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의사들은 한바탕 토론한 끝에 아이를 먼저 구하기로 했다.비록 조수아의 부상은 그리 엄중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이대로 계속 두었다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그렇게 40분이라는 수술을 거쳐 성공적으로 아이를 꺼냈다.그토록 고대하던 아이를 처음 보게 된 육문주는 또다시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다.의사의 손에 들려진 작은 생명체는 눈을 꼭 감고 얼굴은 한껏 찌푸리고 있었는데 어딘가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아 육문주는 재빨리 의사에게 물었다.“아이는 괜찮나요?”의사가 답했다.“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워서 일단 응급처치를 하면서 상
“아버지, 저 사람들은 지금 제 아기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요. 제 뒤를 이을 사람이 없길 바라는 사람들이라 제가 아무리 수아랑 헤어진다고 해도 아기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계속 쫓아다니면서 죽이려 들 꺼예요.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아이의 존재를 숨겨야 할 것 같아요.”말을 마친 뒤 그는 조심스레 조병윤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박철수와 오현자가 조병윤의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아무런 미동도 없는 모니터 속 심장박동 그래프를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병윤아, 제발 눈 좀 떠봐. 네가 수아랑 아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걸 나중
박철수는 즉시 네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불러들여 이 사실을 그들에게 알렸고 또 한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해주자 그들도 이 방법이 아이와 조수아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그리고 세리의 두 아이는 아직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되었고 조수아의 아이는 결국에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을 맞췄다.막 수술을 끝낸 세리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한 아이의 엄마로서 조수아가 깨어났을 때 받게 될 충격이 얼마나 클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
“알겠습니다. 아마 이혼 건으로 인한 재산 양도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문주 씨 때문에 박씨 가문이나 송씨 가문 그리고 수아 씨가 여태껏 잃은 게 훨씬 많아서 이 정도 보상은 충분하다고 볼 겁니다.”이때 진영택이 이혼 협의서를 가져다주면서 육문주에게 말했다.“육 대표님, 폭발 원인을 찾았습니다.”육문주가 고개를 들고 그에게 물었다.“시한폭탄이었어?”“네. 최신 초소형 폭탄인데 고작 철판 한 개의 크기지만 살상력이 10미터도 넘습니다. 이 물건이 박주영 씨가 아이한테 줬던 열쇠에 숨겨져 있었는데 영상에
조수아의 눈물은 한 방울씩 아기의 몸 위로 떨어졌다.약속대로 몸만 부들부들 떨 뿐 소리는 내지 않았다.그는 부드럽게 아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겨우 입을 뗐다.“아가야, 엄마가 너를 최대한 열심히 보호했는데도 이렇게 떠나버렸네. 엄마는 이대로 널 보낼 수 없는데 그냥 안 가면 안 될까?”그녀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하지만 언젠간 이와 같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예상했었다.조수아는 아이를 위해 몇 차례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매번 꿋꿋이 살아났다.그때 송미진에게 납치되어도 그녀는 자신이 심해 공
그는 조수아가 천천히 받아들일수 있도록 하늘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여유 시간을 주길 기도했다.육문주는 조수아와 함께 조병윤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들어서자마자 조수아는 온몸에 수많은 줄을 달고 있는 조병윤의 모습을 보고 눈앞이 캄캄해졌다.그리고 마치 바늘로 심장을 마구 찌르듯 가슴이 너무 아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그녀는 조병윤의 곁에 다가가 그를 한번 불러보았다.“아빠.”하지만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었다.조수아는 그의 손을 잡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그에게 말했다.“아빠, 어렸을 때 항상
육문주는 조수아를 자기 병실로 데려다줬다. 그리고 그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육문주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수아야, 모든 게 다 괜찮아질 테니까 아무런 걱정하지 마.”조수아는 한껏 수척해진 얼굴로 육문주에게 되물었다.“연희 언니 쪽 상황은 좀 어때?”“이미 변호사를 보냈는데 증거 수집하는 단계라 상황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문주 씨.”조수아가 다시 그를 불렀다.“우리 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날 돌봐주고 있으니까 여긴 신경 쓰지 말고 언니 쪽 일부터 잘 처리해 줘. 지금 그쪽 일이 제일 중요하잖아.”그
사실 조수아도 육문주의 결정을 진작에 눈치챘다.아니면 눈 뜨자마자 보였던 사람이 그였을 것이다. 조수아는 가슴이 아픈 나머지 두 눈을 꼭 감았다.그리고 베개는 어느새 눈물로 흠뻑 젖었다.그녀는 여기서 육문주의 손을 놓고 싶지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여기서 그 사람마저 잃게 되면 혼자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조수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이 날 이렇게 쉽게 떠나갔단 사실을 난 믿을 수 없고 믿기도 싫어. 지혜야, 난 지금 당장 문주 씨를 만나야겠어.”한지혜는 티슈 한 장을 뽑아 그녀의 눈물을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