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가 시후에게 큰 변화가 생겼음을 깨달은 그 때,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익수는 자신의 개인 경호원 네 명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회의장으로 되돌아왔다.이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김익수를 모시는 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로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그가 보기에, 이 네 사람이 있으니 시후를 공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그는 먼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몰아붙여 자신에게 완벽히 복종하게 만들고 조금 전 잃었던 체면을 살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은시후를 밖으로 끌고 나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생각을 했다.즉 사람들 앞에서 다시 체면을 살리고, 결국에는 은시후를 죽여 자신의 한도 풀 수 있을 것이었다.그는 50여 년을 살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창피를 당한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경호원을 대동하고 회의장에 들이닥쳐서는, 시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나를 대신해서 저 자식을 밟아 준다면.. 내가 큰 보상을 하지!!!!"그러자 네 명의 보디가드는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동시에 시후에게 돌진했다!유나는 네 명의 사내들이 시후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시후를 끌고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시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도망? 나에게 그런 것 따위는 없어!자신은 LCS 그룹의 자제로서 당당하며,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이런 상황에서 놀라 달아날 수 있겠는가?두려움? 그 딴건 안 키워!자신이 LCS 그룹 집안의 자제라는 것뿐만 아니라, 《구현보감》의 힘까지 잘 알고 있으니 이러한 보디가드들은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네 명의 보디가드는 이때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보상만을 바라고 시후를 보며 필사적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네 사람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들이 앞으로 달려오기만 기다렸다가 헌 번에 써그리 처리해버릴 생각이었다!한 보디가드가 재빨리 앞으로 나와
시후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두려움이 가득했다.‘이 자식 왜 이렇게 강한 거야?! 우리 세 사람이 제대로 싸워 보기도 전에, 발로 걷어찬 놈에게 부딪혀 이렇게 다치다니..!? 이...이건 고수다!’시후는 세 사람 앞으로 걸어 가며, 차가운 눈빛으로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남의 개가 되는 걸 좋아하면.. 나중에 모두 땅바닥에서 빌빌 기어 다니기 밖에 더 하겠어요..?”말을 마친 그는 한 사람의 오른쪽 다리를 지긋이 밟았다..“빠각..!”!그러자 오른쪽 다리의 무릎 뼈가 통째로 박살 났다....”곧이어 그는 발을 들었고, 상대방의 왼쪽 허벅지 위로 올린 뒤 놓아주지 않았다.다른 두 사람은 이를 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시후에게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시후는 그들을 "이 자질구레한 놈들.. 남을 해하려고 할 때는 누구보다 무자비하고 독한 놈들이, 자신들이 다치니까 누구보다도 더 비겁하게 행동하다니! 오늘 너희들을 놓아준다면... 네 놈들은 분명 약자를 상대할 때 반드시 이런 흉악하나 몰골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을 것이지?! 그러니 내가 오늘 너희들을 처리하는 건 무고한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 알겠어?”살려 달라는 상대방의 애원과 울부짖음에도 시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네 명의 다리 위로 올라셨다!!"딱! 따악! 빡! 빠각!!!”이제 세 사람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불구가 되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시후의 이 모진 행동에 놀라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을 보낸 김익수와 김혜빈 역시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김익수는 시후가 이렇게 강하고 사나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신의 경호원 네 명을 이렇게 한 방에 처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저렇게 서 있다니..김익수가 그들을 채용할 당시, 네 사람은 모두 이종격투기의 대가들로 한 사람은 몇 년 전 이종격투기 전국 챔피언을 딴 실력자였다..김익수는 놀라서 두 다리를 벌벌 떨며, 또 다시 바지에 한바탕 지리고 말았다. 그의 젖은 바지는
