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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1화

아내가 그의 가족에게 혜택을 준건 사실이지만 그의 가족은 아내의 위엄 때문에 밖에서는 꼬리를 내리고 조용하게 지냈다. 아내 앞에서는 더욱 비굴하게 행동하며 하인보다 더 하인처럼 보였다.

이런 것들이 정군호의 마음속에서 불만을 키웠다. 그는 오로지 모든 희망을 딸에게 걸었다.

“윤정아, 네 엄마가 한 말을 아빠가 바꿀 수 없다. 네가 엄마에게 말해봐라. 아빠는 정말 방법이 없어. 이윤미가 말한 걸 못 들었니? 나는 네 엄마가 데려온 남자일 뿐이야. 데려온 남자가 집안에서 무슨 지위가 있겠니.”

“아빠.”

정군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윤정아, 아빠는 정말 방법이 없다. 아빠가 집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너도 알잖아.”

이윤정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버지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 있었다.

이씨 가문에서 그녀의 양아버지는 발언권이 없었다.

한편 2층 서재, 이가주는 이미 책상 앞에 앉아 이윤미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문 닫고 잠가.”

이윤미는 그녀의 말대로 했다.

“차가 고장 난 건 무슨 일이지?”

이가주가 물었다.

“누군가 손을 썼어요.”

이가주는 의자에 기댄 채 딸에게 물었다.

“의심되는 사람이라도 있어?”

“아빠랑 오빠들, 그리고 엄마가 가장 아끼시는 윤정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은 생각나지 않아요.”

이가주는 딸의 대답에 의외로 화 내지 않고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엄마는 윤정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이씨 가문의 규칙은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은 이윤미에게 안심하라는 의미였다. 그녀가 은퇴하면 이가주 자리는 반드시 이윤미의 것이 될 것이다.

“엄마는 윤정을 자기 집으로 돌려보내세요.”

이가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윤미아, 친딸이 아닌 사람은 결국 친딸이 아니야. 그래도 조금은 쓸모가 있으니, 적어도 네가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도구로는 쓸 만해. 당분간은 남겨둬.”

가끔은 화가 나서 윤정에게 심한 말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윤정을 남겨두었다.

친딸이라도 순조롭게 성장하게 할 수 없다. 그래야만 가업을 지키는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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