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후는 갑자기 굉장히 놀랐다. 시후는 출발하기 전에 제임스가 뉴욕으로 도망쳤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고은서 역시 뉴욕에 온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걱정하며 물었다. “은서야, 일정은 이미 예전에 정해졌던 거 아니야? 왜 갑자기 이렇게 큰 변동이 생긴 거야?” 고은서는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 “오빠가 프로비던스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 뉴욕과 가까운 거 맞지?” 시후는 놀라서 물었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내가 사람들한테 물어봤지!” 고은서가 말했다.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께 물어봤더니, 오빠가 공부 때문에 미국에 갔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녀는 장난스럽게 화난 척하며 말했다. “사실 내가 오빠를 놀라게 해주려고 오빠를 찾아 가 볼 생각이었어. 그래서 부장님께 협조를 부탁했는데, 이미 한국에 없다고 하잖아! 오빠, 미국에 가는 걸 말해 주지도 않다니.” 시후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건 네 일에 방해될까 봐 그랬던 거지.. 그리고 나는 미국에 놀러 온 게 아니야, 네 새언니인 유나 씨 공부 때문에 온 거야.” 고은서는 재빨리 말했다.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내가 언제 새언니가 있다고 인정한 적이 있어? 나는 그 누구도 새언니라고 인정하지 않아! 나는 나만이 오빠의 아내라고 인정한다고!” 시후는 할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좋아, 내가 잘못 했어. 출발하기 전에 말하는 걸 잊었어.. 다음부터는 말하고 떠날 게, 알겠지?” “이렇게 말해 주니 다행이다.” 고은서는 만족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후우, 이번엔 오빠를 용서해 줄게!” 시후는 코를 문지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은서야. 왜 갑자기 공연 계획을 변경한 거야?” 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오빠 때문이지! 오빠가 프로비던스에서 한 달 동안 있을 거라 그래서, 내가 두 개의 첫 공연을 뉴욕과 보스턴으로 정했지. 뉴욕은 거리가 200km 정도 떨어
이렇게 되면, 고은서가 뉴욕에 도착할 때쯤 자신이 그물을 치는 시간이 아직 부족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고은서는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급히 물었다. “은서야, 공연 날짜를 조금 더 미룰 수 없어? 되도록이면 보름 후에 뉴욕에 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안 돼, 시후 오빠.” 고은서는 설명했다. “공연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고, 미국 쪽 주최 측도 이미 홍보 자료를 제작하기 시작했어. 게다가 공연 티켓도 예매가 시작됐거든.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함부로 바꿀 수는 없지..” 말을 마친 고은서는 급히 물었다. “오빠, 혹시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나를 만나는 게 불편한 건가..? 난 계속 오빠의 풍수 의뢰인인 척 가장할 수 있어. 오빠가 지난 번처럼 그 여자를 데리고 내 공연에 와도 난 티 내지 않을 거야...” 시후는 급히 설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뉴욕이 조금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래....” 고은서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어휴, 오빠! 너무 걱정이 많은 거야. 미국의 치안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 보다 좋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이번 내 전체 일정은 모두 공공장소에서 진행될 거고, 경제적도 비교적 발달하고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지역에서 활동할 거야. 게다가 미국의 보안 팀도 있으니, 절대로 위험할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시후는 이 말을 듣고, 한두 마디로 고은서의 투어 계획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은서야,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미리 나에게 알려줘. 갑자기 서프라이즈 같은 건 하지 말고. 그래야만 내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어, 알겠지?” 고은서는 주저 없이 말했다. “알겠어, 시후 오빠! 출발 날짜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말해 줄게!” “좋아......” 시후는 고은서에게 여러 번 강조한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후 시후가 가장
성도민의 말은 시후에게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블랙 드래곤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성도민의 대규모 인원들은 중동에 있어 이곳을 강력하게 장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뉴욕은 국제화된 대도시이기 때문에 민간 공항이 여러 개 있으며, JFK 케네디 국제공항의 연간 처리 능력은 수천만에 달했다. 하루에 200만 명 이상의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는 난이도였다. 더욱이 제임스는 특권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추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행방을 잠시 놓친 것은 거의 불가피했다. 이에 시후는 입을 열었다. “성도민 씨,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이런 일은 흔한 일이니까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그가 지금 뉴욕에 온 것은 그의 윗선을 찾아가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며칠 동안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을 활용해서 뉴욕에서 최대한 준비를 완료하도록 해요. 그가 다시 나타날 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 하에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도민은 즉시 약속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뉴욕에 그물을 잘 쳐 놓겠습니다. 뉴욕에 나타나면 즉시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시후는 말했다. “이 며칠 간 돌아다니느라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뉴욕에서 이틀 정도 푹 쉬도록 해요.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하죠.”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공항 쪽에서도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제임스 놈이 속임수를 쓰지 못하도록 막아야지요.”...... 그 시각, 뉴욕 JFK 국제공항. 제임스의 보잉 전용기는 이미 두 시간 동안 격납고에 정박해 있었다. 비행기는 착륙한 직후 곧바로 격납고로 들어갔지만, 정박한 후로 문은 계속해서 열리지 않았다. 제임스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해서 손목 시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원래 그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배호영
