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조수아 쪽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웃으며 말했다.“수아가 아시다시피 지금 임신 중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갑자기 접촉하면 안 좋습니다. 혹시나 세균이 아이한테까지 전파되면 안 되니까 조금만 양해 부탁드릴게요.”그의 말을 들은 박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주먹으로 육문주를 때리는 시늉하며 말했다.“너 이 자식, 두 사람이 만약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넌 진작에 내 손에 얻어맞았을 거야.”“그깟 혼인 신고가 뭐가 대수야, 아직 결혼식 하지도 않았는데. 이 혼사를 만약 우리가 동
조수아는 천천히 설매의 영정사진 앞에 다가가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잠긴 목소리로 인사했다.“엄마, 저 수아예요. 엄마가 목숨을 걸고 구해낸 딸이 이제서야 엄마 보러 왔어요.”조수아의 말에 오현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눈물은 두 볼을 타고 마구 흘러내렸다.“설매야, 네 소원대로 드디어 우리가 수아를 찾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제 걱정하지 마. 이제부터 수아는 우리가 돌볼 테니까 너도 하늘에서 편히 쉬어.”말을 마친 뒤 그녀는 수아에게 향 하나를 건넸다.“수아야, 엄마에게 향 꽂아드리고 절하렴. 그리고
“육문주, 내일 가족 파티에서 어디 두고 봐!”아까부터 쭉 문밖에서 기다리던 삼촌들은 그들이 나오는 모습에 우르르 몰려오더니 한껏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육문주를 바라보았다.“학진아, 걱정하지 마. 우리 박씨 가문의 공주님을 데려가기 전에 먼저 우리의 관문부터 통과해야 하니까. 내일 우리 미래 사위랑 어디 제대로 마셔봐야겠어.”대략 20여 명의 도발에도 육문주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조수아와 같이 오면서 이런 각오는 이미 해두었기 때문이다.그도 진작에 박씨 가문의 남자들이 여자 쪽을 매우 아낀다는 사실
민우는 씩씩하게 방에 걸어가 조수아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민우의 눈에는 조수아와 육문주만 가족이었고 곁에 있던 외삼촌들은 모두 나쁜 사람이었다.조수아는 얼른 전화를 끊고 민우를 따라 연회장으로 향했다.두 사람이 연회장에 들어서자 삼촌 몇 명은 테이블에 엎드려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사촌오빠 몇 명은 육문주 곁에 다가가 게임을 하고 있었다.조수아가 그의 눈에 들어오자 줄곧 이기던 육문주는 바로 정신이 팔려 1점을 잃었다.조수아의 사촌들은 신이 나서 육문주가 벌주를 마시도록 부추겼다.육문주는 머뭇거리지 않고 술잔을 들고는
육문주가 취한 척 연기하는 사이에 민우가 조수아를 뺏으려고 하자 육문주도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육문주는 몸을 뒤척이며 자연스레 조수아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와 입을 맞췄다.조수아는 육문주의 가슴을 툭 치며 밀어냈다.“문주 씨, 너무 취했어. 민우도 있으니까 적당히 해.”육문주는 못 들은 척하며 조수아의 얼굴에 쉴 새 없이 입을 맞췄다.옆에 있던 민우는 눈이 휘둥그레서 쳐다보자 조수아는 다급하게 말했다.“민우야, 얼른 엄마 아빠한테 가서 자. 시간이 늦어서 이모가 내일 같이 놀아줄게.”민우는 내키지 않았지
그 말을 들은 송학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그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설매의 기사님인 임정민은 임다윤의 먼 친척이었다. 임정민은 공교롭게도 설매가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 암으로 사망했다.하지만 그는 암에 걸린 사실을 숨긴 채 계속 송씨 가문에서 일했다.당시 임정민에게는 삼 개월의 시간이 남았고 누군가 그에게 살인 청부를 했다면 응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게다가 설매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임다윤은 임정민의 아내에게 삼천만 원의 위로금을 입금했다.우연이라기에 임다윤이 미리 계획해 놓은 것처
“임다윤 씨만 아니었으면 미진이가 지금처럼 망가지지 않았을 거예요. 다윤 씨가 직접 친딸을 해친 거예요.”임다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 왜 조수아가 죽지 않은 거야? 미진이가 그렇게 됐을 리가 없어. 네가 지금 나를 속이는 것을 모를 것 같아? 나 절대 안 믿어.”임다윤은 송군휘의 멱살을 덥석 잡더니 금방이라도 그를 죽여버릴 기세였다.그때, 티비에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는데 마침 조수아가 화면에 잡혔다.임다윤은 순간 동작을 멈추고 뉴스를 봤다.연하늘색 머메이드 스커트를 입은 조수아는
송학진은 사람을 시켜 임다윤의 피를 소량 채취했다.그는 임다윤이 방금 한 말이 모두 사실임을 증명하고 싶었다.방금 나눈 이야기는 모두 녹취되었고 임다윤의 죄를 입증할 증거는 어느 정도 모아두었다.감옥에서 나온 송학진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게 들이마셨다.그러자 니코틴 향이 입안을 타고 폐로 퍼져나갔다.하지만 너무 깊게 들이마신 탓인지 송학진은 참지 못하고 기침했다.조수아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송학진은 마음이 아렸다.송학진은 도대체 이 사실을 어떻게 조수아한테 말해줘야 할지 머리가 아팠다.조수아가 이 사실을 알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