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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장

지금 이 순간, 우신은 죽고 싶은 마음이 밖에 없었다. 민정이 차고 있던 손목의 거지 같은 팔찌가 그녀의 어머니께서 남긴 유품... 그런데 자신은 그 유품을 쓰레기라며 모욕을 주었다... 이것은 정말 자신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큰 사고를 쳐버린 것이었다. 안 그래도 민정이 자신에게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오늘 이 팔찌 사건 때문에 자신은 강한 파장을 일으켜 버렸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일을 쳐버리다니.. 분명히 자신에 대한 점수가 엄청나게 마이너스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우진의 곁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았던 최우식 대표는, 아들의 멍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굉장히 궁금했다. 아까 민정 양에게 선물을 하러 갔는데..?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고 분명 기뻐했을 텐데. 그런데 민정 양은 왜 그냥 차를 몰고 가버렸을까..? 그는 궁금하여 곧장 우신을 향해 돌아가 그를 토닥였다. "민정 양과 얘기 좀 해봤어?" 그런데 우신이 팔찌를 그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보고 최우식 대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런데.. 왜 이 선물은 네가 들고 있는 게냐?"

우신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힘 없이 말했다. "아버지.. 민정이 손목에 끼고 있던 그 거지 같은 팔찌가.. 그 팔찌가.. 어머니가 물려주신 유품이래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 팔찌가 쓰레기라고.. 너랑 하나도 안 어울린다고 그랬어요..”

"이런... 빌어먹을.." 최우식 대표도 그 말을 듣고 당황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그는 한숨을 쉬며 우신에게 말했다. "그래.. 넌 진작에 그것까지 생각했어야 했다. 민정 양이 그런 높은 신분으로 그처럼 허름한 팔찌를 찰 수 없겠지.. 그래서 그녀가 착용한 이상, 반드시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임을 생각했어야 했어..!너무 허술하게 생각했다.."

우신은 툭 건드리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억울한 듯 말했다. "아버지.. 조금 전에는 제가 관찰력이 좋았다고 치켜세우시더니… 그런데 또 이제 와서는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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