이 두 시간 동안 제임스는 계속 비행기 안에 앉아 인터넷으로 혜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그는 서두르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배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배호영이 물었다. "제임스, 설마 아직도 꾸물거리고 있다가 이제 막 이륙하려는 건 아니지?" 제임스는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출발할 때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사실 이미 뉴욕에 도착해서 공항에 있습니다." "도착했다고?" 배호영은 다소 불만스럽게 말했다. "제길, 미리 말해달라고 했잖아! 그랬으면 내가 비서에게 널 바로 데리러 가라고 했을 텐데, 왜 연락을 안 한 거야?" 제임스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도련님, 화내지 마십시오. 이걸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제가 이 일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만약 제가 여기 온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도련님께 약간의 위험이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배호영은 제임스가 이미 노출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렇게 신중한 이유가 자신의 사생활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전에 생겼던 불만도 곧바로 사라졌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제임스, 네가 이렇게 조심스럽고 신중한 것이 내가 널 높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야. 혜리와 관련된 이 일도 내가 너에게 맡긴 이유이기도 하지. 이 일은 너만이 완수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는 즉시 말했다. "공항에서 기다려. 내가 비서에게 지금 당장 널 데리러 가라고 할 게. 우리 둘은 같은 대학 동창이잖아. 이 관계는 우리 둘의 기록에 남아 있으니 그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밝힐 수 있어. 그러니 네가 지금 뉴욕에 와서 나를 만나며 며칠 머무는 건 누구에게도 의심을 살 일이 아닐 거야." 사실 배호영은 이미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화벽을 마련해 두었다. 우선 그는 제임스가 노출된다고 해도 절대 자신에 대해서 폭로할 용기가 없다는 것을 확신
20분 후, 벨 헬리콥터가 제임스가 타고 있는 비행기가 있는 격납고의 문 앞에 착륙했다. 제임스는 밤의 어둠을 틈타 격납고에서 나와 빠르게 헬기에 탑승했다. 헬기의 엔진은 꺼지지도 않은 채, 곧바로 가속하여 공항을 떠났다. 이 모든 과정은 단 2~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헬기는 출발한 후 곧장 뉴욕 동쪽의 롱 아일랜드 지역으로 향했다. 롱 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유층 거주지 중 하나로, 한 평에도 프리미엄에 붙어 비싼 맨해튼과는 다르게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매우 조용하고 평온했다. 게다가 롱 아일랜드에는 뉴욕 최고의 해변이 있어, 이곳에 위치한 부유층들은 대부분 해안선에 최고 수준의 사유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페이셔스 그룹의 부지는 300 ha로 약 3,000,000㎡에 달하며, 1km에 이르는 전용 해변과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 대저택 단지에는 무려 5채의 대형 저택이 있으며, 각 저택은 고급 호텔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였다.제임스는 이 저택 단지에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방문할 때마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 지금 롱 아일랜드의 이 해안가에 위치한 저택들의 땅값은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졌다. 그리고 비슷한 위치에서 1헥타르의 토지만 사려 해도 수천만 달러는 기본이 되었다. 그런데 이곳은 200 ha가 넘는 초대형 저택 단지인 것이다. 이 같은 초호화 저택은 롱 아일랜드의 지역 특성상 이제는 더 이상 건설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만약 이 저택 단지를 매물로 내놓는다면 최소 10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이므로 상상도 못 하는 가격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저택 단지를 개발업자에게 넘기면 2~300채의 최고급 저택이 있는 슈퍼 빌라 단지가 될 것이고, 상류 인사들 수천 명이 이곳에 거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저택 단지는 페이셔스 그룹의 수십 명의 사람들 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이런 최고급 거주 환경은 미국 전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이 저택 단지 내 5채의 저
