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판에 모인 모두는 제각기 속에 음흉한 속내를 품고서 어서 판을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하연은 손뼉을 치면서 또 다른 여자를 불러냈다."자, 이 분은 우혜민이라고.. 내 오랜 친구이기도 한데 고스톱을 별로 잘 치지는 못해. 그럼 우리 넷이서 한 번 시작해볼까?!그러자 윤우선도 "좋아요 언니들~ 빨리 시작합시다~~ 내가 솔직히 손이 근질근질했거든요!"라고 말했다.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오늘은 처음 치는 거니까~ 우리 너무 높이지 말고 우선 점당.. 음.. 만 원 어때?”라고 슬쩍 우선을 떠보았다.윤우선은 놀라서, "에? 점당 만 원이요? 만약 쓰리고라도 한다면 돈이 얼마예요?! 설마 평소에도 이렇게 크게 크게 놀아요?”라며 말했다.하연은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이고.. 우선아~ 이게 점수가 많다는 거야? 솔직히 내가 오늘 부른 게 지금까지 제일 작은 금액이야~~~ 오모나! 호호호!!! 며칠 전에 내가 다른 친구들이랑 쳤을 때는 모두 점당 5만 원 정도로 쳤어~!! 호호호!!"그러더니 윤우선 옆에 앉아 있는 홍라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홍라연이는 나와 수백 번 정도 같이 고스톱을 치면서 놀았는데, 나는 반나절 만에 얼마 잃었더라? 호호호.. 아마 라연은 얼마 땄더라? 한 몇 백 벌었나??"홍라연은 "아이고, 연 언니 그 때 내가 딴 돈이 너무 많아서 언니가 얼마 잃었는지 기억도 안 나. 또 지난 번에는 언니가 200만 원이나 잃었어! 그리고 내가 50만 원 정도 잃었는데 그 돈은 혜민 언니가 따 갔었지!"우혜민이라는 여인은 "아이고, 내가 그 날 200이 조금 넘은 돈을 땄었는데, 이 정도 돈은 연이에게 그다지 큰 돈도 아니지 않아?"라고 말했다.하연은 "솔직히 이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긴 해~ 우리 남편이 1년에 몇 십억씩 벌어 오는데 내가 뭐, 고스톱 해서 돈 좀 잃는 게 별 대수겠어? 호호호!”라며 윤우선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는 이미 마음이 설레어 죽을 지경이었다. ‘아니.. 이 하
윤우선은 그녀가 패를 내던지는 것을 보고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며 즉시 카드를 던지고 소리쳤다. "오호호호!! 어머 언니! 어떻게 해~~ 싸버렸네!”“아이고!” 하연은 "내 패는 왜 처음부터 이따위야아!!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라며 짜증을 냈다.그러자 윤우선은 혹시라도 판이 엎어질까 봐 걱정되어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 연 언니, 우리 시작하기 전에 이미 약속했잖아~~ 이 패 엎어지면 다 끝이라고요! 무를 수 없어!!!?”하연은 "그래 그래 안심해, 우선아 난 그런 사람 아니야.. 이거는 그냥 내가 첫 판으로 분위기 좀 띄워 보려고 그런 거야. 그러니깐 우선이 너에게 돈을 주지 않거나 속이거나 그러지 않는다고!”라고 그녀를 안심시켰다.홍라연도 "그래, 동서 그 돈은 연 언니한테는 작은 돈이야! 그냥 재밌게 치려고 언니가 분위기 띄운 거니깐 너무 걱정 마~~"라며 도움을 주었다.하연은 이때 이미 돈을 윤우선에게 건네며 말했다. "자! 이 돈 맞잖아? 모두 다 해서 140만 원이니까! 잘 넣어 둬~?”윤우선은 온 몸에 전율이 흐르며 흥분하여 돈을 손에 쥐어 대충 세어 보고 난 뒤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그녀들과 다시 고스톱을 계속 치기 시작했다.하지만 윤우선의 패는 이상할 정도로 좋았다. 기본적으로 아무 패나 가지고 있어도 이상하게 패가 잘 붙었다. 게다가 홍라연의 도움으로 윤우선은 거의 승승장구했다. 네 판을 더 치고 윤우선은 도합 두 판을 졌지만, 다른 세 판은 줄곧 돈을 땄다. 그러다 보니 이미 벌어들인 돈이 500만 원 정도 되었다.그녀는 지금껏 고스톱으로 돈을 따봤지만 기껏해야 많아도 100만 원 정도 딴 것이 한 판에 제일 많은 금액이었는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을 따본 적이 있었겠는가.. 지금 손을 들어 돈을 세어 보니, 자신이 이미 500만 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이때 다시 패를 섞을 때, 홍라연은 ‘흠흠’하고 기침을 했다. 화투판에 앉아 있던 하연은 안색이 변하며 곧 윤우선을
