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진은 입원 부를 나올 때 노동명을 보았다.하예진은 멈춰 섰고 노동명과 눈이 마주쳤다.그녀는 곧 상대방에게로 걸어갔다.“동명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재활을 마치고 기분 전환하러 나왔다가 당신 새 가게에 가려고 했는데 당신이 마침 차를 몰고 떠나길래 뒤로 따라왔어.”노동명은 솔직히 대답했다.노동명은 하예진이 병원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하예진이 전남편 병문안하러 가는 중일 것으로 생각했다.하예진이 주형인과 재결합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노동명은 두려워하며 여전히 주형인을 경계했다.하예진이 병원으로 올 때면 그녀의 따라오거나 집에서 걱정하면서 짜증을 냈다.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노동명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로 지금처럼 성격이 매우 변덕스러웠다.노씨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노동명을 조심했고 심지어 그를 매우 아껴주었다. 노동명의 기뻐하기만 한다면 좋을 대로 내버려 두었다.“우빈이 아빠 보러 갔어?”노동명이 물었다.하예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주머니께서 주형인 씨가 깨어났다고 전화했거든요. 주형인 씨가 깨어나서 ICU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길래 제가 과일과 영양제를 사 들고 병문안하러 왔거든요.”노동명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그래. 우빈이가 유치원에서 나오면 아빠 보이러 갈 거지?”“주말에 데려올 거예요.”하예진은 노동명의 뒤로 갔고 경호원은 말없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하예진이 노동명의 휠체어를 밀고 나갔다.“깨어났다니, 다행이야.”노동명은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어쨌든 우빈의 친아빠니까.”하예진이 대답했다.“네. 동명 씨, 아직 밥 안 드셨죠? 제가 밥 살게요.”“그래. 안 그래도 내가 지금 배가 고파서 당신이 밥 사주기를 기다리던 참이야.”하예진이 말을 이었다.“자꾸 이러시면 안 돼요. 배가 고프면 뭐라도 드셔야 해요. 위가 상하지 않게 하루 세끼를 잘 챙겨서 드셔야죠.”“알았어.”“오늘 재활 치료는 어땠어요?”노동명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하예진이 위로했다.“서
하예진이 낳은 들이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돌보고 친자식처럼 아껴주었다.비록 하예진은 주형인과 이혼했지만 우빈이를 많은 사람이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환경이라면 우빈이는 분명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오후 4시에 데려올 수 있어요. 아마 3시 반쯤 유치원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동명 씨, 오후 시간 되시면 우리 함께 우빈이 데리러 가요. 우빈이가 당신이 데리러 온 걸 보면 기뻐할 거예요.”노동명이 말을 이었다.“난 오전에만 재활 치료하거든. 오후와 저녁에는 할 일도 없어. 집에 앉아 있어도 심심해. 나와서 바람도 쐬면 기분도 좋고.”밖으로 나가면 많은 사람의 동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지만 습관이 된 노동명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이미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지인을 만나도 예전처럼 인사를 나누곤 했다. 더 이상 사람들의 동정이 깃든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노동명은 몸이 불구였지 머리가 불구인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사업을 잘할 수 있었다.노동명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회사로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재활 치료하여 회복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노동명은 노씨 그룹에 수년간의 심혈을 기울여 오늘의 성적을 낸 것이기 때문에 회사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되었다.노동명은 노씨 그룹으로 아내를 맞이할 돈을 벌어야 했다. 다리가 나으면 하예진에게 청혼할 계획이었다.한 번 청혼하여 거절당하면 두 번, 세 번 청혼하여 될 때까지 할 셈이었다.두 사람은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경호원도 말없이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자나가던 사람이 노동명 일행을 본다면 아마 두 사람이 부부인 줄로 알 것이다.주서인이 입원 병동을 나와서 걷고 있는데 노동명을 밀고 가는 하예진을 보더니 이내 멈춰서 남편을 잡아당기며 물었다.“여보, 저 여자가 예진이 아니에요? 뒷모습이 비슷해 보여요.”“밀고 있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이 노 대표 맞죠? 노 대표랑 사귀는 거 아니에요?”그러자 임수찬이 그 모습을 보면서 대답했다.“예
