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후 성소현은 부드럽게 예준하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물었다.“아직도 화났어?”예준하는 다시 그녀의 얼굴에 부드러운 입맞춤을 남기며 말했다.“소지훈이 운명의 여자를 찾았다고 해서 이제 마음이 놓였어. 하지만 정말로 놀랐어. 네가조금 더 따뜻하게 해줘야겠어. 내게 위로가 필요해.”성소현은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선물도 주고 키스도 해줬는데 아직도 부족해?”그녀의 머리를 그의 가슴에 기대게 하며 예준하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이제 충분해.”“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야. 몆 번 더 일어난다면 내가 심장마비가 올지도 몰라.”“우리가 빨리 약혼식을 하고 관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약혼식을 열자. 전이진과 여운초의 약혼식보다 더 성대하게 말이야.”성소현은 조용히 대답했다.“그래, 관성을 떠들썩하게 만들 약혼식을 준비해줘. 난 기다릴게.”곧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며 물었다.“일이 많지? 계속 일 봐. 나도 회사로 돌아갈게.”하지만 예준하는 다시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이미 온 김에 조금 더 있어줘. 난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어.”“아내를 잃을 뻔했는데 어떻게 일을 처리할 마음이 있겠어?”“오늘 밤에 저녁 먹고 영화 좀 보러 갈까?”성소현도 그가 놀란 걸 알고 있어서 단순히 선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저녁에 영화를 같이 보자고 제안했다.“좋아, 네가 알아서 해.”성소현이 가져온 선물을 바라보며 예준하는 낮게 말했다.“너가 내 외투, 셔츠, 넥타이까지 사줬는데 바지는 왜 안 샀어?”“넌 아직 가방 안에 있는 옷을 다 보지 않았잖아.”그녀의 말을 들은 예준하는 성소현을 놓아주고 가방을 뒤적여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위해 산 새 옷을 발견했다.모두 빨간색이었다.예준하: “... 전부 빨간색이네?”그는 한 번도 빨간색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어릴 적에는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옷을 사주었고 그의 띠해가 될 때마다 어머니는 빨간색 옷을 주로 사줬다. 외투든 속옷이든 전부 빨간색이었다.그는
예준하는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자신이 붉은색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붉은색이 너무 눈부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빨간색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성소현은 빨간색이 눈부시다고 생각하여 좋아했고 예준하는 그 눈부심이 너무 싫었다.“그럼 이따가 다른 색으로 바꾸자.”예준하는 성소현을 바라보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였다. 성소현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기대에 가득한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보관하고 있어. 앞으로 내가 빨간색을 사지 않도록 주의할게.”“여성 옷을 한번 입고 나에게 보여주면 더 좋을 텐데. 준하 씨 이렇게 멋진데 여성 옷을 입는다면 더 이쁠걸.”예준하는 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일깨워주었다.“난 진정한 남자거든. 어떻게 여성 옷을 입힐 생각을 해?”“난 당신과 부부하고 싶을 뿐이지 자매 사이로 지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성소현이 깔깔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여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한 명도 없군.”“혹시 예정 씨와 효진 씨도 남편에게 여장을 입으라고 요구해 본 거야?”“태윤 씨와 정남 씨는 여장을 할 리가 없어.”성소현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하예정과 심효진은 그녀들의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성소현은 단지 농담해 보고 싶어서 예준하에게 물어본 것뿐이다.예준하는 자신이 비교된 줄로 알고 고민하며 말했다.“사실 나도 여성 옷을 입어봤어.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딸을 낳기를 바랐는데 내가 남자로 태어난 것을 보시더니 날 딸로 키우겠다고 하셨거든.”“처음 걸음마를 뗐을 때 우리 엄마가 날 괴롭혀도 내가 저항하지 못했거든. 여름이 되면 맨날 나에게 치마를 입혀주고 머리도 길러주고 그러셨어. 정말로 날 딸로 키우셨지.”성소현은 흥미를 느끼며 웃으며 말했다.“준하 씨 예전에는 왜 이런 얘기 안 해줬어?”“흑역사를 내가 어떻게 너한테 얘기를 해.”“치마를 얼마나 오랫동안 입었어? 가족들은 반대하지 않았고?”예준하가 대답했다.“난 그때 나이가