패가 돌아가고 각자 패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윤우선은 패를 모두 뒤집은 후, 확인한 뒤 흥분해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의 패는 거의 하늘이 내려주신 것 같았다! 그래서 윤우선은 패를 잡자마자, 높이 들고서는 “아싸!! 흔들었습니다~!”라고 외쳤다. 얼마나 운이 좋은지, 바닥패를 보니 먹을 것이 수두룩했다. 게다가, 그녀는 가장 첫 타자였기 때문에 공짜 패까지 모두 거머쥘 수 있었다. 바닥패 중에 똥피 3개가 모여 있었는데, 우선은 그것을 모두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오늘 운이 굉장히 좋았고, 공짜 패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그 패를 먹기라도 하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의 패까지 모조리 가져갈 수 있을 것이었다! 이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흥분하여 손이 살짝 떨려왔다.하연은 “어이코 패가 좋은 가벼? 완전 난리네?!”라며 미소 지었다."맞아요! 오호호호홍" 윤우선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니.. 이게 왜 그런지 몰라도 오늘따라 패가 너무 좋네~~ 오호오홍!"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그냥 네가 다 쓸어 가겠다!”라며 우선의 마음을 더 설레게 만들었다. 그렇게 말한 뒤 하연은 바닥패를 맞추었다. 그리고 뒤집은 패도 역시 짝이 맞았다. 윤우선은 "아이고, 연 언니도 패가 잘 붙네~ 어머?!”라며 살짝 경쟁 의식을 느꼈다.하연은 웃으며 "야~ 너 내 다른 패 안 봤잖아~~ 나머지 패가 썩은 거면 나 그냥 이번 판도 지는 거야!!!”라고 말했다.윤우선은 "맞아, 연 언니! 그리고 초단 조심해요?! 안 그러면 내가 다 쓸어 갑니다! 오호호호!”라며 즐거워했다."당연하지!" 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패를 잘 보고 있으니 걱정 마!”라고 말했다.윤우선은 이미 흔들었기 때문에, 지금 바닥패에서는 먹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이때 하연이 자신을 빚쟁이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하연은 윤우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손바닥에 재빠르게 바닥패에 놓여
그 때 갑자기 "어머!!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라며 하연이 흥분하며 소리쳤다. "아싸~~~! 따닥! 자, 다들 패 하나씩 다 가지고 오세요~~ 오호호!! 원 고!!” 하지만 윤우선은 갑자기 등줄기가 서늘했다. ‘뭐라고? 벌써 원 고??! 자신이 반나절 만에 500만 원을 땄는데, 이 돈을 모두 돌려주게 생겼네.. 게다가 이 판은 점당 10만 원이라서.. 만약 점수가 많이 나게 되면 엄청 타격이 클 텐데.. 휴우..’ 윤우선은 마음이 몹시 괴로워, 살짝 멘붕에 빠졌다.그러자 옆에 있던 홍라연은 얼른 윤우선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동서~~ 원래 고스톱 판에서 혼자 계속 이기는 게 어디 있겠어~~~? 지금껏 이렇게 자네가 많이 이겼잖아? 이렇게 한 번 진다고 해도 상관없지 뭐~~~ 또 이기면 되는 거 아니겠어?!!”그러자 하연도 웃음을 지으며 "그래 그래, 나도 이제야 한 번 이긴 건데 뭐~ 자, 우리 그럼 이 기세를 몰아 일단 좀 더 쳐보자고~!”라고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윤우선은 그런 위로를 듣고 그제야 비로소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지만, 여전히 답답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이런 마음을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고스톱 판은 돌아갔다. 하지만.. 결국 하연은 승리했고 48점이라는 큰 점수로 났다. 사람들은 모바일 뱅킹으로 480만 원을 하연에게 건넸고, 다시 판을 새로 이어갔다. 하지만 이어진 게임에서 윤우선은 더욱 멘붕이 심해졌다. 그녀는 이제 반드시 잃은 돈을 되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었는데 패를 받아 열어보니 이게 다 무엇인가?! 짝이 없는 패에 바닥패에 먹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똥망한 패가 아니겠는가? 그녀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아니… 이걸 어떻게 쳐?! 나만 또 이번 판 망한 거 아니야??!!’하지만 고개를 살짝 들어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모두가 패가 좋은지 흥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번 판에 가장 먼저 친 사람은 홍라연이었다. 그 다음에는 하연과 우혜민이었다.
