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인천 국제 공항.금발에 푸른 눈의 키 큰 중년 여성이 당찬 걸음으로 공항에서 걸어 나왔다. 이 여성은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눈가의 주름을 보면 그녀가 더 이상 젊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미 5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켈리 웨어슬러였다. 하지만 디자이너 출신 답게 그녀의 옷차림은 매우 세련되었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3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였다.켈리 웨어슬러가 공항에서 걸어 나올 때, 유나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봤지만 어제 자료를 검토하느라 머리가 아팠던 배유현은 잠시 동안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을 즉시 알아보고, 매우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제니퍼, 여기야!”배유현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알아본 뒤, 일부러 흥분한 척하며 말했다. “켈리 선생님! 드디어 오셨군요!”인사를 나누던 중, 켈리 웨어슬러는 이미 두 사람 앞에 도착해 있었다. 유나는 옆에서 마치 초등학생처럼 흥분해 말을 걸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배유현은 즉시 그녀를 앞으로 끌어당기며 켈리 웨어슬러에게 말했다. “켈리 선생님, 이 분이 제가 전화로 말했던 김유나 씨입니다. 그녀는 당신을 매우 존경해요!”'김유나'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켈리 웨어슬러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고, 자신이 맡은 임무를 기억하며 유나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호호 김유나 씨, 안녕하세요? 제니퍼가 당신도 디자이너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이렇게 같은 일을 하는 동료를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네요. 게다가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미녀라니 더욱 기뻐요!”유나는 자신이 감히 먼저 말을 걸지 못했던 켈리 웨어슬러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자신에게 인사해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말했다. “웨스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전부터 당신을 존경해 왔어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켈리 웨어슬러는 유나를 포옹하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제니퍼의 좋은 친구는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을 놀라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배유현이 이렇게 예리하게 핵심을 파악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켈리 웨어슬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는 30년 전 미국 상류사회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어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경의를 표할 정도죠."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궁금해져 물었다. "그렇다면, 저도 그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성함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켈리 웨어슬러는 잠시 고민한 뒤,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되었으니, 말해도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켈리 웨어슬러는 미소를 거두고, 회상과 경외, 약간의 슬픔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그 분의 이름은 안예선이라고 해요. 당시 그녀는 '실리콘 밸리의 투자 여왕'으로 불렸죠..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못 들어봤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20년 전쯤 세상을 떠났거든요.. 아마도 당신이 태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미국을 떠났을 거예요."'안예선'이라는 이름을 듣자, 배유현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안예선...이요? 제가 어떻게 그 분의 성함을 모를 수 있겠어요? 그녀는 우리..." 그러다 배유현은 말을 잠시 멈추고, 급히 말을 바꾸었다. "그녀는 우리 수많은 한국인 동포들에게 자랑이죠!" 사실, 배유현은 본능적으로 안예선이 자신들의 스탠퍼드 대학교 동문들에게 영웅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안예선은 한국인 스탠퍼드 동문들에게 우상이자, 그들을 열심히 노력하게 만드는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스탠퍼드에서 하나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스탠퍼드에서는 안예선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는 여전히 그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안예선은 스탠퍼드 명예의 전당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여성 동문이었으며, 스탠퍼드와 실리콘 밸리에서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이 이렇게 나이가 어린데도 안예선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모습을 보니 배유현은 안예선을 굉장히 존경하는 것 같았다. 이로 인해 켈리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물었다. "켈리 선생님, 그럼 안예선 씨와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켈리 웨어슬러는 얼굴에 추억이 깃든 채 말했다. "내가 막 디자인계에 들어섰을 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죠. 나는 고급 주택 디자인을 했지만, 고급 고객들은 신출내기 디자이너인 나를 매우 무시했죠.. 게다가 그 시절 미국 사회에서는 많은 직장에서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었는데, 디자인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여기까지 말하며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고, 얼굴에 감사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때 나는 돈을 아끼며 5000달러를 들여 브루클린에서 첫 개인 디자인 전시회를 열었지만, 그 전시회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어요. 간혹 들어오는 손님들도 대개 고개를 저으며 나갔지.. 그러던 중 우연히 지나가던 안예선 씨가 내 전시회에 들어왔어요...""그리고는요?" 배유현은 다급히 물었다. "그녀가 기회를 준 건가요?"켈리 웨어슬러는 진심으로 웃으며 계속 말했다. "내 생각엔 그녀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 같아요... 그 후 그녀는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최고급 주택을 나에게 맡겨 전체 디자인을 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맨해튼 상류사회로 데려가 그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를 추천했어요.. 그 이후로 나는 갑자기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 첫 번째 전체 디자인이 완성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맨해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택 디자이너가 되었고요..."