주위는 비웃음과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이 김익수는, 정말 자존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놈이로군..저렇게 젊은 놈 앞에서 자존심을 구기면서 아버지라고 부르다니..그리고 라이트 그룹 회장이라는 작자가 저러고 있으니.. 어휴..그러나, 김익수는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체면을 차릴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알고 있다, 대장부라면 위험에 닥쳤을 때 몸을 굽힐 줄도 알아야 살아 남는 다는 것을..사람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목숨이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뒤에야 담력이든 뭐든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이미 목숨을 잃은 뒤에 뭘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그래서 그는 다급해졌다. 시후에게 다시 한 번 애원을 한 것이다. "아버지!! 제발 절 살려주시지요!! 이번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제가 나중에 꼭 감사의 인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놓아주신다면 당신의 은혜에 평생 감사드릴 겁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까는 아버지라고 부르셔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죠..”.김익수는 혹시 시후가 자신을 죽여버릴 까봐 깜짝 놀라 펄쩍 뛰며 말했다.“제가 잘못 했어요!! 제발.. 제 나이를 좀 생각해보십시오!! 한 번만 봐달라는 말입니다..."시후는 그를 한 번 노려 보았다.. 옆에서 이미 넋이 나간 혜빈은 멍하니 서 있었다.“김혜빈.. 당신을 돕겠다는 사람들이 모두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데.. 당신은 왜 아직도 서 있는 거지?"혜빈은 당황해 "뭐... 뭐... 뭐야? 무슨 뜻이야?"라고 말했다.그러자 김익수는 급하게 손을 뻗어 거칠게 그녀를 땅바닥에 끌어내린 뒤 그녀 역시 무릎을 꿇게 했다. “멍청이야?? 지금 무릎 꿇고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방법이 없었다. 김익수는 지금 이 순간 살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나도 강했기에, 체면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혜빈은 지금 땅에 꿇어앉았다.. 김익수는 또 다시 시후에게 물었
김익수는 내면의 굴욕과 분노를 삼키며 시후에게 공손히 말했다.. "음.. 은시후 씨..? 이제 돌아가봐도 될까요?"시후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래, 잘 가라!!김익수는 굴욕스러워 눈물을 흘리더니 몸을 돌려 부들부들 떨며 걸어나갔다.김 대표가 나가는데 혜빈이 어찌 감히 그 자리에 있겠는가. 혜빈도 당장 김익수를 따라 밖으로 뛰쳐나갔다.두 사람은 혹시라도 시후가 다시 그들을 붙잡아두고 괴롭힐까 봐 속으로 두려웠지만, 시후는 이제 그들과 재미를 다 본 터라 별 관심이 없었다.김익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풍을 잃었기 때문에, 그의 남은 여생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었다..두 사람이 나간 뒤, 이화룡은 시후에게로 급히 다가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은 선생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 이 쓰레기들과 직접 말싸움을 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것은 제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대수롭지 않게 이 일을 넘겼다.“그런데.. 어떻게 알고 이곳에 오신 거예요? 건설/인테리어업계 회의 아닌가요? 혹시 인테리어 업무도 하세요?”이화룡는 허허 웃으며 답했다."아하하.. 인테리어 쪽 시멘트 업체를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업계의 대부분 대표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렇게 초청 받았습니다.”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화룡 씨, 앞으로는 무고한 시민들을 괴롭히지 마시고 그냥 업무만 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이화룡은 급히 "제가 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답했다.