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는 의사인 허연후가 열을 내리는 좋은 방법이라도 알고 있는 줄 알고 궁금해하며 물었다.“무슨 방법인데요?”허연후는 한지혜의 귓가에 엎드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랑 격렬하게 무언가를 하면 돼. 땀 뻘뻘 흘리고 나면 열이 자연스럽게 내릴 거니까.”허연후의 말을 들은 한지혜는 차가운 눈으로 허연후를 흘겨보며 말했다.“다시 한번 헛소리하면 기회도 없어요.”한지혜의 말에 놀란 허연후는 얌전히 눕더니 말했다.“말 안 할게. 약이나 찾아줘.”약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연후는 잠이 들었다.피곤했던 터라 오랜 시간
“허세는, 아주 허세가 하늘을 찌르겠다.”“너 그거 질투야, 내가 너랑 똑같이 굴면 안 되지.”허연후는 육문주 때문에 분통이 터져 한지혜를 끌어안으며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지금 시대에 내가 와이프와 자식이 없다고 이렇게 모욕을 당한다는 게 말이 돼? 지혜야, 우리 앞으로 여덟 쌍둥이를 낳자. 저 두 사람 울화통 터지게.”천우는 큰 눈을 몇 번 깜빡이며 말했다.“우리 이모 사람이지 돼지가 아니에요. 어떻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낳아요. 삼촌 바보예요?”또 한 번 타격을 받은 허연후는 천우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너는 어
하지연은 감격에 겨워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말했다.“저희 엄마도 같이 가면 안 돼요?”금사락은 웃으며 하지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연히 같이 가야지, 앞으로 계속 네 옆에 있어 줄 거야. 널 이렇게 잘 키워주셨잖아. 우리 허씨 가문의 평생 은인이야.”“그럼 내 이름을 바꿔야 하나요? 나는 허가은라는 이름이 싫어요. 이 이름을 들으면 나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 생각나요.”“그 이름 말고 성씨만 허자로 바꿔서 앞으로는 허지연 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하지연은 설레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듣기 좋네요. 마음에 들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핑크빛으로 물들었다.예쁜 요염한 눈에는 잔잔한 빛이 반짝거렸다.“오빠, 내가 고인우를 좋아하는 사실을 걔한테 말하지 않으면 안 돼요?”허연후는 부끄러워하는 하지연의 모습에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지연이는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할 생각 없어? 네가 고인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빠도 아는데.”하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몸이 좋아지면 내가 직접 고백할 거예요.”“그래, 만약 싫다고 하면 오빠가 납치해서라도 결혼시켜 줄게.”“그건 싫어요. 억지로 비틀어 짜낸 참외는 달지 않잖아요.”“
허가은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부서질 듯이 이를 악물며 마음속으로 욕했다.‘한지혜, 오빠는 내 꺼야, 너는 영원히 꿈도 꾸지 마.’말을 마친 허가은은 연회장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허연후와 한지혜가 함께 연회장에 들어서자 흰색 양복 차림을 한 천우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더니 두 팔을 벌려 한지혜의 품속으로 뛰어들며 말했다.“이모, 내가 이모 주려고 몰래 케이크 몇 조각 남겨놨어요, 전부 다 이모가 좋아하는 맛이에요.”천우의 말을 들은 한지혜는 하루의 피로가 전부 사라지는 것 같았다.한지혜는 웃으며 천우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바로 이때, 누군가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한지혜가 허가은한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단번에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 뺨을 세차게 때렸다.허가은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떨떨하기만 했다.하지만 그녀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한지혜는 또다시 한쪽 뺨을 때리며 살벌하게 경고했다.“허가은, 넌 오늘 죽었어!”말을 마친 뒤, 한지혜는 하이힐을 신은 발로 그녀의 배를 걷어찼고 허가은 몇 발짝 뒤로 물러나다가 그대로 넘어지고 말했다.심장병을 앓고 있는 허가은의 허약한 체력과는 반대로 한지혜는 어릴 때부터 싸움에 이골이 난 사람이라 허가은
한지혜는 핸드폰을 꺼내 다급히 허재용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5분도 안 돼서 모든 사람이 도착했다.조수아는 도착하자마자 한지혜가 허연후를 안고 대성통곡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냉큼 달려가 물었다.“지혜야, 이게 무슨 일이야?”그러자 한지혜가 답했다.“수아야, 허가은이 연후 씨한테 흥분제를 먹였어. 거기에 기억이 상실되는 약도 탔다는데 이제 더 이상 나를 기억 못 할 수도 있대.”그녀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그중 허재용이 재빨리 아래 사람에게 당부했다.“당장 연후를 병원으로 데려가.”얼마 지나지 않아 경
그렇게 허연후는 3일 내내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그리고 4일째 되는 날 아침, 드디어 그가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한지혜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녀는 한창 따뜻한 물수건으로 그의 몸을 닦아주고 있었다.그 모습에 허연후는 단번에 한지혜를 밀치더니 다 갈라진 목소리로 차갑게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그의 목소리에 한지혜가 냉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허연후는 한껏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는데 그의 말투와 행동만 보아도 자신을 못 알아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바로 이때, 밖에서 하지연이 병실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