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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서유리는 오빠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는 표정으로 우쭐대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러는 거야?”

“저년 옷 싹 다 벗겨.”

서유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유리의 친구 두 명이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외투를 잡고 있었지만 오랜 괴롭힘을 받으며 진이 빠진 상태였고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기에 이내 옷이 벗겨지고 말았다.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서유리는 부득이하게 브라 정도는 남겨줬다.

나는 역겹다는 표정으로 침을 칵 내뱉었다.

“고작 이것밖에 안 돼? 같은 여자로서 옷 벗기고 욕하고 너무 저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정말 너무 역겨워.”

서유리는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미친년이 말이 많아.”

서유리의 친구가 양쪽에 서서 나를 억지로 바닥에 꿇어앉혔다. 서유리가 오만한 표정으로 내 앞에 서더니 연속으로 내 뺨을 후려갈겼다.

얼굴이 얼얼한 게 너무 아팠고 이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이런 수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는 그들이 방심한 틈을 타 나를 잡고 있던 두 사람을 뿌리치고 온 힘을 다해 서유리의 뺨을 내리쳤다.

서유리는 갑자기 날아든 공격에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래.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댔단 말이지?”

서유리가 얼굴을 부여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저년 죽여.”

서유리 뒤에 서 있던 친구들이 하이에나처럼 내게로 달려들어 나를 바닥에 누른 채 매질하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온몸의 뼈가 부서질 것처럼 너무 아팠다. 그러다 끝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눈앞이 핑 도는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닥에 눌려 몸을 가눌 수 없었던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봤다. 현장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촬영까지 했다.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는 관중들도 흥분하며 미친 듯이 댓글을 달았다.

[잘했어요. 세컨드는 저렇게 참교육하는 게 맞아요.]

[저래야 나대지 못 하지. 이제 입 닥친 거 봐요.]

[세상의 모든 세컨드가 저렇게 당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임자 있는 남자 욕심낼 생각 못하지. 정말 잘했어요.]

주변 사람들이 맞장구를 쳐주자 서유리는 더 우쭐대기 시작하며 친구들에게 그만두라고 했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서유리가 부탁한 물건을 친구가 들고 들어왔다.

“준비됐어.”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빨갛게 달아오른 인두가 보였다.

서유리는 겁에 질린 내 눈빛을 만끽하며 서서히 걸어와 훤히 드러난 내 등에 힘껏 눌렀다.

“아악.”

처참한 비명과 함께 매끈하던 내 등에는 서유리에 의해 ‘빌어먹을 세컨드’라는 흉측한 글자가 새겨졌다.

서유리는 마치 대단한 걸작이라도 만들어냈다는 듯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남자 꼬시고 다녀봐.”

나는 이제 뭐라 말할 힘도 없었다. 내 몸에서 고기가 탄 듯한 냄새가 풍겨왔다. 고통에 정신을 잃고 쓰러질 것만 같았고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 오늘 여기서 죽는 건가?’

이제 더는 버텨내기 힘들었다. 포기하려던 찰나 누군가 흥분하며 말했다.

“유 대표님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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