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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나루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11 18:44:39
공기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짜악-

구원의 소리 대신 조아린의 따귀 한 대가 나를 맞이했다.

“네가 대표님 아내면 나는 뭐야? 대표님 곁에서 5년을 있었고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어도 결혼했단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빌어먹을 년이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해?”

나는 피를 뱉으며 힘겹게 입을 벙긋해 설명했다.

“우린 소꿉친구고 내가 진짜 그 사람 아내야.”

구시혁의 이름을 들은 다른 비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아린을 말리려 했지만 조아린은 상관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대표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저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역겨운 표정으로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고 찢어진 내 치마는 걸레처럼 옆으로 던져졌다.

나는 장신구는 물론이고 명품 가방 하나도 들고 있지 않은 데다 도시락 가방도 허접한 천 가방에 불과했다.

조아린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가난뱅이 여자를 봐요. 온몸에 명품 하나 없는데 어떻게 사모님이에요?”

내가 겨우 숨을 돌리려는데 하체에 온기가 느껴졌고 가슴 밑바닥에서 불길한 느낌이 올라왔다.

“피, 피를 흘리고 있어!”

비서가 당황한 듯 뒤로 물러섰다.

나는 심장이 뛰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힘겹게 손을 들어 무언가를 잡으려 했지만 내 밑에서 더 거세게 흐르는 피만 느껴졌다.

조아린이 슬쩍 보고는 그녀를 나무랐다.

“왜 소리는 질러요? 그냥 피 좀 흐르는 게 뭐가 무서워요? 그리고 이 여자는 내연녀고 배 속의 아이는 잡종이에요. 잡종은 때려죽이는 게 섭리죠.”

사람들은 침묵했고 아무도 날 위해 나서지 않았다.

나는 배를 감싼 채 애원하듯 말했다.

“제발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내 아기, 아기...”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고 나서지 않았고 모두들 내가 유산하는 것을 은근히 기뻐하는 듯 기다리기만 했다.

조아린은 내가 피를 흘리는 동안 장장 10분 동안 조용히 나를 지켜보더니 그제야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구급차를 불러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시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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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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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ᅳ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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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 왜 이렇게 부었어?”구시혁이 내 얼굴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을 보자 조아린은 마음을 내려놓고 헛소리를 이어갔다.하지만 내 눈이 붓고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라 처참하고 볼품없어서 구시혁이 내 얼굴을 못 알아본다는 걸 그녀는 몰랐다.얼마나 처참했으면 소꿉친구인 구시혁도 나를 바로 알아보지 못할까.구시혁은 조금 불안해했지만 어쨌든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 프런트도 아래층 경비들도 전부 해고하지.”대표가 화를 내자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고 지시를 마친 구시혁이 걸음을 옮겨 다시 떠나려는데 문득 무언가 자신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가 그의 바짓단을 붙잡고 있었다.“구슬...”그 말에 구시혁은 온몸을 떨었다.구슬은 그의 태명으로 우리 둘만 아는 이름이었고 조아린은 질투에 찬 목소리로 달려와 우리를 떼어놓으려 했다. “대표님, 이 여자는 미쳤어요. 다른 병을 옮길지도 모르니까 멀리하세요.”하지만 그 순간 구시혁은 조아린을 힘껏 밀어내며 소리쳤다.“꺼져!”조아린은 더욱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모두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했다.조아린만 여전히 무언가 말하려고 애쓰며 도발했고 구시혁은 조심스럽게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불렀다.“손지연.”그리고 다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괜찮아, 괜찮을 거야.”늘 차갑고 차분하던 대표님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에 다들 마음속의 공포가 더욱 커졌고 바닥으로 밀려난 조아린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누가 이런 거야?”구시혁은 나를 안아 들며 분노에 휩싸인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나는 찌푸린 그의 미간을 풀어주려 손을 뻗었지만 손을 들 힘도 없이 피를 한입 가득 뱉어냈다고 그의 값비싼 양복이 피로 물들었다.곧 나는 마침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빠졌고 다시 깨어났을 땐 병원이었으며 구시혁은 없고 가정부만 내 곁에 있었다.그녀는 깨어난 나를 보고 반가워하며 물 한 잔을 건넸다.“대표님은 일이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6화

