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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구시혁은 내 텅 빈 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이? 우리한테 애가 있었어?”

구시혁은 몇 초 동안 제자리에서 얼어붙더니 분노에 사로잡혀 머리를 감싼 채 뒤로 물러갔고 이윽고 조아린의 가슴을 발로 찼다.

“죽여버릴 거야!”

분노에 찬 구시혁이 달려가 조아린에게 올라타더니 머리에 주먹을 연달아 날렸고 조아린은 반격할 힘이 없었다.

“대표님, 저 대표님과 5년을 함께 했고 10년을 알고 지냈는데 이미 받은 벌로 충분하지 않나요? 게다가 대표님께서는 유부남이라고 한 적도 없고 전에도 귀찮게 굴던 여자들 제가 잘 처리했는데...”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더 무거운 주먹만 부를 뿐이었고 조아린의 입은 맞아서 비틀어지고 바닥에는 그녀의 피와 부러진 이빨만 남았다.

조아린이 맞아 죽기 직전 의사가 나타나 큰 소리로 구시혁에게 쉬는데 방해가 된다며 그만두라고 말했다.

구타당한 조아린은 바닥에 쓰러져 부자연스럽게 경련을 일으켰고 의사는 응급실로 데려갔다.

구시혁은 말리지 않고 나를 꽉 안은 채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의사는 외부 구타와 자궁 손상으로 인해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다고 말했고 이 끔찍한 소식을 들었을 때 마치 내 뇌는 생각을 멈춘 것 같았다.

로봇처럼 머리를 돌린 나는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구시혁에게 물었다.

“거짓말이야, 그렇지?”

시선을 내려 충혈된 눈을 감춘 구시혁이 내 손을 잡았다.

“나중에 꼭 다시 우리 아이 가질 거야, 약속할게.”

이렇게 말하며 그는 굳어진 얼굴로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고 나는 한 달 동안 입원해서야 퇴원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구시혁은 매일 나를 보러 왔고 그의 몸에서는 날마다 더 짙은 피 냄새가 났다.

내가 정신을 차린 뒤 그는 날 괴롭혔던 직원들을 속속들이 내 앞으로 데려왔다.

예외 없이 모두들 떨고 있었고 도착하자마자 앞장서서 무릎을 꿇고 나에게 엎드리며 사과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뺨을 때리고 어떤 사람은 직접 칼을 꺼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모두의 눈엔 깊은 공포만 담겨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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