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이를 갈면서 즉시 그의 폰뱅킹을 열고 들어가 시후가 벌어온 5억을 모두 이체하려고 시도했다. 폰뱅킹 어플을 들어가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떴고, 그녀는 바로 한미정의 생일을 입력했다. 그러자 어플에 들어갈 수 있었고, 잔고는 5억이 조금 넘는 금액이 있었다. 이 중에서 80만원 정도의 금액은 김상곤이 지난 번 시후가 김상곤에게 사람들에게 밥을 사주라고 준 돈에서 남은 돈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김상곤의 쌈짓돈인 셈이다. 윤우선은 곧바로 계좌이체를 클릭해 자신의 계좌를 입력한 뒤, 80만원만 남기고 모두 이체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남은 80만원으로 김상곤이 지금까지 건방지게 굴었던 대가를 치르게 할 속셈이었다. 기입한 정보가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한 윤우선은 김상곤을 비웃으며 바로 계좌이체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라는 메시지가 떴다. 윤우선이 한미정의 생일을 다시 입력하자, 비밀번호가 달랐다!"빌어먹을! 이 영감이 결제 비밀번호까지 다 바꿔서 설정을 해?!" 윤우선은 욕을 하면서, 김상곤이 비밀번호를 대체 무엇으로 설정한 것인지 골똘히 생각했다. 잠금 해제 비밀번호, 어플 로그인 비밀번호가 모두 한미정의 생일인 만큼 분명 한미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다른 정보는 알 수가 없었다! 윤우선은 한미정의 당시 기숙사 호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비밀 번호는 맞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번이었다! 만약 계속 오류가 발생하면 모바일 뱅킹이 잠금 될 것이다! 윤우선은 함부로 다시 번호를 입력할 시도를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만약이라도 시행착오가 생겨서 오늘 모바일 뱅킹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면, 김상곤은 분명 자신이 휴대폰을 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윤우선은 이를 악물고 남편의 휴대폰을 다시 멀리 치워 놓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10분 뒤, 김상곤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유나는 재빨리 시후를 쳐다보며 이 많은 돈이 도대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다.“풍수를 봐줬죠.”"그래도 풍수지리 한 번 읊어 준다고 5억을 준다고요?”그러자 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로이드 그룹은 최고급 별장을 한 채 선물로 줬는데.. 그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 않아요?"유나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러자 시후는 "여보, 무슨 걱정인지는 알지만 안심해요, 내가 풍수를 봐 준 거물은 돈을 엄청 잘 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를 도와 한평생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그 분은 연간 수십 억을 벌 수 있어요. 그러니 내가 한 번에 5억을 사례금으로 받은 건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요.” 유나는 그제서야 조금 마음을 놓고 입을 열었다. “그럼 돈은 다 아빠에게 드린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유나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엄마가 이 돈을 노리고 아빠에게 달려들까 봐 정말 걱정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일 가구와 전자제품을 최고급으로 배치하고, 돈을 다 써버리면 되니까.”......WS 그룹 별장.신 회장은 은행 여러 곳의 독촉장을 받아 들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은행에는 여전히 수십 억의 빚이 있었는데, 은행의 요구에 따라 매년 10%를 갚아야 했다. 지금 WS 그룹은 쓸 돈이 전혀 없었고 은행에서 독촉하는 리스트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WS 그룹은 이제 이 구멍들을 대체 어떻게 메워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할 지경이었다. 김창곤은 걱정이 되어 신 회장에게 말했다. "엄마!! 이제 어쩔 수 없어요! 이 별장에 있는 마호가니 거실장이나 이런 원목 가구를 좀 팝시다! 그러면 아마 한 몇 천은 나오지 않겠어요? 이거 꽤 비싼 걸로 아는데..?”"뭐? 가구를 팔아? 네 놈부터 팔아버릴 줄 알아!" 신 회장은 격노하여 소리쳤다. "이 가구들은 모두 네 아버지가 남겨 두고 간 것이다!!넌 네 아버지의 노력을 감히 한 순간에 팔아 치우려고 하는 게야?!"김창곤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저도
