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는 배호영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자, 공손한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소개했다. "제 생각에는.. 도련님께서 한인 협회와 협력하여 뉴욕에서 자선 모금 만찬을 여는 게 어떨까 생각됩니다. 우선 도련님께서 2천만 달러를 자선 기금의 일부로 삼고, 이 돈으로 자선기금 설립에 사용될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발표하시는 겁니다." 배호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손가락을 살짝 흔들며 말했다. "계속해 봐." 제임스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 외부에 홍보할 때는, 이 자선 기금이 북미에 있는 동양인 고아들의 생활과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알리시면 됩니다. 한인 협회에서도 이와 같은 자선 활동에 관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련님께서는 페이셔스 그룹의 후계자이신 만큼, 한인 협회는 도련님과 협력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겁니다. 그들이 자선 활동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은 분명하니 전혀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음, 그럴듯하군." 배호영은 매우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물었다. "그 다음은?" 제임스는 말했다. "그 다음에는 한인 협회와 만찬 날짜를 정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혜리가 뉴욕에 도착한 후, 뉴욕 콘서트를 열기 전쯤으로 만찬 날짜를 정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그 기간 동안 혜리가 뉴욕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을 테니, 분명히 시간도 낼 수 있을 겁니다. 한인 협회는 현재 혜리의 콘서트와 관련된 홍보와 조율을 바쁘게 진행 중이기는 하겠지만, 도련님의 일을 절대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겁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겠죠. 따라서, 도련님께서 그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혜리의 콘서트와 관련된 정보를 듣게 될 겁니다. 그때 도련님께서 한인 협회에 제안하시죠. 혜리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이라고, 그녀가 참석한다면 자선 만찬의 영향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요. 만약 그녀가 만찬에 참석한다면, 도련님께서 개인적으로 2천만 달러를 더 기부하겠다고 하시고요. 그렇다면 혜리
배호영이 칭찬하며 말했다. "제임스, 역시 너야! 네가 이렇게 말해주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것 같아!" 제임스가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과찬이십니다. 저는 그저 작은 꾀를 부린 것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도련님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됩니다."배호영이 크게 웃으며 다시 물었다. "만약 혜리가 자선 만찬에 참석하기로 한다면.. 덫을 어떻게 놓아야 할까?"제임스가 말했다. "그건 간단하죠. 혜리가 오면 먼저 대기실로 안내하십시오. 대기실은 가능한 한 창문 가까이 있어야 하고, 환기구가 있는 곳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리 훈련된 무장 인력을 잠복시켜 놓아야 하죠. 그녀가 대기실에 들어가면 마취제를 써서 기절시킨 후 창문이나 환기구를 통해 몰래 데려가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그 후에 다른 사람들이 혜리가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면 당연히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도련님은 그냥 아무것도 모른 다는 듯 경찰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더라도 도련님께서는 모른다고 잡아떼십시오. 그저 조폭들이 오랫동안 계획을 짜서 일을 벌인 것 같다고 주장하세요. 나머지는 경찰이 알아서 조사하게 놔두면 됩니다!" 제임스는 계속 말했다. "그때 저는 경찰을 혼란스럽게 할 증거와 단서를 일부러 남겨두겠습니다. 사건을 단순한 유괴 및 협박 사건처럼 꾸며서, 나중에 혜리의 가족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해 이 사건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그 누구도 도련님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은 Koreana 그룹의 것보다 적지 않으니까요. 누가 봐도 도련님이 돈 때문에 혜리를 납치했다고는 믿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제임스는 덧붙였다. "물론 저도 철저하게 연극을 할 겁니다. 사람을 시켜서 Koreana 그룹과 몸값 협상을 할 거고, 만약 몸값을 순조롭게 받으면 좋지만, 못 받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대비책도 준비해 두어서, 실패한 사람들은 반드시 경찰에게 아
"닌자?" 제임스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배호영에게 물었다. "도련님, 일본 닌자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까?"배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 우리 아버지 밑에 있던 사람들이 예전에 일본 닌자를 고용해 일을 처리한 적이 있는데, 성과가 꽤 좋았다고 들었거든.."제임스가 바삐 말했다. "믿을 만한 닌자가 있다면, 몇 명을 먼저 뉴욕으로 불러와도 나쁘지 않겠지만, 대체 방안이 실행되기 전까지는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그래." 배호영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걱정 마, 내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일단 최고의 닌자를 몇 명 불러오도록 하겠어." 그러면서 배호영은 다시 말했다. "아 참, 제임스. 