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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4화

이은화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애가 우리랑 닮지 않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여러 번 DNA 검사를 해본 결과, 윤미가 우리 딸이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어. 외모는 닮았는데 하는 행동은 너무 틀려. 지나치게 물렁물렁해. 이씨 가문의 피를 이어받고 왜 저렇게 나약한지 모르겠어. 나는 해가 갈수록 늙어가는데 도대체 언제쯤 대를 이어줄지 모르겠구나. 나도 빨리 물러나서 손주 보며 여유롭게 살고 싶어. 근데 며느리들이 협조하지 않는 걸 어째. 첫 손주는 이왕이면 손녀였으면 좋겠는데, 손녀가 생기면 마음이 놓일 거야. 만약 윤미가 가문을 이어받지 못한다면 10~20년 더 살면서 손녀 후계자로 키울 수 있을 테니까.”

이은화의 말을 듣고 정군호는 속으로 여러 가지를 계산했다.

딸이 가문의 주인이 되는 것이 손녀가 주인이 되는 것보다 낫긴 하지만 딸은 곁에서 키우지 않아 정이 없었다.

이윤미가 가문의 주인이 된다면 그는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할 것이다.

반면 손녀가 가문을 이끌면 그는 할아버지로서 존경받을 것이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씨 가문은 딸이 대를 잇고 아들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딸을 낳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들 부부도 아들 몇을 낳고 나서야 겨우 딸 하나를 얻었으니 말이다.

전 세대 가주는 운이 좋아서 딸을 연달아 둘이나 낳았다. 그 전 세대도 딸을 쉽게 낳았는데 유독 그들 부부만 아들 몇을 낳고 나서야 딸을 얻었다.

과연 아들들이 한 번에 딸을 낳을 수 있을까?

노부부는 계단을 내려와 본채를 나서며 마당을 거닐었다.

정군호는 다시 아까 그 주제로 돌아갔다.

“아직 윤미가 뭘 했는지 말하지 않았잖아요. 왜 윤미랑 얘기하고 나서 그 좋던 기분이 나빠졌어요? 혹시 윤미가 제가 결혼을 강요한 걸 원망이라도 했어요?”

“그건 아니야. 나 모르게 무슨 짓을 벌인 것 같아서 그래. 근데 그걸 증명할 증거를 찾지 못했어. 그래서 좀 답답했을 뿐이야.”

이은화는 친딸이 진실을 알아낼까 봐 걱정했다. 모녀의 관계가 깨질까 두려운 것이다.

이윤미는 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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