    나는 완전히 기운을 잃어 죽은 물고기처럼 바닥에 누워 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검게 둘러싸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저승사자처럼 나를 칼로 찔렀고 조아린은 모두를 공범으로 만들며 날 지옥으로 보냈다.처음에는 통곡하며 힘껏 몸부림치다가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조아린은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웃으며 만족스럽게 지켜봤지만 그녀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들에게 말했다.“저 눈은 보기만 해도 짜증 나는데 여러분 중 나를 위해 이 눈을 없애는 사람은 다음 분기 보너스를 두 배로 줄게요.”이 말이 나오는 순간 많은 사람들의 눈이 반짝였고 처음 불렀던 깡마른 여직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할게요.”그녀는 작은 커터 칼을 손에 쥔 채 한 걸음씩 나에게 다가왔고 그때 한 사람이 나섰다.“커터 칼로는 너무 쉽죠. 아린 씨, 나한테 기회를 줘요.”조금 전 내 편을 들어주었던 사람이었다.조아린을 등진 그녀의 눈에서 나는 죄책감과 함께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는 걸 보았다.‘조금만 참아요.’그녀가 내 머리를 바닥에서 끄집어 들고 다시 한번 테이블 모서리에 박았다.아팠지만 중요한 부위인 눈은 피해 갈 수 있었고 조아린은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조준을 잘 못하는데.”그때 문이 열리며 남자가 재빨리 다가와 무섭게 다그쳤다.“뭐 하는 거야?”여전히 바닥에 엎드려 있던 나는 손을 들고 구시혁의 품에 뛰어들어 내가 어렵게 임신한 아이가 눈앞의 여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조아린이 먼저 내 앞에 나서서 구시혁에게 부드럽게 설명했다.“대표님, 아까 말씀드린 그 싸구려 여자예요.”구시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아무리 사람을 쫓아내는 거라도 이건 너무하잖아.”조아린이 피식 웃었다.“대표님이 너무 친절하신 거예요. 이 여자는 보기만큼 순진하지 않은 미친년이에요. 내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니까 미친 듯이 칼을 들고 나를 향해 달려와서 누구든 찌르려고 했어요. 제가 재빨리 대응하지 않았다면 이 여자에게 큰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5화

    “그 여자가 가져온 도시락인데 본인처럼 참 싸요. 대표님은 모르시겠지만 요즘 마트에서 라면 사면 주는 도시락이 딱 이렇거든요. 요즘 프런트는 일을 무책임하게 하나 봐요, 개나 소나 다 회사로 들여보내요.”조아린은 구시혁의 얼굴이 점점 추해지는 것도 모른 채 여전히 주절거리고 있었다.“조아린, 한낱 비서인 네가 왜 회사 일을 결정해.”이 말 때문에 구시혁이 떠난 후 조아린은 기분이 더 나빠졌고 그녀는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다.“이 나쁜 년, 대표님이 나한테 심한 말을 하게 만들었어.”조아린의 눈 밑에서 이상한 빛이 번쩍이며 내 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말해, 내가 네 배를 갈라버리면 대표님이 날 칭찬하지 않을까?”나는 애써 버티며 그녀를 괴물처럼 바라보았다.그녀가 내 배를 세게 발로 찼을 때 태아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아기는 이미 죽어 있었고 내 마음도 죽었다. 이제 그녀는 심지어 내 아기를 산 채로 파내려고 했다.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죽을 수 없다고 자신에게 상기시켰다.아직 내 아이의 복수를 하지 못했으니까.조아린은 비웃으며 내 눈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이 참 역겨워. 그걸로 대표님을 유혹한 거야?”그녀는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다.“조용히 네 눈알만 빼는 건 나한테 너무 쉬운 일이야.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처리해야지. 그래야 앞으로 아무도 감히 대표님을 뺏어가지 못하지.”이윽고 그녀는 내 머리채를 잡아당겨 회의실에서 복도로 끌고 나갔다.“이 여자가 대표님을 꼬시고 갖은 수작을 부려 대표님 아이까지 임신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제가 대표님과 어떤 관계인지 아시잖아요. 오늘은 제 사랑을 지키고 대표님을 유혹하려 하면 어떻게 되는지 여러분에게 보여드릴게요!”주변 사람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켰다.조아린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람들 속에 있는 마른 여직원을 가리켰다.“그래요, 바로 그쪽. 여기로 나와요.”그 여직원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떨면서 조아린에게 다가갔다.“지난번에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4화