배유현은 감탄하며 말했다. "이렇게 최고급 자원을 낯선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요. 그래서 실리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자마자, 유나는 온몸이 피곤하고 아파오는 것 같았다. 시후는 아내가 양말을 벗을 때, 발에 물집이 몇 개나 생겨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여보, 오늘 하루 종일 뭘 했길래 이렇게 발에 물집이 생겼어요?"유나는 부끄러워하며 웃음지었다. "오늘 내가 바보같이 운동화를 신는 걸 깜빡하고, 두 사람과 함께 여러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2만 보 이상 걸었거든요..." 그러면서 그녀는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일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훨씬 나을 테니까요!"시후는 바로 물었다. "발이 이렇게 됐는데, 내일도 또 돌아다닌다고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당연히 가야죠! 여보, 당신은 모를 거예요... 제니퍼와 웨어슬러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걸요.. 두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은 내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이 많아요."시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여보, 지금은 정보 시대라서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퍼지잖아요. 돼지고기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도, 돼지가 뛰는 건 본 적 있지 않겠어요?"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여보.. 하지만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많은 미국 상류층에 관한 이야기들은 내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들이었어요.. 나는 예전부터 미국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이 빌 게이츠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부자들은 일반인들의 눈에는 전혀 띄지 않아서, 빌 게이츠의 자산이 미국에서 10위 안에도 못 들 수도 있대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예요? 상류층 부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큰아버님과 큰어머님도 자신들이 가지고 계신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할머니께 말하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재산을 숨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재산을 최대한 숨기려고 할 걸요. 포브스 순위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상장기업의 대표이거나, 심지어 여러 상장 회
어머니 이름이 아내 유나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들었을 때, 시후는 마치 몸이 바닥에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그 순간, 시후의 의식은 몸과 연결이 끊어진 듯했고,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가 일었으며, 감정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시후는 아내에게 급하게 물었다. "두 사람이 당신에게 뭐라고 했어요?!"유나는 시후가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자 놀라며 물었다. "여보,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예요... 혹시 당신도 안예선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요?"유나의 질문은 시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실 유나는 이전에 몇 번이나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시후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건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신이 여덟 살 때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시후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부 사실은 숨기고 있었는데, 예를 들어 부모님의 이름이나 생애에 대해 유나에게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유나는 시후가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부모님에 대한 많은 기억과 정보를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나는 배유현과 달랐다. 그녀는 배유현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그 정도의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그 이상 깊이 묻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전 시후가 안예선이라는 이름에 보인 반응은 유나를 조금 놀라게 했다.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시후 씨가 안예선이라는 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일 리가 없어.. 그런데 이 이름은 인터넷에 검색해도 찾아볼 수 없는 정보인데, 시후 씨는 도대체 어떤 경로로 이 사람을 알게 된 거지?’시후는 그제야 자신이 조금 전 보인 반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유나에게 설명했다. "내가 이전에 Koreana 그룹의 풍수를 봐줄 때, 이 분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
시후는 부모님의 죽음이 분명 로스차일드 가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아직까지도 유의미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유나가 이야기해준 것들은 모두 시후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는 배유현의 할아버지를 만나 어떻게든 그의 입을 열게 할 수 있다면, 이 사건이 드디어 해결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속으로 결심했다. 배원중이 한국에 오게 되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의 입을 열게 만들어야 한다! 그의 정신을 빼앗거나 강력한 최면을 걸더라도, 반드시 그가 알고 있는 모든 내막을 말하게 할 것이다..! 동시에, 시후의 마음속에는 회춘단 경매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배유현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제 시후가 관심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시후가 오직 신경을 쓰는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이 빨리 한국에 입국하는 것뿐이었다!며칠 뒤.며칠 동안의 교류를 통해, 유나는 배유현과 켈리 웨어슬러와 점점 더 친해졌고, 세 사람 사이에는 우정이 싹트기 시작했다.배유현은 자신의 진짜 신분을 숨기고 유나를 이용한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경매가 끝나고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받게 된다면 바로 유나에게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고백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비록 참회를 하더라도, 시후까지 팔아 넘기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시후와의 관계는 끝장날 것이기 때문이다.그와 동시에, 회춘단 경매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버킹엄 호텔은 이제 모든 투숙객이 퇴실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오늘 정오 12시까지 모든 투숙객은 퇴실을 완료해야 하며, 이후로 버킹엄 호텔은 공식적으로 폐쇄되어 외부 손님을 받지 않을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버킹엄 호텔은 회춘단 경매와 관련된 준비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었다.이 시점이 되자, 안세진은 더욱 긴장감을 느꼈다. 이번 경매에 참석할 부호들의 자산을 합치면 수조 달러에 달할 것이며, 그들이
