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외침과 함께 풍선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일정한 높이에 올라간 뒤 풍선이 터지면서 안에 들어 있던 꽃가루가 터져 나왔다.조수아가 고개를 들고 장미꽃 가루가 공중에서부터 흩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사실 다시 여기에 돌아오는 게 그녀로서는 큰 트라우마였다.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덕분에 두려움이 순간 사라졌다.이때 한지혜가 달려와 그녀를 끌어안고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오늘 육 대표님께서 호주 바닷가재, 알래스카 킹크랩, 남아프리카 전복요리를 해준다고 했거든. 근데 이런 날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자기 딸의 목소리에 곽명원은 재빨리 행동을 멈췄다.그리고 깜짝 놀란 얼굴로 유나 쪽을 바라보았다.“육문주, 방금 우리 딸이 나를 아빠라고 불렀어. 어느 누가 고작 6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아빠라고 부르겠어. 혹시 천재인가? 너도 부럽지?”그는 잡고 있던 육문주의 멱살을 놓고 단번에 유나 쪽으로 달려갔다.그리고 활짝 웃으며 물었다.“유나야, 방금 뭐라고 불렀어? 다시 한번 불러주면 안 돼?”유나는 재빨리 곽명원의 품에 안기더니 눈물과 콧물을 그의 가슴팍에 닦았다. 그러다가 다시 진주알 같은 두 눈을 깜빡이
송학진은 허연후의 어깨를 두드려준 뒤 다시 육문주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나 혼자 솔로로 남을 수 없지.”이때 육문주도 웃으며 답했다.“나중에 눈치채면 널 때려죽일 거야.”“때리려면 널 제일 먼저 때려야지, 네가 먼저 시작한 거잖아. 난 그저 옆에서 거들었을 뿐이라고.”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하 호호 홀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유독 연성빈 혼자만 제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육문주가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낮은 소리고 물었다.“혹시 세리 씨를 기다려요?”연성빈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답했다.“지금 팔을
하지만 세리는 무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저희 엄마는요?”“민우를 데리고 먼저 돌아가셨어. 그래서 수아 씨가 나더러 가보라고 알려주더라.”연성빈은 그렇게 세리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그러다가 뒷좌석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네가 좋아하는 가게의 에그타르트야. 맛있는지 한번 먹어봐.”세리는 손에 들린 에그타르트 포장 용기를 보고 가볍게 웃더니 그에게 물었다.“민우가 알려줬어요?”정곡이 찔린 연성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확실히 민우가 그에게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는 에그타르트고 제일 좋아하는
익숙한 연성빈의 체취를 다시 맡은 세리는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을 꼭 감았다.민우를 임신하면서 입덧이 심할 때, 그리고 낳는 순간 너무 아파 고통스러울 때 그녀는 몇 번이고 연성빈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하지만 헤어지면서 그가 했던 모진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그녀는 매번 생각을 접고 포기했었다.그 절망스러웠던 기억이 다시 떠올라 연성빈을 밀쳐내려던 순간 그의 전화기가 울렸다.그리고 차 안에 민우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아빠, 제가 알려준 대로 엄마한테 사드렸어요? 아마 에그타르트를 본 순간 아빠를 용서할 거예요
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조수아 쪽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웃으며 말했다.“수아가 아시다시피 지금 임신 중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갑자기 접촉하면 안 좋습니다. 혹시나 세균이 아이한테까지 전파되면 안 되니까 조금만 양해 부탁드릴게요.”그의 말을 들은 박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주먹으로 육문주를 때리는 시늉하며 말했다.“너 이 자식, 두 사람이 만약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넌 진작에 내 손에 얻어맞았을 거야.”“그깟 혼인 신고가 뭐가 대수야, 아직 결혼식 하지도 않았는데. 이 혼사를 만약 우리가 동
조수아는 천천히 설매의 영정사진 앞에 다가가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잠긴 목소리로 인사했다.“엄마, 저 수아예요. 엄마가 목숨을 걸고 구해낸 딸이 이제서야 엄마 보러 왔어요.”조수아의 말에 오현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눈물은 두 볼을 타고 마구 흘러내렸다.“설매야, 네 소원대로 드디어 우리가 수아를 찾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제 걱정하지 마. 이제부터 수아는 우리가 돌볼 테니까 너도 하늘에서 편히 쉬어.”말을 마친 뒤 그녀는 수아에게 향 하나를 건넸다.“수아야, 엄마에게 향 꽂아드리고 절하렴. 그리고
“육문주, 내일 가족 파티에서 어디 두고 봐!”아까부터 쭉 문밖에서 기다리던 삼촌들은 그들이 나오는 모습에 우르르 몰려오더니 한껏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육문주를 바라보았다.“학진아, 걱정하지 마. 우리 박씨 가문의 공주님을 데려가기 전에 먼저 우리의 관문부터 통과해야 하니까. 내일 우리 미래 사위랑 어디 제대로 마셔봐야겠어.”대략 20여 명의 도발에도 육문주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조수아와 같이 오면서 이런 각오는 이미 해두었기 때문이다.그도 진작에 박씨 가문의 남자들이 여자 쪽을 매우 아낀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