“앞으로는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말하면 안 돼.”“알았어. 알았어. 다시는 안 그럴게. 나 예준하는 정말 훌륭하고 좋은 남자야.”성소현이 으쓱하며 대답했다.“당연하지. 나 성소현이 사랑하는 남자인데 모든 방면에서 우수해야지.”두 사람은 그렇게 사무실에서 한참 동안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소현이 사무실을 떠났다.그녀는 고객과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약속했다.예준하는 연연해 하며 여자 친구를 사무실 밖으로 배웅했다.예준하가 자못 아쉬워하며 배웅하는 모습에 성소현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서 재빨리 그의 얼굴에 뽀뽀했다.“정말로 고객과 약속이 있어서 그래. 어기면 안 되거든. 끝나면 데리러 올게. 기다려.”“웃어봐. 난 준하 씨가 웃는 모습이 좋아. 준하 씨 웃는 웃음이야말로 내가 옛날에 받은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단 말이야.”예준하는 피식 웃었다.“데리러 올 필요 없어. 내가 데리러 갈게.”“알겠어. 이만 갈게. 가서 일 봐.”예준하는 엘리베이터 입구에 서서 성소현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배웅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후에야 사무실로 돌아갔다.그와 동시에 강성의 고씨 그룹.전호영은 차를 고씨 그룹 입구에 멈추고는 경적을 울려 경호원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표시했다.경호원은 전호영의 차를 보더니 경비실에서 나와 전호영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차에 탄 사람은 긴 머리에 치마를 입은 여성분이었다.경호원은 문득 멍해졌다. 눈앞의 차는 그가 너무나도 익숙한 차였다.이 차가 바로 뻔뻔스럽게 그들의 전 대표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매일 몇 번씩 그들의 회사를 드나드는 전호영이 자주 사용하는 차였다.그 경호원과 그의 동료들은 모두 이 차에 대해 매우 익숙했다.절대 차량을 잘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여자였다.전호영이 아니었다.순간 경호원은 고민에 빠졌다. 차에 타고 있는 여자가 전호영과 어떤 관계인지, 왜 전호영의 차를 몰고 왔는지 의문이 들었다.문을 열어 상대방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전호영은 재빨리 하이힐을 벗었다.하이힐이 이렇게 신기 힘든 존재였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어쩐지 고현이 신기 싫어하더라니.고현은 심지어 여성 옷으로 갈아입는 것조차 거부했고 남자처럼 꾸미며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고현은 전호영이 그녀에게 준 치마와 하이힐을 모두 거절하며 오히려 전호영이 여장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하여 오늘 전호영은 그녀에게 한 번 여성 옷을 입어 보이려고 결심했다.긴 가발에 긴 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을 했더니 이목구비가 부드럽게 보였다. 이 모두는 소화해 내기 쉬웠지만 유독 하이힐이 신고 걷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전호영은 비틀거리며 걸어갔다.다행히도 여기는 강성이었다.그는 모두에게 자신이 전호영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언론 기자들이 알게 된다면 연예 기사의 큰 뉴스가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전호영은 일부러 가방 하나를 더 가지고 다녔다.가방 안에는 그의 복장 한 벌이 들어 있었고 조금 있다가 고현 사무실 안의 휴게실에서 갈아입을 계획이었다.하지만 신발은 가져오지 못했다.차 안에 있었다.고현에게도 신발이 있을 거로 생각하면서 그녀의 신을 빌려 신을 생각을 했다.엘리베이터는 전호영을 꼭대기 층으로 안내했다.그는 또다시 하이힐을 신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고현의 사무실로 향했다.고현의 비서가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전호영을 보더니 본능적으로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눈앞의 사람이 여자인 것을 보고 “전 대표”라고 내뱉으려는 말을 다시 꿀꺽 삼켜버렸다.다행히 비서는 남들처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고 재빨리 전호영을 막아 나서면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비서는 마음속으로 어떻게 낯선 여자를 위층으로 올려보낼 수 있냐며 아래층의 사람들을 욕하고 있었다.그나저나 눈앞의 여자는 전호영 도련님의 이목구비와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저에요.”전호영은 남 비서 앞에서는 그의 신분을 숨기지 않았다.나지막이 말한 세 글자에 비서는 아연실색한 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전