홍라연은 비록 윤우선의 마음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멘붕에 빠진 지 오래였다!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고스톱을 하는 데는 확실히 일가견이 있지만 그녀는 표정에서 모든 감정이 다 드러나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그녀가 만약 똥패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면 분명 신나는 표정으로 고스톱을 치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패가 개똥 같은 터라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을 알게 되자 얼굴에 그 기분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었다.그녀는 연달아 이기다가, 500만 원을 벌었는데 결과적으로 단번에 두 번을 지다 보니 돈을 따서 번 500만 원을 다 잃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천만원대의 돈을 잃었으니, 이건 정말 자신이 겨우겨우 모아둔 비상금을 몇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다 잃어버린 것이었다! 윤우선은 평생 돈을 벌지 못했는데, 더 문제는 남편 김상곤 역시도 별 능력이 없어서 돈을 저축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리고 꽤 오래 전 재태크를 하겠다고 주식을 샀다가 하마터면 엄청난 손해를 볼 뻔했는데, 다행히 시후가 나서서 겨우 원금과 이자를 챙겨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돈을 벌기 힘든 구조에서 살고 있었기에 그녀는 돈만 보이면 1원이라도 두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지갑에 꽂아 넣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연은 그녀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 것을 보고 "우선아~ 그럼 우리 한 판 또 칠까? 오호호 그런데, 너 지금 돈 아까운 거 아니지? 겨우 한 천만 원일 뿐인데, 너는 청년재인 별장도 살 돈이 있는데 이 정도 돈은 너에게 용돈 아니냐???”라며 심기를 건드리기 시작했다."쳐요!! 왜 안 쳐?!!!" 윤우선은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에휴~~ 이런 돈은 별일 없이 쓸 수 있지 뭐~~ 오호!! 오호호호!!”"그치? 그럼 즐겁게 한 번 더 치자고오~~~!"“그치 그치~ 돈이 뭐 중요하겠어~~"이때 윤우선은 나머지 세 사람이 서로 짜고 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오래 전에 그녀를 함정에 빠뜨릴 궁리를 하고
이번 패 역시도 이미 바닥패를 보니 말아먹은 것 같았다. 그나마 지금 패로 비벼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초단 밖에 없었다. 그나마 초단을 노리고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못 챈 사이에 조용히 패를 모아간다면 아마도 이 번 판은 조금이나마 이길 수 있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우선의 마음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고스톱을 시작했다. 이번 판은 우혜민의 점수가 독보적으로 높았다. 우선은 여전히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었다. 만약 초단만 된다면! 그럼 조금 전에 잃은 돈들의 일부를 다시 한 번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윤우선은 흥분해서 ‘하앗!’하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초단패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패를 내던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그녀가 어찌 알았겠는가? 이 화투는 진작에 짜고 치는 노름판이었고, 그녀가 필요로 하는 패는 모두 우혜민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즉, 조금 전 판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패는 시작하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윤우선은 나오지 않는 초단 패를 힘겹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하연이 패 한 장을 만지작거리더니 바닥패로 던졌다. "아이고, 이번에는 바닥패가 먹을 게 없네~”그러자 우혜민은 그녀가 던진 패를 보고는 재빨리 말했다. "아이고 연 언니!!! 고마워~ 내가 또 이거 기다리고 있는 걸 어찌 알고 이렇게 또 던져 주시나??? 오호호홋!!! 투 고!!”그러자 하연은 손뼉을 치며 웃었다. "오호홋!! 어머? 너 그러면 이번에 점수가 얼마야? 따블 아니야 따블? 오마야?! 그럼 너 몇 점이야?! 160점? 오마야!!!! 세상에?? 어! 근데 이번에 우선이는 또 피박이네 피박?! 아이고! 혜민이가 패를 먹지만 않았어도 우선이 초단인데 초단!!! 아이구~~!!”윤우선은 갑자기 눈 앞이 핑 돌며 현기증을 느꼈다! 자신의 은행 카드 안에는 그저 200만 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우혜민이 160점으로 난 데다가, 자신은 피박이 되어 3200만 원의 돈을 지불해야 했