현대, 기아차의 등급은 롤스로이스의 판매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시후의 눈에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두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안세진은 시후의 말에 따르며 곧바로 입을 열어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제가 조정하여 차량을 전부 변경하여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 "그리고 객실 비용을 올리는 것도 잊지 마세요. 회춘단 경매 기간 동안, 버킹엄 호텔의 객실 이용료는 최소 100배 이상 가격을 올려야 하고, 절대 할인을 해주지 않도록 하고요.”"알겠습니다."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이미 다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번 호텔 객실 이용료는 100배 이상 올랐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요금 20%, 보안 요금 20%, 그리고 행사 요금 20%도 추가로 부과될 예정입니다. 어쨌든 이건 모두 고의로 계획된 것이니까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참고로, 우리는 그들에게 회차 당 100만 원 상당의 교통비도 청구할 겁니다. 결국, 우리도 차량 대여에 돈이 드니까요."안세진은 사실, 국산 차량을 렌트하는 것은 그다지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차량이라고 해도 월 렌탈료는 많아도 100만 원보다 적을 것이며, 5대 정도의 차량으로 구성된 한 그룹은 5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이다. 하지만, 시후의 말 대로 공항에서 한 번 교통편을 제공할 때마다 100만 원을 받는다면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거래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이 회춘단 경매에 참석할 200명 중 대부분은 그런 추가 비용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회춘단을 낙찰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직접 그 약효를 경험해 보고 싶어할 뿐이며, 이를 위해 수천만 원을 쓰는 것쯤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 기껏해야 여행을 하는 셈 치면 그만이기 때문이
게다가 이 가격은 정말 어마어마해서, 이익이 대단했다.이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장님, 평소에 이들은 루이비통을 입고 다니고 에르메스 가방을 들면서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LV라는 로고가 박힌 옷 한 벌은 기본적으로 저렴해도 수백 만 원에 팔리고, 에르메스 가방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비싼 금액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체면을 중시하니, 이 회춘단 트레이닝 복은 최고의 럭셔리 제품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운동복 한 벌이 2000만 원에 팔리면, 그래도 새로운 명품 브랜드 치고는 꽤나 강력하지 않겠어요?”안세진은 갑자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도련님이 때로는 매우 무자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만약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사람들은 버킹엄 호텔이 너무 뻔뻔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시후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기에, 비록 속으로 크게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쿨하게 말했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매년 회춘단 경매에서 이 비용을 참석자들에게 계속 징수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매년 옷 판매로 얻은 이 돈은 모두 빈곤 지역의 학교에 기부하여 아이들에게 교복을 무료로 제작하는데 지원하도록 하세요. 더불어 매년 얻게 되는 교통비는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에 기부해서 학생들에게 스쿨버스와 운전기사를 제공해 주고요." 그러면서 시후는 다시 말했다. "부장님께서는 이 두 곳에서 벌어들이는 자금을 반드시 잘 추적하셔야 합니다. 교복의 경우 우리가 할 일은 공장에서 최저가로 물건을 확보한 다음,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스쿨버스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시골 지역에 있는 학교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인 수요를 조사한 다음, 그 수요에 맞춰 차량을 구매해야 하니까요. 그때가 되면 차량을 관리할 회사를 하나 설립하고, 모든 운전기사의 급여와 사회보험금을 해당 회사에서
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중열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시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어째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시후는 조용히 이중열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이중열을 보지 않은 지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한층 더 늙고 초췌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근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것이었다.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볍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삼촌께서 홍콩으로 가시는 날인데, 제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홍콩에 온 이유는 바로 삼촌이 무사히 홍콩에 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부터 그 누구도 삼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그러자 이중열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유가휘가 저를 죽이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직접 마중 나오시면, 정말 위험할 겁니다....!”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성도민을 가리켰다. “삼촌, 이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이 바로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 씨입니다. 오늘 누군가 삼촌님을 해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저는 반드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은 선생님과 제가 있는 한, 홍콩에서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이중열은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의 눈가는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메인 듯 간신히 말했다. “도련님.... 