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이 임신하더니 예뻐졌어. 몸매도 아직 유지 잘하고 있고. 전보다 성숙미가 있어. 소 대표 혹시 널 보면 정신 못 차리는 거 아니야?”심효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시댁에서 내가 돼지인 줄 알아. 몸매가 좋긴. 배가 당장 불러올 것 같은데 이건 임신해서가 아니고 살이 쪄서야. 돼지처럼 먹이는데 살이 안 찌면 이상한 거지. 운동하고 싶은데 정남 씨 못 하게 해.”“내가 또 식탐이 맞잖아. 원래 먹는 거 좋아하는데 임신하고 나니 진짜 먹보 중의 먹보가 됐어. 토끼 입처럼 쉴 틈이 없어.”심효진이 말하면서 일어서더니 과자 두 통을 가져왔다.“내가 친정에서 가져온 거야. 집에 제과사가 새로 만든 건데 맛있더라고. 널 주려고 두 통 가져왔어.”하예정이 과자를 받으며 말했다.“너의 친정집 제과사 솜씨가 좋더라. 먹어보고 맛있으면 한 통 가져가서 별장에 있는 제과사에게 맛보게 하고 따라 해보라고 해야겠어.”“이번 주 별장 가서 주말 보내려고?”“어. 2주에 한 번씩 리조트에 가서 어르신들 뵙고 그리고 시어머님한테 물어볼 것도 많아.”장소민은 하예정이 하루빨리 업무를 익혀 자기가 편히 쉴 수 있기를 원했다.하지만 다음 달이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이기에 하예정이 결혼식 준비도 해야 해서 시어머니한테서 업무를 인계받을 시간이 많지 않았다.“너도 갈래?”하예정이 절친에게 물었다. “좋아. 좀 있다 정남 씨한테 말하고 오후에 학생들 학교 끝나면 너희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낼 거야.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서원 리조트가 최고로 좋은 휴양지야.”서원 리조트가 환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수풀도 많아 리조트에서 걸어 다녀도 햇살이 뜨겁지 않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까지 했다.“시할머니 아직 안 돌아오셨어?”“할머니가 예진 별장에 이틀만 더 계시다가 친구 만나러 가신대. 지연이와 지호 백일 잔치도 참가하지 않으신대.”장난꾸러기 같은 할머니이시기에 하예정도 달리 방법 없었다. 하예정이 심효진에게 일부러 신비스럽게 말했다. “할머니가
전태윤은 회의 중이라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발언을 끝내고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잡아 카톡을 열었다.아내가 보낸 메시지인 것을 발견하고 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회의실에 있던 고위관리자들이 전 대표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보고 대표 사모님이 보낸 메시지임을 눈치챘다.그러더니 보는 사람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대표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한 지 1년이 넘었고 비록 아직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결혼식이 다음 달로 당장 코앞이다. 젊은 부부는 여전히 사이가 좋았고 이제 나날이 더 좋아질 것이다.무뚝뚝하던 전 대표가 사모님 덕분에 점차 부드러워져 가는 것을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아무리 굳센 강철도 용광로에 집어넣으면 녹기 마련이고 아무리 강한 남자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꼼짝달싹을 못 하기 마련이다.그런데 갑자기 전 대표의 얼굴색이 변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서더니 곧장 문을 향해 걸어갔다. 몇 걸음 못 가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은 것을 감지하고 소정남에게 말했다.“정남아, 네가 마저 해줘.”소정남이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또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 속으로 생각했다.전태윤이 당황하는 모습을 못 본지 오래됐다.전태윤이 급히 회의실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 이 사진 어디서 났어?”“방금 받은 거예요. 어떤 사람이 서점으로 보내온 걸 효진이가 받았어요.”전태윤이 낮은 소리로 심한 욕을 했다.“여보, 화내지 말아요. 사진 속 남자가 당신이 아니고 당신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이에요. 아무리 다정한 사진이라 해도 당신과 상관없어요. 도차연이 대역 찾아 찍은 거예요.”“어떤 호사가가 한 짓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사진을 보내는 이유가 내 속을 뒤집어 놓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절대 그들의 계략에 빠지지 않죠. 하지만 이런 사진을 자꾸 보면 눈병 생길까 봐 겁나요.”“걱정하지 마요. 절대 당신을 오해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당신을 오해하면 그들의 뜻대