윤우선은 지금 완전히 함정에 빠져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함정에 빠진 것도 깨닫지 못하고, 돈을 되찾는 데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하연이 안 된다고 하자 격하게 반응했다. “아니 언니! 내가 뭐 아예 안 한다고 한 건 아니지 않아요? 그냥 몇 번 더 치고, 그냥 다 합쳐서 주겠다고 했잖아요~!”하지만 하연은 단호했다. "저기 우선아, 너랑 더 이상 고스톱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네가 돈이 없다는 게 관건이야.." 그러자 하연은 "그럼, 내가 한 발 양보해줄게. 네가 먼저 반이라도 지불해서 해결한다면, 그 때 다 같이 다시 고스톱 치는 거야~!”라며 인심 쓰는 척을 했다."에? 일단 돈을 조금이라도 먼저 내라고요?" 윤우선이 다급한듯 말했다. "어머머머.. 아니 이렇게 조금만 치다가 갑자기 끝낸다고요?”하연은 "그래! 돈을 먼저 내야 더 놀던가 하지?! 지금 이렇게 그냥 봐주고 하면 안 돼 돈 다 뜯긴다니까?”라며 다시 차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러자 홍라연이 "에이~ 연 언니, 우리 동서가 돈이 확실히 많다니까요?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지인인데~~ 그냥 한 번 봐줘요?! 호호… 또 이렇게 분위기 다운시키지 말고~”라며 하연에게 눈빛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자 하연은 재빨리 "그럴까??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라연이 얼굴을 봐서 한 번 봐줄게. 그렇지만 말이야. 만약 우선이 네가 돈이 없으면, 다른 거라도 저당을 잡아 놓고 고스톱을 더 칠 수 있게 해 줄게~!”라며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이 말이 나오자 윤우선은 갑자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심정이 들어 이렇게 말했다. "음.. 언니!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방이 세 개이기는 한데.. 집이 너무너무 작아서, 많이 잡아도 1억 조금 넘는 금액 밖에 안 되거든요.. 그럼 제가 이 집을 담보로 할게요. 괜찮죠?”"그래, 그러면 괜찮아." 하연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먼저 부동산 증명서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저당권 계약서를 써줘야지."
윤우선은 이때 마음속으로 이번에는 반드시 본전과 이익을 모두 챙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고스톱을 시작한 지 불과 30분 만에 3억이나 되는 큰 돈을 더 날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 판도 제대로 당한 윤우선은 이미 완전히 망했다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돈을 다 잃은 순간, 그녀의 표정은 처참했다.그러자 하연이 말했다. "우선아.. 너 지금 돈이 없어.. 너 이제 어떻게 할 거야..?”“저.. 저는…” 윤우선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단번에 하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돈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 자신이 모아 두었던 모든 돈이 다 떨어졌고, 심지어는 유일한 재산이었던 집 한 채 마저도 남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는 저당 잡힐 물건이 없었다.그러나 하연은 눈빛이 날카로웠다. 그리고는 한눈에 그녀의 손목에 있는 팔찌를 보더니, "아이고, 이 팔찌가 꽤 괜찮은 것 같은데..?!”라며 우선의 손목을 어루만졌다."팔찌?" 윤우선은 고개를 숙이고 손목을 보니, 그제야 자신에게 값진 보물이 하나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팔찌는 당초 진원호가 자신의 사위 시후에게 특별히 선물한 것이었다. 시후는 이 팔찌를 딸 김유나에게 주었는데, 아직 착용도 하지 않았지만 우선에게 뺏겼던 것이다. 그녀는 뻔뻔하게 그 팔찌를 끼고는 돌려주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팔찌도 이것 하나뿐이었고 시후도 별 말이 없었고, 유나도 다시 말하지 않았기에 계속 끼고 다녔던 것이다. 그러자 우선은 황급히 팔찌를 풀어 하연에게 건네며 말했다."언니.. 이 팔찌, 그런데 이 팔…찌.. 엄청.. 비싼 거예요.."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니까 일단 제 빚 좀 탕감해 주세요.. 알겠죠?”하연이 팔찌를 받아든 뒤 자세히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팔찌는 확실히 굉장한 고급품 같았기 때문이다. 보석들과 다이아가 사이사이에 살짝 박혀 있어서, 아주 좋은 물건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도박장에서 여러 해 동안 지내왔기에 어떻게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고
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왜 페이셔스 그룹을 스포트라이트 아래로 끌어들이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설마 그들이 전 세계 앞에서 페이셔스 그룹을 공격하려는 건가? 그렇게 되면 너무 위험한 행동 아니야? 전 세계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들은 모든 사람의 적이 될 거야. 그건 너무나도 위험한 일인데..!”안충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 상황을 완전히 뒤집을 자신이 있다면 모르지..” 말을 하며, 안충주의 얼굴에 드문 공포의 기색이 떠올랐다. 그는 입을 떼며 말했다. “알겠다! 이건 분명히 공개 처형이야!”“공개 처형..?” 제이크 한은 중얼거리며 그 말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눈이 반짝이며 깨달은 듯 말했다. “이해했어! 네 말대로라면, 그 미스터리의 인물은 페이셔스 그룹의 엄청난 추문을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만약 그 추문이 드러나면, 페이셔스 그룹 전체가 파멸에 직면할 거야! 