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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오빠가 정말 서유리를 맞이하기 위해 이곳에 나타나자 다들 너무 부러워했다. 서유리는 어깨에 힘을 주며 오만하게 고개를 들었다.

몇몇 사람이 호기심에 수군거렸다.

“뻥치는 건 줄 알았는데 남자 친구가 진짜 그 대단한 유인혁이란 말이지?”

“여기까지 왔다잖아. 저 세컨드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

사람들의 기대에 찬 눈빛과 함께 오빠가 천천히 룸안으로 들어왔다. 키 크고 잘생긴 외모가 순간 사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적지 않은 여자들이 추파를 보냈지만 서유리가 일일이 째려보는 바람에 얼른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오빠의 걸음이 점점 가까워지는 걸 느끼고 입을 벌려 그를 부르려 했지만 이미 진이 빠진 나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고 의식도 점점 흐릿해져 갔다.

오빠가 도착하자 서유리는 얼른 라이브 방송을 끄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인혁아, 왜 이제 와. 한참 기다렸는데.”

서유리가 앞으로 다가가 오빠의 팔짱을 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가 그런 서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미안. 내 불찰이야. 임시로 회의가 생기는 바람에 늦었어. 대신에 오늘 즐겁게 놀 수 있게 내가 다 쏠게.”

무뚝뚝한 대표가 애교 많은 아내를 달래는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남녀 불문하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이따금 휘파람 부는 소리까지 들렸다.

서유리가 빨개진 얼굴을 오빠 품에 파묻었다.

사람들에게 잊힌 나는 룸 구석에 널브러져 그들이 오빠에게 아부하는 걸 듣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출세했다느니, 서유리와 천생연분이라느니 이런 말들이 오갔다. 구석에 불쌍한 여자가 쓰러져 있다는 건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

한참 지나서야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다.

서유리의 친구들이 일부러 큰소리로 물었다.

“유리야. 저 세컨드는 어떻게 처리할 거야? 그리고 대표님도 해명하셔야죠.”

오빠를 기선 제압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았다.

이 말에 오빠가 의아한 표정으로 내가 있는 쪽을 힐끔 쳐다보자 사람들이 얼른 옆으로 물러서며 길을 터줬다.

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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