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평 이요??!" 직원은 아연실색하며 "너무 큰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청년재에서 가장 큰 별장인데 아마 거실이 좀 크겠죠? 하하하!”직원은 놀라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음.. 선생님, 그렇다면 이렇게 큰 거실은 가구를 많이 사서 넣으셔야 좀 휑한 느낌이 덜 하실 겁니다.” 그러자 직원은 ‘Riva 1920’ 브랜드의 제품이 전시된 쪽으로 급히 안내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 브랜드는 최고급 원목 가구 브랜드로, 100년 전통의 브랜드입니다. 주문하시는 즉시 제작하여 배송해드립니다.”김상곤은 다가가 소파 팔걸이를 만지작거렸고, 손에 잡히는 미끄러운 감촉이 그를 매우 만족스럽게 했다. “그럼 여기 이 장식장은 어떻게 합니까?”그러자 상대방이 말했다. “선생님, 이건 최고급 원목 ‘KAURI’라는 희귀성 나무로 만든 것으로 굉장히 좋은 목재입니다. 장식장의 크기도 꽤 커서 3800만 원 정도 합니다.” "허!" 김상곤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비싸?!"라고 말했다."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것은 희귀 나무로 만든 좋은 재료이기 때문에 가격이 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청년재의 가장 큰 평형의 별장으로 들어가신다고 하면 적게 잡아도 수십 억이 되는데.. 이렇게 고급 별장에 이런 가구는 하나쯤 들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윤우선이 옆에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장식장 하나에 3800만 원이나 해요?! 저 정도면 거의 업고 다녀야겠어~?”김상곤은 그녀를 노려보더니 당황하여 직원에게 말했다. "그게.. 나머지 가구들도 사야 해서.. 하나만 너무 비쌀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혹시 좀 더 싼 것은 없습니까? 꼭 최고급 수종으로 만들 필요는 없어서..”그러자 직원은 다른 종류의 가구들을 추천해주었다. "그러면 이 ‘Desalto’ 라인도 가격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 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1200만 원대이고요, 지금 저희가 전시하고 있는 가구들 중에서는 조금 저렴한 라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김상곤은 사장이 자신에게 가구를 팔 것을 물어보자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은 분명히 가구를 사러 왔는데, 왜 팔라고 묻는 것이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나는 가구를 사러 왔는데.. 무슨 소리예요?!” 그러자 직원도 급히 그 사내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선생님께서는 원목 가구를 보러 오신 거예요." 그리고 방금 들어온 김창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서 계시는 분이 가구를 팔러 오신 거고요."그러자 사장은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급히 김상곤에게 사과했다. "아이고..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손님!" 그러고는 다시 김창곤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생님, 어떤 가구를 가지고 오신 건가요?"김창곤은 동생이 가구를 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이곳을 벗어 나고만 싶었다. 동생에게 비웃음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창곤이 이 가게를 선택한 것은 이곳이 서울에서 가장 큰 원목 가구 전문점이기에, 현재 시장에서 중고 원목 가구 가격을 가장 높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로 가면 수십 만 원씩 가격을 깎아 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김창곤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제가 원목 소파와 테이블 한 세트를 팔려고 하는데요, 조금 오래된 물건들입니다." 그러자 사장은 웃음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희는 고급 원목 제품이면 오래 되어도 취급하고 있거든요! 물건은 어디에 있지요?”김창곤은 어색한 표정으로 김상곤을 힐끗 쳐다보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기 차 안에 있습니다. 차는 주차장에 있으니 함께 가보시죠." 김상곤은 이때 형을 보며 속으로 깜짝 놀랐다. 김창곤은 최근 홍라연이 실종된 일로 인해 줄곧 근심 걱정이 많아서인지 살이 많이 빠져 핼쑥해졌고, 머리도 하얗게 새어 이전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였다. 김상곤은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어 보이는 형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김창곤은 신 회장과 자녀들을 함께 데려왔는데, 네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어두웠고, 특히 신 회장의 얼굴은 볼품없을 정도로 많이 상해 있었
말을 마치자 그는 김상곤을 상대하기 싫어 사장에게 말했다. “그럼 저랑 물건이나 확인하러 가시죠!”"그렇게 하시죠!"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창곤과 함께 가게를 나갔다.신 회장은 이때 얼굴을 찡그리며 김상곤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래, 너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냐?”김상곤은 분명히 어머니와 교류를 끊었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신의 친어머니이기에 존경과 질투가 함께 남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답했다. "은 서방이 받은 별장 인테리어가 다 끝나서, 이사를 위해서 가구를 사러 왔어요.”김상곤의 말은 사실이었지만, 신 회장에게는 이 말이 자신의 뺨을 직접 갈기는 것보다 더 괴로웠다. 자신은 돈이 없어서 원래 소유하고 있던 별장에서 쫓겨날 판인데.. 게다가 지금 빚을 갚기 위해 남편이 물려준 물건들을 팔아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쫓겨난 둘째 아들은, 초호화 별장으로 이사를 간다니.. 