제임스는 배호영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자, 공손한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소개했다. "제 생각에는.. 도련님께서 한인 협회와 협력하여 뉴욕에서 자선 모금 만찬을 여는 게 어떨까 생각됩니다. 우선 도련님께서 2천만 달러를 자선 기금의 일부로 삼고, 이 돈으로 자선기금 설립에 사용될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발표하시는 겁니다." 배호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손가락을 살짝 흔들며 말했다. "계속해 봐." 제임스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 외부에 홍보할 때는, 이 자선 기금이 북미에 있는 동양인 고아들의 생활과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알리시면 됩니다. 한인 협회에서도 이와 같은 자선 활동에 관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련님께서는 페이셔스 그룹의 후계자이신 만큼, 한인 협회는 도련님과 협력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겁니다. 그들이 자선 활동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은 분명하니 전혀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음, 그럴듯하군." 배호영은 매우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물었다. "그 다음은?" 제임스는 말했다. "그 다음에는 한인 협회와 만찬 날짜를 정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혜리가 뉴욕에 도착한 후, 뉴욕 콘서트를 열기 전쯤으로 만찬 날짜를 정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그 기간 동안 혜리가 뉴욕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을 테니, 분명히 시간도 낼 수 있을 겁니다. 한인 협회는 현재 혜리의 콘서트와 관련된 홍보와 조율을 바쁘게 진행 중이기는 하겠지만, 도련님의 일을 절대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겁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겠죠. 따라서, 도련님께서 그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혜리의 콘서트와 관련된 정보를 듣게 될 겁니다. 그때 도련님께서 한인 협회에 제안하시죠. 혜리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이라고, 그녀가 참석한다면 자선 만찬의 영향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요. 만약 그녀가 만찬에 참석한다면, 도련님께서 개인적으로 2천만 달러를 더 기부하겠다고 하시고요. 그렇다면 혜리
배호영이 칭찬하며 말했다. "제임스, 역시 너야! 네가 이렇게 말해주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것 같아!" 제임스가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과찬이십니다. 저는 그저 작은 꾀를 부린 것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도련님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됩니다."배호영이 크게 웃으며 다시 물었다. "만약 혜리가 자선 만찬에 참석하기로 한다면.. 덫을 어떻게 놓아야 할까?"제임스가 말했다. "그건 간단하죠. 혜리가 오면 먼저 대기실로 안내하십시오. 대기실은 가능한 한 창문 가까이 있어야 하고, 환기구가 있는 곳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리 훈련된 무장 인력을 잠복시켜 놓아야 하죠. 그녀가 대기실에 들어가면 마취제를 써서 기절시킨 후 창문이나 환기구를 통해 몰래 데려가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그 후에 다른 사람들이 혜리가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면 당연히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도련님은 그냥 아무것도 모른 다는 듯 경찰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더라도 도련님께서는 모른다고 잡아떼십시오. 그저 조폭들이 오랫동안 계획을 짜서 일을 벌인 것 같다고 주장하세요. 나머지는 경찰이 알아서 조사하게 놔두면 됩니다!" 제임스는 계속 말했다. "그때 저는 경찰을 혼란스럽게 할 증거와 단서를 일부러 남겨두겠습니다. 사건을 단순한 유괴 및 협박 사건처럼 꾸며서, 나중에 혜리의 가족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해 이 사건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그 누구도 도련님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은 Koreana 그룹의 것보다 적지 않으니까요. 누가 봐도 도련님이 돈 때문에 혜리를 납치했다고는 믿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제임스는 덧붙였다. "물론 저도 철저하게 연극을 할 겁니다. 사람을 시켜서 Koreana 그룹과 몸값 협상을 할 거고, 만약 몸값을 순조롭게 받으면 좋지만, 못 받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대비책도 준비해 두어서, 실패한 사람들은 반드시 경찰에게 아
"닌자?" 제임스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배호영에게 물었다. "도련님, 일본 닌자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까?"배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 우리 아버지 밑에 있던 사람들이 예전에 일본 닌자를 고용해 일을 처리한 적이 있는데, 성과가 꽤 좋았다고 들었거든.."제임스가 바삐 말했다. "믿을 만한 닌자가 있다면, 몇 명을 먼저 뉴욕으로 불러와도 나쁘지 않겠지만, 대체 방안이 실행되기 전까지는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그래." 배호영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걱정 마, 내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일단 최고의 닌자를 몇 명 불러오도록 하겠어." 그러면서 배호영은 다시 말했다. "아 참, 제임스. 호텔에서 닌자들이 기회를 잡아 움직이는 건 플랜 B로 하고, 만약을 대비해 플랜 C도 세우자고. 만일의 경우 혜리의 호송대를 가로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겠어? 고용병들을 모아보는 것도 좋겠어. 닌자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시켜 두는 거지.""예 알겠습니다!" 제임스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도련님, 걱정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배호영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지. 시간이 늦었으니, 너도 일찍 쉬어. 혜리가 며칠 안에 미국에 올 것 같으니, 서둘러 준비해야 할 거야. 그리고 당분간은 시애틀로 돌아가지 말고 여기에서 평화롭게 지내도록 해."제임스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곧바로 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도련님! 혜리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전까지는 여기서 떠나지 않겠습니다."... 이 시각, 시후는 이미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호텔로 돌아와 있었다. 유나는 시후가 무사히 돌아오자 비로소 안도하며 그가 캐나다로 다녀온 일의 세부 사항을 물었다.시후는 아내가 걱정할까 봐, 가능한 한 이 사건의 심각성을 줄여 말했다. 시후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일은 그저 사소한 일이었고, 문자 메시지를 보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