“가끔 보면 당신 누구 편인지도 모르겠다니까. 우리 주씨 집안이 복이 없다면 당신 임씨 집안도 손실이 크잖아요. 형인이와 예진이가 재혼하면 당신도 이득을 보게 되잖아요.”주서인도 남편에게 뭐라고 한마디 했다.“예정이 남편한테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도 예진이 새 가게에서도 일손이 부족할 텐데 그곳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잖아요.”“두 사람이 과거처럼 사이가 좋아지면 내가 시누이 신분으로 새 가게를 돌봐주어 하고요. 외부 사람이 도와주는 것보다 낫잖아요?”임수찬도 이익을 얻고 싶었지만 그는 주서인의 생각이 그림의 떡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임수찬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그림의 떡이야.”말을 마친 임수찬은 아내가 또 꼬집는 것을 피하고자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주서인은 결국 남편의 뒤를 쫓아가 남편을 몇 대 때렸다.주서인 부부는 하예진의 뒤를 계속 따라다니며 하예진과 노동명이 차에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노동명은 하예진의 차에 몸을 실었고 노동명의 차는 그의 경호원이 몰고 하예진의 차 뒤로 따라 떠났다.“빨리 가요. 우리도 같이 따라가요.”주서인은 또 하예진을 미행하려고 했지만 남편은 따라가기 싫어하면서 입을 열었다.“나 가게로 돌아가야 해. 너 따라가고 싶으면 혼자 따라가. 난 시간 없어. 게다가 예진 씨 뒤를 따라가서 뭐 할 건데?”“예진 씨에게 발견된다면 당신을 더 미워할 뿐이야. 병원으로 처남을 보러 왔다고 해서 처남에게 정이 남아서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야. 우빈이를 위해 보러 온 것뿐일걸.우빈이 아니었다면 예진 씨가 처남이 사고 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안 올걸. 경사 났다고 파티라도 벌였을걸.”처남이 오늘 이런 꼴을 당한 것은 정말이지 필연적인 결과였다.처남이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의사선생님은 처남 부상이 너무 심해서 회복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리고 몸이 다 회복되었다고 해도 앞으로 힘든 일을 하거나 과로하게 일하면 안 된다고 했다.이것이 바로 가정을 배반
그 현수막들은 하루 호텔 앞에 걸려져 있었고 고현이 찾아간다 해도 전호영의 동의 없이는 하루 호텔의 사람들이 현수막을 떼어내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고현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였다.오전 내내 전호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본 고현은 조용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이런 써프라이즈를 준비할 줄은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이따가 고현이 강성의 실시간 검색에 오를 것이 뻔했다.고현은 매체 같은 자원을 이용해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고현과 전호영은 신분 때문에 꿈쩍만 해도 실시간 검색에 오르기 일쑤였다.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진도에 대해 자주 물었다.“전씨 셋째 도련님은 고씨 큰 도련님과 사귀었나요?”“두 사람이 정말 함께 한다면 세속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까요?”“두 분 모두 너무 멋있고 부자인데 정말 아쉬워요. 아마 수많은 여자들이 울걸요.”고현은 호텔로 들어갔다.경호원 팀도 고현의 뒤를 따르며 그녀에게 접근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막았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행동에도 경호원들도 어쩔 수 없었다.게다가 고현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진 찍는 것에 관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고현은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돌려 다시 걸어갔다.맞은편 하루 호텔로 향한 것이다.하루 호텔로 도착한 고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전호영이 또 하루 호텔 문 앞 한복판에 커다란 꽃바다를 만들어 놓았고 그 수많은 꽃으로 또 글씨를 새겼기 때문이다.“고현 씨, 당신을 사랑해요.”전호영이 진심일지는 모르지만 그는 사람을 시켜 꽃으로 글씨를 만들었다.아직 사랑이 아닐 수도 있지만 관심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관심 있다는 뜻은 사랑과의 거리도 멀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했다.전호영은 결국 할머니가 파놓은 큰 구덩이에 빨려들고 말았다.고현은 커다란 꽃바다를 보더니 굳은 얼굴로 경호원 팀에게 말했다.“이 꽃들을 다 부숴버리세요.”“고현 씨, 그만 하세요.”전호영이 호텔에서 걸어 나왔다.하얀 양복 차림을 한