아들을 쫓아낸 것은 정말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청년재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별장이라고 생각하니, 신 회장은 참을 수가 없어 이를 갈며 말했다. “지금 일부러 날 엿 먹이려 이렇게 자랑하는 거냐?”"아니죠 어머니!" 김상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급히 해명했다. “그냥 여기서 뭐 하고 계신 건지 물어본 것일 뿐인데요..?”윤우선은 김상곤이 신 회장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하고 빌빌 거리는 것을 보고 매우 언짢았다. 신 회장은 여러 해 동안 자신을 업신여겼는데, 지금은 중고로 가구를 팔러 올 정도까지 돈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도 여기서 건방지게 아들을 무시하고 있다니..? 그러자 윤우선은 곧장 앞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어이구 어머님, 여긴 웬일이세요? 호호호! 아버님께서 남겨두신 가구도 이렇게 팔러 오시다니.. 그 정도로 WS 그룹이 어려운가요?!! 어쩌나?”신 회장은 윤우선이 자신을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소리쳤다. "윤우선, 누가 너에게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라고
"그만해!" 신 회장은 화가 나서 가슴이 심하게 출렁거렸고, 윤우선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억척스러운 년!! WS 그룹이 지금 볼품없이 초라해졌다고 해도, 조만간 재기할 기회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제발 WS 그룹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울고불고 해도 절대 그럴 일은 없어!"김상곤은 이때 다급하게 윤우선을 말렸다. "어머니한테 이렇게 심하게 말할 수 있어? 지금 당장 빨리 사과해!"그러자 윤우선은 눈썹을 찡그리며 김상곤을 바라보다가 짜증을 냈다. "당신은 이 늙은이가 어떻게 당신을 쫓아 냈는지 벌써 잊었어? 그런데도 아직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냐고!” 윤우선은 다시 신 회장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어머님~!! 제가 부탁 좀 드릴게요! 지금 어머님께서 어떤 꼴을 하고 계시는지 한 번 돌아는 보시고 저에게 지금 이런 소리 하시는 거예요??? 아니~ 지금 WS 그룹이 뭐라고요? 재기를 한다고요? 오호호호!! 그런 회사가 지금 집에 있던 가구를 중고로 팔기 위해 이런 곳에 와요?? 저는 오라고 해도 안 갈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아~!!”신 회장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윤우선의 코를 손가락질하며 분노했다. "윤우선!!!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지?!! 네가 감히 내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내가 네 년이 오늘 한 말을 잘 기억하고 있겠어! 조만간 기회를 보다가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라고! 그리고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 사과하도록 만들 거다!"하지만 윤우선은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 “한 번 해보시죠~ 그런데 어머님께서 가능하시겠어요? 이제 다 늙어 빠져 가지고~ 곧 한 줌 흙이 다 되어 가시는데.. 제 다리를요? 호호!! 자, 자, 제 다리 바로 여기 있습니다! 부러뜨려 보시죠~" 그러면서 윤우선은 정말로 다리를 내밀며 신 회장을 향해 냉소를 퍼부었다.이런 행동은 신 회장을 정말 화나게 만들었다. 그녀는 마음 같아서는 정말 윤우선의 다리를 그 자리에서 아작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러나 신 회
그러자 직원은 몇 가지 가구들을 더 보여주었다. 하지만 상곤은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했고, 직원은 "그렇다면 다른 곳들도 한 번 돌아보시고 생각나시면 다시 오세요~"라고 말했다.상곤과 가족들이 가게 밖으로 나오니 신 회장 가족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김상곤은 또 원목 가구를 파는 상점에 들렀지만, 딱히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구들은 찾지 못했다. 윤우선은 서둘러 침실과 부엌 등에 들어갈 가구들을 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오늘 자신의 손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김상곤은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가족들과 함께 우선 다른 방에 들어갈 가구들을 사기로 결정했다.윤우선은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2000만 원대의 침대를 선택했고, 유나도 비슷한 금액대의 침대를 골랐다. 옷장, 협탁, 화장대 등 각자의 방에서 쓸 가구들은 빠르게 결정되었다. 그리고 손님들을 맞이할 방에도 적절한 가구들을 준비했고, 필요한 가전 제품들과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구매했다. 윤우선은 계산을 할 때마다 김상곤의 옆에서 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계산을 다 해보니 김상곤이 아직 1억 8000만 원 정도의 돈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만약 김상곤이 이 돈으로 더 비싼 원목 가구와 소파를 구매하고, 거실을 꾸미기 위해 다른 가구들을 더 구입한다면 정말 남는 돈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덜 비싸지만 원목이 아닌 유럽식 가구들을 배치한다면 적어도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을 것인데. 그러자 그녀는 김상곤의 곁에서 그를 계속 설득하려 했다. "여보~ 마음에 드는 원목 가구가 없어? 그럼 우리 먼저 유럽식 소파랑 장식장을 먼저 사서 쓰다가, 나중에 돈이 생기면 당신이 원하는 원목 가구들을 사면 되잖아요?!”김상곤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바로 대답했다. "내가 어떤 가구들을 살지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지금 침실, 부엌을 포