신 회장은 아들이 자신에게 가구를 팔거나 골동품을 팔라고 하는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가구를 팔아야 한다면 그건 참을 수 있다. 그런데 골동품을 팔 생각은 하지도 마! 그건 다 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게 남겨준 것들이다!!!"김창곤은 서둘러 신 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엄마, 살아 계실 때가 가장 중요한 거죠, 저 골동품들을 뭐 돌아가신 아버지께 다시 바치기라도 하시게요? 그럼 뭐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시는 건 아니잖아요?!”"헛소리 좀 그만해라!" 신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이 가구들은 다 지금 은행에 저당 잡혀 있어! 은행에서 사람이 나와서 압류를 하면 분명 이 가구들을 압류하겠지! 하지만 골동품들은 내가 숨겨둔 것이라 은행이 알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아무것도 못하고 집을 빼앗기면! 은행에서 이 골동품들의 실체를 알게 되겠지 이 어리석은 놈아!”김창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지금 가구들과 골동품들을 팔면 은행에 저당 잡힌 물건들을 몰래 처분하여 손실을 만회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일단 골동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은행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그들은 모든 물건들을 찾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골동품은 정말 부득이한 일이 아니라면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김창곤은 급히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그렇다면 제가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는 계획을 잘 따를게요!”신 회장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러게 일찍이 내 말 좀 듣고 돈을 넘겼으면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WS 그룹이 수입원이 차단당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이 비극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신 회장은 분노가 가득 차올라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바로 김창곤의 마누라 홍라연으로부터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홍라연 그 년이 돈을 싸들고 도망가지만 않았더라면.. WS 그룹이 이 정도로 처참한 처지를 맞이 했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더럽고 악취 가득한 숙소에서 지내게 된 그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최대의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 맞지 않기 위해, 굶지 않기 위해, 홍라연은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WS 그룹의 사람들은 그녀가 이런 고통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신 회장은 도리어 홍라연을 욕하고 있었고, 김창곤과 그의 아들딸은 그런 신 회장을 보며 오히려 그녀의 말에 수긍하고 있었다. 홍라연이 가지고 나간 돈 때문에 시달리고 있는 가장 비참한 사람들은 김창곤의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김창곤은 지금 주변의 사람도, 돈도 모두 바닥이 났기에 하루 종일 홍라연이 돈을 가지고 밖에서 젊은 사내들을 찾아 유흥을 즐기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김혜준과 김혜빈이 홍라연을 증오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돈이었다! 돈이 없기에 WS 그룹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웠고, 초라한 모습이 마치 집 나온 개처럼 보였다. 지금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삶이 갑갑하고 목을 조여오는 기분이었다. "빌어먹을, 홍라연 이 년아!!! 언젠가 내가 널 잡으면 다리를 두 동강 내버릴 거야!! 으악!!!” 김창곤은 이를 갈며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나서, 그제서야 휴대폰을 꺼냈다. “내일 아침에 이 가구들을 차에 싣고 사람들에게 가서 이걸 팔아와야겠다!”신 회장은 집에 있는 원목 가구들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김 회장이 살아 있을 때 WS 그룹은 굉장히 잘 나갔던 전적이 있었는데.. 몇몇 가구들은 모두 훌륭한 원목들로 만든 것이어서, 그 가치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더 이상 돈을 조금이라도 얻지 않는다면 조만간 은행 사람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래서 신 회장은 김창곤에게 말했다. “가구들을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판다면, 적어도 6000만 원은 될 거다. 그런데 우리가 조급하게 행동하면, 분명 상대방은 틀림없이 가격을 깎을 거다. 그래서 가격이 그렇게 높지는 않더