“장난 안 칠게요. 화내지 마요. 도차연은 우리가 혼낼 필요 없이 도 대표보고 혼내라고 해요. 도 대표는 성품이 괜찮은 분이시잖아요.”하예진은 도 대표에 대한 인상이 좋았지만 도차연에 대한 인상은 별로였다.도차연은 외동딸이며 도 대표가 한약을 먹어가며 어렵게 낳은 딸이라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횡포했다.도차연이 점찍은 것이라면 사람이든 물건이든 반드시 손에 넣어야 성이 풀렸다.도 대표가 분명히 딸 도차연을 구슬려도 보고 욕도 해보고 경고도 했을 것이다.아니면 도차연이 조용히 자기 구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저 가끔 대역을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내 하예진의 속을 뒤집어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전태윤이 말했다.“좀 있다 도 대표한테 연락해 사진을 도 대표에게 보여줄 거야. 그러면 도 대표가 알아서 처리하겠지.”두 회사에서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뒤 전태윤은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다른 부하를 담당하게 했다.도 대표는 자기 딸이 그렇게 몰염치한 짓을 할 줄 몰랐다. 전태윤은 이미 결혼했고 아내와도 사이가 좋은데 딸이 막무가내로 전태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것이다.사랑이 공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이유도 알 것 같았다.전태윤이 비록 기혼이긴 하지만 출중한 것만은 사실이다.하지만 자기 딸이 함부로 전태윤에게 집적거리고 공개적으로 전태윤에게 구애하는 행동이 도 대표를 화딱지 나게 하는 부분이었다. 도차연에게 경고한 뒤 도 대표가 전태윤에게 심심한 사과를 한 뒤로 전태윤은 먼저 도 대표에게 연락한 적 없었고 도 대표도 감히 전태윤을 귀찮게 하지 못했다.도 대표는 현재 해외 출장 중이고 그곳에 몇 개월 동안 머물러야 했다.도씨 그룹 일은 거의 도차연이 맡아 처리했고 도차연이 명의상으로는 도 대표의 비서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도차연이 도씨 그룹 상속자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도 대표가 부재중일 때 도차연이 회사 내 모든 일을 처리해도 반박하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도 대표가 딸을 전혀 견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출장간 뒤 도차연이 통제
하예정이 전화를 끊고 나서 절친에게 말했다.“우리 남편이 나와 연기하기 싫다고 하네.”심효진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발가락으로 생각해도 태윤 씨가 널 협조해서 연기하지 않을 거란 걸 알 수 있어.”“태윤 씨가 껌딱지처럼 24시간 동안 네 몸에 붙어있고 싶어 하는데 그런 껌딱지가 왜 널 협조해서 연기하려 하겠어? 그러다 정말 서재에 쫓겨나면 어떡하려고?”“다리 부러진 노루가 한곳에 모인다고 했어. 네 남편도 껌딱지야.”심효진이 장난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그렇고 말고. 나 아직 오후에 너희들 부부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낸다는 말도 안 했어.”“점심 먹고 말할 거야.”지금 소정남에게 알렸다가 소정남이 허락 안 하면 소정남의 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전태윤이 아내와 통화를 끊은 뒤 바로 도 대표에게 전화하니 도 대표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전 대표님.”“도 대표님, 미안합니다. 혹시 카톡 추가해도 될까요?”도 대표가 잠깐 멍해 있더니 바로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그럼 카톡으로 얘기하죠.”전태윤이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받은 도 대표가 무슨 일인지 몰라 마음이 불안했다.두 그룹에서 계약을 맺은 뒤 전태윤이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도 대표도 섣불리 전태윤에게 전화를 못 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소정남에게 연락했다.전태윤이 오늘 갑자기 전화해서 카톡으로 얘기하자고 하니 도 대표가 걱정부터 앞섰다. 혹시 자기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외동딸이 큰 사고를 친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조카가 그와 말한 적이 없었다.도 대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태윤의 친구 추가요청이 들어왔고 그는 급히 수락을 눌렀다.친구 추가를 하고 나서 전태윤이 그에게 사진을 발송하기 시작했다.연이어 몇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전태윤이 사진을 보내고 난 뒤 음성메시지를 보내왔다. 도 대표가 먼저 음성메시지를 클릭하니 전태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님. 이 사진은 따님이 찍은 거예요. 사진 속 남자는 제가 아