이 말을 듣자 김상곤은 흥분하여 소리쳤다. "진짜지!!! 그럼 내가 살게! 얼마라고 불렀는데?!"김창곤은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진심으로 원해서 파는 거야! 일단 소파랑 협탁은 3500만 원이야! 어머니 계좌번호 알지? 거기로 돈 입금해! 우리가 확인하고 나면 가구를 너에게 팔 테니까!”김상곤은 조금 생각하다가 형에게 말했다. "형, 그럼 이렇게 하자. 가구를 청년재로 보내면, 하역한 뒤에 내가 즉시 돈을 입금해 줄게!”전화기 너머의 김창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 알겠다. 지금 차에 물건이 실려 있으니까 언제든 가져갈 수 있어.”"알겠어 형, 그럼 별장에서 보자! 기다릴게!" 김상곤은 곧바로 전화를 끊고 말했다. “은 서방 자네가 정말 맞혔어! 그 가구들을 진짜 나에게 판다고 하네?!”그러자 윤우선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자신이 방금 한 말뿐만 아니라, 김창곤에게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김상곤이 그 가구를 사고, 나머지 가구들을 구매한다면 남는 돈이 없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시후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시후는 이런 윤우선을 상대하기 귀찮았다. 장모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는 장모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을 보자 더욱 흥미로워졌다. 네 식구는 이미 필요한 가구들을 대부분 다 샀기 때문에, 차를 몰고 청년재로 향했다. 청년재는 이미 인테리어가 완료되어, 가구가 없는 것 외에는 더할 나위 없이 고급스럽고 호화로웠다. 거실은 화려한 장식이 있었고, 바닥 전체가 천연 대리석으로 광택이 나는 것이 마치 거울 같았다. 별장 내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웅장한 성 안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윤우선은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보자, 마치 온몸의 모공이 활짝 열리는 듯 즐거워했다."지난 번에 봤을 때는 아직 인테리어가 끝나지 않았고, 거실 바닥에 스크래치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서 자세히 못 봤는데.. 오늘 이렇게 보니 궁궐 같네 궁궐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 살게 될 건 바로 늘 자신이 무시하고 또 무시했던 김.유.나.였다! 이렇게 생각하자 열이 받친 혜빈은 "할머니, 저도 함께 가 볼래요!”라며 재빨리 자신의 오빠와 신 회장을 부축했다.세 사람이 별장의 거실로 발을 들여놓자 엄청나게 화려한 장식들이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세 사람은 내부를 보고 놀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거실 상공에는 10여 미터나 되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크고 호화로운 크리스털 램프가 걸려 있었다.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었는데, 밖에서 떨어지는 햇빛이 크리스털 램프에 굴절되어 내부로 들어오니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인테리어였다. 신 회장은 거실에 서서 두 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WS 그룹 별장은 여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작은 오두막집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자신의 별장보다 거대하고 엄청난 장식들로 가득했다! 신 회장은 자기도 모르게 여기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까 상상해보았다. 아마 매일 집에만 있고 싶겠지..? 하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자신은 이렇게 호화롭게 살 운명이 아닌 것 같았다!상곤이는 평소에 보는 눈이 없었지만, 사위 하나는 정말 제대로 잘 고른 듯했다. 은시후처럼 고아원에서 자란 녀석이 어찌 이렇게 운이 좋을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럴 줄 알았으면, 애당초 시후를 깔보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정중하게 대하고, 상곤이의 가족들을 모두 정중하게 대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자신도 이 호화로운 곳에서 함께 들어갈 기회가 있었을까...? 안타깝지만.. 자신은 이미 김상곤과 분명히 교류를 끊어버렸는데 이제 와서야 뻔뻔한 얼굴로 관계를 회복시키자고 말해봤자, 아들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옆에 있는 혜준과 혜빈 역시도 괴로움에 어쩔 줄 몰라했다. 혜빈은 궁궐 같은 거실을 바라보며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애초에 할머니가 은시후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다면 로이드 그룹이 자신과 파혼
신 회장의 이 말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급격하게 변했다. 가장 먼저 표정이 바뀐 사람은 바로 윤우선이었다! 그녀는 그 순간 재빠르게 신 회장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이 빌어먹을 늙은이 같으니! 저 인간은 정말 늙은 여우 같아?! 가구를 선물하는 건 그냥 우리 별장에 묵고 싶다는 속내를 숨긴 거였잖아? 이세서야 가까스로 WS 그룹이랑 저 늙은이의 마수에서 벗어났는데.. 심지어 저 인간들 보다 더 잘 지내고 있어! 그런데 갑자기 똥꼬를 핥더니 별장에 들어오겠다고? 헛소리하고 있네? 자신을 좀 돌아보고 저런 말을 지껄여야지! 참 나?’김상곤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확실히 어머니의 관대함에 감동했다가 신 회장의 마지막 한 마디로 인해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만약 어머니를 새 별장에 들여보내면, 그야말로 늑대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꼴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온 집안이 평안하지 못할 것이기에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시후는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신 회장이 이곳에 들어온다면 분명 하루하루가 괴로워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시후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혜준과 혜빈은 더욱 놀라 눈이 커졌다. 두 사람은 놀라움뿐만 아니라 속으로 분노가 치밀었다!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지금 신 회장 혼자 김상곤의 가족에게 아부를 떨다가 그들과 함께 이 큰 별장에서 살겠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자기네 식구 셋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어머니는 돈을 다 들고 달아났고, 아버지는 그 때문에 거의 무일푼이며.. 자신들이 따로 저축한 돈은 한 푼도 없었다! 유일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할머니의 손에 숨겨져 있던 골동품인데.. 그런데 만약 신 회장이 김상곤의 일가로 달려가서 산다면.. 자신들과 아버지는 바로 망하는 것이 아닌가? 일단 은행이 별장을 압류한다면, 그들은 아마 길거리에서 나앉을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긴장하고 있을 때 윤우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윤우선은 신 회장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보았