그러자 시후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이화룡은 김익수의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은 선생님, 이 4명은 어떻게 하십니까?""저 기절한 놈은 두 다리도 못쓰게 되었는데, 그냥 끌고 나가버려요..”그러자 이화룡는 고개를 끄덕이며 측근들에게 소리쳤다. "어서 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김익수는 열불이 나 견디기 힘들었다.그래서 혜빈의 별장으로 돌아온 뒤, 김익수는 아무 말 없이 혜빈을 데리고 그냥 객실로 올라 가버렸다..거실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김창곤 부부는 들어와 인사도 없이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이 후다닥 계단을 올라 가버리자, 신 회장은 "크흠.. 흠.. 혜빈이가 김 대표와 잘 되기만 한다면 그건 혜빈이의 복이니까, 너희 두 사람은 괜히 끼어들지 마라!!"라며 꾸중을 했다.김창곤은 머쓱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그냥 별 생각은 없었는데.. 좀 묘한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러자 신 회장은 시큰둥하게 말했다.“뭐가 그렇게 어색해? 우리는 그냥 돈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김 대표님이 혜빈에게 준 그 1억!! 지금 네 손에 있지??! 그치?"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어머니.. 제 손 안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신 회장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혜빈이가 김 대표와 잘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더 깊은 사이가 된다면!!? 1억이 아니라! 10억! 아니!? 50억이 대수겠어? 그럴 때가 되면!! 그 돈이 다 네 호주머니에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아들아?!”이 말을 듣자, 김창곤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딸과 김익수을 허락한 이유는 하나.. 바로 돈 때문이었다.김익수는 그룹에 100억이라는 큰 돈을 투자해주었다.. 그리고 혜빈에게는 1억을 더 주었다.. 이 돈은 솔직히 그룹을 살리기에 굉장히 큰 돈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니, 시간이 지나면 그룹에 투자하게 될 돈은 더 많아질 것이다.이 생각을 하자 김창곤은 바로 머쓱해져서는 마누라 홍라연을 끌고 1층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몹시 초조해졌다."여보!! 지난 번에 우리가 그 은시후가 로이드 그룹에서 받은 그 별장!!? 거기 아파트에 큰 평수 있던 거 기억나? 수십 억 대로 엄청 비싸지 않았어?!! 그래도 우리가
홍라연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됐어, 이제 저 로이드 그룹 이야기만 나오면 치가 떨려! 그냥 우리 별장 이야기나 하자! 우리 그럼 내일 차를 몰고 한 번 가 볼까? 어때? 당신은 시간 있어?""그래! 있고 말고! 우리 그러면 저기 한남동 쪽에 개인 주택을 한 번 보러 가보자. 마누라!! 우리 한 번 별장처럼 으리으리한 곳에서 살아 보는 거야!! 가즈아아!!”두 사람이 이렇게 앞으로 이사 갈 곳을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격렬한 소리가 들려왔다.위층에 있는 사람은 혜빈와 김익수 두 사람 뿐인데, 두 내외는 서로를 한 번 보고 나서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혜빈은 마침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한 채 위층에서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김창곤은 그녀의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물었다."혜빈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김익수가 널 때렸어?"혜빈이는 울면서 답했다. "아니.. 갑자기 잠자리를 가질 수가 없다고.. 부끄럽다고는 제 뺨을 한 대 때리셨어요… 흑흑.."김창곤은 그제야 딸이 왜 뺨을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솔직히.. 남자는 갑자기 능력이 사라지면 이성을 한 번씩 잃을 경우가 있다.그러자 곧바로 김익수가 몸에 가운을 두르고 위층에서 황급히 뛰어내려왔다.홍라연은 다급하게 물었다.“우리 혜빈이가 뭘 잘못 했다고 이렇게 빰을 때려요..?”김익수은 사나운 표정으로 이를 갈며 말했다."잔소리 말고 당장 병원에 데려가요!"김창곤은 김익수의 태도가 좀 못마땅한 듯 따져 물으려 하자, 신 회장이 다가와 어두운 표정으로말했다."창곤아! 너 아직도 뭘 멍하니 서 있느냐? 지금 김 회장님의 몸이 제일 중요하지! 어서 운전해!"신 회장이 나와서 분부한 것을 보니, 김창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급히 차 키를 가져와 김익수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병원에 가는 길.. 김익수의 표정은 어둡고 어두웠다.. 그는 시후를 갈기갈기 찢어 발기고 싶었다..