    이 말을 들은 조아린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속상한 듯 말했다.“대표님, 오늘 햇볕이 이렇게 뜨거운데 더위라도 먹으면 어떡해요. 정아 씨한테 데리러 가라고 할게요.”“됐어, 회사 지나가는 길이야.”“네, 대표님. 그럼 정아 씨에게 지하 주차장으로 모시러 가라고 할게요.”“그래.”나는 거의 절망에 빠졌다.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조아린이 세심하고 대표님이 고생하는 걸 못 본다며 칭찬했고 조아린은 사모님이라도 된 듯한 표정을 지었다.“당연하죠, 진정한 사랑은 모든 면에서 배려해 줘야죠.”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쳐다보며 매섭게 쏘아붙였다.“하지만 내 남자를 노리는 것들은 전부 죽여버릴 거야!”제 뺨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얇은 천으로는 내 몸을 다 가리지 못해 살결이 허공에 그대로 드러났다. 불룩했던 배는 이제 한껏 평평해진 상태였다.나는 속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쪼그라든 배를 만지며 조용히 울었다.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미안했다.나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매섭게 노려보며 그들의 얼굴을 기억해서 내 아이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특히 조아린은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눈빛이 왜 그래?”조아린은 또다시 내 뺨을 때렸다.“끝날 때까지 얌전히 있지 못하네.”그녀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가슴이 이렇게 큰데 진짜야? 내가 바람 좀 빼줄까?”그녀는 커터 칼을 들고 나한테 한 걸음씩 다가왔고 사악한 표정은 꼭 악귀 같았다.“아악!”비명과 함께 칼이 내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자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나는 고통으로 기절할 뻔했고 몸을 가눌 힘조차 없었다.이때 문밖에서 구시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조아린, 내 서류 어디 있어?”조아린의 손이 떨리더니 칼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녀는 다른 비서를 향해 눈짓하더니 옷을 정리한 뒤 문을 열고 나갔다.“대표님,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서류.”“여기요, 바로 드릴게요.”잠시 침묵이 흘렀고 나는 도움을 청하려고 최대한 입을 크게 벌려 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3화

    공기엔 잠시 정적이 흘렀다.짜악-구원의 소리 대신 조아린의 따귀 한 대가 나를 맞이했다.“네가 대표님 아내면 나는 뭐야? 대표님 곁에서 5년을 있었고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어도 결혼했단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빌어먹을 년이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해?”나는 피를 뱉으며 힘겹게 입을 벙긋해 설명했다.“우린 소꿉친구고 내가 진짜 그 사람 아내야.”구시혁의 이름을 들은 다른 비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아린을 말리려 했지만 조아린은 상관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대표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저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녀는 역겨운 표정으로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고 찢어진 내 치마는 걸레처럼 옆으로 던져졌다.나는 장신구는 물론이고 명품 가방 하나도 들고 있지 않은 데다 도시락 가방도 허접한 천 가방에 불과했다.조아린은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눈앞에 있는 가난뱅이 여자를 봐요. 온몸에 명품 하나 없는데 어떻게 사모님이에요?”내가 겨우 숨을 돌리려는데 하체에 온기가 느껴졌고 가슴 밑바닥에서 불길한 느낌이 올라왔다.“피, 피를 흘리고 있어!”비서가 당황한 듯 뒤로 물러섰다.나는 심장이 뛰고 당황하기 시작했다.힘겹게 손을 들어 무언가를 잡으려 했지만 내 밑에서 더 거세게 흐르는 피만 느껴졌다.조아린이 슬쩍 보고는 그녀를 나무랐다.“왜 소리는 질러요? 그냥 피 좀 흐르는 게 뭐가 무서워요? 그리고 이 여자는 내연녀고 배 속의 아이는 잡종이에요. 잡종은 때려죽이는 게 섭리죠.”사람들은 침묵했고 아무도 날 위해 나서지 않았다.나는 배를 감싼 채 애원하듯 말했다.“제발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내 아기, 아기...”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고 나서지 않았고 모두들 내가 유산하는 것을 은근히 기뻐하는 듯 기다리기만 했다.조아린은 내가 피를 흘리는 동안 장장 10분 동안 조용히 나를 지켜보더니 그제야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구급차를 불러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시혁의 목소리가 들렸다.“무슨 일이야?”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2화