다음 날 아침, 시후네 식구는 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차를 몰고 가구거리로 향했다. 윤우선은 밤새도록 생각했지만, 김상곤의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는 알아내지 못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돈을 다 쓰게 되자, 그녀는 애간장이 탔다.이와 같은 시각, WS 그룹 가족들 역시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침 식사를 마치자, 화물차가 도착했고 WS 그룹의 가구들을 수레에 싣고, 가구거리로 향했다. 그들이 향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북아현동에는 규모가 꽤 큰 가구거리가 있었다. 이곳은 바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가구단지로, 1980년대부터 형성되어 이곳에는 100여 개의 매장들이 입점해 있었다. 여러 수준의 가구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가구를 구매하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김상곤은 어머니 신 회장의 영향을 받아, 특히 엔틱 가구들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골동품들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좋은 원목으로 제작한 엔틱 가구들을 좋아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WS 그룹 별장에 있는 원목 가구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신이 간직할 수 없었기에 그저 생각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구거리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원목 가구를 파는 매장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윤우선은 "당신은 왜 썩은 나무 덩어리를 사서 집에 가려는 거야? 이제 새 집은 호화롭게 꾸며진 큰 별장이라, 유럽식 가구들을 사야지!! 원목 가구들은 색도 촌스럽고 비싸! 그리고 앉아 있기도 힘들고, 절대 안 돼!!”라며 얼굴을 찡그리고 소리쳤다."당신이 뭘 알아? 원목 가구는 잘만 보존하면 꽤 높은 금액으로 되 팔 수도 있어!” 김상곤은 윤우선을 무시하며 말했다."뭐! 나도 대학 나온 사람이야!! 네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윤우선은 지지 않으려 화를 냈다.김상곤은 손을 뒤로 저으며 말했다. "이런 건 세상 물정 모르는 당신 같은 사람이 알리 없지~” 그리고는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서방, 자네는 우리가 원목 가구를 사는게 돈을 날리는 거라고 생각하나?”시후는 아무렇지도 않
"100평 이요??!" 직원은 아연실색하며 "너무 큰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청년재에서 가장 큰 별장인데 아마 거실이 좀 크겠죠? 하하하!”직원은 놀라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음.. 선생님, 그렇다면 이렇게 큰 거실은 가구를 많이 사서 넣으셔야 좀 휑한 느낌이 덜 하실 겁니다.” 그러자 직원은 ‘Riva 1920’ 브랜드의 제품이 전시된 쪽으로 급히 안내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 브랜드는 최고급 원목 가구 브랜드로, 100년 전통의 브랜드입니다. 주문하시는 즉시 제작하여 배송해드립니다.”김상곤은 다가가 소파 팔걸이를 만지작거렸고, 손에 잡히는 미끄러운 감촉이 그를 매우 만족스럽게 했다. “그럼 여기 이 장식장은 어떻게 합니까?”그러자 상대방이 말했다. “선생님, 이건 최고급 원목 ‘KAURI’라는 희귀성 나무로 만든 것으로 굉장히 좋은 목재입니다. 장식장의 크기도 꽤 커서 3800만 원 정도 합니다.” "허!" 김상곤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비싸?!"라고 말했다."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것은 희귀 나무로 만든 좋은 재료이기 때문에 가격이 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청년재의 가장 큰 평형의 별장으로 들어가신다고 하면 적게 잡아도 수십 억이 되는데.. 이렇게 고급 별장에 이런 가구는 하나쯤 들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윤우선이 옆에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장식장 하나에 3800만 원이나 해요?! 저 정도면 거의 업고 다녀야겠어~?”김상곤은 그녀를 노려보더니 당황하여 직원에게 말했다. "그게.. 나머지 가구들도 사야 해서.. 하나만 너무 비쌀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혹시 좀 더 싼 것은 없습니까? 꼭 최고급 수종으로 만들 필요는 없어서..”그러자 직원은 다른 종류의 가구들을 추천해주었다. "그러면 이 ‘Desalto’ 라인도 가격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 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1200만 원대이고요, 지금 저희가 전시하고 있는 가구들 중에서는 조금 저렴한 라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김상곤은 사장이 자신에게 가구를 팔 것을 물어보자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은 분명히 가구를 사러 왔는데, 왜 팔라고 묻는 것이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나는 가구를 사러 왔는데.. 