지금은 밤이었기 때문에 김익수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서는 응급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김창곤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줄을 서 있다가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의사는 "어디가 아프십니까?"라고 물었다.김익수는 김창곤을 진료실에서 내보내고, 의사에게 은밀하게 물었다."의사 선생.. 어떻게 된 일인지 좀 확인해주시죠.. 이게.. 내 물건이.. 잠자리할 때 제대로 움직이질 않아!!""네??!" 의사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비뇨기과를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쪽은 응급실에서 치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데..? 환자분, 내일 오전에 다시 오셔서 비뇨기과 담당의에게 진찰을 받도록 하세요! 저는 응급 진료를 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두통이나 응급 부상, 돌발 사고 등을 담당하는 곳이에요 여기가."그러자 김익수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러 댔다. "아니 이 돌팔이가?! 어디 감히?! 이것도 돌발 상황이라고!! 응급이야!"의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아니.. 제가 오랫동안 응급실을 담당 했는데, 이런 걸로 갑자기 진료하겠다고 온 건 처음 봤습니다.."라고 말했다.“그리고 환자분, 이게.. 우리 남자들의 물건이라는 게, 소모품과 같아서 처음에는 좀 잘 되다가 나중에 나이가 들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삐걱 거리기도 하고요? 안 쓰면 점점 녹이 슬어 못 쓰게.."김익수는 자신의 물건을 이렇게 묘사할 줄 몰랐고, 의사의 말을 듣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랐다. "어이.. 의사 양반.. 지금 이런 병에 걸려 보기라도 하고 이렇게 헛소리 하는 거야? 검사 좀 시켜달라니까?”그러자 의사도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니 환자분 왜 이러세요?? 이건 응급실에서 관리하는 영역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여기서 더 이상 소란을 피우시면 경찰 부릅니다?”"너…?" 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잠시 후에 그의 앞에 있는 모니터를 가리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의사 양반, 네이버 한 번 켜 봐!!”의사는 눈썹을 찡그렸다. "네?"김익
의사 표정이 굳어지자 김익수는 "의사 선생님, 제 상황이 좀 어떻습니까?"라고 다급하게 물었다.그 주치의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 회장님, 이건 고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확인을 해 보니, 신경이 완전히 망가져서 고치고 할 수가 없어요."그러자 김창곤이 물었다. "혹시 당신네들 병원 수준이 안 되는 거 아니야?"주치의는 경멸하듯 그를 쏘아보며 “지금의 의료 수단으로는 손상된 신경이 서서히 회복되지만, 괴사한 신경이 다시 회생하는 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같아서요. 어떤 사람은 신경이 회복되면서 천천히 일어설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평생 일어나지 못 하거든요.“그러면서 그는 김익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상황은 어딜 가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설령 외국으로 나간다고 해도 못 고치는 거라고요.""뭐라고요? 이럴 수가!!!"김익수는 창백한 얼굴로 넋이 나간 듯 말했다. "나는 가진 게 돈이야! 1억이라도 안 돼? 1억 이면 나를 고칠 수 있어?!"주치의는 돈 이야기를 꺼내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말했다.“신경은 사람의 생명과 같아서, 죽어갈 때는 그래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한 번 죽어버리면그냥 진짜 죽는 거지 아무도 회생할 수 없는 겁니다."그러면서 "1억은 그냥 껌 값이죠! 아마 100억을 준다고 해도 이건 살릴 수가 없어요!”그러자 김익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벼락을 맞은 듯했다.‘고칠 수 없어?! 설마 이걸 진짜 못 고치겠어?! 내가 그렇게 많은 돈을 번 것은 바로 아플 때 많은 돈으로 병을 고치고 신처럼 살고 싶어서 였는데... 만약 내가 이렇게 끝나 버리면.. 내 앞 날은무슨 의미가 있어?’이 생각을 하자, 내로라 하는 재계의 거물 김익수는 뜻밖에도 얼굴을 감싸고 엉엉 울며, 눈물을 흘렸다.그러자 옆에 있던 김창곤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물이 날 뻔했다.같은 남자로서 김익수의 지금 이 고통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면서 자신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
배한빈은 방금 받은 문자를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길가에 서 있는 여자들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금발에 앞니 두 개가 빠진 여자가 바로 자신이 탄 차의 창문을 두드려 겁에 질리게 했던 그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는 메스꺼움을 느꼈고, 거의 구토를 할 뻔했다. 하지만 아들을 납치한 인물이 그 여자의 옷깃에 돈을 넣으라는 요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욕설을 내뱉었다. “사람을 가지고 놀잖아! 줄 게 있으면 그냥 내놓으면 되지, 왜 굳이 그 여자의 몸에 돈을 넣으라는 거야?” 경호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또 문자를 받으셨습니까?” 배한빈은 창 밖에 있는 여자를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개자식들이 그 여자한테 1000달러를 넣고 뭔가를 받으라고 하잖아! 정말 어이가 없군!” 경호원은 급히 말했다. “대표님,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저 여자는 아마 누군가로부터 1000달러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을 테니, 누가 넣든 상관없을 겁니다.” “안 돼..” 