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제임스는 자신이 이미 발각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그는 여전히 자신의 비서에게 이탈리아 조직의 가족들과 시애틀에 남아 있는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뒤처리 작업을 확실히 마무리하라고 계속해서 지시했다.비서는 모든 것을 메모하며 물었다. "도련님, 밴쿠버로 사람을 보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해 볼까요? 혹시 배후의 인물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안 돼, 절대 안 돼!" 제임스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상대는 밴쿠버에서 한 번에 800명이 넘는 조직원을 납치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밴쿠버에 가서 조사를 한다면, 그건 확실히 자살 행위라고. 그들이 이미 우리를 잡으려고 덫을 쳐 놓았을 가능성이 커. 지금은 그들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몸을 피해야 해." 비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임스는 다시 당부했다. "오늘부터 이 분야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도록 해. 너무 눈에 띄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저자세로 행동하고." "알겠습니다, 도련님!" 비서는 어쩔 수 없이 이 생각을 접었다.30분 후, 제임스는 개인 전용기를 타고 서둘러 시애틀을 떠나 뉴욕으로 향했다. 블랙 드래곤의 정보팀은 그의 이름으로 등록된 여러 대의 전용기 번호를 쉽게 파악했고, 이 전용기들의 실시간 상태를 조회했다. 곧, 그들은 제임스의 전용기 중 하나가 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항공기는 2674번 보잉 BBJ 비즈니스 제트기로, 막 시애틀에서 출발한 상태였다. 시애틀 공항의 공개된 레이더 지도에서도 이 비행기의 실시간 위치, 고도 및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들은 이 비행기가 뉴욕을 목적지로 지정하여 비행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냈다.이 소식이 시후에게 전해지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제임스가 도망가서 어디로 갈지 궁금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뉴욕으로 가네..? 뉴욕은 아내가 있는 프로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후, 세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갈 사람을 배치하도록 할 게요. 그때 한국에서의 음식, 거주지 등을 미리 준비해 둘 겁니다." 이소분은 재빠르게 상기시켰다. "시후 오빠, 클라우디아가 한국에서 공부하는 일도 잊지 말아 줘.."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 잊지 않을게." 그 후, 시후는 이모와 이소분, 클라우디아와 각각 작별 인사를 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갔다. 이륙하기 전에 시후는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비던스에서의 상황을 물었다. 유나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소분 씨의 일은 해결됐나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해결됐어요. 몇몇 불량배들이 소분이에게 수작을 부렸는데, 소분이의 친구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문제는 모두 해결했으니, 소분이는 이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났어요. 걱정하지 마요." 유나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네요..! 어젯밤 내내 걱정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당신에게 전화하고 싶었는데,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시후는 재빨리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지금 공항에 도착했고, 비행기가 곧 이륙해요. 예상대로라면 4시간 후에 도착할 거예요." 유나는 흥분하며 물었다. "정말요? 너무 좋다!" 그리고 급하게 덧붙였다. "소분 씨는 이제 안전하게 떠날 수 있나요? 정말 안 되면 그들을 미국으로 초대하면 좋을 텐데!"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곳에서의 문제는 다 해결됐고, 내 고객에게 부탁해서 현지의 관계자들을 통해 좀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들이 소분이와 이씨 아주머니를 잘 챙겨줄 테니, 나도 걱정 없이 돌아갈 수 있는 거예요." 유나는 한결 마음이 편해진 듯 말했다. "그거 정말 다행이네요! 지금 여기는 오후 5시가 넘었고, 당신이 도착하면 아마 9시쯤 될
“뉴욕?!” 시후는 갑자기 굉장히 놀랐다. 시후는 출발하기 전에 제임스가 뉴욕으로 도망쳤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고은서 역시 뉴욕에 온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걱정하며 물었다. “은서야, 일정은 이미 예전에 정해졌던 거 아니야? 왜 갑자기 이렇게 큰 변동이 생긴 거야?” 고은서는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 “오빠가 프로비던스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 뉴욕과 가까운 거 맞지?” 시후는 놀라서 물었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내가 사람들한테 물어봤지!” 고은서가 말했다.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께 물어봤더니, 오빠가 공부 때문에 미국에 갔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녀는 장난스럽게 화난 척하며 말했다. “사실 내가 오빠를 놀라게 해주려고 오빠를 찾아 가 볼 생각이었어. 그래서 부장님께 협조를 부탁했는데, 이미 한국에 없다고 하잖아! 오빠, 미국에 가는 걸 말해 주지도 않다니.” 시후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건 네 일에 방해될까 봐 그랬던 거지.. 그리고 나는 미국에 놀러 온 게 아니야, 네 새언니인 유나 씨 공부 때문에 온 거야.” 고은서는 재빨리 말했다.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내가 언제 새언니가 있다고 인정한 적이 있어? 나는 그 누구도 새언니라고 인정하지 않아! 나는 나만이 오빠의 아내라고 인정한다고!” 시후는 할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좋아, 내가 잘못 했어. 출발하기 전에 말하는 걸 잊었어.. 다음부터는 말하고 떠날 게, 알겠지?” “이렇게 말해 주니 다행이다.” 고은서는 만족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후우, 이번엔 오빠를 용서해 줄게!” 시후는 코를 문지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은서야. 왜 갑자기 공연 계획을 변경한 거야?” 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오빠 때문이지! 오빠가 프로비던스에서 한 달 동안 있을 거라 그래서, 내가 두 개의 첫 공연을 뉴욕과 보스턴으로 정했지. 뉴욕은 거리가 200km 정도 떨어
이렇게 되면, 고은서가 뉴욕에 도착할 때쯤 자신이 그물을 치는 시간이 아직 부족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고은서는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급히 물었다. “은서야, 공연 날짜를 조금 더 미룰 수 없어? 되도록이면 보름 후에 뉴욕에 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안 돼, 시후 오빠.” 고은서는 설명했다. “공연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고, 미국 쪽 주최 측도 이미 홍보 자료를 제작하기 시작했어. 게다가 공연 티켓도 예매가 시작됐거든.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함부로 바꿀 수는 없지..” 말을 마친 고은서는 급히 물었다. “오빠, 혹시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나를 만나는 게 불편한 건가..? 난 계속 오빠의 풍수 의뢰인인 척 가장할 수 있어. 오빠가 지난 번처럼 그 여자를 데리고 내 공연에 와도 난 티 내지 않을 거야...” 시후는 급히 설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뉴욕이 조금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래....” 고은서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어휴, 오빠! 너무 걱정이 많은 거야. 미국의 치안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 보다 좋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이번 내 전체 일정은 모두 공공장소에서 진행될 거고, 경제적도 비교적 발달하고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지역에서 활동할 거야. 게다가 미국의 보안 팀도 있으니, 절대로 위험할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시후는 이 말을 듣고, 한두 마디로 고은서의 투어 계획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은서야,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미리 나에게 알려줘. 갑자기 서프라이즈 같은 건 하지 말고. 그래야만 내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어, 알겠지?” 고은서는 주저 없이 말했다. “알겠어, 시후 오빠! 출발 날짜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말해 줄게!” “좋아......” 시후는 고은서에게 여러 번 강조한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후 시후가 가장