그들은 일부러 페이셔스 그룹을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끌어들여 그들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려는 거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 내 추측도 그래.”제이크 한은 충격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정말 공개 처형이군.. 먼저 억누르고, 다시 들어 올린 다음, 결국 무참히 짓밟는...” 이 말을 하며 제이크 한은 책상을 반복해서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대체 이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누굴까... 설마.. 설마 페이셔스 그룹의 전 회장이 권력을 되찾으려 돌아온 건가?” 안충주가 입을 열려는 찰나, 제이크 한은 다시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야! 배 회장이 돌아온다 해도 자신의 증손자를 해치진 않을 거야. 게다가 배 회장은 이미 완전히 권력을 잃은 상태라서, 그런 미스터리 세력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고..”안충주는 친구가 고민에 빠진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너도 답답한 때가 있구나, 제이크
안충주의 판단을 듣고 제이크 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기는 해. 뉴욕에서 페이셔스 그룹 사람에게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지..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너희 Samson 그룹 정도가 있겠지만, 이번 사건의 방식은 너희들 어느 그룹들이나 집안과도 거리가 멀어 보이더군..”“맞아.” 안충주가 동의하며 말했다. “이 방식은 몇몇 재벌가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굉장히 야성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너도 그렇게 생각해?” 제이크 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처음엔 신생 갱단이 관심을 끌기 위해 벌인 짓인가 했지..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어떤 갱단도 이런 식으로는 불가능해. 페이셔스 그룹을 적으로 삼는다는 건 자멸의 길이니까.”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리고 확실히 돈 때문에 움직이는 게 아닌 것 같아 보였어. 정말 돈이 목적이라면, 그들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 않았겠지.. 그건 뉴욕에서 몇 명의 행인을 납치하고 미국 정부에 항공모함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거든.”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건 더 이상하군.” 그러고 나서 그는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화제가 된 그 영상들 봤지?”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봤어.”제이크 한은 찌푸리며 말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영상에서는 묘한 기운이 느껴졌어. 아주 불길한 느낌이 들더군. 영상 두 개가 연달아 올라왔는데.. 겉으로는 페이셔스 그룹을 언론으로부터 억누르려는 것 같았지만, 결국 페이셔스 그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히려 승리를 되찾았고, 페이셔스 그룹이 상승 기류를 탄 것 같아 보여..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누군가 일부러 페이셔스 그룹에게 기회를 준 것 같아. 마치 그들이 페이셔스 그룹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안충주는 말했다. “내가 전화한 것도 이걸 경고하기 위해서였어. 나도 이 일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영상에서는 상대방이 배한빈을 조롱하고
"좋아." 곧, 모자에 마스크를 쓴 안충주가 한 경찰관의 안내를 받으며 올라왔다. 그는 두 개의 갈색 종이봉투를 들고 제이크 한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제이크 한은 그를 보고 놀라며 물었다. "충주, 왜 뉴욕에 왔어? 지난번에 너 한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맞아."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 갔었지.. 그런데 일이 잘 안 돼서 다시 돌아왔어."제이크 한은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누가 안충주를 막을 수 있지..?""말도 마." 안충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아주 이야기가 길다고.." 그러고 나서, 그는 두 개의 종이봉투를 테이블에 놓으며 물었다. "지금 퇴근 시간이지? 내가 안주도 좀 사왔고, 네가 좋아하는 소주도 한 병 가져왔어. 마실 수 있으면 우리 둘이 한 잔 하자."제이크 한은 웃으며 말했다. "난 이미 퇴근했어. 그 놈의 언론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집에 가기 싫다." 그는 봉투에서 소주를 꺼내며 놀라 외쳤다. "와~ 요즘에는 이런 소주도 있나?”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요즘에는 수입이 잘 되니까.”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이걸 보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텐데..”제이크 한의 할아버지는 한국인으로 유명한 상인이었다.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그 후 미국에 뿌리를 내렸다. 제이크 한과 안충주는 나이가 비슷했고,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후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함께 자라지는 않았지만, 핏줄의 영향으로 그들의 많은 습관은 한국인들과 비슷했다. 제이크 한의 할아버지는 소주를 좋아했으며, 그 기호는 제이크 한에게도 이어졌다.안충주는 종이봉투에서 몇 가지 안주를 꺼냈다. 안충주가 꺼낸 안주는 족발이었다. 그는 안주를 꺼내며 말했다. "아, 오늘 한인타운에서 삼겹살을 사오려고 했는데.. 문을 안 열었더라고..”제이크 한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삼겹살.. 너무