김지우는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비록 그녀의 평소 성격이 다소 괄괄하고 거친 면이 있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은 그녀가 평생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두 눈으로 제이크 한의 시체를 목격했고, 시후의 외숙모가 독살당한 장면을 보았으며, 자신의 팀원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멘탈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여전히 공연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팀의 책임자였기 때문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고은서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버렸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은서는 김지우의 모습에 놀라며 급히 물었다. "VIP 구역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후 오빠가 있는데, 무슨 큰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내가 듣기로 '호랑이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은 언니가 이렇게 울고 있다니?!"김지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몰라... 공연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뭐?!" 고은서는 눈이 커지며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 오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셔?!"김지우는 급히 답했다. "그들은 괜찮아, 다만 Samson 그룹에서 한 여자가 독살 당했어..." 그 후, 김지우는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은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은서는 이를 듣고 놀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기의 공연 중에 이런 심각하고 끔찍한 공격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Samson 그룹 가족들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은서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살당한 여자가 시후의 외숙모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다음, 그녀에게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묻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김지우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일부
사실 김지우는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스태프들의 뒤처리를 계속하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시후와 유나가 VIP 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을 하러 온 것이었으며, 임무를 마친 후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무대 뒤로 가서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공연장 밖에서는 창재가 보안 직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었다. "저는 혜리 씨를 정말로 알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한 일입니다! 제발 혜리 씨에게 제 이름을 전해주세요. 저는 창재라고, 한인 타운의 삼겹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혜리 씨가 분명히 저를 알 거예요!"보안 직원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됐어, 오늘 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 이야기가 제일 별로야! 혜리가 어떻게 당신 같은 식당 직원이랑 알게 되겠어?"창재는 급하게 말했다. "저는 정말로 진실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제가 하나라도 거짓말했다면 하늘이 제게 벌을 내릴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전해주세요, 그냥 이름만 전해주시면 되는 겁니다!"보안 직원은 그를 밀쳐내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됐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당신 말도 안 믿어. 설사 믿는다 해도, 나 역시도 혜리와 말을 할 자격도 없어. 당신 정말 날 너무 높게 보는 거라고!"창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혜리를 만날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가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지만, 여기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최선의 선택은 그녀의 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서, 그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면, 그는 그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촌은 구출될 것이다! 생각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공연장 VIP 통로의 출구로
