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중이 안세진이 준비한 차량을 타고 서울 시내로 향했을 때, 그는 매우 우울한 기분으로 왼쪽 뒷좌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오른편에는 이미 백세가 넘은 박청운이 앉아 있었다.박청운은 배원중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물었다. "원중이, 보아하니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배원중은 무겁게 말했다. "기분이 좋을 수가 없지... 사실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짜증이 났다네!"박청운은 미소를 지으며 조언했다. "원중이, 이미 도착했으면 마음을 편하게 먹게.. 좀 더 침착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배원중은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차 안에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박청운은 그가 이런 차량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눈치챘다. 배원중이 평소 타고 다니는 차량의 좌석 하나만 해도 이 차 전체 가격보다 비쌀 테니 말이다. 그래서 박청운은 웃으며 배원중에게 말했다. "원중이, 이 차를 무시하지 말게.. 이건 그래도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현대차야.."배원중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현대라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이 차를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말이지.."박청운은 진지하게 말했다. "현대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기초를 다진 브랜드야. 또한,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도자들의 전용 차량으로 사용되어 왔고, 그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지.. 주최 측에서 우리를 이 차로 데려가는 것도 그런 의도가 있을 거라네."배원중은 말했다. "그렇게 말하자면, 이 경매의 주최자는 애국심이 강한 사람인 것 같군.""그런 것 같아.." 박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존중 받아야 하지 않겠나..”배원중은 말없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차량 행렬이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 호텔 전체는 이미 봉쇄되어 있었다. 출입이 가능한 버킹엄 호텔의 전용 차량을 제외하고는 모든 외부인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호텔 로비는 이미 사람들로
배유현이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 이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배원중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번 경매에서 회춘단을 순조롭게 낙찰 받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러면 경매가 끝난 후, 너도 나와 함께 뉴욕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가 꼭 성공하실 거라고 믿어요."...수많은 최상급 부자들이 계속해서 버킹엄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있을 때, 시후는 유나와 함께 서울의 가장 번화가에 도착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의 마스터 클래스 초청장을 받은 후, 유나는 켈리 웨어슬러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 업무가 많지 않았기에 유나는 시후를 끌고 나와, 켈리 웨어슬러에게 줄 선물을 고를 계획이었다.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여보, 어떤 선물을 줄지는 생각해 봤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생각해 놨어요. 에르메스 핸드백을 하나 선물하려고요.. 전에 그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에르메스를 아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에르메스 백을 수집하는 취미도 있다고 했으니, 그녀의 취향에 맞춰 백을 선물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그래야 내 진심이 전해질 테니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들어가서 비싼 걸로 골라요. 돈 걱정은 하지 말고요, 내가 충분히 모아 뒀으니까요."유나는 서둘러 말했다. "괜찮아요, 여보. 나도 최근에 적지 않게 돈을 저축해 놨어요. 그러니 이번 일은 제가 할 게요.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요." 시후는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 무리하지 말고 너무 비싼 건 사지 말아요."유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미 인터넷에서 봤어요. 버킨 시리즈 중에서 요즘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 있더라고요.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요. 희귀한 소재나 고급 장식을 선택하지 않으면, 대략 2천만 원 정도 할 거예요."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정도 가
시후가 직접 구매 금액을 물어보자, 판매원은 시후를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이미 말씀드렸듯이.. 구매를 원하시는 이 제품은 최근에 정말 인기가 많아서, 먼저 저희 매장에서 금액을 어느 정도 쓰셔야 합니다. 다른 고객님들 보다 구매 금액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이 백을 구매하실 수 있고요.”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어느 정도 금액을 쓴 다음에도 백이 없다고 하면 어떡하죠? 그러면 내가 바보가 되는 거 아닌가요?"판매원의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곧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고 판매원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만약 일정 금액을 쓰셨는데도 백을 못 받으신다면, 유일한 이유는 다른 고객님이 더 많은 금액을 쓰셨기 때문일 겁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런 식으로 뒤에서 구매 금액을 조작할 수 있겠죠. 누가 나보다 더 많은 제품을 구매했는지는 전부 당신들의 말에 달린 거니까요. 어떠한 데이터도 보여주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믿을 수 있죠?"