“하지만 고현 씨는 이목구비가 부드러워 남자 행세를 하기에는 늘 남성스러움이 부족해요. 여성 옷으로 갈아입으면 정말 경국지색일 텐데.”“고현 씨는 원래 여자잖아요. 자, 우리 옷 바꿔입어 봐요. 제가 고현 씨를 위해 이 옷을 입고 얼마나 창피했는지 모르실 거예요.”“여장하고 다니지 말고 휴게실에서 여성 옷으로 갈아입고 저한테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데...”고현은 어이가 없었다.전호영이 여성 옷을 입고 왔다니!게다가 그 차림으로 고현의 회사까지 달려왔다.고현은 전호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을 건넸다.“전 대표, 여성 옷을 입은 모습이 예쁘긴 예쁜데 너무 남성적이네요.”“저는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 행세를 한다 해도 남자 같죠 . 하지만 고현 씨는 여자잖아요. 20년 넘게 남자로 분장한다 해도 여전히 여자인걸요.”“저는 고현 씨가 저처럼 여성 옷을 입고 밖에서 돌아다니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우리 휴게실에서 옷 좀 교환해 입어 봐요. 저한테 고현 씨가 여성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될까요?”“고현 씨가 여성 옷을 입은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알고 싶어서 그래요.”전호영은 그윽한 눈빛으로 고현을 바라보며 기대를 품었다.고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는 여성 옷을 입지 않을 거예요. 너무 습관이 안 되거든요. 호영 씨는 지금 여성 옷을 입고 있는데 편하세요? 안 불편해요? 불편하잖아요. 하이힐을 신고 걸을 때 신을 던지고 달려오고 싶지 않았어요?”전호영은 고현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전호영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아 심지어 그 하이힐을 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하지만 전호영은 남자가 아닌가!“저는 제가 여자라는 것을 인정해요. 제가 몇 년을 남자로 살았어도 여자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죠. 하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20년 넘게 남자로 분장했고 이런 생활과 이런 옷차림에 익숙해졌어요.”“여성 옷으로 갈아입거나 하이힐을 신고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기르라고 하면 제가 너무 불편할 것 같아요.”“호영 씨가 정말 저를
하지만 전호영이 웃길 때면 고현은 정말 즐겁다고 느꼈다.한 가지만은 확신했다.전호영은 처음에는 할머니의 주선으로 고현에게 접근했지만 지금은 고현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 감정 변화가 매우 뚜렷했다.잠시 앉아 있던 고현은 몸을 일으켜 책상을 에돌아 휴게실로 향했다.전호영은 그의 평상시 복장으로 갈아입었지만 신발이 없었다. 그의 구두는 차에 있었기 때문이다.전호영은 하이힐을 보더니 허리를 굽혀 들어 올려 쓰레기통에 버리려 했다.“왜 버려요? 남겨 두지 그래요. 그래도 호영 씨가 신었던 하이힐인데.”고현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전호영이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바라보니 문에 기대어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현을 발견했다.“그 치마도 버리지 말고 보관하세요. 너무 아쉽네요. 제가 호영 씨 여성 옷을 입고 가발을 쓴 모습을 사진 찍어 놨어야 했는데.”고현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는 휴게실 안으로 들어와서 전호영에게 다가가더니 바지 주머니에 넣었던 두 손을 꺼내 전호영의 옷을 정리해 주었다.“호영 씨는 역시 남자 옷을 입어야 멋지네요.”“멋있어요?”“맞아요, 멋져요. 몸매가 좋아서 남자 모델처럼 어떤 옷을 입어도 멋지네요.”전호영은 자신의 옷깃을 정리해 주는 고현의 두 손을 잡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이목구비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사진 찍어 주려고요? 제가 다시 치마로 갈아입고 가발과 하이힐을 다시 신을게요. 고현 씨가 원하는 만큼 찍게 해드릴게요.”“됐어요. 호영 씨 얼굴은 멋있지만 여성 옷을 입으면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거든요.”고현은 손을 빼내고 전호영의 넓고 평평한 가슴을 건방지게 두드리며 농담했다.“여기가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거든요.”전호영은 잠시 할 말을 이었다.그는 좀 더 비슷하게 꾸미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흠... 전호영은 뻔뻔하지만 그 정도로 꾸미기에는 너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고현은 허리를 굽혀 휴게실의 침대 위에서 전호영이 내려놓은