무슨 소리예요?!” 그러자 직원도 급히 그 사내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선생님께서는 원목 가구를 보러 오신 거예요." 그리고 방금 들어온 김창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서 계시는 분이 가구를 팔러 오신 거고요."그러자 사장은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급히 김상곤에게 사과했다. "아이고..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손님!" 그러고는 다시 김창곤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생님, 어떤 가구를 가지고 오신 건가요?"김창곤은 동생이 가구를 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이곳을 벗어 나고만 싶었다. 동생에게 비웃음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창곤이 이 가게를 선택한 것은 이곳이 서울에서 가장 큰 원목 가구 전문점이기에, 현재 시장에서 중고 원목 가구 가격을 가장 높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로 가면 수십 만 원씩 가격을 깎아 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김창곤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제가 원목 소파와 테이블 한 세트를 팔려고 하는데요, 조금 오래된 물건들입니다." 그러자 사장은 웃음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희는 고급 원목 제품이면 오래 되어도 취급하고 있거든요! 물건은 어디에 있지요?”김창곤은 어색한 표정으로 김상곤을 힐끗 쳐다보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기 차 안에 있습니다. 차는 주차장에 있으니 함께 가보시죠." 김상곤은 이때 형을 보며 속으로 깜짝 놀랐다. 김창곤은 최근 홍라연이 실종된 일로 인해 줄곧 근심 걱정이 많아서인지 살이 많이 빠져 핼쑥해졌고, 머리도 하얗게 새어 이전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였다. 김상곤은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어 보이는 형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김창곤은 신 회장과 자녀들을 함께 데려왔는데, 네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어두웠고, 특히 신 회장의 얼굴은 볼품없을 정도로 많이 상해 있었
말을 마치자 그는 김상곤을 상대하기 싫어 사장에게 말했다. “그럼 저랑 물건이나 확인하러 가시죠!”"그렇게 하시죠!"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창곤과 함께 가게를 나갔다.신 회장은 이때 얼굴을 찡그리며 김상곤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래, 너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냐?”김상곤은 분명히 어머니와 교류를 끊었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신의 친어머니이기에 존경과 질투가 함께 남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답했다. "은 서방이 받은 별장 인테리어가 다 끝나서, 이사를 위해서 가구를 사러 왔어요.”김상곤의 말은 사실이었지만, 신 회장에게는 이 말이 자신의 뺨을 직접 갈기는 것보다 더 괴로웠다. 자신은 돈이 없어서 원래 소유하고 있던 별장에서 쫓겨날 판인데.. 게다가 지금 빚을 갚기 위해 남편이 물려준 물건들을 팔아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쫓겨난 둘째 아들은, 초호화 별장으로 이사를 간다니.. 아들을 쫓아낸 것은 정말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청년재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별장이라고 생각하니, 신 회장은 참을 수가 없어 이를 갈며 말했다. “지금 일부러 날 엿 먹이려 이렇게 자랑하는 거냐?”"아니죠 어머니!" 김상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급히 해명했다. “그냥 여기서 뭐 하고 계신 건지 물어본 것일 뿐인데요..?”윤우선은 김상곤이 신 회장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하고 빌빌 거리는 것을 보고 매우 언짢았다. 신 회장은 여러 해 동안 자신을 업신여겼는데, 지금은 중고로 가구를 팔러 올 정도까지 돈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도 여기서 건방지게 아들을 무시하고 있다니..? 그러자 윤우선은 곧장 앞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어이구 어머님, 여긴 웬일이세요? 호호호! 아버님께서 남겨두신 가구도 이렇게 팔러 오시다니.. 그 정도로 WS 그룹이 어려운가요?!! 어쩌나?”신 회장은 윤우선이 자신을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소리쳤다. "윤우선, 누가 너에게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라고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