공연 현장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혜리의 글로벌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을 열광적으로 지켜보았다. 공연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팬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그녀의 무대를 즐겼다.유나는 시작한 지 수십 분 정도의 공연을 놓쳤지만, 이후 1시간 넘게 이어진 흠잡을 데 없는 공연 덕분에 이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잊었다. 공연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났다.그 이유는 현장에 있는 팬들이 끊임없이 ‘앵콜’을 외치며 추가 공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혜리는 다섯 번이나 무대에 다시 올라와 다섯 곡을 더 불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앵콜을 외쳤다.하지만 공연이 팬들의 열정에 따라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었다. 다섯 번째 앵콜 무대 후, 혜리는 무대 아래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내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켜졌다. 스태프들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오늘 밤 공연이 종료되었으니 질서 있게 퇴장해달라고 공지했다.팬들은 조명이 모두 켜지고 종료 안내가 나오면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팬들은 매우 질서 있게 퇴장을 시작했다.이때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도 가요. 지금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차를 뺄 수 있어서 편할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면 수만 명이 다 밖으로 나올 텐데, 그럼 분명히 교통 체증으로 엉망일 될 거예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여보, 꼭 기억해요. 다음 공연도 나랑 같이 가줘야 해요....""알겠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 공연은 모레 보스턴에서 열리죠? 꼭 같이 가줄게요!"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후의 팔을 잡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요."두 사람이 VIP 룸을 나섰을 때, VIP 구역에서는 이미 피의 흔적이나 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유나의 눈에는, 이곳은 처음 왔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엘리베이터 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김지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늘이 혜리의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라는 것을 떠올린 창재는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 가게에 있는 손님들에게 말했다. "제가 급히 볼 일이 생겼습니다. 여러분, 자유롭게 식사를 하시고 마지막에 나가시는 분이 문 좀 닫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급히 가게 문을 나서 택시를 잡아타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는 공연장에 간다고 해서 반드시 혜리를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이었다.....그 시각.Samson 그룹은 경호원들과 배유현, 원서훈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AB 빌딩에 도착했다. 배유현은 Samson 그룹 사람들을 빌딩 안으로 안내한 후 안산에게 말했다. "회장님, 여기까지 모셔드렸습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 주세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유현 양, 고맙소!"배유현은 서둘러 말했다. "별말씀을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안산은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참, 배유현 양. 조금 전 차 안에서 내 개인 비서와 연락을 했어요. 그와 그의 팀이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오고 있어요. 수고스럽겠지만, 그 시신과 유품들을 잘 보관해주세요. 내 사람이 도착하면 당신과 연락할 겁니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배유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뉴욕에 도착하면 바로 저에게 연락을 달라고 해주십시오.""그래요!" 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올라가겠습니다."그 때, 엘리베이터 홀 입구에는 이미 보안 검색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태풍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말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우리 모두 철저한 보안 검색을 마친 뒤에 위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방금 엘리베이터 점검도 완료했고,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신중을 기해서 보안 검색 후 두 명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눠서 올라가시죠."안태풍의 신중함에 대해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모두들 지금은 안전이
