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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오빠는 서유리의 손을 뿌리치더니 연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너처럼 사악한 여자와 내 동생을 어떻게 비겨?”

“내 동생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무사할 줄 알았어? 감옥 들어가는 것도 봐준 거야. 네가 내 동생에게 한 짓 내가 백배 천배로 갚아줄게.”

오빠가 이내 서유리를 쫓아내며 경찰에게 얼른 끌어내라고 했다.

서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퀭한 눈빛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이 마치 김빠진 풍선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빨갛게 충혈된 눈을 쳐들고 또박또박 이렇게 말했다.

“유인혁. 너의 아이까지 임신했던 나를 이렇게 버린다고?”

...

오빠를 포함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유리를 바라봤다.

오빠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야? 그만해. 내 동생에게 그렇게 극악무도한 짓을 해놓고 뭐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서유리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때 외국으로 가서야 임신한 사실을 알았어. 진작 알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떠나지 않는 건데.”

서유리는 이렇게 말하며 콩알 같은 눈물을 뚝뚝 떨궜다. 그 모습이 참으로 가여웠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헤어진 뒤였어. 네가 이미 다른 사람을 찾았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그 아이가 짐이 될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지운 거야.”

“지금 이걸 알려주는 건 너를 옭아매려는 게 아니야. 그냥 아이를 봐서라도 나를 좀 도와달라는 거지.”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게 옭아매는 게 아니면 뭔데요?”

서유리는 내가 비아냥거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았다.

“못 믿겠으면 그때 남겨둔 검사 보고서와 수술 서류도 보여줄게. 내 말이 진짜라는 거 증명할 수 있어. 절대 너 속이는 거 아니야.”

서유리의 감정 어린 호소는 절절하면서도 애처로웠다.

다행히 오빠는 업계에서도 이름을 날린 한 그룹의 대표지 사랑에 미치지 않았기에 서유리의 말에 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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