판매원은 시후가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돈도 없으면서 그냥 구경이나 하러 온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판매원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어쩔 수 없이 이게 저희들의 규칙입니다.. 얼마나 돈을 쓰셨든지 간에, 저희 측의 규칙을 따르셔야 해요. 만약 이 백을 원하신다면, 먼저 일정 금액을 소비하셔야 하고, 그렇지 못하신다면, 다른 브랜드를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대부분의 명품 브랜드 판매원들은 매우 능수능란하다. 그들은 고객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상당한 관찰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영업 직원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윤리 의식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유나가 사고자 하는 이 버킨 30 핸드백은 구매 조건이 천차만별로 다른데, 어떤 경우는 2천만 원 정도, 어떠한 경우는 3천만 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금액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판매원들이 고객에 따라
이 명품계의 대부라 불리는 그는 이제 전 세계의 절반이 넘는 명품 브랜드의 사장이 되었으며, 그의 자산은 670조를 넘었다. 흥미롭게도 그는 오늘 한국에 도착했고, 거액을 들여 버킹엄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차지한 사람도 바로 그였다. 그러나 판매원은 시후가 말한 ‘사장’이 자신이 일하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가장 큰 대주주라는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시후가 말하는 사장이 단순히 그들의 매장 매니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후의 말을 들은 판매원은 시후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이 매장에 와서 자신들이 매니저나 지역 관리자와 친분이 있다고 말하며 제품의 가격을 깎으려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말은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매원은 약간 경멸스러운 태도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점장님은 예전부터 그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언급해도 그가 직접 나와서 접대하지 않는 이상, 제품에 대한 가격은 달라질 것은 없다고 교육하셨어요.. 저희 점장님을 아신다고 하셨는데, 한 번 불러서 대화해 보시겠어요?"시후는 그의 말을 듣고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수준이 낮은 사람은 아무리 멋진 옷을 입어도 결국 수준 낮은 장소에 어울린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시후가 말한 '사장'이 매장의 매니저라고 생각한 것을 보니, 판매자들의 시야가 정말 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시후는 크게 손을 휘저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닙니다, 내가 말한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점장이 아니라서요.” 그러고 나서 시후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귀찮은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자, 그럼 먼저 1억 8천만 원어치 상품을 구매할 테니,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 중에서 골라와요."판매원은 시후가 1억 8천만 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하자 깜짝 놀라며 물었다. "고객님, 농담.. 하시는 거 아니시죠?” 사실, 유나가 원하는 백의 기본 구매 조건은 370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양심적인 판매원이라면, 매장에서 한 번도 제품을 구
유나는 이 말을 듣고 입을 가리며 살짝 웃음을 참았다. 그녀는 패션계에 여성스러운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최근에는 이런 일이 더욱 흔해졌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다만, 남자가 스스로에게 여성스러운 영어 이름을 붙이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살짝 웃음 지은 것이었다.그 때, '비비안'이라고 불리는 남자 판매원은 창고에서 오랫동안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들을 찾아내고 있었다. 어떤 상품들은 심지어 7~8년 전 해당 점포가 오픈할 때 들어온 제품들이었다. 그는 이 재고들을 찾아 세 개의 큰 상자에 담은 뒤 힘겹게 들고 나왔다. 상자들을 정리한 뒤에, 그는 조금 더 공손한 태도로 웃으며 말했다. "손님, 여기 총 1억 7천 500만 원어치의 제품이 있습니다. 굳이 1억 8천만 원까지 채우실 필요는 없으시니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시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 정도 금액을 깎아 주다니. 미안해서 어떡합니까."라고 말했다. 판매원은 시후가 농담을 하는 줄 알고, 당황하며 대답했다. "손님, 혹시 물건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시면 일부를 빼드릴 수도 있습니다. 한 3천만 원어치 정도 빼드리면 어떨까요?"시후는 서둘러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절대 빼지 마세요!" 그는 상자 속 물건들을 잠깐 훑어보았고, 많은 물건들의 포장에 두꺼운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 나는 골동품을 찾으러 온 거라서요. 이렇게 좋은 물건들을 놓칠 수 없죠. 전부 포장해 주세요. 그리고 내가 원하던 백도 가져오고요. 한꺼번에 결제할 테니. 하하!"그러자 판매원은 급히 창고로 돌아가 주황색의 상자를 들고 와 시후와 유나 앞에서 신중하게 상자를 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핸드백을 꺼내 시후에게 건네며,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이 백이 올해 가장 유행하는 제품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이죠. 아까 말씀하신 재고 물건을 함께 구매하신다면, 이 백을 바로 가져가실 수 있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오랫동안 창고에 묵혀 있던 물건들은, 사실상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물건들이 몇 년씩이나 팔리지 않고 남아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이 매장에서 팔리지 않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판매원의 커미션 비율은 높아지기 때문에, 시후가 오늘 이곳에서 거의 1억 8천만 원어치의 재고품을 사가는 것은 판매원에게 매우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었다. 