이중열의 말은 창재에게 마치 이별의 말처럼 들렸다. 그에게 있어 지난 10여 년간 이중열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고, 마음속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래서 이중열이 체포되는 모습을 보자 창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다.하지만 이중열은 창재가 슬픔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다. 경찰 류수오는 원래 그들에게 이별의 시간을 조금 더 주려고 했지만, 이중열은 스스로 짐을 들며 말했다. "경찰관님, 이제 가시죠."류수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가자고."이중열은 물었다. "수갑을 차야 합니까?""아니, 그럴 필요 없어." 류수오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불법 체류 혐의일 뿐이고, 중범죄는 아니니까. 우리가 당신을 데려가면 우선 간단히 조사를 진행하고, 진술서를 작성할 거야. 그 후에 이민청 담당자가 와서 공동 조사를 할 거고, 불법 체류가 사실로 확인되면 추방 절차를 시작하게 돼. 그때는 담당자가 비행기까지 동행할 거야."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공손하게 살짝 허리를 숙였다. "귀찮게 만들어 죄송합니다."류수오는 그의 말에 약간 머쓱해졌고, 기침을 두어 번 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크흠.. 그런데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건 우리 경찰이 주도한 일이 아닙니다. 이민청에서 주도한 거예요. 아마도 이민청 쪽에 누군가가 당신의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했기 때문에 우리가 협조 요청을 받은 거죠." 이어 류수오는 일부러 불평 섞인 투로 말했다. "에휴, 누군지 참 한심하지. 사실 한인 타운이 아니라 차이나 타운이야 말로 불법 체류하거나 불법으로 미국에 숨어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 다 놔두고 하필 당신을 신고하다니.."류수오의 말은 이중열과 창재에게 누군가 고의로 이 일을 꾸민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중열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이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결국 제가 먼저 법을 어겼으니, 누군가가 신고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 않겠습니까."류수오는 이중열의
이 차량들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차량 행렬과 Samson 그룹의 차량 행렬이 섞여 있었으며, Samson 그룹 사람들은 각자 여덟 대의 차량으로 나뉘어 타고 빠르게 현장을 떠나 AB 빌딩으로 향했다.뉴욕 한인 타운.여러 대의 경찰차가 빠르게 한인 타운으로 들어와 이중열의 식당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열 명이 넘는 뉴욕 경찰들은 성큼성큼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선두에는 제이크 한의 심복인 수오가 있었다. 그의 성은 류씨로, 류수오라고 불렸다.이때, 식당에는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식사 중이었다. 경찰인 류수오가 들어서자 손님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류수오는 한 손으로 허리에 있는 권총을 쥐고, 다른 손으로 경찰 배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여러분, 경찰이 사건을 처리 중입니다. 자리에 앉아 모두들 움직이지 마십시오."종업원인 창재는 경찰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긴장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한 접시를 손님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려 했으나, 손이 떨리며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미친 듯이 주방 쪽을 향해 소리쳤다. "삼촌! 경찰들이 왔어요! 빨리 도망쳐요! 어서요!"류수오는 그 말을 듣자마자 창재를 바닥에 눌러놓고 차갑게 경고했다. “어이, 너와 이중열의 신상은 내가 다 알고 있어. 추방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널 도와줄 수 없다!"창재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외쳤다. "그럼 저를 추방시켜요! 저는 삼촌과 함께 갈래요!"류수오는 엄하게 말했다. "이 자식, 너 정말로 무식하구나. 네가 조금 어리다는 이유로 너를 봐주는 건데, 내 호의를 무시하지 말라고!"이때 이중열은 급히 주방에서 나와 앞치마도 벗지 못한 채 말했다. "경찰관님, 제가 이중열입니다. 여러분의 집행에 전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창재는 아직 어리고 철이 없으니 그와는 언쟁하지 마십시오!"이중열이 나타나자 류수오의 태도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는 창재를 놓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안충주와 안태풍은 앞장서서 Samson 그룹 가족들을 데리고 VIP 실을 떠났다. 멀어져 가는 발소리를 들으며,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그는 외가 식구들과 상봉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이것은 조부모님들께 심리적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부모의 죽음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고, 적이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자, 지금껏 자신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해 온 것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결국, 어둠 속에 있어야만 조용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가 자신을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적에게 일찍 노출시킨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큰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네 대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VIP 구역에는 시후와 그의 어깨에 기대 잠든 유나만 남았다. 시후는 아내의 뇌에 남겨 둔 한 가닥의 영기를 조용히 회수한 후 눈을 감고 잠든 척했다.그러자 잠시 후, 유나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며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내가 어디에 있는 거지?’ 곧, 관람석의 큰 창 너머로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혜리를 보자, 그녀는 번개에 맞은 듯 놀라며 외쳤다. “어?! 콘서트가 이미 시작된 거야?! 내가... 내가 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잠들었지...” 