호텔에서 닌자들이 기회를 잡아 움직이는 건 플랜 B로 하고, 만약을 대비해 플랜 C도 세우자고. 만일의 경우 혜리의 호송대를 가로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겠어? 고용병들을 모아보는 것도 좋겠어. 닌자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시켜 두는 거지.""예 알겠습니다!" 제임스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도련님, 걱정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배호영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지. 시간이 늦었으니, 너도 일찍 쉬어. 혜리가 며칠 안에 미국에 올 것 같으니, 서둘러 준비해야 할 거야. 그리고 당분간은 시애틀로 돌아가지 말고 여기에서 평화롭게 지내도록 해."제임스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곧바로 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도련님! 혜리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전까지는 여기서 떠나지 않겠습니다."... 이 시각, 시후는 이미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호텔로 돌아와 있었다. 유나는 시후가 무사히 돌아오자 비로소 안도하며 그가 캐나다로 다녀온 일의 세부 사항을 물었다.시후는 아내가 걱정할까 봐, 가능한 한 이 사건의 심각성을 줄여 말했다. 시후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일은 그저 사소한 일이었고, 문자 메시지를 보
그의 증증조부는 조선 말기에 이미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간 사람으로, 그 당시 많은 조선인 노동자들과 함께 철도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했다. 그때부터 김사년의 집안은 조선인 특유의 끈기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미국 땅에 점차 뿌리를 내렸다. 초창기에는 조선인 노동자로 미국에 온 김사년의 선조들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 가장 하층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김사년의 집안은 미국에서 많은 자산을 소유한, 대표적인 한국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김사년의 집안은 상인의 핏줄을 이어받은 터라, 동포들을 단결시키고 함께 발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수십 년 전 김사년의 증조부는 뉴욕 한인회를 창립했고, 점차 이 한인회는 미국 최대의 한인회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김사년이 뉴욕 한인회 회장직에 오른 후, 그는 뉴욕 한인회를 전미 한인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회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상을 통해 대부분의 미국 내 한인 모임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름을 ‘전미 한인회’로 변경하는 데 뜻을 모았다.김사년은 합병이 이루어진 후 첫 번째 전미 한인회 회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와 시카고 한인회 역시도 뉴욕 한인회에 뒤지지 않는 막강한 권력과 능력이 있었기에, 그 회장들과의 경쟁은 늘 김사년의 고민거리로 남아 있었다. 따라서 그는 늘 뉴욕 한인회가 합병되기 전에 존재감을 더욱 높이고 영향력을 키워 다른 두 회장들 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 뉴욕 한인회의 상임 부회장이 혜리의 콘서트 협력 건을 뉴욕 한인회에게 특별히 위임했고, 이는 김사년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그는 혜리의 미국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인 배호영까지 직접 그를 찾아온 것이다..! 미국에는 모든 한인회가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두 개의 재벌가가 있었는데, 세계적인 한국인 재벌가인 Samson 그룹과 또
배호영의 가벼운 한마디는 김사년의 귀에 천둥처럼 꽂혔다. 미국 전역을 둘러보아도, 페이셔스 그룹 같은 거대 재벌가를 한인회에 초청한 곳은 아직 없었다. 많은 협회들의 입장에서는 페이셔스 그룹이 보유한 자산이 모든 회원의 자산을 합한 것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페이셔스 그룹은 딱히 한인회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마치 수십억 대의 자산가가 자산이 100만에서 200만 사이인 사람들만 가입하는 클럽에 가입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배호영이 직접 자신을 방문하여 뉴욕 한인회에 가입할 수도 있다고 말하자, 김사년은 무척이나 흥분했다. 그래서 그는 급히 공손하게 물었다. “배 도련님, 저희와 어떤 협력을 하기를 원하시는 겁니까? 말씀해주시면 뉴욕 한인회 전체가 총력을 다해 노력해보지요!”배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자선 사업을 좀 해보려 합니다.” “자선 사업이요?” 김사년은 놀라며 물었다. “배 도련님, 어떤 자선 사업을 하시고 싶으신 겁니까?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배호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북미의 동양인 고아들을 돕는 기금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일정 자금을 마련하여 북미의 고아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고, 그들의 생활과 교육을 보장하려 합니다.”“아이고!” 김사년은 감탄하며 말했다. “배 도련님, 정말 마음이 넓으십니다..! 북미의 동양인 고아들은 많지 않지만, 정말 이곳에서 고아가 되면 국내에 있는 고아들 보다 상황이 훨씬 힘들 겁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기금을 마련해 준다면, 그 의미는 정말 크겠지요..!”김사년은 다시 물었다. “배 도련님, 이 문제는 어떻게 협력하면 될까요?” 배호영은 엄숙하게 말했다. “계획은 일단.. 제가 먼저 자금을 내고 자선 만찬을 열어 뉴욕에 있는 한국인 기업가들을 함께 초청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돈을 기부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러면 이 자선 기금이 공식적으로 설립될 겁니다.