배한빈은 즉시 말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속임수를 쓰면 호영이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 경호원이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 직접 가셔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저 여자가 살인자이거나 몸에 폭탄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자 배한빈은 갑자기 무서워졌다. 혹시라도 이게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생명의 위협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만약 자신이 이 일을 따르지 않으면 아버지가 실망할 것이라는 사실도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배해산은 결단력이 강하고 과감한 성격을 가졌으며, 겁 많고 소심한 사람들을 싫어했다. 게다가 배한빈은 외아들이 아니었고, 두 명의 동생들이 늘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러
배한빈의 차량 행렬이 브루클린에 진입했을 때, 많은 거리의 청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루클린에서는 갱단 보스만이 롤스로이스를 살 수 있지만, 그들의 차량 번호는 지역 갱단들이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이 차량들이 외지에서 온 것을 단번에 알아챘기 때문이다. 몇몇 갱단 멤버들은 이 차량들을 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반대편에도 6대의 차량이 있는 것을 보고 이성을 되찾은 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배한빈의 차 안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번호에서 라는 메시지가 왔다. 미국의 모텔은 가장 저급한 호텔로, 허름한 방과 치안이 나쁜 곳에 위치하고 관리가 소홀한 것이 특징이다. 모텔에 숙박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으며, 차를 주차한 뒤 현금을 내고 방 열쇠를 받는다. 모텔 주인도 신경 쓰지 않고 돈만 받을 뿐, 손님의 신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도망자, 매춘부, 마약 중독자들이 모이기 마련이었다. 배한빈은 상대방이 이런 곳을 만남 장소로 정한 것에 놀랐고, 상대의 번호를 정보팀에 전달해 위치를 추적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대방이 또 다시 전화를 꺼버려, 추적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배한빈은 꺼림칙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월튼 모텔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텔은 노스 브루클린 외곽에 위치했다. 호송대가 모텔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에는 최소 7~8명의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이 여성들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가 보이면 손을 흔들며, 남성 운전자들은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와 그에 대한 비용에 관한 것이었다. 합의가 되면 여성들은 남성의 조수석에 타거나 모텔 방으로 함께 들어가 거래를 진행했다. 배한빈은 주변 환경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고, 그때 몇몇 여성들이 그들의 차량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비록 대부분은 자신들이 롤스로이스 차주에게 선택 받지 않을 것
브루클린은 한때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였다. 현재는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뉴욕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치안이 나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부 브루클린은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 뉴욕의 각종 갱단의 인력이 공급되는 주요 근원지였다. 이곳의 많은 청소년들은 12~13살에 이미 총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갱단의 예비병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14~15살 정도가 되면 싸움을 일삼거나, 절도, 강탈 등 악행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이곳의 치안 상태는 매우 열악해서 길거리에서 젊은 남성 10명을 무작위로 골라봐도 총이 11자루 정도 나올 정도이고, 평소에 일반 시민은 물론, 경찰조차 순찰을 꺼리는 지역이다.핫토리 카즈오가 시후의 요구에 따라 배한빈을 이곳 브루클린으로 부른 이유이기도 했다. 배한빈은 메시지를 보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누군가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호영이의 행방을 알고 싶다면 브루클린으로 오라고요!”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책상을 탁 치며 분노했다. “가! 당장 준비해! 그리고 전화번호를 정보 부서에 넘겨서 이 번호의 위치를 즉시 추적하게 하고!” 배한빈은 잠시 망설이며 물었다. “아버지, 제가 가야 합니까?” “당연하지!” 배해산은 말했다. “네가 안 가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말이냐?” 배한빈은 다소 불안하게 말했다. “브루클린은 치안이 너무 나쁘고, 저는 이게 함정일까 봐 걱정이 됩니다...” 배해산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넌 그냥 가기만 하면 돼. 무술가들을 모두 데리고 가고, 보디가드 두 팀을 붙여 너를 비밀리에 보호하도록 해. 이 정도 상황이면 특수부대라도 너를 납치하지 못할 거다!” 배한빈은 아버지의 확고한 태도에 따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구체적인 주소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전화번호를 페이 가문의 정보팀에 넘기면서 메시지를 답장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후로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