그녀는 급히 옆에 있는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의 어깨를 흔들며 다급히 말했다. “여보... 여보, 얼른 일어나요!”시후는 졸린 척 눈을 뜨며 멍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요, 여보... 나 꿈꾸고 있었는데...”유나는 무대를 가리키며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봐요, 콘서트가 이미 시작했어요. 그런데 우리 둘 다 잠들었다니...”시후는 놀란 척하며 말했다. “아이고, 그렇네... 나도 어떻게 하다 잠들었는지 모르겠네.. 오늘 낮에 너무 놀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안충주는 심지어 아버지의 손바닥에서 계속 찔린 부위가 이미 깊게 움푹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안산의 손바닥은 끊임없이 찔려서 손상되었고, 볼펜 잉크가 피부에 스며들어 마치 오래된 문신 같은 자국을 형성하고 있었다.비록 손바닥에 적힌 내용을 명확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안충주는 그것이 분명 아버지가 직접 적은 글로 아버지 자신을 계속 상기시키기 위한 문구일 것이라 추측했다.안충주는 마음이 아파왔고, 조용히 아버지 곁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 아버지가 다음 번에 볼펜으로 손바닥을 찌르고 적힌 글씨들을 몰래 살펴볼 때, 비로소 손바닥 안에 적혀 있는 세 줄의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예선이와 은 서방이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다. 둘째, 시후의 약혼녀에게 목숨을 구하는 은혜를 입었다. 셋째, 시후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이 세 줄을 읽은 안충주는 코끝이 찡해졌고,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그는 아버지가 이 세 줄의 글을 적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아버지가 이 세 줄을 손바닥에 적은 이유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잊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부모로서 딸과 사위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고, 외손자를 여전히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렇게 어렵게 기억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안충주에게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위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버지가 스스로 이겨 내기를 바랄 뿐이었다.곧 안태풍이 뉴욕에 있는 Samson 그룹의 보디가드들을 모두 공연장 근처로 소집했다. 인원이 모두 모이자, 안태풍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람들이 모였으니 이제 출발하시면 됩니다.”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유현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씨, 그럼 우리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이번에 도움을 줘 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우리 충주나 태풍이에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Samson 그룹이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절대 힘을
안예선의 선견지명은 Samson 그룹 전체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녀는 AB 빌딩을 건축할 당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AB 빌딩의 꼭대기 층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다.AB 빌딩의 꼭대기 층은 최고 수준의 방탄유리로 제작되었으며, 꼭대기 층으로 연결되는 옥상과 아래층 통로, 엘리베이터 샤프트 등은 은행 금고에 버금가는 강력한 물리적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물리적 차단 장치가 완전히 닫히게 될 때, 꼭대기 층은 마치 철옹성과 같아져 단일 무기나 공격으로는 옥상, 아래층, 창문 등 어느 방향에서도 침투가 불가능했다. 따라서 만약 적이 뉴욕 도심에서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해 강제로 공격을 시작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이곳에 침입할 수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AB 빌딩은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이는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도 가장 번화한 지역이었다. 9.11 테러 사건 이후, 뉴욕 초고층 빌딩의 안전은 미국 경찰과 국가안보기관에서 매우 중시하는 분야가 되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AB 빌딩을 대놓고 공격하려는 자는 없을 것이며, 무장 헬리콥터 같은 대규모 무기를 맨해튼 상공으로 가져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 할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안예선은 오래전부터 결론을 내렸다. Samson 그룹이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AB 빌딩에 숨는 것이 다른 어떤 장소보다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이다. AB 빌딩에 숨는 것은 뉴욕의 천만 명 가까운 시민들 머리 위에 숨는 것과 같았다.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어디에서든 고개를 들어 화려한 맨해튼의 먼 곳을 바라보면 AB 빌딩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모든 이의 눈이 닿는 곳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Samson 그룹에 해를 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안예선은 AB 빌딩을 Samson 그룹의 최후의 요새라고 불렀다. 이 요새의 비밀은 오직 안산과 장남 안충주만 알고 있었는데, 평소 대부분의 시간을 AB 빌딩에서 일하고 있는 안태풍조차 이 층의 비밀을 몰랐다.안태풍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