저는 은서준 상무님께도 아직 큰 은혜를 갚지 못했는데.... 이제 또 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민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배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한편, 옆에서 이 말을 듣던 유가휘는 크게 놀랐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조금 전 배유현의 말을 들어보니.. TS Shipping의 진짜 주인은 은 비서라는 뜻인가? 그 변지현이라는 사람도 은 비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러자 유가휘는 이내 감탄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은 비서는 단순히 TS Shipping의 비서일 리가 없어! 만약 은 비서가 TS Shipping의 실제 소유주 라면, 그의 진짜 능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도 몰라!’유가휘는 자신도 모르게 시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시후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곁에 서 있는 성도민과 배유현과 같은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이 틀림없었다.유가휘는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휴우.. 그럼 따라야지..!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 남자가 정말 능력이 있으면 설령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는 것이 될 지도 모르지만 은 비서라는 인물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경이의 능력에 달려 있어!’ 지금 유가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시후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는 아직 커다란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성도민의 휴대폰으로 부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시후에게 보고했다. “은 선생님, 손님이 곧 나오십니다!”“오?” 시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직접 나가서 모셔오겠습니다.”유가휘는 서둘러 말했다. “은 비서님, 제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배 회장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도 좋겠군요.”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콩 공항에 투자를 했다는 신분 덕분에, 유가휘는 전화를 한 통 걸었고 곧바로 한 명의 공항 임원이 서둘러 달려와 몇 차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을 도착 홀 2층에 있는 VIP 라운지로 안내했다.이 VIP 라운지는 본래 VIP 고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장소였고, 유가휘 역시 처음에 이곳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귀빈 중의 귀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가휘는 자신이 먼저 도착 홀에서 직접 그녀를 기다려 맞이해야만 그녀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자신이 먼저 VIP 라운지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배유현을 안내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처럼 오만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에 도착한 후에도, 유가휘는 여전히 이 점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제가 여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면 예의에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죠. 그 손님의 성함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안내판을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면 은 비서님과 배 회장님께서는 여기서 편히 쉬시면 되고요!"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그렇게 까지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관련된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손님을 모시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인사를 나누시면 됩니다."유가휘는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은 비서님, 그러면 제가 같이 따라가서 모시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만 직접 가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유가휘에게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 회장님, 유 회장님은 홍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눈빛 속에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감정으로 가득했다. 원래 두 사람은 배유현이 단순히 시후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예상과 달리, 배유현은 오히려 시후의 앞에서 겸손하게 저자세로 행동하며, 정중하게 시후를 '은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심지어 ‘은 선생님을 돕는 것이 영광입니다.’ 라고까지 말했다. 이건 이미 단순한 존중의 수준을 넘어, 마치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보이는 태도나 말투와 더 유사해 보였다.유가휘와 방가흔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대단한 재벌 가문인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인 배유현이 대체 왜 시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그때, 시후가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유현 씨, 내 친구 두 명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는 옆에 서 있는 유가휘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쪽은 홍콩에서 유명하신 유가휘 회장님, 옆에 계신 분은 사모님이신 방가흔 씨입니다."배유현은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듣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이미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온 것은 이중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이중열을 노리고 있는 자가 바로 홍콩 재벌인 유가휘 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직접 이곳으로 데려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상황으로 짐작해 보아하니 유가휘는 시후와 친구가 된 듯했으며, 자신이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배유현이 속으로 놀라고 있을 때, 유가휘가 이미 먼저 손을 내밀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가휘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홍콩에서 직접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배유현은 속마음을 감추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맞잡고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저도 회장님의 명성을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옆에 있던 방가흔도 긴장한 듯 서둘러 인