자정이 넘은 시각, CNN과 뉴욕 타임즈의 기자팀이 밤늦게 페이셔스 그룹 대저택에 도착하여 배한빈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배한빈은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한 후, 자신의 아들 배호영을 칭찬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감정적으로 말했다. "호영이는 나이가 어리지만 늘 성숙하고, 겸손하며, 정직하고 친절한 아이였어요.. 정말 뛰어난 젊은 인재였지요.. 여러분이 아마 모르실 텐데, 호영이는 납치되기 직전까지 자기가 주최한 만찬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겸손함 덕분에 그 자선 만찬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는데, 바로 그 덕분에 범인들이 호영이를 납치할 기회를 잡았고, 호영이가 연설을 하려고 무대에 오르기 직전, 납치한 것입니다."기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배호영 씨가 주최한 자선 만찬은 어떤 목적이었나요?"배한빈은 설명했다. "그것은 고아들을 돕기 위한 행사였습니다. 호영이는 어릴 때부터 고아들의 성장과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수 천만 달러를 기부하여 뉴욕 한인회와 협력해 고아들을 위한 기부 재단을 만들려고 했죠."기자들이 배호영이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여 자선 활동을 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때 배한빈은 인터뷰에서 매우 감정적으로 간청하기 시작했다. "만약 이 인터뷰를 범인들이 보고 있다면, 아버지로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호영이를 해치지 말아주세요. 당신들이 요구한 20억 달러의 몸값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페이셔스 그룹은 20억 달러를 준비하겠습니다. 단지 호영이를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그 아이는 아직 젊고,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그가 돌아오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 인터뷰는 곧 두 언론사에 의해 TV와 영상 플랫폼에 실렸고, 즉시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사람들은 배한빈이 인터뷰에서 고통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자 모두 그에게 동정심을 느꼈고, 배호영이 얼마나 훌륭한 인재인지 알게 된 후에 그에 대한 동정도 급격히 증
배한빈이 길거리에서 매춘녀와 입맞춤을 하는 장면과는 달리,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배한빈이 매춘녀와의 다음 장면들을 담고 있었다. 사람들은 배한빈이 매춘녀에게서 두 개의 사람 귀를 받는 영상 속 장면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배한빈이 두 개의 귀를 품에 안고 울부짖으며 아들의 이름인 배호영을 부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 때, 댓글에는 많은 여론 조작자들이 등장해 여론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이 알았던 사실을 토대로, 배한빈이 실제로는 거리에서 여자를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가 사랑하는 아들 배호영이 납치된 것이라고 밝혔다. 범인들은 아들의 두 귀를 잔인하게 자르고, 그것을 매춘녀에게 전달한 후 매춘녀가 배한빈에게 입맞춤을 하도록 시켰기 때문에 사실 범인들의 악의적인 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배한빈은 아들의 납치와 폭력에 대한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잘못된 사실을 알지 못한 네티즌들의 극단적인 언어 폭력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깨달았다. 그동안 그들은 배한빈을 완전히 오해했던 것이다. 이전에 배한빈이 매춘녀와 길거리에서 입맞춤을 하는 영상은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고, 배한빈에 대한 비판과 욕설이 쏟아졌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깨달았다. 배한빈은 실제로 모든 이들이 존경하고 칭송할 만한 위대한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그동안 그를 욕했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깊은 자책감과 죄책감을 느꼈다. 한 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배한빈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시작했으며, 댓글에서는 자신들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들의 말투와 태도는 매우 진지하고 성실했다.페이셔스 그룹은 이전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모든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했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었다. 쏟아지는 사과와 동정, 찬사들 속에서 배한빈은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감격적으로 배해산에게 말했다. “아버지, 이 방법이 정말 기발한
