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738장

하지만 윤우선은 평생 동안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던 김상곤이 갑자기 황혼에 새로운 봄을 맞이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윤우선은 겉으로 김상곤의 서화 협회 부회장직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비아냥거렸지만, 실제로는 그 부회장직이 꽤나 높은 자리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문화계 협회의 간부들은 독특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기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 좋은 대접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우선은 평생 김상곤을 억누르며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 김상곤이 자신을 넘어서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의로 윤우선은 김상곤을 더 비웃었던 것이다.

김상곤은 윤우선이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비웃는 것을 듣고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그 말은 조금 뒤 그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열등감과 민감한 곳에 비수를 내리꽂고 말았다. 오늘, 변태섭 앞에서 김상곤은 바로 그런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능력이 없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서화협회 부회장이 되기는 했지만, 결국 오롯이 진정한 자신의 힘으로 오른 자리는 아니었다. 윤우선의 비아냥거림 때문에 그의 자존심은 깊이 상처를 입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부회장 자리에서 놀고만 있는 건 아니야! 그 자리에 있으면서 시야를 넓히고 인맥을 늘리고 있다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오늘 해외에서 오랫동안 산 한국인 교포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얼마나 엄청난 부자인지! 그 사람의 가족이 우리 서화 협회에 수십 억 상당의 서화를 기부했고, 예술 전시회에 100억을 후원하겠다고 했어! 이런 인맥을 많이 만들면 나중에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

윤우선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그 사람이 서화 협회에만 기부금 100억 원을 준다고? 난 누가 그런 자선 사업 같은 일을 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어!"

김상곤이 말했다.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이 세상에 부자가 얼마나 많은데! 많은 부자들이 여기저기 기부를 하고 후원을 한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