“도차연 씨 혼자 아니에요. 관성에 조수가 있어요.”도 대표는 반드시 이 일을 잘 처리하겠다고 몇 번이고 조태윤에게 강조했고 조태윤은 도 대표를 믿는다고 답장했다.도 대표를 이용해 도차연과 도차연을 도운 그 여자를 한꺼번에 처리하면 전태윤 부부는 직접 손쓸 필요가 없었다.전태윤이 더는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자 도 대표가 그 자리서 큰 조카 도기범에게 전화를 걸었다.중요한 일은 도 대표의 확인을 받아야 했기에 삼촌과 조카는 거의 날마다 통화를 했다.비록 도차연이 결정했다 하더라도 신중한 도기범은 항상 둘째 삼촌한테 전화해 확인했다. 도기범의 신중함은 도 대표를 위해서이기에 도 대표는 도기범을 많이 신임했다. 도기범이 바로 도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둘째 삼촌.”“기범아. 너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내가 국내에 없는 동안 차연이 뭐 했어? 차연이 혹시 남자 생겼어? 그것도 전 대표랑 체형이 아주 비슷한 남자야? 차연이와 그 남자 맨날 붙어 다녀?”도기범이 깜짝 놀랐다.‘이일이 벌써 둘째 삼촌 귀에까지 전해졌단 말인가?’전태윤이 참다못해 손을 쓴 모양이다.도기범의 사촌 동생 도차연은 절대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관성 쪽 어떤 사람이 도차연 신변에 남자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도기범은 사실 이 일을 알고 있었다. 부하를 시켜 도차연을 감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일부로 그 남자의 신상을 밖에 폭로하여 소정남 측에서 간단하게 임무를 완성하게끔 했다.도기범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소정남 측에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도기범은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이 도기범을 까발리지 않은 이유가 도차연이 한 짓이 너무나 악랄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기에 도기범과 도차연이 도씨 그룹 대권을 쟁탈하게끔 판을 짜 도차연이 전태윤을 건드린 대가를 맛보게 했다.전태윤을 사랑한 여자들은 대부분 광적이었고 성소현처럼 전태윤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감정을 정리하는 여자들이 드물었다. 전태윤이 기혼이란 사실
도 대표가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건 묵인이다.도기범이 많이 놀란척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차연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전 대표를 사랑한다는 게 말이 돼요? 전 대표가 이미 결혼했고 그것도 이제 막 결혼 발표한 게 아니고 오래전에 결혼 발표했는데 차연이가...”“비록 전 대표가 우수하다고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이고 차연이가 전 대표를 사랑한다고 해서 전 대표 결혼 생활에 끼어들 순 없잖아요. 그리고 전 대표 결혼생활이 그렇게 쉽게 깨질 것 같아요?”도기범은 둘째 삼촌이 갑자기 전화한 이유가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연락한 것이란 걸 이제야 눈치챘다.도차연 옆에 있는 남자는 대역이고 얼굴은 전태윤을 닮지 않았지만 체형이 전태윤과 흡사하기에 전태윤이 알았다고 해도 도차연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다.하지만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 이건 다른 일이다.둘째 삼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도차연이 찾은 대역이 실은 배달원도 아니고 엄격히 말하면 그저 놀고먹는 백수이고 도차연에게 음식을 배달하게 한 것은 도기범이 계획하고 지시한 것이다.“내가 지금 당장 티켓 끊어 돌아갈 테니까 이일은 차연에게 비밀로 하고 가서 얘기해.”도 대표는 딸 옆에 있는 진짜 체형이 전태윤과 비슷한 남자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다.“삼촌, 당장 돌아오신다고요? 차연이 일은 아니면 둘째 숙모보고 처리하시라고 하면 안 돼요? 차연이보고 그 남자와 헤어지라고 하면 되잖아요. 딱 봐도 돈 아니겠어요? 우리 도씨 가문 돈이 탐나서 그러는 거겠죠.”상대가 도차연에게 접근한 목적이 돈인 건 사실이다.도기범이 이 일을 계획할 때 이미 그 남자의 모든 정보를 장악했고 그 남자가 도차연으로부터 돈을 얼마 받았는지 도기범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둘째 숙모는 이일을 처리 못 해. 차연이를 응석받이로 키운 사람이 바로 너의 둘째 숙모야. 안 그래도 일이 거의 끝나가 요즘 돌아가려고 생각하던 중인데 이런일이 생겼으니 내가 이곳에 더