다음 달 월급이 나올 때쯤, 그는 대략 5600만 원 정도의 커미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불과 몇 십 분 만에 5600만 원을 벌게 되는 것은 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판매원은 즉시 매우 아첨하는 태도를 보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구매하시는 제품이 많아서 하나하나 대조하며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이쪽에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제가 탄산수 두 병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물건을 다 확인한 후에 결제 기기와 물품 목록을 가지고 오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들어온 지 꽤 되었는데, 이제야 판매원 답게 행동하네요."판매원은 시후가 자신을 비꼬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돈 앞에서는 이 정도 비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마도 조금 전 제 태도가 충분히 친절하지 못하셨나 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손님께서는 저희 매장의 고위 VIP 손님이 되셨으니, 나중에 제게 필요한 제품을 미리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리 찾아드리겠습니다! 매장에 오시기 전에 미리 연락 주시면 주차 자리도 미리 준비해 드릴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오늘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실 필요도 없으세요."시후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어서 영수증과 결제 기기를 가져와 주세요. 바빠서 시간을 아껴야 하거든요.”판매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10분 후, 판매
시후의 지시를 듣고, 판매원은 서둘러 말했다. "알겠습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 사람들을 불러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후, 그는 몇 명의 동료 직원들을 모아, 각자 큰 포장 가방을 들고 시후와 유나를 따라 나섰다.모든 물건들을 시후가 타고 온 차의 뒷좌석에 실은 후, 판매원은 서둘러 시후에게 공손하게 물었다. "선생님, 혹시 제 카톡을 추가해 주실 수 있나요? 앞으로 뭔가 혜택이 있으면 카톡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앞으로 이 매장에는 다시 오지 않을 테니까." 이 말을 남기고, 당황한 판매원을 뒤로 둔 채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이제 갈까요?”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조수석에 앉았다.시후는 바로 시동을 걸고 쇼핑몰을 떠났다.차가 출발한 후, 유나는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조금 전에 말했던 돈을 벌 수 있다고 한 거.. 진짜예요?""당연히 진짜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여보, 내가 언제 당신에게 거짓말한 적 있었어요?" 그 말을 하고 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여보, 그럼 이제 어디로 갈 거예요? 회사? 아니면 켈리 웨어슬러 선생님을 만나러 갈 건가요?"유나는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다. "켈리 선생님에게 줄 선물은 골랐는데, 제니퍼 씨에게 줄 선물은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제니퍼 씨는 아무래도 부잣집 딸처럼 보여서.. 이런 명품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걸 선물로 줘야 할지 모르겠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유나 씨가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내가 이미 말했잖아요? 며칠 후 바쁜 일이 끝나면, 내가 그녀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요. 그녀에게 진 마음의 빚은 내가 갚을게요."유나는 얼굴에 근심이 서린 채로 말했다. "나는 제니퍼 씨가 이렇게 많은 도움을 줬는데, 단지 식사만 대접하면,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걱정하지 마요, 여보. 내가 알아서 할
반 알의 거풍환은 적어도 그녀의 할아버지가 1~2년 정도 더 연명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이 정도의 양이라면 유나가 받은 호의에 대한 은혜를 갚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원중이 몇 년 더 연명할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앞으로 있을 회춘단 경매에서 조금 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유나는 시후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남편에 대한 신뢰가 깊었기에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여보, 그럼 날 인터네셔널 호텔로 데려다 줄래요. 켈리 선생님과 제니퍼 씨가 거기에 머물고 있어서요. 먼저 켈리 선생님께 선물을 전해 줄래요.”"알았어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호텔에 데려다 주고 나서, 나는 이 물건들을 처리하러 갈게요."......시후는 유나를 내려주고 나서 바로 버킹엄 호텔로 차를 몰고 갔다.버킹엄 호텔로 가는 길에, 시후는 장인 김상곤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물었다. "아버님, 아직 골동품 시장의 장 사장이랑 연락하고 계십니까?”김상곤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했다. "그 놈 이야기는 하지도 마! 내가 좋은 물건을 좀 얻어서 몇 번이나 찾아갔는데, 그 놈이 실종된 것처럼 나를 피해 도망 다니더니, 나중엔 전화번호까지 바꿔버렸다니까? 내가 듣기로는 그 놈이 아직도 골동품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고 하던데, 왜 코빼기도 안 보이냐 이 말이야! 정말 이상한 일이지..”시후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마도 장 사장이 일부러 장인 어른을 피하는 게 아니겠습니까."김상곤이 반문했다. "그 놈이 왜 나를 피해? 내가 얼마나 좋은 물건들을 많이 줬는데!"시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버님께서 사셨던 그 허접한 물건들을.. 장 사장이 비싼 돈을 주고 사갔으니, 장 사장이 사기 쳐서 번 돈이 거의 아버님 주머니로 들어갔을 테니까요..’ 그러나 시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아마도 장 사장이 무슨 생각이 있는 거겠죠.. 그럼 다른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