“호영 씨.”고현은 무뚝뚝한 얼굴로 소리쳤다.전호영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그는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다.“움직이지 마세요. 호영 씨 휴대전화를 들어요. 사진 두 장만 찍도록 허락할게요. 그리고 제가 바로 제 옷으로 갈아입을 것이고 아마 앞으로 제가 다시 여성 옷을 입을 일은 없을 거예요.”전호영는 휴대전화를 꺼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알겠어요. 바로 사진 찍을 테니 옷 갈아입지 마세요.”그는 서둘러 휴대전화로 그녀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고현은 화장하지 않았지만 타고난 미모로 만약 여성 옷으로 갈아입고 가발까지 쓴다면 정말로 전호영의 상상대로 엄청나게 아름다울 것이다.전호영은 사진을 몇 장 찍었다.뒤이어 고현은 몸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전호영은 또 서둘러 그녀가 치마 입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찍었다.너무 아름답다!사진을 찍고 난 전호영은 얼굴에 걸려있는 함박웃음을 거두어들이지 못했다.그는 몇 번이고 고현의 치마 입은 사진을 들여다보았다.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골라서 그의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매번 휴대전화로 그녀의 사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좀 큰 사이즈 사진으로 씻어내서 자신의 방의 곳곳에 모두 걸어놓으려고 했고 크기가 아주 작은 사진도 씻어내서 액자에 넣어 열쇠고리에 끼워 넣으려고 했다.어쨌든 전호영은 고현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든지 감상하려고 했다.고현의 여성 옷을 입은 사진을 찍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전호영은 그녀가 왜 갑자기 여성 옷을 갈아입으려 했는지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단지 고현이 여성 옷을 입을 기회가 이번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앞으로 그녀가 여성 옷을 입은 모습을 보려면 아마 무척 어려울 것이다.오늘의 일을 통해 전호영은 고현에게 다시 여성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고현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이제 남자 행세를 하는 것에, 이런 옷차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치마와 하이힐을 신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전호영 스스로 입는 것마저
동생이 여기로 와서 구경거리를 보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현은 한숨을 쉬며 앞으로 걸어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돌아갔다.고빈은 이내 사무실 문을 열었다.“형, 전 대표님은? 전 대표가 여자로 변장해서 우리 회사로 왔다면서?”고빈은 구경거리를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하여 그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현장에서 여자로 변장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전호영은 여자로 변장하고는 사람들에게 전호영의 쌍둥이 누나라고 속일 줄 이야!전씨 가문은 몇 대째 딸이 없었다.전호영이 쌍둥이 누나가 있다면 다른 사람이 모를 리 없었다.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아마 그 딸을 응석받이로 키웠을 것이다.고현은 표정 한 번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누가 그런 말을 했어?”“사람들이 다 말하고 있어. 내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여기로 달려왔지. 형, 전 대표님이 여성 옷을 입었다는 게 사실이야? 아름다워? 예뻐?”“전 대표님이 형을 위해 여자로 변장할 줄은 몰랐어. 여성 옷을 입다니! 하하하, 웃겨 죽을 것 같아!”“형, 감동했어? 전 대표님은 사실 좋은 사람이야. 설령 전 대표님이 처음에 형에게 접근한 것이 전씨 할머니 때문일지 몰라도 그 뒤로는 형한테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을 나까지도 보아낼 수 있었어.”“우리 부모님도 경험이 많으셔서 발견하셨을 것이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전 대표님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한 번 생각해 봐.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잖아.”“부모님께서 우리보다 오랜 세월을 더 보내오셨어. 게다가 딸을 시집보내고 싶어 하시는 거 사실이지만 그래도 누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셔.”뒤에 이 말은 밖에 있는 비서가 들을까 봐 고빈은 아주 작게 말했다.“누나, 전 대표를 고려해 보는 건 어때? 기회를 한 번 줘.”고빈은 이 말을 더 작게 말했다.고현은 남동생을 바라보았다.“호영 씨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준 거야? 왜 호영 씨 대신 좋은 말을 해?”고빈은 히쭉 웃었다.“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