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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1장

시후가 두꺼운 서류를 내밀자 안드레는 급히 그것을 받아 들고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몇 장을 본 뒤, 그는 입가에 기쁜 미소를 띄었고, 시후를 바라보는 표정도 다시 아첨하는 모습으로 변해 웃으며 말했다. “역시 미스터는 범상치 않군요. 사업을 밴쿠버까지 확장하다니.. 이 선박은 중고임에도 2천만 달러나 들여 구매했으니.. 정말 비싸군요!”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고작 1만 5천 톤짜리 선박일 뿐이야, 대단할 것 없어.” 그렇게 말한 뒤, 시후는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이 배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말을 해. 얼마나 빌려줄 수 있지?”

안드레는 속으로 계산을 시작했다. 그의 그룹은 종종 바다를 통해 금지 물품을 캐나다로 반입하거나 반출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자금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화물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늘 다른 사람의 화물선을 빌려야 했다. 불법적인 사업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배를 빌릴 때마다 비용이 매우 높았고, 때로는 전체 사업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따라서 안드레는 언젠가 자신의 화물선을 소유하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최소 수천만 달러가 필요했기에 이 꿈은 그에게 너무나도 먼 이야기였다. 그런데 시후가 그 배를 스스로 바쳐온 것이다. 그러니 그는 이 기회를 놓치고 그 배를 손에 넣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신이 준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는 셈이었다. 그는 시후가 가능한 한 많이, 그리고 빨리 돈을 모두 잃기를 원했다. 시후가 돈을 더 많이 잃어 배를 포기하면, 그 배는 자신의 것이 될 테니까 말이다.

결심을 굳힌 안드레는 시후에게 말했다. “미스터, 이 배가 2천만 달러에 거래된 만큼, 나는 최소 1,500만 캐나다 달러 정도는 담보로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얼마나 필요하죠?”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서류는 당신이 가지고 있어. 그리고 200만 캐나다 달러어치의 칩을 준비해. 다 잃으면 다시 빌릴 테고, 만약 내가 돈을 따서 당신에게 빚진 칩을 갚으면, 서류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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