싶지 않아요. 오랜 시간 동안 속였으면 진실을 알았을 때 화나 죽고 싶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은 정말 속일 거면 평생 속여서 상대방에게 진실을 알리지 말거나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았어야 해요.” 정윤하가 소지훈에게 말했다. “아저씨, 그 친구를 잘 설득
정윤하의 말처럼 속일 거면 평생 속여서 상대방에게 들키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빨리 사실대로 털어놔서 상대방의 용서를 구해야 하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는 정윤하를 평생 속일 수는 없다. 어쨌든 그는 소씨 가문의 사업을 해야 하고 정윤하가 나중에 그와 결혼하면 그의 가문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데 어떻게 평생을 숨길 수 있을까? 정윤하가 물었다. “아저씨, 아저씨의 친구가 속인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이나요? 아니면 친구들만 속였나요?” “첫눈에 반한 여자를 속였어요. 그 친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저한테 털어놓았어요. 저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생활 곳곳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겁먹고 도망갈까 봐 걱정되어서 그 여자를 속였어요.” “감정상의 일은 속이지 않는 게 좋아요. 비록 지금 저의 감정은 공백 상태지만 만약 남자 친구가 저를 속인다면 저는 분명히 그를 완전히 때려눕히고 또 발로 걷어찬 후 다신 만나지 않을 거예요.” 소지훈은 깜짝 놀랐다. 정윤하는 하예정보다 더 독했다. 그는 입에 물고 있던 찐만두를 삼킨 후 물었다. “죽어도 다시 안 만나요?” 그렇게 심각해? “남자 친구가 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속였으니 제가 어찌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있겠나요? 앞으로 이 사람이 다시 저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요? 감정은 진지해야 하고 결혼은 진실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어쨌든 저는 남자 친구가 저를 속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정윤하는 이어 말했다. “작은 일에서 인품이 보이는 법이죠. 이런 남자는 평생을 맡길 가치가 없어요.” 말을 마친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이 자리에서 제 말을 들으면 또 저를 혼내실 거예요. 제가 이렇게 진지하니까 스물네 살인데도 남자 친구도 없다고요.” “제 생각은 이래요. 저를 진심으로 대할 수 없으면 저는 평생 혼자 살더라도 언제든지 저를 속일 수 있는 가식적인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이 말을 듣고
소지훈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고개를 끄덕여 정윤하의 말에 동의했다. “정말 좋아한다면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윤하 씨, 고마워요. 제가 친구와 잘 이야기해서 더는 숨기지 않도록 할게요.” 정윤하가 말했다. “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의견을 말했을 뿐이에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사람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 속에 사는 것이 익숙하거든요.” “친구와 잘 얘기해 보세요. 친구가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 좋고 듣지 않으며 더 말할 필요도 없어요. 우리는 스스로 귀를 닫아버린 사람을 설득하지는 못해요.” 소지훈은 약간 민망해 났다. 그가 정윤하에게 솔직하게 털어놨을 때 그녀가 그를 어떻게 여길지 가늠이 안 간다. 정윤하가 소지훈의 또 다른 신분을 자연스럽게 알아챌 수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소지훈은 정윤하가 사 온 아침밥을 먹고 꿀물 한 잔을 마셨더니 조금 나아졌다. 정윤하가 그에게 물었다. “계속 쉬실 예정인가요?” “점심시간이 거의 되어가니까 자지 않고 나가서 걸을 생각이에요. 식사 후 쉬었더니 지금은 머리가 덜 아프네요.” 정윤하가 답했다. “그럼 쇼핑하러 가요. 애들하고 돌아갈 때 작은 선물을 챙겨주기로 약속했거든요. 애들은 선물 받을 줄만 알아요.” 그녀는 입으로는 싫다는 듯이 말하였지만 말투는 사랑으로 가득하였다. 그녀는 사실 학생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있다. “좋아요.” 소지훈은 아무런 불만도 없다. 그는 정윤하와 함께 쇼핑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서 평소 쇼핑을 한 적이 별로 없던 소지훈은 정윤하와 함께 호텔 근처 거리를 거닐었다. 두 사람은 차를 운전하지 않고 걸어 다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누군가의 고함을 들었다. “강도예요, 강도.” 소지훈은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요즘 세상에 감히 길거리에서 강탈하는 사람이 있다니.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모르나? 강탈에 성공하더라도 사람들이 경찰에
정윤하가 머리를 옆으로 피하자 그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앞을 스쳐 지나갔고 하마터면 그녀의 얼굴을 찌를 뻔했다.그 강도는 손에 든 칼을 움켜쥐고는 다시 달려들어 정윤하의 목을 베려고 했다.이때 불쑥 튀어나온 커다란 손이 재빨리 강도의 손을 움켜쥐면서 힘을 썼고 그 남자는 비명을 질렀다.이어 손에 있던 날카로운 칼이 땅에 떨어졌고 곧 한 대 더 얻어맞았다. 그 강도는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그 큰 손이 여전히 남자의 손목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소지훈은 몸을 돌려 강도의 등 뒤로 가서 상대의 뒷다리를 걷어찼고 강도는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잡힌 손목도 소지훈에 의해 뒤로 꺾여버렸다.소지훈은 다시 몸을 돌려 강도의 뒤로 돌아가 그를 다리로 걷어차 바닥에 쓰러뜨렸다. 강도의 얼굴은 땅에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에 피가 났고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질렀다.“빨리 경찰에 신고 해. 빨리! 사람 살려! 신고해줘!”소지훈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맞네. 경찰에 신고해야 하네.”소지훈은 고개를 들어 정윤하에게 말을 건넸다.“윤하 씨, 전화해서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정윤하는 소지훈의 싸움 실력에 놀랐지만, 그의 싸움 동작이 너무 멋있다고 느꼈다.소지훈의 말을 들은 정윤하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오기 전까지 소지훈은 그 강도를 제압하여 꼼짝 못 하게 했다.정윤하는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바로 추궁하지 않고 먼저 가서 다리를 삐끗한 여자를 일으켜 세우며 가방을 돌려주었고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요? 가방 안에 물건이 모두 들어있는지 확인해 봐요.”그 여자는 넘어진 탓으로 무척 괴로워하며 얼른 가방을 확인했고 그제야 정윤하에게 말했다.“발목을 조금 삐끗했어요. 다행히도 적어진 물건은 없어요. 너무 놀랐어요. 고마워요. 아가씨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제가 이 가방을 빼앗겼을 거예요.”여자는 가공 공장의 경리이자 재무 일을 책임진 사람이었다.오늘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는 날이었다.공장은 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