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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 여자가 가져온 도시락인데 본인처럼 참 싸요. 대표님은 모르시겠지만 요즘 마트에서 라면 사면 주는 도시락이 딱 이렇거든요. 요즘 프런트는 일을 무책임하게 하나 봐요, 개나 소나 다 회사로 들여보내요.”

조아린은 구시혁의 얼굴이 점점 추해지는 것도 모른 채 여전히 주절거리고 있었다.

“조아린, 한낱 비서인 네가 왜 회사 일을 결정해.”

이 말 때문에 구시혁이 떠난 후 조아린은 기분이 더 나빠졌고 그녀는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다.

“이 나쁜 년, 대표님이 나한테 심한 말을 하게 만들었어.”

조아린의 눈 밑에서 이상한 빛이 번쩍이며 내 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말해, 내가 네 배를 갈라버리면 대표님이 날 칭찬하지 않을까?”

나는 애써 버티며 그녀를 괴물처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내 배를 세게 발로 찼을 때 태아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기는 이미 죽어 있었고 내 마음도 죽었다. 이제 그녀는 심지어 내 아기를 산 채로 파내려고 했다.

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죽을 수 없다고 자신에게 상기시켰다.

아직 내 아이의 복수를 하지 못했으니까.

조아린은 비웃으며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참 역겨워. 그걸로 대표님을 유혹한 거야?”

그녀는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다.

“조용히 네 눈알만 빼는 건 나한테 너무 쉬운 일이야.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처리해야지. 그래야 앞으로 아무도 감히 대표님을 뺏어가지 못하지.”

이윽고 그녀는 내 머리채를 잡아당겨 회의실에서 복도로 끌고 나갔다.

“이 여자가 대표님을 꼬시고 갖은 수작을 부려 대표님 아이까지 임신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제가 대표님과 어떤 관계인지 아시잖아요. 오늘은 제 사랑을 지키고 대표님을 유혹하려 하면 어떻게 되는지 여러분에게 보여드릴게요!”

주변 사람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켰다.

조아린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람들 속에 있는 마른 여직원을 가리켰다.

“그래요, 바로 그쪽. 여기로 나와요.”

그 여직원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떨면서 조아린에게 다가갔다.

“지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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