하예정이 말했다.“이진 도련님이 아직도 운초에게 꽃 심부름을 시켜요? 장미 한 다발 주세요.”“네.”점원이 장미꽃다발을 포장하는 것을 기다리면서 하예정이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다.점원이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이 저희 급여 올려주셨어요. 요즘 사장님이 가게에 자주 안 오세요. 다른 가게 일 때문에 자주 회의해야 해서요.”여운초가 아직 눈이 보이지 않기에 매번 회의할 때마다 한동호와 함께 참석했다. 한동호는 지금 여운초의 두 팔이고 그녀의 대변인이었다. 한동호의 말이면 여운초의 뜻이기도 하다.두 사람의 배합이 맞기에 여씨 그룹이 여 대표가 수감된 후 잠깐의 부진이 있었지만 이젠 정상 상태로 회복됐고 상승의 기미도 보인다.여씨 가족은 이제야 시름을 놓게 되었다.비록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이 가끔 여씨 그룹을 찾아가 욕하고 부수고 행패를 부리긴 하지만 여씨 그룹 운영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한동호가 매번 경찰에 신고하기 바쁘게 최씨와 김씨 가문은 도망갔다.경찰서에 연행될 때도 있지만 저지른 범행이 며칠 구류하거나 몇십만 벌금하는 것으로 끝나기에 크게 무서워하지도 않았다.두 가문은 여운초가 그들을 불쾌하게 했기에 그들도 여운초를 불쾌하게 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전이진이 무서워 관성에서 여운초에게 직접 태클을 걸지 못했다.“큰 사모님, 우리 사장님 눈 완치될 수 있어요?”점원이 여운초의 눈이 걱정되어 물었다.“나도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겨울 선생님이 아기 낳고 돌아오면 운초 눈을 봐주겠다고 했으니 희망이 있어요. 정겨울 선생님이 독물 치료로는 일등이잖아요. 선생님이 봐주겠다고 했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만일 정겨울 선생님이 가망이 없다고 하면 그건 정말 가망이 없는 것이다.이 말은 하예정이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사장님 눈이 빨리 나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눈이 안 보인다고 나쁜 사람들이 자꾸 괴롭히잖아요.”“그 두 가문에서 아직도 가게에 와서 행패 부려요?”“아니요. 하지만 이 부근에서 왔다 갔다 하는
점원이 장미꽃다발을 포장하여 하예정에게 넘겨주었다.하예정이 돈을 지불하고 꽃다발을 받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서 말했다.“수고해요. 나는 우리 태윤 씨한테 꽃다발 선물하러 가야겠어요. 나 때문에 화났으니 가서 달래야겠죠?”점원이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빨리 가세요.”전씨 가문 남자들은 달래야 말을 듣는 타입이다.꽃집 사장님도 가끔 전이진을 달래야 했다.점원들이 가끔 사장이 사적으로 푸념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었다. ‘남자가 돼서는 어떤 때 보면 여자보다도 옹졸해.’하예정은 꽃필 무렵에서 나와 전씨 그룹으로 향했다.거의 전씨 그룹에 도착하려 할 때 여운초를 보았다.차 한 대가 여운초의 곁에 멈춰 있었고 선글라스를 쓰고 까만 마스크를 한 남자가 여운초의 곁에 서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그러더니 여운초가 웃으면서 그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남자가 이끄는 대로 차 곁으로 가서는 차를 타려 했다.그러던 여운초가 갑자기 그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도망가려 하자 그 남자는 여운초의 목덜미를 손날로 내리찍었고 여운초는 그 자리에 바로 쓰러졌다.이 광경을 본 하예정은 액셀을 힘껏 밟고 차를 쌩하니 달려 그 차 앞으로 돌진했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니 바퀴와 바닥이 마찰이 생기면서 찌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차에 있던 사람과 여운초를 차로 밀어 넣던 남자가 본능적으로 이쪽을 향해 쳐다보았다.하예정이 급히 차에서 내려 달려가면서 까만 마스크를 한 남자를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날리니 그 남자는 발길에 채어 멀리 나가떨어졌다. 그 틈을 타 하예정이 여운초를 차에서 끌어 내리려 했다.그러자 똑같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하고 차에 앉아 있던 남자가 다급하게 액셀을 밟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하예정의 차가 바로 정면에 멈춰있는 탓에 그대로 직진을 못 하고 속도를 낮춰 하예정의 차를 비껴가려는 틈을 타 하예정이 여운초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하예정의 발길에 채워 나뒹굴던 남자가 일어나서 달려오면서 하예정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다시 하예정의 발에 채여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