성도민의 말은 시후에게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블랙 드래곤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성도민의 대규모 인원들은 중동에 있어 이곳을 강력하게 장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뉴욕은 국제화된 대도시이기 때문에 민간 공항이 여러 개 있으며, JFK 케네디 국제공항의 연간 처리 능력은 수천만에 달했다. 하루에 200만 명 이상의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는 난이도였다. 더욱이 제임스는 특권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추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행방을 잠시 놓친 것은 거의 불가피했다. 이에 시후는 입을 열었다. “성도민 씨,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이런 일은 흔한 일이니까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그가 지금 뉴욕에 온 것은 그의 윗선을 찾아가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며칠 동안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을 활용해서 뉴욕에서 최대한 준비를 완료하도록 해요. 그가 다시 나타날 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 하에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도민은 즉시 약속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뉴욕에 그물을 잘 쳐 놓겠습니다. 뉴욕에 나타나면 즉시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시후는 말했다. “이 며칠 간 돌아다니느라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뉴욕에서 이틀 정도 푹 쉬도록 해요.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하죠.”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공항 쪽에서도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제임스 놈이 속임수를 쓰지 못하도록 막아야지요.”...... 그 시각, 뉴욕 JFK 국제공항. 제임스의 보잉 전용기는 이미 두 시간 동안 격납고에 정박해 있었다. 비행기는 착륙한 직후 곧바로 격납고로 들어갔지만, 정박한 후로 문은 계속해서 열리지 않았다. 제임스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해서 손목 시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원래 그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배호영
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WS 그룹 회장의 저택을 밝히고 있다.오늘 밤은 WS 그룹 신옥희 회장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그녀의 손자, 손녀들과 그 배우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선물을 전했다."할머니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g에 700만 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이 대홍포 차를 선물로 드리려고 중국까지 다녀왔답니다. ""할머님께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지요? 다이아몬드가 세팅 된 은십자가가 흠잡을 데 없는 이 묵주는 6,000만 원도 넘어요."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한 남자의 말이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깨었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맏손자사위인 은시후가 말했다. "할머님, 정말 죄송하지만.... 부디 저에게 2억 원만 빌려주실 수 없을까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아서 치료비가 필요해요..." 온 가족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더부살이 중인 이 손자사위는 정말이지 염치도 없고 뻔뻔했다! 칠순 생일파티 날 할머님을 위해 생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다니...! WS그룹 김영식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던 3년 전 어느 날, 은시후와 함께 저택에 돌아와선 손녀인 유나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시후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김영식 전 회장은 유나와 시후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WS그룹 일가 모두 시후를 내쫓으려 했지만, 그는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태연 했고, 데릴 손자사위로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그런 그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님께 돈을 빌려야 했다. 시후를 거두어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주었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에 걸리고 말았다
10억 원?!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 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시후는 스쿠터를 타고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그는 엠그란드 회사 주차장 한편에 스쿠터를 세웠다. 시후가 시동을 끄자 곧 그의 맞은 편으로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들어왔다.무심코 고개를 들자 한 젊은 커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고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이지적인 느낌의 미남이었다. 한편, 여자 쪽은 화려하게 빼입고 있었다. 다소 천박한 느낌은 들었지만, 그녀 또한 미인이었다. 알고 보니 두 미남 미녀는 유나의 사촌 김혜빈과 그녀의 약혼자 임현우였다.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맞닥트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했다.시후는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 시후 씨 아니에요~" 시후를 발견한 혜빈이 큰 소리로 불렀다.혜빈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시후는 소름이 온몸을 타고 퍼지는 것을 느꼈다.아는 척하는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었기에, 시후는 예의상 웃으며 물었다. "아, 혜빈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왔죠?" 혜빈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저희야 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나러 왔죠."그리곤 그녀는 임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로이드 그룹은 전부터 엠그란드 그룹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거든요. 앞으론 로이드 그룹뿐 아니라 WS 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후는 로이드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몰랐다. 막 회사를 인수했기에 세부 사상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현우 씨,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고 말했다.현우는 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이 새끼는 어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