가정부는 이미 제임스의 온갖 감언이설에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특히, 그녀는 제임스가 자신을 새롭고 화려한 신분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자, 그녀의 내면 깊숙이 숨겨져 있던 열등감과 연약한 부분이 움직였다. 그녀는 제임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그가 자신을 천국으로 인도해 주는 천사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녀는 제임스가 하는 말을 의심 없이 모두 고맙게 받아들였다. 제임스는 잠시 안도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이 매우 당혹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에 잠시 동안 머무는 동안은 안전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위험이 많이 도사리고 있음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 위험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했다. 그는 가정부를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하나 더 부탁할게, 제시. 만약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이 내 이름을 언급하는 걸 듣게 되면, 무슨 일이든 즉시 나에게 알려 줘야 해요. 내 연락처를 받아가요.”가정부는 이미 그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하게 말했다. “제임스, 걱정 마세요. 제가 꼭 신경 쓸게요.”제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한 뒤 이렇게 당부했다. “이제 빨리 가서 가능한 정보를 수집해요.”가정부는 수줍게 말했다. “제임스... 난 막 교대해서 아직 할 일도 없는데... 좀 더 같이 있어도 될까요?”제임스는 여자의 의도를 금방 눈치챘다. 하지만 그는 이 시점에 그런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내심 짜증이 났지만, 그 감정을 꾹 참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지금은 상황이 급하니까 먼저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해요.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우린 함께 할 기회조차 잃을지 몰라요.”가정부는 그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제임스! 바로 가서 도움이 될 만한 게 있는지 살펴볼게요.”제임스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가 봐요. 중요한 정보가 생기면 바로 알려 주고요.”“네...” 가정부는 아쉬운 마음을 뒤
제임스는 이어 말했다. “이번 일이 지나고 배 도련님이 무사히 돌아오면, 그에게 얘기해서 더 이상 당신이 페이셔스 그룹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도록 할 게요. 나와 함께 시애틀로 가요.”가정부는 크게 기뻐하며 물었다. “제임스... 진심이예요?!”“물론이지!” 제임스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집에서 가정부를 할 수는 없지.. 당신은 장차 아내가 되어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을 사람이라고, 남을 돌보는 건 당신의 일이 될 수 없지.”제임스의 이 ‘상류층 남자’와 같은 식의 말은 가정부를 단번에 매료시켰고, 그녀는 마치 동화 속에서 왕자를 만난 평민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데렐라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고, 어릴 적부터 드라마와 소설에서 꿈꾸던 상류층과의 로맨스가 제임스를 만난 덕분에 현실처럼 다가왔다.가정부는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 제임스... 정말로 저를... 저를 거부하지 않으세요?”“거부할 리가 있겠어!” 제임스는 그녀의 손을 잡고 어루만지며 웃었다. “지금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배 도련님이 돌아오길 기다리면 돼요. 그러면 그때 가서 말해볼게요. 그가 거절할 리 없어.”“네..” 가정부는 머리를 연신 끄덕이며, 감격에 몸을 떨었다.그때 제임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제시.. 난 지금 배 도련님이 무척 걱정 되는데..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둘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그러니 요즘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갈 기회가 있다면, 꼭 주의 깊게 들어줘요. 만약 그들이 닌자에 대해 언급하면 특별히 신경 써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최대한 기억해 둬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알아보고요, 알겠죠?”제임스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이 동생을 죽인 미스터리의 인물 외에도 일본 닌자들이었다. 만약 이번 사건이 닌자들의 짓이라면