유가휘와 방가흔은 홍콩에서는 이미 최상위층에 속해 있었지만, 전세계 적으로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반면, 페이셔스 그룹의 경우 이미 일반적인 부호 순위에 오를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숨겨진 거대 재벌가였으며, 종합적인 영향력은 유가휘의 집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그런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바로 배유현이었기에, 유가휘와 방가흔에게 있어 그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은 마치 작은 시골 마을의 최고 부자가 그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은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흥분과 함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시후는 아주 여유로운 상태였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당당하게 도착장으로 걸어갔다.그 시각,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방가흔은 조금 전에 유가휘와 함께 시후를 마중 나왔을 때처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이전과 같은 부잣집 사모님 같은 태도도 온데간데없었다.이때, 군중 속에서 성도민이 몸을 돌려 시후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특별한 상황은 없었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답했다. "보고드립니다, 은 선생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가휘는 성도민이 여기 있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성... 성도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성도민은 유가휘를 힐끗 쳐다본 후, 가볍게 인사를 받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시후가 유가휘와 마치 친구처럼 친밀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휘는 시후의 진정한 정체와 이번 홍콩 방문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도민은 굳이 유가휘와 많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20분 후.세관 출구에서 눈에 띄는 아름다운 실루엣이
이때, 시후와 유가휘 부부도 이미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차량 대열이 공항 도착장 입구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도 곧 도착하겠죠?"시후는 시간을 확인한 후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 십여 분 정도 남았습니다."유가휘는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차에서 기다릴까요,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까요?"시후는 가볍게 대답했다. "들어가서 기다리시죠."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먼저 차 문을 열고 내렸다.유가휘도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운전사가 몸을 돌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들어온 소식입니다. 이중열이 이미 세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오, 벌써 도착했군...."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놈을 만나서 그 자식이 지금 얼마나 초라하게 변했을지 궁금해.... 하지만 오늘은 아내도 있으니,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운전사가 재빨리 답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라면 배유현 회장은 20분 후에 도착할 것이고, 배유현 회장을 만난 뒤 바로 떠날 겁니다. 이중열은 나오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걸릴 테니, 시간상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좋아."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앞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도 차에서 내렸고, 유가휘는 운전사에게 말했다. "내 아내는 아직 이중열이 오늘 돌아온다는 걸 모른다. 그러니 너희도 입 조심해. 이중열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아내가 어떤 소식도 듣지 않도록 해야 해.”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안심하십시오. 절대 입 밖에 내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만약 저쪽에서 빨리 움직이면, 이중열은 오늘 밤 살아남기 힘들지 않겠습니까?"유가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해가 지기도 전에 끝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황이 변했어. 원래 홍문의 임 사범이 이 청부살인 건을 맡으려 했지만, 지금 홍콩을 떠난
오후 두 시. 이중열이 탄 항공편은 정시에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중열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홍콩을 떠나 있었기에, 창밖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이중열에게 익숙한 것은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한자들 뿐이었다. 그 글자들은 마치 그에게 20년 만에 추억이 있는 지역으로 마침내 돌아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홍콩에 온 뒤에 아마도 홍콩에 다시 익숙해질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홍콩 땅을 밟는 순간부터, 그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 스튜어드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규정에 따라 조금 뒤 비행기에서 서둘러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에 저희가 직접 선생님과 함께 관련 서류를 홍콩 세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이었지만, 범죄자는 아니었기에 미국 경찰이나 관계자가 그와 함께 동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절차에 따르면, 추방 대상자의 여권 정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5년, 10년 또는 영구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후, 바로 출국 항공편을 배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의 일은 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따라서 미국 당국은 그를 출국 항공편에 태우면서 관련 서류를 항공사 직원에게 전달했고, 해당 직원은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홍콩 세관에 그를 인계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비행기의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승무원이 다시 이중열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이 선생님, 저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네." 이중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는 머리 위 수납칸에서 작은 기내용 가방을 꺼낸 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복도를 지나자, 두 명의 세관 직원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