“고현 씨, 감동하신 거예요? 이 현수막 내용은 모두 제 진심이에요. 저는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어요.”전호영은 그윽한 눈빛으로 고현을 바라보았다.고현은 몸을 돌려 몇 걸음 걸어가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전호영에게 말을 건넸다.“저 현수막들을 빨리 떼어내세요!”“왜 떼요? 그건 고현 씨에 대한 제 사랑인걸요. 제가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당신이 못 믿길래 제가 여기에 걸어 놓았어요. 날마다 이 현수막들을 게 된다면 마음에 들 수도 있잖아요.”고현은 오랫동안 전호영을 노려보다가 다시 뒤돌아서 걸어갔다.고현은 전호영에 대해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너무 염치없는 녀석이다!전씨 가문은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을 키울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고현 씨!”전호영은 바로 고현의 뒤로 쫓아왔고 그녀를 잡아당겼다.고씨 가문의 경호원은 말리려고 했지만 감히 말릴 수가 없었다.경호원 팀은 전호영과 겨뤄보았기 때문에 전호영의 막강한 실력을 알고 있었다.정말로 막으려 해도 막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게다가 경호원 팀은 고 대표가 전호영을 매우 귀찮아했지만 또 전호영에게 진지하게 따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진호 부부도 전호영을 매우 좋아하고 있었다.고현은 힘껏 전호영의 손을 뿌리치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전 대표, 그만 하세요!”“이 말 외에 다른 하실 말 없으세요?”전호영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고현 씨도 우리와 같은 남자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같은 남자끼리 서로 손 맞잡는 게 뭐가 대수라고 이렇게 민감하게 굴어요? ”“기왕 왔으니 남아서 식사하고 가세요. 제가 살게요.”고현이 차갑게 거절했다.“필요 없어요!”“저 혼자 밥 잘 못 먹는데 우리 함께 식사해요. 제가 고현 씨 좋아하는 음식으로 해드릴게요.”말을 마친 전호영은 다시 고현을 잡아당겼고 고현 역시 그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금세 전호영의 힘센 손에 의해 다시 이끌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고현은 전호영에게 이끌려 가면서 낮고 힘 있는 목소리
전호영은 고개를 돌리더니 농담하면서 고현에게 말을 걸었다.“고현 씨, 저는 당신이 화내는 모습마저도 너무 재미있는걸요.”전호영이 공개적으로 고현에게 구애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고현의 반응은 전호영을 매우 흥미롭게 만들었다. 만약 고현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면 전호영은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전호영은 재미없는 여자가 싫었다.다행히도 고현의 반응이 매우 재미있었던 모양이었다.“전호영 씨!”뒤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전호영과 고현은 모두 멈춰 섰다.두 사람은 들려오는 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사람은 기세등등하게 들어와서 전호영의 앞에 서서 멈추었다. 그리고 고현을 잡고 있었던 전호영의 손을 손바닥으로 힘껏 내리쳤다.이윤정이었다.이윤정은 전호영이 과감하게 하루 호텔에 현수막을 내걸어 또 구애했다는 소식을 받자마자 바로 현장에 와서 확인하였다.그런데 그때 전호영이 파렴치하게 고현을 억지로 끌고 호텔에 들어가는 걸 보았다.그러나 이윤정의 남신이 전호영의 신분 때문에 감히 전호영에게 마구 대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 이윤정이 화를 참지 못했다.결국 저도 모르게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남신을 구하기 시작했다.이윤정은 더 이상 이씨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현에 대한 사랑을 더는 숨기지 않고 공개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고현에게 구애했는데 자신이 왜 안 되느냐는 생각일 것이다.이윤정은 무술을 배웠지만 너무 막강한 실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손바닥 힘은 보통 사람에게는 그래도 좀 아플 수도 있겠지만 무술 실력이 있는 전호영에게는 아무런 작용도 일으키지 못했다.하여 이윤정은 고현을 잡고 있었던 전호영의 손을 떼어내지 못했다. 뒤이어 전호영은 경호원까지 불렀다.“이 여자를 당장 쫓아내세요. 오늘 이후로 절대로 이 여자를 하루 호텔로 들여보내지 마세요!”경호원은 바로 와서 이윤정을 제압하려고 했다.이윤정은 경호원들을 피해 또 소리쳤다.“전호영 씨, 감히 저한테 이렇게 행동하셔도 되는
