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의 눈물과 육문주의 피가 서로 뒤섞여 짜고 떫은 맛을 냈다.그 맛은 어느새 조수아의 입안을 가득 채웠다.조수아는 영원히 2년 전 아이를 잃었을 때의 슬픔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작은 아이의 시신을 봤을 때 느꼈던 그 절망감은 한평생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지난 2년 동안 조수아는 거의 매일 밤 같은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아이가 계속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매일 잠에서 깨면 그녀의 베개는 이미 눈물로 축축이 젖어있었다.나날이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이 더해갔고 끝내 우울증이 재발하고야 말았다.하지만 조수아를 그토
사실, 천우는 다 알고 있었음에도 마음속에 담아두고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두 살배기의 천우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진실이었다.혼자 마음속에 삼켜두고 끙끙 앓았을 천우를 생각하며 조수아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조수아는 천우를 품에 안고 끊임없이 뽀뽀를 퍼부었다.“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눈치도 없이 하루빨리 알아채지 못했어. 네 아빠가 엄마한테 이 사실을 2년 동안이나 숨겼어. 그래서 천우한테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 해줘서 엄마도 너무 슬퍼.”조수아가 눈물을 뚝뚝 떨구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자 천우도 따라 눈시울이 붉어
육문주의 손길이 닿자 조수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몸을 피했다.“대표님, 우리 이미 이혼했는데 존댓말을 해주시죠. 저는 대표님 같은 남자 친구를 둔 적 없거든요.”육문주는 그 말을 듣고서야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20분만 기다려 줄래?”육문주는 그 말만 남기고 병실을 떠났다.사실 조수아는 아직 밖이기에 너무 가깝게 지내면 안 된다고 육문주를 일깨워준 것이다.만약 다른 사람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들키게 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조수아는 이미 육문주를 용서했다. 대신 병원에서 보는
주지훈은 수를 생각해 낼 정도로 불안했을 천우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동시에 두렵기도 했다.그는 손가락으로 천우의 이마를 가볍게 콕콕 찍었다.“네가 얼마나 위험한 생각을 했는지 알아? 만약 얼굴을 다치기라도 했다면 나중에 예쁜 아내를 얻을 수도 없어.”“그럼, 저도 아빠처럼 가면을 쓰면 되죠. 아빠도 그 가면으로 엄마를 감쪽같이 속였잖아요.”너무도 똑똑한 천우 앞에서 주지훈도 어쩔 바를 몰랐다.의사의 허락을 받고 돌아온 조수아는 천우의 약 몇 봉지를 들고 병실로 돌아왔다.잠시 후, 세 사람은 조수아의 집으로 향했
육문주는 비록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지만 그들의 표정을 보면 그가 한 추측이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했다.그리고 살짝 입꼬리를 올리더니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물건을 가지고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본 조수아는 호기심에 물었다.“저 사람들에게 무슨 증거를 남긴 거야?”육문주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넌 모르는 게 나아.”“문주 씨.”육문주가 그렇게 말하니 조수아는 왠지 불안해졌다.“배후에 있는 그 사람, 엄청 위험한 사람이지?”“맞아.”육문주의 솔직한 답변에 조수아는 더욱 긴장
하지만 그걸 모두 놓쳐버린 것이다.그저 자기 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천우 보러 가끔 가는 게 전부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조수아는 그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그 모습을 본 육문주는 마음이 아팠다.“수아야, 앞으로 같이 보낼 시간이 많은 데 너무 슬퍼하지 마. 이제 우리 행복한 일만 남았어.”“이제야 아들을 찾아서 너무 기뻐 그러는데 왜 방해하시지?”조수아가 육문주를 살짝 놀려보자 그는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있다가 대뜸 천우의 귀에 속삭였다.“아들아, 네 엄마 너무 무서워.”그러자 천우는 냉큼 조수아의 목을 끌어안고
조수아는 한창 자기 아들의 잘생긴 외모를 감상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방해하는 육문주의 말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육 대표님, 저희는 아직까지 이혼한 사이란걸 잊지 말아 주세요.”하지만 육문주는 작게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조 변호사님, 이혼해도 충분히 재혼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그건 당사자가 원하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겠죠. 근데 제가 만약 거절하기라도 하면 강제적으로 할 생각인 건 아니죠?”“못 할 것도 없지. 널 데려와서 딸을 낳게 되면, 난 아들 하나에 딸 하나로 얼마나 행복하겠어. 그때 가서 넌 분
비록 한지혜를 위하는 말로 들리지만 말속에는 분명 다른 뜻이 담겨있었다.물론 한지혜도 단번에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고 무표정이지만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돋친 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강소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정 어린 눈빛으로 한지혜에게 다가와 다시 말을 이었다.“지혜 씨는 연예계에서 힘들게 노력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결국에는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네요. 옆에서 보는 제가 다 마음이 아픈데 몸이 조금 회복되면 수어부터 배워봐요. 벙어리 역할이라도 들어올지 누가 알아요? 안 그러면 지혜 씨 연기력이 너무 아깝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