배호영이 장소를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로 정한 이유는 계획을 실행하기 더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배호영도 혜리가 자신의 호텔에서 사라진다면 호텔에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질 것을 잘 알지만, 그는 그런 뉴스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호텔에 대한 부정적 뉴스보다 혜리가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오늘날 네티즌들은 금세 큰 사건들을 잊어버린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브랜드와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는 보통 한 달을 넘기지 않는다.과거에도 여러 호텔에서는 관리 소홀로 인해 여성 고객의 안전이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하여, 호텔의 평판과 영업에 큰 타격이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면 늘 다시 평소와 같은 상태로 회복되곤 했다.김사년은 11일이라는 날짜를 듣고 곤란해하며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는 배호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 도련님, 저희 한인회가 요즘 업무가 많아 11일은 좀 빠듯할 것 같습니다.. 혹시 15일 이후로 만찬을 미룰 수 있을까요?”“15일 이후요?” 배호영은 그 날짜가 혜리의 뉴욕 콘서트 날짜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왜 15일 이후로 해야 하죠? 아직 보름이나 남았는데, 만찬을 준비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텐데요?”그러자 김사년은 정중하게 설명했다. “배 도련님, 사실 저희 한인회의 상무 부회장이 얼마 전에 유명 케이팝 가수인 혜리 씨의 콘서트 협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배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 도련님께서도 혜리 씨에 대해서는 들어 보셨겠지요?” 배호영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들어본 적 있습니다. 노래도 몇 곡 들어봤는데, 팬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김사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혜리 씨가 15일에 뉴욕에서 북미 투어의 첫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소식은 못 들으셨습니까..?”배호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몰랐습니
김사년은 배호영의 말을 듣고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드는 것 같았다. 만약 페이셔스 그룹을 뉴욕 한인회에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는 한인회 전체에 엄청난 공로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이셔스 그룹이 뉴욕 한인회에 공식적으로 가입하기라도 한다면 뉴욕 한인회는 다른 한인회들을 훨씬 능가하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사년은 지금 전미 한인회의 첫 회장직을 두고 다른 지역의 한인회 회장들과 경쟁하고 있었기에 어떻게 해야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럴 때 페이셔스 그룹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전미 한인회의 초대 회장직은 그의 것이 될 것이 확실했다!김사년은 이를 생각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배호영에게 물었다. "배 도련님, 그 말.. 진심이십니까?""물론이죠!" 배호영은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언제나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이번 자선 만찬만 잘 준비해주시면, 제가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겁니다!"이 순간 김사년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재빨리 말했다. "좋습니다, 도련님.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만 하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배호영은 그의 반응에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제 요구사항은 두 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한인회에서 협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고, 둘째는 11일 이루어질 자선 만찬에서 최대한 분위기를 성대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입니다."김사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오늘이라도 바로 도련님과의 협력을 공식 발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찬도 걱정 마십시오. 개인적으로 보장하지요. 아마도 우리 뉴욕 한인회 회원의 최소 80% 이상이 참여할 겁니다!" 김사년은 이미 기뻐하고 있었다. 배호영의 요구 두 가지는 자신에게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외부에 공식적으로 협력 발표를 하는 것쯤은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페이셔스 그룹의 자선 만찬 초대라면, 한
배호영은 올해 26~27세 정도로 한창 젊은 나이였고, 혜리도 올해 20대 중반으로 나이대가 비슷해 혹시라도 두 사람이 자선 만찬을 계기로 서로에게 끌려 좋은 인연을 맺는다면, 자신은 이 둘의 인연을 맺어준 중매인이 될 것이었다. 만약 중간에서 성공적인 중매를 이끌게 된다면, 자신은 뿌듯할 것이고 더불어 콩고물도 더 떨어질 지 모른다. 그래서 김사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배 도련님 걱정 마세요. 그럼 말씀하신 일은 바로 추진하겠습니다!”배호영은 김사년이 승낙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미끼를 김사년이 성공적으로 물었음을 알고 속으로 크게 기뻐했다. 그는 겉으로 웃으며 말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한 시간 후, 서울.밤 11시가 넘었지만, 혜리는 여전히 연습실에서 댄스팀과 함께 이번 콘서트를 위한 새로운 안무를 연습하고 있었다. 공연을 앞둔 시기에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근육 기억을 강화해야만 공연 중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그렇기에 때로는 팀 전체가 며칠 동안 밤을 꼬박 새우며 연습하기도 한다.이때 그녀의 매니저 김지우가 연습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김지우는 안으로 들어와서 혜리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는 말없이 옆 소파에 앉아 혜리의 연습을 지켜봤다.곡이 끝난 후에야 혜리가 말했다. “선생님, 잠시 쉬도록 하죠. 모두 10분 동안 쉬어요.”이제야 안도한 듯이 숨을 고르던 무용수 중 한 명이 혜리를 보고 놀라며 말했다. “혜리 언니... 체력이 정말 대단하세요... 우리는 거의 녹초가 됐는데 언니는 땀 한 방울도 안 흘려...”혜리는 자신이 연습에 몰두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체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예전에 시후가 회춘단을 탄 물을 주었을 때, 그 물을 마신 이후로 체력이 크게 향상되어 또래 여성들뿐 아니라 또래 남성들과 비교해도 체력의 부족함이 없어지게 되었다.체력이 크게 좋아지면서 연습에 몰입하게 되면 그녀는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백댄서들이 힘들어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