이 소문들은 강성 전체에 퍼지고 말았다.고현을 사모하는 여자들은 모두 이가 갈리도록 전호영을 매우 미워하고 있었다. 모두가 연합하여 전호영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전호영의 배후를 생각하더니 또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건드려서는 안 되는 상대였기 때문이다.전호영은 생글생글 웃는 고양이 같았지만 사실은 호랑이였다. 웃으면서 사람을 먹어버리고는 뼈도 뱉지 않을 타입이다.고현을 사모하는 여자들 모두 전호영에게 덤벼든다 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호화로운 룸 안에는 십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크고 둥근 탁자가 놓였지만 현재 전호영과 고현 두 사람만 앉아있었다.큰 테이블 위에도 진수성찬이 아닌 여섯 가지 반찬과 국물 한 그릇만 놓여있었다.그리고 고급술 두 병도 놓여졌다.고씨 가문의 경호원은 옆 룸에서 식사했다. 물론 전호영이 계산한다.약혼녀를 보호하는 사람인데 푸대접하면 안 되였다.“고현 씨, 이 요리들을 드셔보세요. 제가 당신을 위해 직접 만든 요리예요.”전호영은 고현에게 국 한 그릇을 떠주며 말했다.“누구를 위해 요리해 본지도 오랜만이네요.”고현은 썩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영광이네요.”전호영은 직접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말이다.“그러니까요. 정말 당신의 영광이에요. 저의 아버지 어머니마저도 제가 만든 요리를 먹을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우리 할머니께서 드시고 싶어 하실 때에만 제가 직접 요리를 해드려요. 우리 아홉 형제 모두 요리할 줄 알아요. 다만 우리 할머니께서 강제적으로 시켰을 뿐이죠.”“우리 큰형의 요리 솜씨도 매우 훌륭해요. 과거 신분을 숨기고 우리 형수님의 관심을 끌려고 했을 때도 우리 큰형이 요리를 도맡아 하셨거든요.”고현은 전호영을 빤히 쳐다보았다.“저를 보지 마세요. 저는 여전히 잘생겼어요.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 마음속으로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전호영은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고현도 자신이 여자라는
“당신이 방금 이윤정에게 한 행동은 결국 이윤정 씨와 이윤미 씨의 갈등만 커지게 할 뿐이에요.”고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씨 가문은 지금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사실 가문 내부에서는 이미 평온하지 못할걸요. 당신이 두 사람 사이에 불덩이를 던진 거나 다름없어요.”전호영은 뻔뻔하게 고현에게 구애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교양있는 사람으로서 함부로 사람에게 화를 내는 사람은 아니었다.연회 때 전호영이 연적들과 말싸움을 벌였을 때마저도 욕 한 번 한적 없는 모습을 보고 연적들은 전호영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을 뿐 화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이윤정과 마주친 전호영은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전호영은 살며시 웃으면서 대답했다.“제가 두 사람 사이에 불을 붙이지 않아도 그들도 평온하게 지내지는 못할 거예요. 그날 연회 때 저도 눈치챘어요. 이윤미는 이씨 가문의 사람들에 의해 고립되었다는 것을요. 그들은 모두 이윤정 편에 서 있었죠.”“이 가주는 이윤미라는 친딸을 아끼시지 않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이윤미에게 주어야 할 권력은 다 주셨거든요. 이젠 이윤미가 그 권력들을 잘 잡느냐에 달린 거죠.”“이 가주도 감정상 이윤정을 더 많이 예뻐하겠죠. 자식이 뒤바뀐 줄도 모른 채 친딸처럼 곁에 두고 키워왔으니.”“하지만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한 거죠. 이 가주는 친딸 편에 서 있거든요.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절대로 외부인에게 줄 리가 없거든요.”“이 가주의 아들 며느리들도 곁에서 부추기고 있어요. 가짜 딸과 친딸이 서로 싸워서 둘 다 낭패를 보아 그 가운데서 이익을 챙길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전호영은 하예정이 이경혜에게 다가가 사실을 확인받았다는 것을 전태윤에게서 전해 들었다. 이경혜가 여동생을 데리고 보육원으로 갔을 때는 겨우8세였다.친정 가족에 대한 모든 일을 다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인 일들은 기억하고 있었다.예를 들어, 이경혜 자매의 어머니는 매우 바빴고 이경혜는 어렸을 때부터 아가씨라고 불리웠고 이모 두 분 계셨다.그러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