    나는 이제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조아린은 비웃으며 당당하게 문을 열어젖혔다.“이 여자가 대표님을 꼬시려고 해서 한 수 가르쳐주려고요.”문 앞에 있던 몇 안 되는 비서들의 표정이 경멸적으로 변했다.“대표님이 너무 훌륭해서 이런 천한 것도 다 꼬시려고 드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린 씨. 5년 동안 대표님 곁을 지켰으니까 대표님 마음속엔 아린 씨만 있을 테니까요.”조아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당연하죠.”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바닥에 볼품없이 쓰러져 있는 나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롱했다.“꼭 당해야 정신 차리는 사람이 있죠.”내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거는데 갑자기 조아린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내 휴대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곧 휴대폰을 뺏어간 그녀의 눈빛이 번뜩이더니 매섭게 내 휴대폰 뒷면을 응시했다.“대놓고 수작 부리네. 어디서 대표님과 몰래 커플 케이스를 써.”휴대폰은 바닥에 내팽개쳐져 산산조각이 났다.“나쁜 년!”조아린은 성난 암사자처럼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 내 뺨을 연달아 때렸다.“그냥 보내주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 너 같은 년들은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리지.”나는 그녀에게 걸레처럼 바닥에 던져졌다.“여러분, 이 여자가 대표님을 유혹했으니 옷을 벗기는 게 어때요?”다른 비서 몇 명이 즉각 반응하며 행동에 나섰고 나는 손과 발을 이용해 문 쪽으로 기어가려고 했다.손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며 조아린이 내 왼손을 밟았고 열 손가락 전부 밟히자 나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다른 여성 몇 명이 재빨리 다가와 나를 붙잡자 조아린은 쭈그리고 앉아 악의와 장난기가 섞인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얼굴은 예쁘장하네. 걱정하지 마, 얼굴은 안 건드리고 네 옷을 다 벗기면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테니까. 얼굴이 망가지면 사람들이 네가 망할 년이란 걸 알아보지 못할 텐데 그러면 안 되잖아.”나는 몸을 떨며 배를 보호하려고 애썼지만 움직일 수

  • 난 아내가 아니었다   제1화

    최근 입맛이 없고 먹는 대로 다 토해서 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의사가 임신 사실을 알려주는 순간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남편과 나는 어릴 적부터 붙어 다니며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해 임신을 준비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남편은 나를 위로했다.“임신은 자연스럽게 되는 거지. 우리 아기가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이제 그 완벽한 때가 왔다.“사모님, 벌써 임신 4개월째라 태아가 안정됐지만 외부에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살짝 불룩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는 내 얼굴에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놀랍게도 벌써 4개월이란다.생리 주기가 항상 불규칙하고 허리에 살이 한겹 쪘어도 단순히 최근 많이 먹은 탓이라고 여겼다.집으로 돌아온 나는 기쁜 마음을 품은 채 음식을 했고 남편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하면서 직접 이 좋은 소식을 알려주려 했다.도시락을 챙긴 뒤 나는 순조롭게 구성그룹 대문으로 들어섰고 남편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한 예쁘장한 여성이 나를 멈춰 세웠다.“뭐 하는 거예요?”그녀는 차갑고 불친절한 어투로 날 훑어보며 말했고 나는 도시락을 들어 그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구시혁 씨한테 밥 전해주려고요.”남들 앞에서 난 구시혁을 남편이라고 부르지 않는 편이었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비꼬는 어투로 말했다.“가정부였어요? 전 대표님 비서 실장 조아린이예요. 음식은 저에게 주시고 이만 가세요.”나는 고개를 저었다.“나는 가정부가 아니고 대표님께 직접 음식을 전달하러 갈 테니 들여보내 주세요.”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 여자는 화를 내며 내 손에서 도시락을 낚아챘다.“당신이 뭔데? 가정부 주제에 어디 대표님을 꼬시려고. 옷도 야살스럽게 입었네. 내가 오늘 당신 제대로 혼내줄게.”그러고는 재빨리 나를 회의실로 끌고 들어가 문을 닫더니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렸다.내 뺨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머리를 한 대 더 맞았다.아이!나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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