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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주형인은 서현주를 힐끗 쳐다보더니 장난치는 듯한 말투로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어? 아침에 예진이의 가게에서 아침을 먹고 우빈이와 좀 놀았어. 난 자기가 예진이 앞에서 나를 혼내며 망신 줄까 봐 두려웠는데, 우빈이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난 당신이 정한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걸 보고, 애들을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

임정한이 지난번에 서현주의 화장품을 망가뜨린 이후로 서현주는 그 아이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주서인과 주형인이 남매 관계를 끊지 않는 한, 그들은 계속 집에 찾아올 것이고, 그녀도 침실문을 잠글 수밖에 없다.

서현주는 주서인의 세 아이는 모두 시부모가 키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부모는 친손자인 우빈이보다도 세 명의 외손주를 더 이뻐한다.

임정한이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도 시부모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마음대로 놀도록 내버려 두었다.

서현주는 노인들이 아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임정한이 집에 돌아가고 나면 시어머니가 항상 그녀에게 방을 치우라고 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지저분한 꼴을 보기 싫은 사람이 치우라지, 어쨌든 내 방만 지저분하지 않으면 돼.’

서현주가 못 들은 척하자 결국은 시부모가 어질러진 집을 거두었다. 한두 번 집을 거두다 지쳐버린 시부모도 후에는 임정한이 집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시부모와 시누이와 수없이 싸운 끝에 서현주는 그들보다 더 독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형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를 제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난 애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개구쟁이가 싫어요. 우빈이처럼 철이 들고 귀여운 아이는 싫지 않아요. 그렇다고 나의 라이벌인 하예진의 아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예진인 이젠 당신의 라이벌이 아니야. 우린 이미 이혼했어.”

“오빤 재혼할 생각이 없고 하예진은 더더욱 없는 걸 알아요. 하지만 오빠 가족들은 항상 오빠 앞에서 내 흉을 보며 하예진이 더 좋다고 말하잖아요.”

주형인이 급히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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