제임스는 세상에 누군가가 배호영의 귀를 자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잔혹한 방법은 너무나도 잔인해서 재벌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떤 재벌가라도 집안의 일원이 이런 일을 당하면, 상대와 끝까지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임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만약 정말 그 닌자들이 한 일이라면, 이렇게 대담할 수는 없었을 거야...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워낙 강력하니까. 아무리 미국과 일본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페이셔스 그룹이 진지하게 공격하려 하면, 이가 닌자 전체가 달려들어도 페이셔스 그룹을 이길 수 없을 텐데..’ 그리고 나서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마 진짜 배후는 닌자들이 아니란 말인가? 만약 그들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위치도 무시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이 미스터리한 인물의 실력은 가늠조차 어려울 거야..’ 그러다 제임스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마음속으로 물었다. ‘설마 제이콥을 죽인 그 사람인가?!’ 그 순간, 제임스는 온몸이 떨리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만약 배호영을 납치한 배후가 동생 제이콥을 죽이고 이탈리아 조직을 사라지게 한 그 미스터리의 인물이라면, 다음 목표는 분명 자신일 것이다.옆에 있던 가정부는 제임스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제임스... 괜찮아요?”제임스는 정신을 차리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단지... 배 도련님이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을 뿐이예요...”“그러게요…” 가정부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회장님께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고 하네요…”제임스는 재빨리 물었다. “또 다른 소식은 없나요?”가정부는 생각하며 말했다. “다른 소식은 별로 없어요.. 도련님이 납치된 이후로 집안의 여자 분들을 돌보라는 지시가 내려졌어요. 사모님께서 도련님의 귀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기절하셨거든요. 저는 계속 부인을 돌보고 있다가 이
페이셔스 그룹은 많은 인력을 동원해 브루클린 사건 현장 근처에서 목격자를 수색했고, 사건 발생 당시의 영상을 촬영한 사람들에게 10만 달러의 현금으로 영상을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게다가 영상을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개인 정보를 기록하지 않고 현금으로 거래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사람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려 했다. 이 전략은 효과가 좋았다. 소문이 브루클린에 퍼지자 사건을 촬영한 사람들이 줄지어 페이셔스 그룹에 영상을 팔러 왔다. 불과 20분 만에 페이셔스 그룹은 여덟 개의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사건 영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일부는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장면부터 촬영했으며, 또 다른 일부는 그가 두 개의 귀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촬영했다. 페이셔스 그룹이 원하는 것은 후자의 영상이었다.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언론과 대중 앞에서 동정을 유도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페이셔스 그룹이 상상도 못한 것은, 영상을 판매한 8명의 행인 중 네 명이 블랙 드래곤의 일원이었다는 것이다. 이중열은 페이셔스 그룹이 반드시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동정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계산에 맞춰 진행된 셈이었다.블랙 드래곤의 일원들이 거리의 행인으로 변장해 사건을 촬영한 이유는 바로 페이셔스 그룹에 그들이 원하는 ‘방패’와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처음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영상을 공개한 사람도 블랙 드래곤이었다. 배해산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자들과 자신들에게 방어 수단을 제공하는 자들이 모두 시후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현재 거대한 힘을 가진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시후에 의해 미로 속에서 놀아나는 쥐와 같을 뿐이었다. 겉보기엔 그들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모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한편, 페이셔스 그룹이 영상을 찾고 있는 동안 페이셔스 그룹의 집에 숨어 있는 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